책 소개
▣ 출판사서평
“내가 정말 구하고 싶은 건 무엇이지?”
;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일그러진 자화상, 아큐
『아Q정전』은 지금부터 약 백여 년 전 중국 미장 마을에서 날품팔이로 사는 아큐의 짧고 허무한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줄거리는 간략하지만 아큐라는 인물은 매우 강렬하다.
아큐를 보자. 날품팔이이면서도 아무런 근거 없이 유력가문의 후손이라고 뻐기며, 건달들에게 맞고도 “그래, 나는 벌레야!”라고 말하거나 “자식한테 맞은 셈 치지 뭐.”라며 ‘정신 승리’하므로 절대 패배하지 않는다. 자기보다 약한 상대에게 항상 패악을 부리고, 강자에게 당한 화풀이를 하면서 곧잘 의기양양해진다. 혁명이 일어나자 자기도 혁명당이 되어 갖고 싶은 것을 다 갖게 될 거라는 허황된 상상에 빠졌다가, 죄 없이 사형장에 끌려가 생을 마감한다. ‘살다 보면 목이 잘리는 일도 있는 법……’이라며 “사람 살려.”라는 말조차 한 번 하지 못한 채.
권용선 선생은 다섯 키워드로 조목조목 아큐의 생애를 살펴본다. 현실과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정신의 암과도 같은 것 ‘정신승리법’, 당하면서도 상대를 노려보기만 하는 자기 인생에 대한 게으름 ‘노려보기주의’,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며 얻는 가짜 승리감 ‘노예근성’이 그것들이다. 이는 아큐뿐 아니라 미장 마을 사람들 대부분에게 공통으로 가진 의식으로, 구경꾼이 되어 거짓 쾌감을 즐기는 ‘패거리 의식’은 이런 의식들을 더욱 강화했다. 루쉰은 이를 왕조 시대 중국 민중 대부분이 가진 병든 의식이라 보았다. 이 병든 의식과 ‘혁명에 대한 착각’이 신해혁명이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주요 이유라는 뼈아픈 반성을 『아Q정전』에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작품뿐 아니라 루쉰의 생애와 작품 전체가 말하는 바를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생각해 보자고 한다. 저자는 아큐는 지금 우리 자신의 일그러진 자화상일 수 있다며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준다. 시험을 못 보고도 부족한 실력을 인정하지 않고 “난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할 뿐이야.”라거나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외면하며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고 하는 것은 정신승리법이다. 또 여성과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은 노예근성, 패거리의식과 다를 바 없다. 자기 처지와는 반대로 부자와 기득권층을 대변하며 사회적 정의와도 거리가 먼 정당을 선호하는 현상, 대중매체나 지식인이 하는 말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면서 자기가 존경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존경받을 만하고 그들이 존경받는 자이기 때문에 잘못할 리가 없다는 식의 생각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노예의식의 발로라는 지적에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래서는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바꾸려는 의지, 더 나은 인간이 되려는 노력이 생길 수 없다.
그렇다면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찌 보면 단순하다. 아큐를 보며 가슴이 뜨끔뜨끔하게 느끼는 바로 그 대목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내 생각과 행동에 대해 어떤 변명이나 핑계, 과장이나 비하 없이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나와 내가 관계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지. 좁게는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이웃과 국가, 좀 넓게는 국가와 이 지구별 전체가 맺고 있는 관계가 보이는 거야. 그것을 좀 더 낫게 바꾸려는 의지가 생길 때, 그것이 바로 혁명의 출발이자 목표가 되는 것이지. (중략) 이를 깨닫는 데서부터 내 삶의 주인으로 당당히 살아갈 출발점을 찾을 수 있고, 그때 비로소 혁명도 꿈꿀 수 있는 거야.(본문 96~97쪽)
“가시덤불이 꽉 들어찬 낡은 길을 물어 무얼 하겠는가!”
; 루쉰의 생애를 읽다
『아Q정전,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에서 권용선 선생은 자신의 시대를 온몸으로 치열하게 싸우며 살아낸 사람이자,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애정을 쏟았던 교육자가 되기까지 루쉰의 생애를 주로 성장기에 맞추어 그의 작품 이야기와 함께 들려준다. 권세를 누리던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몰락을 지켜봐야 했던 소년 루쉰, 그러면서도 유학을 공부해서 출세하고자 했던 어린 시절을 반성하며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 유학을 떠나 신학문을 공부했던 청년 루쉰의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자신만의 행복이나 세속적 출세만을 위해 혹은 뚜렷한 목표 의식 없이 부모나 사회가 시키는 대로 하는 공부를 하지는 말자는 문제제기는 제도권 학문 세계가 아닌 연구 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십수 년 간을 공부한 뒤 미국으로 이주하여 삶으로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권용선 선생 자신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혁명의 열정이 처절한 패배로 사그라든 뒤, ‘쇠 방에 갇혀 잠든 사람을 깨울 것인가 깨우지 말아야 하는가?’ 라는 친구 첸쉬안퉁과의 유명한 대화 - 모두가 잠든 세상에서 먼저 깨어 있는 사람의 역할은 무엇인지, 희망이라고는 없는 세상에서 과연 희망이란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지금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처럼 여겨진다.
루쉰은 희망이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부정부패한 기득권과의 싸움은 기성세대의 몫이기에 늘 물러서지 않았다. 또한 젊은 세대에게는 기성세대에게서 어떤 희망도 찾지 말고 스스로의 길을 찾으라고 했다. 저자는 시대나 공간을 넘어 루쉰을 읽고 또 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청년들이 어째서 하필 황금 글씨의 간판을 내걸고 있는 스승을 찾는단 말인가? 그러기보다는 친구들과 연합해 함께 생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대들은 왕성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니 깊은 숲을 만나도 평지로 일굴 수 있고 광야를 만나도 나무를 심어 재배할 수 있고, 사막을 만나도 우물과 샘을 팔 수 있다. 가시덤불이 꽉 들어찬 낡은 길을 물어 무얼 하겠는가! - 「스승」 중에서
루쉰의 메시지를 읽는 시간
『아Q정전,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 4부에는 『아Q정전』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는 루쉰의 ‘잡문’ 여러 편을 실어 읽어 볼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전사」, 「전사와 파리」, 「개의 반박」, 「현인과 어리석은 자와 종」, 「복수」, 「잡감」, 「선두와 꼴찌(「이것과 저것」 중에서)」, 「죽음」, 「쉬광핑에게」 등 격정적이고 직설적인 글과 풍부한 문학적 감성과 유머가 숨 쉬는 루쉰의 작품 세계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글들이다.
그 개가 웃었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도저히 사람님한테는 못 미칩니다.”
“뭐라고?”
나는 발끈해졌다. 심한 모욕이라 생각했다.
“부끄럽습니다. 저는 아직 금과 은을 구별할 줄 모릅니다. 무명과 명주도 구별할 줄 모릅니다. 게다가 관리와 백성도 구별할 줄 모릅니다. 주인과 종도 구별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나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 「개의 반박」 중에서
서양인은 임종 때 곧잘 타인의 용서를 빌고 자신도 타인을 용서하는 의식을 치른다고 한다. 나의 적은 상당히 많다. 만일 신식을 자처하는 사람이 묻는다면 뭐라 답할까? 나는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결정했다. 멋대로 원망하도록 하라. 나 역시 한 사람도 용서하지 않겠다. - 「죽음」 중에서
또, 각 글 말미에 주제를 제시하고, 독자들의 감상을 쓰는 공간도 마련했다. 화가 김고은 씨의 명쾌하면서도 유머 넘치는 삽화는 글을 읽는 재미를 더욱 배가시켜 줄 것이다.
▣ 작가 소개
글 : 권용선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인하대 국문과에서 「1910년대 근대적 글쓰기의 형성과정」이라는 제목으로 박사논문을 제출함으로써 긴 제도권 수업시절을 마감했다. 몇 해 전,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을 리라이팅한 『이성은 신화다, 계몽의 변증법』이라는 책을 낸 바 있고, 그 밖의 저서로 『문학의 외부, 근대적 글쓰기의 탄생』, 공저서로 『들뢰즈와 문학기계』,『‘소년’과 ‘청춘’의 창』, 『문화정치학의 영토들』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장 루쉰이 들려주는 『아Q정전』 이야기
미장 마을의 아큐라는 사나이
정신승리법과 노려보기주의
하루에 두 번 굴욕을 맛보다
마음이 하늘하늘해지다
짧고 허무한 전성시대
혁명 시대에 임하는 아큐의 자세
아큐의 말로와 때늦은 자각
2장 『아Q정전』이 말하고 있는 것
정신승리법 : 내 결점을 인정할 수 없다
노려보기주의 : 자기 인생에 대한 게으름
약자 괴롭히기 : 거짓 승리감에 도취되다
노예근성 : 강자에 먹히고 약자를 먹다
패거리 의식 : 구경꾼 무리에 속하다
혁명이 뭐길래 : 갖고 싶은 건 다 내 것?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
TIP?신해혁명
3장 루쉰, 펜을 든 전사
소년의 꿈과 슬픔
아이들은 거짓말을 싫어해
TIP?아편전쟁과 태평천국운동
그림 같은 풍경은 농촌의 현실이 아니다
몸의 병을 고치는 자, 마음의 병을 고치는 자
환등기 속에서 병든 세상을 보다
민족의 정신을 치유하는 사상가의 길
쇠 방에서 잠든 사람들을 깨우기 위해
TIP?신문화운동과 5?4 운동
광인과 전사, 잠든 세상을 깨우고 아이들을 구하다
희망은 새로운 세대로부터 나온다
4장 루쉰의 메시지를 읽는 시간
이러한 전사
전사와 파리
개의 반박
현인과 어리석은 자와 종
복수
잡감
선두와 꼴찌(「이것과 저것」 중에서)
죽음
쉬광핑에게
연대기로 본 루쉰의 생애와 작품
이 책을 쓰는 데 도움을 준 고마운 책들
“내가 정말 구하고 싶은 건 무엇이지?”
;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일그러진 자화상, 아큐
『아Q정전』은 지금부터 약 백여 년 전 중국 미장 마을에서 날품팔이로 사는 아큐의 짧고 허무한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줄거리는 간략하지만 아큐라는 인물은 매우 강렬하다.
아큐를 보자. 날품팔이이면서도 아무런 근거 없이 유력가문의 후손이라고 뻐기며, 건달들에게 맞고도 “그래, 나는 벌레야!”라고 말하거나 “자식한테 맞은 셈 치지 뭐.”라며 ‘정신 승리’하므로 절대 패배하지 않는다. 자기보다 약한 상대에게 항상 패악을 부리고, 강자에게 당한 화풀이를 하면서 곧잘 의기양양해진다. 혁명이 일어나자 자기도 혁명당이 되어 갖고 싶은 것을 다 갖게 될 거라는 허황된 상상에 빠졌다가, 죄 없이 사형장에 끌려가 생을 마감한다. ‘살다 보면 목이 잘리는 일도 있는 법……’이라며 “사람 살려.”라는 말조차 한 번 하지 못한 채.
권용선 선생은 다섯 키워드로 조목조목 아큐의 생애를 살펴본다. 현실과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정신의 암과도 같은 것 ‘정신승리법’, 당하면서도 상대를 노려보기만 하는 자기 인생에 대한 게으름 ‘노려보기주의’,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며 얻는 가짜 승리감 ‘노예근성’이 그것들이다. 이는 아큐뿐 아니라 미장 마을 사람들 대부분에게 공통으로 가진 의식으로, 구경꾼이 되어 거짓 쾌감을 즐기는 ‘패거리 의식’은 이런 의식들을 더욱 강화했다. 루쉰은 이를 왕조 시대 중국 민중 대부분이 가진 병든 의식이라 보았다. 이 병든 의식과 ‘혁명에 대한 착각’이 신해혁명이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주요 이유라는 뼈아픈 반성을 『아Q정전』에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작품뿐 아니라 루쉰의 생애와 작품 전체가 말하는 바를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생각해 보자고 한다. 저자는 아큐는 지금 우리 자신의 일그러진 자화상일 수 있다며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준다. 시험을 못 보고도 부족한 실력을 인정하지 않고 “난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할 뿐이야.”라거나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외면하며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고 하는 것은 정신승리법이다. 또 여성과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은 노예근성, 패거리의식과 다를 바 없다. 자기 처지와는 반대로 부자와 기득권층을 대변하며 사회적 정의와도 거리가 먼 정당을 선호하는 현상, 대중매체나 지식인이 하는 말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면서 자기가 존경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존경받을 만하고 그들이 존경받는 자이기 때문에 잘못할 리가 없다는 식의 생각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노예의식의 발로라는 지적에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래서는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바꾸려는 의지, 더 나은 인간이 되려는 노력이 생길 수 없다.
그렇다면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찌 보면 단순하다. 아큐를 보며 가슴이 뜨끔뜨끔하게 느끼는 바로 그 대목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내 생각과 행동에 대해 어떤 변명이나 핑계, 과장이나 비하 없이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나와 내가 관계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지. 좁게는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이웃과 국가, 좀 넓게는 국가와 이 지구별 전체가 맺고 있는 관계가 보이는 거야. 그것을 좀 더 낫게 바꾸려는 의지가 생길 때, 그것이 바로 혁명의 출발이자 목표가 되는 것이지. (중략) 이를 깨닫는 데서부터 내 삶의 주인으로 당당히 살아갈 출발점을 찾을 수 있고, 그때 비로소 혁명도 꿈꿀 수 있는 거야.(본문 96~97쪽)
“가시덤불이 꽉 들어찬 낡은 길을 물어 무얼 하겠는가!”
; 루쉰의 생애를 읽다
『아Q정전,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에서 권용선 선생은 자신의 시대를 온몸으로 치열하게 싸우며 살아낸 사람이자,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애정을 쏟았던 교육자가 되기까지 루쉰의 생애를 주로 성장기에 맞추어 그의 작품 이야기와 함께 들려준다. 권세를 누리던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몰락을 지켜봐야 했던 소년 루쉰, 그러면서도 유학을 공부해서 출세하고자 했던 어린 시절을 반성하며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 유학을 떠나 신학문을 공부했던 청년 루쉰의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자신만의 행복이나 세속적 출세만을 위해 혹은 뚜렷한 목표 의식 없이 부모나 사회가 시키는 대로 하는 공부를 하지는 말자는 문제제기는 제도권 학문 세계가 아닌 연구 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십수 년 간을 공부한 뒤 미국으로 이주하여 삶으로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권용선 선생 자신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혁명의 열정이 처절한 패배로 사그라든 뒤, ‘쇠 방에 갇혀 잠든 사람을 깨울 것인가 깨우지 말아야 하는가?’ 라는 친구 첸쉬안퉁과의 유명한 대화 - 모두가 잠든 세상에서 먼저 깨어 있는 사람의 역할은 무엇인지, 희망이라고는 없는 세상에서 과연 희망이란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지금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처럼 여겨진다.
루쉰은 희망이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부정부패한 기득권과의 싸움은 기성세대의 몫이기에 늘 물러서지 않았다. 또한 젊은 세대에게는 기성세대에게서 어떤 희망도 찾지 말고 스스로의 길을 찾으라고 했다. 저자는 시대나 공간을 넘어 루쉰을 읽고 또 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청년들이 어째서 하필 황금 글씨의 간판을 내걸고 있는 스승을 찾는단 말인가? 그러기보다는 친구들과 연합해 함께 생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대들은 왕성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니 깊은 숲을 만나도 평지로 일굴 수 있고 광야를 만나도 나무를 심어 재배할 수 있고, 사막을 만나도 우물과 샘을 팔 수 있다. 가시덤불이 꽉 들어찬 낡은 길을 물어 무얼 하겠는가! - 「스승」 중에서
루쉰의 메시지를 읽는 시간
『아Q정전,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 4부에는 『아Q정전』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는 루쉰의 ‘잡문’ 여러 편을 실어 읽어 볼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전사」, 「전사와 파리」, 「개의 반박」, 「현인과 어리석은 자와 종」, 「복수」, 「잡감」, 「선두와 꼴찌(「이것과 저것」 중에서)」, 「죽음」, 「쉬광핑에게」 등 격정적이고 직설적인 글과 풍부한 문학적 감성과 유머가 숨 쉬는 루쉰의 작품 세계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글들이다.
그 개가 웃었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도저히 사람님한테는 못 미칩니다.”
“뭐라고?”
나는 발끈해졌다. 심한 모욕이라 생각했다.
“부끄럽습니다. 저는 아직 금과 은을 구별할 줄 모릅니다. 무명과 명주도 구별할 줄 모릅니다. 게다가 관리와 백성도 구별할 줄 모릅니다. 주인과 종도 구별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나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 「개의 반박」 중에서
서양인은 임종 때 곧잘 타인의 용서를 빌고 자신도 타인을 용서하는 의식을 치른다고 한다. 나의 적은 상당히 많다. 만일 신식을 자처하는 사람이 묻는다면 뭐라 답할까? 나는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결정했다. 멋대로 원망하도록 하라. 나 역시 한 사람도 용서하지 않겠다. - 「죽음」 중에서
또, 각 글 말미에 주제를 제시하고, 독자들의 감상을 쓰는 공간도 마련했다. 화가 김고은 씨의 명쾌하면서도 유머 넘치는 삽화는 글을 읽는 재미를 더욱 배가시켜 줄 것이다.
▣ 작가 소개
글 : 권용선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인하대 국문과에서 「1910년대 근대적 글쓰기의 형성과정」이라는 제목으로 박사논문을 제출함으로써 긴 제도권 수업시절을 마감했다. 몇 해 전,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을 리라이팅한 『이성은 신화다, 계몽의 변증법』이라는 책을 낸 바 있고, 그 밖의 저서로 『문학의 외부, 근대적 글쓰기의 탄생』, 공저서로 『들뢰즈와 문학기계』,『‘소년’과 ‘청춘’의 창』, 『문화정치학의 영토들』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장 루쉰이 들려주는 『아Q정전』 이야기
미장 마을의 아큐라는 사나이
정신승리법과 노려보기주의
하루에 두 번 굴욕을 맛보다
마음이 하늘하늘해지다
짧고 허무한 전성시대
혁명 시대에 임하는 아큐의 자세
아큐의 말로와 때늦은 자각
2장 『아Q정전』이 말하고 있는 것
정신승리법 : 내 결점을 인정할 수 없다
노려보기주의 : 자기 인생에 대한 게으름
약자 괴롭히기 : 거짓 승리감에 도취되다
노예근성 : 강자에 먹히고 약자를 먹다
패거리 의식 : 구경꾼 무리에 속하다
혁명이 뭐길래 : 갖고 싶은 건 다 내 것?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
TIP?신해혁명
3장 루쉰, 펜을 든 전사
소년의 꿈과 슬픔
아이들은 거짓말을 싫어해
TIP?아편전쟁과 태평천국운동
그림 같은 풍경은 농촌의 현실이 아니다
몸의 병을 고치는 자, 마음의 병을 고치는 자
환등기 속에서 병든 세상을 보다
민족의 정신을 치유하는 사상가의 길
쇠 방에서 잠든 사람들을 깨우기 위해
TIP?신문화운동과 5?4 운동
광인과 전사, 잠든 세상을 깨우고 아이들을 구하다
희망은 새로운 세대로부터 나온다
4장 루쉰의 메시지를 읽는 시간
이러한 전사
전사와 파리
개의 반박
현인과 어리석은 자와 종
복수
잡감
선두와 꼴찌(「이것과 저것」 중에서)
죽음
쉬광핑에게
연대기로 본 루쉰의 생애와 작품
이 책을 쓰는 데 도움을 준 고마운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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