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예비) 과포자’를 위한 처방전
“도대체 수학 과학 이런 걸 왜 배우는 겁니까? 기초만 배우면 되지 왜 그렇게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그걸 시험 보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정말 살면서 도움이 되는 겁니까? 여기서 수학과학 같은 거 공부해야 취직 잘 된다 어쩐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수학, 과학 이런 걸 별로 알고 싶지도 않는데 어째서 그런 것들의 성적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고 인생을 결정짓는 걸까요. 모든 사람이 그런 걸 좋아하는 것 같진 않는데…”
네이버 지식IN에 올라온 한 학생의 토로다. 이 학생의 이야기는 조금도 낯설지가 않다. 어제도 오늘도 수많은 학생들이 ‘우리가 과학을 왜 배워야 하냐’며 비슷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답답함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주는 답변인 셈이다. ‘과학 영재’에게 일조하겠다는 게 아니라, 무엇보다 ‘(예비) 과포자’를 위한 과학 책이란 뜻이다. 한평생 과학과 상관없이 살아갈 사람도 왜 과학을 알아야 하는지, 왜 자신이 과학이라면 짜증부터 내게 됐는지 그 답답함이라도 풀어주면 적어도 그 하기 싫은 공부가 덜 억울하지 않을까? 나아가, 자신이 그리 생각하게 된 원인을 조금 더 이해한 덕에 과학공부에 대한 저항감이 덜해져 때로는 좀 공부도 해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인류를 발전시킨 과학, 나를 성장시킬 과학
과학을 배우기 싫어하는 이들도 과학이 현대 사회에서 중요하다는 건 다 알고 있다. 이제는 공기나 다름없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같은 것은 물론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과학이 사용 안 되는 곳이 없으니 말이다. 사람들이 과학을 배울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건 과학을 중요하지 않게 여겨서가 아니라, 일부 똑똑한 사람들만 알면 되는 전문적인 영역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과학을 특정한 이론이나 법칙, 계산 방법으로만 배워온 탓이다.
저자는 ‘모두가 과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정리해 소개하고 있는데, 그 몇 대목을 보자면 이렇다.
문학가나 철학가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살면서 글을 쓰지 않거나 깊은 생각을 할 일이 없는 게 아니지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문학과 철학을 배워야 하듯이, 과학자가 되지 않을지라도 최소한의 과학은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생각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 과학은 이제 모든 학문의 기초적인 방법론이 됨으로써 수많은 지식들 중의 지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과학을 모르고는 다른 것들을 배워 나가기가 어렵겠지요? - 59~60쪽
과학은 이 세상에서 물질과 생명체들의 변화가 ‘왜’ 일어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습니다. ‘왜’를 해결하는 방법은 직감이나 우연이 아니라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인 귀결에 의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을 배운다는 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기도 합니다. - 63쪽
지동설과 진화론이 우리 사고방식에 미친 영향은 민주주의만큼이나 크고, 과학에서 발전한 실험 절차는 분야를 막론하고 진리를 검증하는 보편적 과정으로 자리잡았다. 과학은 합리적 사고방식을 키우는 배양소이기도 한 것이다.
과학의 이런 측면은 개인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과학적 태도를 갖춘 사람은 그럴 듯한 주장에 혹하지 않고 신중하게 증거와 논리를 찾는다. 그래서 ‘여자는 운전을 못 한다’ ‘흑인은 지능이 떨어진다’ 같은 고정관념에 쉽게 빠지지 않으며, 상술?사이비 종교?음모론 등에 잘 속지 않는다. 반면 자신의 평소 생각과 다른 사실이라도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인다. 자신의 고집과 편견을 버리고 객관적 사실을 볼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다. 이 또한 과학을 배우고 가르쳐야만 하는 중요한 이유다.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
또 한 가지 과학을 알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오늘날에는 사회적 이슈가 과학과 깊이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원자력 발전에 어떤 위험이 있고 얼마만큼 효율적인지 알아야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논쟁에서 시민으로서 의견을 내고 참여할 수 있다. 유전자조작작물을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에서도 근거 없는 믿음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같은 환경과 건강 문제도 과학을 빼놓고서는 대안을 마련할 수 없다. 앞으로는 더더욱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져갈 텐데,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올바르게 선택하기 위해서는 시민들 자신부터 과학적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작가 소개
저 : 장인용
어릴 때는 우주선과 비행기, 개미와 매미 같은 곤충을 좋아해서 과학자가 될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과학자가 되진 않았지만, 그 관심은 과학 전문 출판사 지호를 세우는 데로 이어졌다. 이후 100여 권이 넘는 과학도서를 기획하고 만들어 한국 과학출판의 틀을 다지는 데 일조했다. 지금은 자신의 관심을 다양한 책 쓰기로 옮겨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식전―팬더곰의 밥상견문록』 『세상을 바꾼 씨앗』 외 다수가 있다.
그림 : 박종훈
국민대학교 공간디자인학과 졸업. 『과학하고 앉아있네』 시리즈와 『미러링 대화법』 등의 삽화를 작업해왔다.
목 차
2장 해와 달과 별이 가르쳐준 것들
3장 과학을 왜 모두가 배워야 할까요?
4장 과학은 왜 실험을 할까요?
5장 자연의 관찰이 과학의 시작
6장 과학과 기술은 무엇이 다를까요?
7장 과학이 더 발달하면 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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