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계 시민을 위한 인권 감수성 수업
국제앰네스티와 안젤리나 졸리가 함께 쓴 인권 필독서
더 나은 세계를 고민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주고, 성인에게는 아동권리에 관한 약속을 상기시킬 책 『너의 권리를 주장해』(창비청소년문고 41)가 출간되었다. 세계 최대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와 배우이자 인권 활동가 안젤리나 졸리, 유엔아동권리협약 초안 작성자 중 한 명인 변호사 제럴딘 반 뷰런이 함께 썼다.
이 책은 1989년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바탕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이해하고, 주장하도록 이끈다. 1부에서는 아동권리가 무엇인지 어떤 필요 때문에 탄생했는지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안전, 참여, 교육, 놀이 등 15가지로 주제를 나누어 아동권리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 뒤, 권리 침해의 실상을 짚고, 이에 맞선 전 세계의 어린이 청소년 활동가를 소개하며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3부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알고 있어야 할 지식을 제공하며, 안전하고 지혜롭게 권리를 주장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안젤리나 졸리는 서문에서 “만일 모든 정부가 약속을 지키고, 모든 어른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권리를 존중한다면, 이 책은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비준된 인권 협약으로, 거의 모든 정부가 아동권리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국가에서 아동권리 침해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아 법적 신분을 갖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동 성 착취는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더욱 교묘하고 악랄하게 벌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6100만 명이 넘는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2019년 기준으로 어린이 6명 중 1명은 극심한 빈곤 속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숫자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크게 상승했다. 이 책의 저자들이 바로 지금이, 전 세계에 아동권리 보호에 대한 약속을 상기시켜야 할 때라고 말하는 이유다.
이 책은 영국, 미국, 호주, 뉴질랜드, 그리스 등에서 출간되었으며, 한국에 이어 덴마크와 독일에서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한국어판은 2022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창비 출판사가 협업해 5월 5일 어린이날에 출간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켜 줄 아동권리
전 세계 정부가 맺은 약속
왜 특별히 아동을 위한 권리가 따로 필요한 걸까? 이 책은 아동권리의 탄생 과정을 보여 주며 이 질문에 답한다. 1948년 각국의 지도자들은 세계인권선언을 통해 “모든 사람은 자유로운 존재로 태어났고, 똑같은 존엄과 권리를 가진다.”(제1조)라는 사실에 합의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인권을 마치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했다. 똑같은 사람임에도 이들의 권리는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야 가능한 것처럼 여기는 행태가 만연했기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킬 수 있는 ‘아동권리’가 특별히 고안되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의 정부가 아동이 어른과 똑같은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31면)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한편, 이 책은 아동이 어른에 의존하기 때문에 오히려 권리 침해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짚는다. 의존은 아동에게 도움을 주지만 그만큼 아동을 취약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정부뿐 아니라 모든 부모와 보호자에게 아동의 권리를 옹호할 의무와 보장할 책임을 부여했다. 결국 아동권리가 제대로 지켜지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부모와 보호자, 주변 시민들의 노력 또한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기본 원칙은 아동이 어른에게 복종하는 소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합니다. 여러분은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들과 함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똑같은 존엄을 지닌 인간이며 존중받을 자격을 지닙니다. 사람들은 아동을 미래형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치 결정에 참여할 권리가 나중에나 가능한 것처럼 말이죠. “네가 어른이 되면 그때…… 할 수 있어.” 그러나 아동권리협약은 세상이 어른의 시선에만 주목한다면 아동의 시선을 놓치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타당하고, 고유하며, 중요한 통찰력을 바로 지금 지니고 있습니다.(35면)
“미래 세대의 눈이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린이 청소년 활동가의 용감한 목소리
『너의 권리를 주장해』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54개 조항을 다음의 15가지 핵심 주제에 맞춰 분류해 살펴본다. <생명, 존엄, 건강> <평등과 비차별> <참여> <신분> <안전한 공간> <위험으로부터의 보호> <신체의 온전성> <무장 폭력으로부터의 보호> <형사 사법 제도와 자유> <사생활> <소수자와 선주민의 권리> <교육> <놀이> <사상의 자유> <목소리와 평화 시위>. 각각의 권리가 의미하는 바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 또한 면밀히 살핀다.
특별히 빛나는 부분은 아동권리 침해에 맞서 행동하는 전 세계 어린이 청소년 활동가들의 이야기다. 전 세계 곳곳에서 각자가 처한 상황에 맞서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실제 이야기가 벅찬 감동과 여운을 준다. 나이지리아의 아이샤 살레는 빈곤으로 인해 생리대를 마련할 수 없어서 생리 기간 동안 학교에 가지 못하는 여성 청소년들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고, 전국적인 규모의 생리대 기부를 이끌어 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프란시아 사이먼은 출생 등록을 하지 않아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아이티 난민들을 도와 900여 명의 어린이가 출생증명서를 받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했다. 이처럼 값진 성취가 담긴 이야기들이 있는가 하면, 온라인에 게시한 정치적인 견해가 담긴 글이 새 국가보안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체포된 홍콩의 알렉스(가명),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시리아의 무력 분쟁 상황을 전하고 있는 무하마드 나젬 등 참담한 현실과 맞서는 청소년 활동가들의 이야기도 있다. 힘든 상황에도 결코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들의 태도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연대’라는 숙제를 남긴다.
“현재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학교나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희생을 해야 합니다. 단지 우리들 중에 한 사람이 일어나서 행동하면 충분합니다.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도 따를 것입니다. 홍콩 민주화 활동은 저에게 연대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저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홍콩 청소년 활동가 알렉스, 142면)
“저는 전 세계의 모든 아동과 연대할 것입니다.”
나의 권리를 주장하는 법
저자들은 어린이 청소년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아동권리를 알게 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고 지혜롭게 권리를 주장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행동하도록 이끌고자 애썼다. 그래야만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들이 사는 현재 세계와 미래에 살게 될 세계에 관한 중요한 결정에 참여하고, 필요한 의제를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16명의 청소년이 “유엔에 속한 나라들이 기후 위기에 개입하지 않는 것은 아동권리 위반”(251면)이라며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청원한 사례가 보여 주는 것처럼, 이 책에는 어린이 청소년이 미래 세대를 위한 권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주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변화를 위해 행동하기를 원하는 청소년, 인권 활동가가 되고 싶은 청소년들은 아낌없는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유용한 기술과 필요한 절차들은 물론이고, 정치인과 소통하는 법, SNS를 활용하는 법, 비폭력적인 여러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법 등 실용적인 팁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그러나 개인적인 상황이나 사는 곳에 따라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린이 청소년의 안전임을 강조하며, 행동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한다. 권리 주장을 위한 활동에 나서기 전에 신체와 정신의 안전과 더불어 디지털 안전도 반드시 고려하라고 강조한다.
각각의 행동은 작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합쳐진다면 파급 효과를 지니면서 결국에는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긍정적인 변화는 종종 정치인들과 다른 지도자들의 공로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거의 대부분은 보통 사람들이 헌신적이고 열정적으로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한 덕분입니다. (202면)
여러분에게 활동가들의 방법을 소개합니다. 하지만 활동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안전 가이드를 면밀히 살피세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매우 조용하게 활동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행동은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진짜 변화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할 수 있습니다. 설령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여러분의 활동은 희망과 영감을 가져올 것입니다. 작은 행동들이 잔물결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203면)
작가 소개
지은이 : 국제앰네스티
국제앰네스티는 전 세계 160개국, 1,000만 명의 회원과 지지자들이 함께하는 세계 최대의 인권단체이다. 존엄성을 해치는 위협으로부터 모든 사람이 모든 인권을 누리는 세상을 위해 국적·인종·종교를 초월해 활동한다.
지은이 : 안젤리나 졸리
본명은 안젤리나 졸리 보이트(Angelina Jolie Voight).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존 보이트의 딸이다. 어머니는 한때 배우로 활동했던 마셀리니 베르뜨랑. 2살 때 부모가 이혼하자 오빠와 함께 어머니를 따라 뉴욕에서 힘든 생활을 했다.
그녀는 아버지 존 보이트 덕분에 어린시절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12살 때 명문 리 스트라스버그 연기학원에서 연기수업을 시작, 몇편의 연극무대에도 선 경험이 있다. 그녀는 모델로 활동할 당시 롤링 스톤즈, 미트 로프 등 여러 유명 뮤지션의 뮤직 비디오에 출연하여 이름을 알리게 된다. 1993년 소규모 독립영화 <사이보그 2>로 영화계에 데뷔했지만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했고, 10대 해커들의 천방지축 해프닝을 그린 <해커스>를 통해 정식 장편영화에 데뷔하고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때 함께 공연한 자니 리 밀러가 첫 남편이다. 20살 때 조니 리 밀러와 갑작스럽게 동거를 하다가 몇달 뒤 조그만 교회에서 졸리의 어머니와 몇몇 친구만 불러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1년 뒤 별거에 들어갔으며 다시 2년 후 이혼했다.
1997년 졸리는 <조오지 월리악>에서 조지 윌리스의 아내로 출연하여 나이답지 않은 무게감 있는 연기로 골든 글로브상을 수상했다. 이듬해, <라스트 타임>에서 숀 코너리를 비롯하여 질리안 앤더슨, 나스타샤 킨스키, 라이언 필립, 데니스 퀘이드 등과 호흡을 맞추었고 <에어 컨트롤>에서는 성격파 배우 존 쿠삭과 대등한 연기를 펼쳐 보인다. 특히 안젤리나 졸리는 이 영화에서 부부로 함께 출연했던 22년 연상의 빌리 밥 손튼과 결혼하여 화제를 불러일으키도 했지만 결혼생활 3년여만에 파경을 맞았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처음 만나는 자유>에서 정신병 환자로 출연해 신들린 연기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고 같은 해 <본 콜렉터>에서는 여수사관 아멜리아역을 맡아 함께 출연한 덴젤 워싱턴에 비해 부족함이 없는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2001년, 동명의 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 <툼 레이더>에서 여전사 라라 크로프트를 역할을 맡으며, 여전사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킨다.
이후, <테이킹 라이브즈>, <툼레이더2>,<어느날 그녀에게 생긴 일>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간다. 국제 구호운동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는 <머나먼 사랑> 출연 이후 UN산하의 국제난민고등판무관기구(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의 명예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에 함께 출연한 브래드 피트와 사랑에 빠지며 브란젤리나 커플이란 이름으로 세기의 커플이 된다. 3명의 자녀를 낳고 3명의 자녀를 입양하며 브래드 피트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은이 : 제럴딘 반 뷰런
런던 퀸메리대학의 국제인권법 석좌 교수이자, 옥스퍼드대학 캘로그칼리지의 방문 연구원. 다우트 스트리트 챔버 소속 변호사로 국내 및 국제법에 대한 학문적 공헌을 인정받아 명예 왕실 고문 변호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1989년 만들어진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초안 작성자 중 한 사람이다.
옮긴이 : 김고연주
연세대학교 문화학협동과정에서 여성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부터 서울시 젠더자문관으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조금 다른 아이들, 조금 다른 이야기』 『우리 엄마는 왜?』 『소녀,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공저) 『나의 첫 젠더 수업』 『페미니즘 교실』(공저) 『길을 묻는 아이들』 등이, 옮긴 책으로 『남성 페미니스트』(공역) 『발명가 매티』 『성적 다양성, 두렵거나 혹은 모르거나』 『랄랄라 연극을 시작하자』 등이 있다.
목 차
서문 - 안젤리나 졸리
1부 여러분의 권리 알기
여러분의 권리
아동은 누구인가?
아동권리의 짧은 역사
유엔아동권리협약
기본 원칙
여러분이 가진 권리
선택의정서
2부 여러분의 권리 이해하기
생명, 존엄, 건강
평등과 비차별
참여
신분
안전한 공간
위험으로부터의 보호
신체 보전
무장 폭력으로부터의 보호
형사 사법 제도와 자유
사생활
소수자와 선주민의 권리
교육
놀이
사상의 자유
목소리와 평화 시위
3부 여러분의 권리 주장하기
첫걸음
신체적 안전 점검
신체 또는 성적 학대에 대한 조치
개인적 상황 이해하기
여러분이 사는 곳에서 변화 만들기
유용한 기술 익히기
활동가 되기
권리를 주장하는 활동하는 법
디지털 안전 이해하기
관련 법 살펴보기
정신 건강 돌보기
4부 참고 자료와 정보
관련 용어
관련 기관
참고 자료
감사의 글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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