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다양한 이들이 모여 사는 푸른파 행성
청소년의 힘으로 일구어 낸 색다른 평화 이야기
배명훈 작가의 『푸른파 피망』이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여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작가 배명훈은 독자의 인식 폭을 넓히는 경이로운 발상과 위트 있는 문장, 재기 넘치는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들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번 작품은 서로 다른 곳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행성 ‘푸른파’를 배경으로, 보이지 않는 ‘구분선’에 집착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유쾌하게 비튼 SF이다. 여러 동화 작업에 참여하며 쾌활한 그림을 그려 온 국민지 일러스트레이터의 삽화가 글과 조화롭게 호응하며 재미와 활력을 더한다.
여러분, 고기만 먹고 살 수는 없습니다
미래에는 어쩌면 각기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이 한 행성에 모여 살지도 모른다. 행성 ‘푸른파’처럼. 공전 주기가 다른 별에서 온 주인공 ‘나’와 채은신지는 누가 나이가 더 많네 적네 하면서 티격태격하기 일쑤다. 그런데 그처럼 평화롭던 푸른파 행성에 갑작스럽게 전쟁의 기운이 드리운다. 주인공 ‘나’에게 전쟁이란 다름 아닌 친구를 갈라놓는 일이다.
나에게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채은신지의 표정이 바로 전쟁의 징후였다. ‘말 걸지 마. 나는 너랑 말하면 안 돼.’라고 쓰여 있는 듯한 얼굴. 나는 소리를 내지 않고 입 모양만으로 ‘왜?’ 하고 물었다. 평소 같으면 “바보야, 그것도 모르니?” 하는 대답이 들렸어야 할 순간. 하지만 채은신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나에게는 그게 바로 전쟁이었다. ―본문 25면
행성이 봉쇄되는 위기 속에서 식자재 배급에도 차질이 생겨 한쪽에는 고기만, 다른 쪽에는 야채만 배달되는 소동이 벌어진다. 작가 배명훈은 좌충우돌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그리는 한편, 주인공 소년 소녀가 색다른 시도로 평화를 일구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작가답게 고기를 먹는 장면, 과일과 채소를 먹는 장면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마치 눈앞에서 주인공들을 만나는 듯 생생하고 힘차다. 특히 허공을 가르는 피망 씹는 소리 ‘와작’이 반복될 때는 시원한 청량감과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푸른파 행성은 주인공 소년의 바람대로 과연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유쾌한 이야기 속에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사회상에 대한 의미 있는 시사가 담긴 작품이다.
동화에서 소설로 가는 징검다리
책과 멀어진 친구들을 위한 마중물 독서, 소설의 첫 만남
‘소설의 첫 만남’은 문학적으로 뛰어난 단편소설에 풍성한 일러스트를 더한 새로운 소설 읽기 시리즈이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100면 이내의 짧은 분량, 매력적인 삽화를 통해 책 읽기를 낯설어하는 독자들도 동시대의 좋은 작품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끈다. 특히 청소년의 독서력 양극화가 나날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학교 현장의 교사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이런 책을 기다려 왔다”는 호평을 받았다. 책 읽기를 포기한 ‘독포자’들에게 다시 한번 책과 가까워지고 문학을 좋아하게 될 기회를 제공하고, 동화에서 읽기를 멈춘 아이들에게는 소설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깊은 샘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위에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문학과 점점 멀어진 이들이 다시금 책과 가까워질 수 있게끔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우리의 독서 문화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첫 만남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단편소설을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하는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를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한껏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 안찬수(시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어릴 적에는 부모님께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 달라고 조르던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이제 책 읽기가 싫다고 말한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금 이야기에 빠져드는 재미와 기쁨을 전한다. - 최은영(경기 운중중 국어교사)
몇 해 전부터는 학교 현장에서 소설 한 편 읽기를 하고 나면, 이렇게 긴 글은 처음 읽어 봤다는 반응이 나온다. ‘소설의 첫 만남’이 동화에서 소설로 향하는 가교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 서덕희(경기 광교고 국어교사)
문학은 힘들고 지칠 때 위로를 건네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지혜를 전하며, 다양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보물이라고 믿는다. 우리 학생들이 재미있게 책 읽는 풍경을 기대하며 마음이 설렌다. - 신병준(경기 삼괴중 국어교사)
작가 소개
저 : 배명훈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대학문학상’을 받았고 2005년 「스마트D」로 '과학기술창작문예 단편 부문'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을 통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3인 공동 창작집 『누군가를 만났어』를 비롯해 『판타스틱』 등에 단편을 수록한 바 있다.
대한민국의 젊은 작가들 가운데 가장 행보가 주목되는 작가로서, 연작소설 『타워』는 그의 첫 소설집이다. 2010년에는『안녕, 인공존재!』를 펴냈다. 『총통각하』(2012), 장편소설 『신의 궤도』(2011), 『은닉』(2012), SF동화 『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2011) ,『가마틀 스타일』(2014) 등을 출간했으며, 주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로 평가받으며 한국문학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림 : 국민지
평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지만 딱히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아이였다. 우연한 기회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게 되었고 현재는 즐겁게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 『그래도 즐겁다』『이웃집 통구』가 있다.
목 차
작가의 말
추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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