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자연선택의 신비를 밝히다

▣ 책 소개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를 풀어 주는 『종의 기원』해설서. 원작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뽑아 청소년들이 읽기 쉬운 언어로 새로 번역하고, 당시의 사회 문화적 배경과 아울러 그 속에서 원작자가 말하고자 한 참뜻을 충실하게 해설했다. 저자는 다윈의 『종의 기원』을 차근차근 읽어 나가면서, 다윈이 오랜 관찰과 분석을 통해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진화와 생명과 시간의 비밀을 들려준다.

▣ 신문 서평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고전’ 2권

인류의 고전(古典)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가치가 검증됐거나 후대의 철학이나 사상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들이다. 청소년기에 고전읽기를 강조하는 것은, 그것이 폭 넓고 깊이 있는 교양을 쌓기 위한 초석을 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른들도 막상 고전을 붙들기는 그 두께와 이해의 어려움 때문에 쉽지 않다. 고전 자체를 소화하기 위해선 시대적 배경, 함께 어우러진 논란들, 저자에 대한 사전지식 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청소년 추천도서목록에 들어있는 고전들은 청소년이 읽지 않는 목록이란 얘기도 그래서 나왔다.

최근 대학입시 수능에서 고전에 관한 문제가 자주 나오면서 ‘수능고전’,‘동서고전 2백선’등 참고서류의 책들도 적잖이 나왔지만, 이들 책이 진정한 교양을 청소년에게 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문제로 출제될만한 주요 문구를 암기하기 쉽게 모아 논 책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고전에 담긴 실 제 내용을 깊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본다면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책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사계절의 ‘주니어클래식’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고전에 대한 좋은 길잡이가 될만하다.

이 책은 우선 믿음직한 중·고교 선생님들이 집필했다.『종의 기원…』의 저자는 서울대 생물교육학과 출신으로 『생물에세이』이 등 많은 관련서적을 쓰고 번역한 중암중 교사이며, 『소크라테스…』의 저자는 서강대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청소년을 위한 철학자이야기』등의 저서를 냈고 현재 중동고 철학교사로 재직 중이다.

따라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접근법이 마음에 든다. 딱딱하게 논리로 접근하지 않고, 고전의 저자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 당대의 역사적 배경 및 논란 등을 현대의 현상들과 비교하며 술술 풀어간다. 그렇다고 원작이 갖는 깊이를 소홀히 지나치지 않는다. 핵심적인 부분들을 각종 도판과 함께 이해하기 좋게 정리해 놓았다.

이 시리즈는 뉴턴의 ‘프린키피아’, 홉스의 ‘리바이어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공자의 ‘논어’, 일연의 ‘삼국유사’, 모어의 ‘유토피아’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2004.3.18 문화일보 엄주엽 기자]

다윈도 몰랐던 박쥐의 비밀? ‘진화론’ 강의

주니어 클래식 1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이 책은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이 읽어도 유익한 과학서다.

‘찰스 다윈’ 하면 당연 ‘종의 기원’을 떠올리면서도 그 핵심 내용을 설명해보라고 하면 머리를 긁적이는 사람들에게 중학교 생물교사인 저자는 시종일관 목전에서 강의하듯 쉽고 재미있게 그 핵심 내용을 전달한다.

이야기는 청년 다윈이 남아메리카 근해의 해도(海圖)를 만드는 임무를 띤 영국함선 비글호를 타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알아주는 의사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허구한 날 개와 쥐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녀 가문의 수치로 멸시받던 다윈. 그가 비글호에 탄 것은 진화의 실마리를 찾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저자는 이제 ‘종의 기원’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강의’를 이어간다. ‘종의 기원’ 1·2장을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변이와 자연선택의 개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3·4장을 통해서는 진화를 추진하는 힘, 즉 생존경쟁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다윈이 자신의 이론이 안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을 솔직히 밝혀놓은 ‘종의 기원’ 6장도 인상적이다.

‘생물이 한 종에서 다음 종으로 변화해가는 중간 형태가 그렇게 드물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연 어떤 동물이 변화해서 박쥐처럼 특이한 구조와 습성을 가진 동물이 될 수 있었을까?’ ‘본능이 자연선택을 통해 얻어지고 바뀔 수 있는 걸까?’….

새끼를 돌보지 않으려 하는 뻐꾸기, 노예 소유의 본능이 있는 개미, 위대한 건축물을 짓는 꿀벌 등 특별한 본능을 가진 동물들에 대해 다윈의 생생한 육성을 곁들여 설명하는 7장 역시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까다롭고 복잡한 진화론을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인구론’을 쓴 맬서스, 생물의 분류체계를 고안한 린네를 비롯해 프랑스의 박물학자 라마르크, 유전법칙을 제시한 멘델 등 여러 학자들을 등장시킨다.

그 덕에 우리는 다윈 혼자서 진화론의 꽃을 피운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다윈의 진화론이 현대로 오면서 어떻게 발전·변형돼왔는지 목격한다.

진화라는 수수께끼를 풀었으나 그만큼 오해와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위대한 고전! 박식하고 친절한 한 분의 선생님 덕에 까다로운 고전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2004.3.19 조선일보 김윤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