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늙은 어부의 투쟁과 실존의 기록
독보적인 문체와 스타일로 20세기 현대문학계에 우뚝 선 명작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마지막 역작 『노인과 바다』는 1952년 《라이프》지 9월호에 수록되어 이틀 만에 500만 부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고, 곧바로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1953년 퓰리쳐상을 수상했으며 그 이듬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대성공 이후 발표한 소설 『강 건너 숲속으로』가 반응이 좋지 않자 헤밍웨이는 소중히 아껴 두었던 소재를 꺼내 든다. 바로 '낚시'였다. 헤밍웨이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낚시를 배웠으며, 직접 주문 제작한 낚싯배 '필라호'를 타고 바다낚시를 다닐 정도로 낚시에 심취했고, 바다를 잘 알고 있었다. 모르는 것은 절대 쓸 수 없다고 믿었던 헤밍웨이가 낚시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은 그야말로 필연적이었다.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가 어부들에게 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멕시코 만 연안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 산티아고는 84일간 아무것도 잡지 못한다. 또다시 홀로 나선 바다에서 치열한 사투 끝에 청새치를 잡는 데 성공하지만 피 냄새를 맡고 상어 떼가 몰려온다. 노인은 상어 떼에 물어 뜯겨 뼈만 앙상하게 남은 청새치를 배에 매단 채 항구로 돌아온다.
단순한 스토리를 작가 특유의 절제된 문장으로 형상화한 『노인과 바다』는 "파멸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의 이야기인 동시에, 작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상어 떼 앞에서도 끝끝내 청새치를 포기하지 않는 노인의 모습은 오랜 시간 성공작을 내지 못하고 비평가에게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상황에서 『노인과 바다』를 써 낸 작가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작가는 공개적으로 이 작품 안에는 어떠한 상징성도 없다고 공언했지만 소설은 기독교적 상징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어부 출신인 예수의 제자 '야고보'를 뜻하는 산티아고를 비롯해, 소년의 이름 마놀린은 '임마누엘'이 변형된 것이다. 낚시를 마치고 무거운 돛대를 어깨에 걸치고 언덕을 오르는 노인의 모습은 골고다 언덕을 오르던 예수를 뚜렷하게 연상시킨다.
노벨문학상 위원회는 헤밍웨이가 "서사 기법에 정통하고 현대문학의 스타일에 간과할 수 없는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노인과 바다』는 감정을 절제한 하드보일드 문체 안에 작가의 철학을 담은 헤밍웨이 문학의 결정판이다. 이 짧은 소설은 망망대해 위에 홀로 선 인간의 투쟁을 사실적으로 가감 없이 보여준다.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바다로 나갈 꿈을 꾸는 늙은 어부를 통해 독자들은 인간의 존엄성과 실존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글맛 나는 번역, 최고의 전문가가 쓴 해제,
올컬러 일러스트로 만나는 꿈결 클래식의 『노인과 바다』
꿈결 클래식은 해당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번역을 하는 동시에 충실한 해제로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꿈결 클래식에서 펴낸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 관련 서적을 번역한 영문학자인 백정국 교수의 결 고운 번역과 상세한 해제가 돋보인다. 기존 번역 판본의 오류를 최대한 바로 잡고, 60여 개가 넘는 각주로 작품 이해를 돕는다. 또한 꿈결 클래식은 올 컬러 일러스트를 삽입하여 기존 세계문학전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거친 질감에서 특유의 생명력이 느껴지는 흑미 작가의 그림은 고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인간의 보편적 감성을 건드리는 고전의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빛난다. 세월의 흐름을 뛰어넘어 당대의 독자들뿐만 아니라 현재의 독자들까지 사로잡는 고전의 힘. 꿈결 클래식과 함께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더하는 고전을 만나길 바란다.
작가 소개
저 : 어네스트 밀러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1899년 7월 21일 미국 시카고 교외의 오크파크에서 출생하였다. 고교시절에는 풋볼 선수였으나, 시와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고교 졸업 후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캔자스시티의 『스타 Star』지(紙) 기자가 되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 때인 1918년 의용병으로 적십자 야전병원 수송차 운전병이 되어 이탈리아 전선에 종군 중 다리에 중상을 입고 밀라노 육군병원에 입원, 휴전이 되어 1919년 귀국하였다. 전후 캐나다 『토론토 스타』지의 특파원이 되어 다시 유럽에 건너가 각지를 여행하였고, 그리스-터키 전쟁을 보도하기도 했다. 파리에서 G.스타인, E.파운드 등과 친교를 맺으며 작가로서 성장해간다.
1923년 『3편의 단편과 10편의 시(詩) Three Stories and Ten Poems』를 출판한 것을 시작으로 1924년 단편집 『우리들의 시대에 In Our Time』, 1926년 『봄의 분류(奔流) The Torrents of Spring』, 밝은 남국의 햇빛 아래 전쟁에서 상처입은 사람들의 메마른 허무감을 그린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The Sun Also Rises』를 발표한다. 1929년 전쟁의 허무와 비련을 테마로 한 전쟁문학의 걸작이라 평가 받는『무기여 잘 있거라 A Farewell to Arms』를 완성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 일생 동안 헤밍웨이가 몰두했던 주제는 전쟁이나 야생의 세계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삶과 죽음의 문제, 인간의 선천적인 존재 조건의 비극과, 그 운명에 맞닥뜨린 개인의 승리와 패배 등이었다. 본인의 삶 또한 그러한 상황에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드라마틱한 일생이었다. 당시 스무 살의 나이에 경험한 세계 1차대전을 비롯하여 그는 스페인 내전과 터키 내전에도 참전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쿠바 북부 해안 경계 근무에 자원했다. 이런 그의 경험은 소설의 소재가 되기도 했는데 이탈리아 밀라노 병원에서 한 간호사와 나눈 사랑은 『무기여 잘 있거라 A Farewell to Arms』의 소재가 되었으며, 1936년 에스파냐내란 발발과 함께 그는 공화정부군에 가담하여 활약, 그 체험에서 스파이 활동을 다룬 희곡 『제5열(第五列) The Fifth Column』(1938)이 탄생되었고, 다시 1940년에 에스파냐 내란을 배경으로『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를 썼다.
이처럼 전쟁을 소재로 한 헤밍웨이의 소설들은 모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양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통과 단절된 젊은 세대들을 일컫는 '잃어버린 세대(the lost generation)'를 대변하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들은 헤밍웨이를 20세기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강을 건너 숲 속으로 Across the River and into the Trees』(1950)는 예전의 소설의 재판(再版)이라 해서 좋지 못한 평을 얻었지만, 다음 작품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1952)는 대어(大魚)를 낚으려고 분투하는 늙은 어부의 불굴의 정신과 고상한 모습을 간결하고 힘찬 문체로 묘사한 단편이다.
심볼리즘과 운율을 유감없이 구사하여 그린 용기있는 한 남성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생전에 쓰기를 벼르다가 끝내 쓰고야 만 작품'이라고 작가 자신이 말한 니힐리즘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 작품으로 헤밍웨이는 1953년 퓰리처상과, 195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단편집으로는 『우리들의 시대에』 외에 『남자들만의 세계 Men Without Women』(1927) 『승자(勝者)는 허무하다 Winner Take Nothing』(1932)가 있다. 하드보일드(hardboiled)풍의 걸작 『살인청부업자 The Killers』(1927), 『킬리만자로의 눈 The Snow of Kilimanjaro』(1936) 등이 있다.
역자 : 백정국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마크 트웨인 소설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잠시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후 도미하여 Rutgers University Camden에서 르네상스영문학 공부로 두 번째 석사 학위,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에서 『셰익스피어의 이방인, 저항, 그리고 국가권력』이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숭실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르네상스영문학, 셰익스피어, 문학비평등의 강의를 맡고 있으며 수년간 ‘호박흔들기’라는 독서토론 모임을 이끌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용병 이야기로서의 『오셀로』」, 「“하얀 바퀴벌레”: 어두운 크리올의 그림자」, 「조지 허버트의 ‘기도’ 혹은 ‘기도하는 사람’」 등 여럿이 있으며, 저서로 『질문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공저)와 『르네상스 영시의 세계』(공저), 역서로 『햄릿』, 『헤밍웨이의 작가 수업』, 『톨스토이가 싫어한 셰익스피어』가 있다.
그림 : 흑미
홍익대학교 도자기예술과를 졸업했다.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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