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가 만난
여성, 청소년, 난민이라는 이름의 얼굴
“난민은 누구일까? 여러분이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었을 때
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_제임스 린치(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
넓고 깊게 세상을 만나는 십 대들의 책, 문학동네청소년 시리즈의 50번째는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들려주는 여성, 청소년, 난민의 이야기이다. 말랄라는 파키스탄 스와트의 밍고라에서 태어나 열두 살부터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싸워 왔다. 그러다 이 지역을 거점으로 세력을 키워 가던 탈레반 조직의 표적이 되어 열다섯 살의 나이에 피격을 당하고, 영국 버밍엄의 병원에서 기적적으로 눈을 뜬다. 이후 2014년, 노벨평화위원회는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억압에 맞서고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투쟁한 말랄라 유사프자이를, 카일라쉬 사티아르티와 더불어 그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한다.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어린이와 젊은이도 그들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스스로 기여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 주었다. 그것을 그는 가장 위험한 상황 속에서 이루어냈다.”라는 선정 이유와 함께 열일곱 살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2020년 현재, 대학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자 ‘말랄라 펀드’를 통해 모든 이가 교육받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말랄라가 이번에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은, 살기 위해 살던 곳을 떠나야 했던 이들, 바로 난민이라 불리는 이들의 얼굴이다.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와 미처 들려주지 않은 이야기 사이에서
우리의 질문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우리는 난민입니다』의 1부에서 말랄라는 탈레반의 공격으로 인해 살던 마을을 떠나 국내난민이 되어야 했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2009년 파키스탄 정부군이 탈레반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이후 스와트 밍고라에 살던 주민들은 급히 대피해야 했다. 목숨 하나만을 들고 엉켜 떠나는 사람들의 물결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몇 달 후 돌아온 고향 집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완전히 파괴되어 버린 삶의 터전을 다시 세우기 위해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피격 사건 이후 말랄라의 삶의 배경은 다시 한번 바뀔 수밖에 없었다. 영국 버밍엄에서 새로 시작된 일상은 행복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짙은 그리움과 함께였다.
2부는 말랄라가 만난 아홉 명의 여성 청소년 난민의 목소리로 채워진다. 예멘 정부와 혁명군, 테러리스트 조직의 교전을 피해 이주해야 했던 자이나브와 사브린, 자타리 난민 캠프에서 교육운동을 펼치며 ‘시리아의 말랄라’로 불리고 있는 무준, 이라크 야지디 대학살에서 살아남아 인생의 새로운 국면 앞에 놓인 나일라, 범죄 세력이 장악한 콜롬비아를 떠나온 마리아,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탈출하기까지 고초를 겪은 아날리사와 콩고 내전에서 도망친 마리 클레어,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떠나온 로힝야의 무슬림 아지다, 캐나다에서 자랐지만 우간다의 독재정권에 의한 이주 배경을 가진 파라가 자신들의 경험과 심정을 써내려갔다.
난민이자 여성이며 청소년인 이들이 여러 겹의 약자성을 지닌 채 목숨을 걸고 탈출해야 했던 과정은 당연하게도 모두 다르다. 사람들은 그 압도적인 숫자를 먼저 인식하지만 그들은 결국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과 고민은 정착 이후에도 이어지며, 이것은 한 삶의 주체인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쉽게 잊곤 한다.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쓴 연극을 공연했다. 이곳에 오기까지 각자의 여정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 다른 지역 출신이고 성장 배경도 달랐지만, 고향에 머물렀다면 죽을 수밖에 없어 떠나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우리들의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인 그 연극에 〈우리 안에 지닌 것은 아무도 빼앗지 못한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_마리아
“학생 식당에서 더 많은 종류의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다른 문화권에서 온 학생들이 많이 있으니, 그런 면에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합니다.” “백인이 아닌 교사가 더 많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선생님들에게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대담해진 나는 원하는 바를 말하기로 마음먹었다. “왜 학교에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 활동이 없죠? 여자 축구팀을 만들고 싶어요.” _자이나브
태어난 우리는 모두 난민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2018년 제주 예멘 난민의 입국으로 난민 문제가 겨우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난민 이슈는 이미 세계 시민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사유해야만 하는 문제가 된 지 오래이다. 폭력과 전쟁 때문에 살던 곳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은 2018년 기준 7천만에 이르고 있다.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는 인간의 존엄과 기본적인 인권 그 자체이지만, 이 수치는 지금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난민입니다』는 우리 사회가 ‘난민’이라는 단어에 덧씌운 거리감과 배타적 관점을 단숨에 지워 낸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명사로 뭉뚱그려지는 존재들이 아닌 자이나브, 사브린, 무준, 나일라라는 이름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긴 인류의 역사를 보면 태어난 우리는 모두 난민이다. 삶을 일굴 장소를 찾아 이동하고, 그곳에서 마주친 타인들과 더불어 정체성을 확립해 가며 살아가는 것이 모든 인간의 삶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사회를 움직일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확립해야 하는 주체인 청소년 독자들에게 『우리는 난민입니다』는 질문의 방향을 바꾸는 책이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말랄라 유사프자이
열한 살 때 BBC 우르두어판에 탈레반 치하의 생활에 대해 익명으로 글을 올리며 여성 교육 운동을 시작했다. 곧 공개적으로 여성 교육을 주장하기 시작하며 세계적으로 언론의 관심을 받고 여러 상을 수상했다. 이런 활동을 이유로 열다섯 살 때 탈레반의 공격을 받았고, 영국에서 건강을 회복한 후 계속해서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4년 역대 최연소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현재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말랄라 펀드를 통해 모든 이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은이 : 리즈 웰치
활발히 활동하는 언론인이자 저술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답장할게, 꼭』을 공동 집필하였고, 역시 공동 집필한 『아이들은 괜찮아The Kids Are All Right』가 ALA 알렉스상을 수상하였다. 뉴욕타임스, 퍼레이드, 라이프 등 여러 매체에 기고해 왔다.
옮긴이 : 박찬원
연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번역을 공부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나는 말랄라』 『어린이를 위한 나는 말랄라』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그 외의 역서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등 여러 작품이 있다.
목 차
프롤로그 9
1부 말랄라, 나는 난민이다
우리가 알던 삶 15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20
국내난민 24
부서진 고향 30
집으로 돌아가다 34
두 세계 사이에서 40
2부 우리는 난민이다
자이나브와 사브린 _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를 나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53
무준 _불안을 이겨 내는 방법은 앞으로 전진하는 길뿐이었다 93
나일라 _우리는 살아 있어 행운이었다 103
마리아 _우리 안에 지닌 것은 아무도 빼앗지 못한다 115
아날리사 _제게 신호를 보내 주세요 125
마리 클레어와 제니퍼 _새로운 시작 145
아지다 _우리는 걷고 또 걸었다 171
파라 _이것이 나의 이야기다 181
에필로그 199
그 후의 이야기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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