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누구나 혼자 성장하지 않는다. 곁에 있는 이들에게 의지하고 때로는 상처받으며 청소년은 어른이 된다. <덕분이에요>는 작가들이 청소년기 곁에 다가와 힘이 되어 준 이들을 추억한 에세이 앤솔러지다. 안희연, 배수연, 최현우, 정현우, 서윤후, 정재율 등 젊은 시인을 주축으로,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하는 신유진, 평론가 김나영, 교사 최지혜가 참여했다.
‘덕분이에요’라고 말하고픈 작가들의 사연은 극적이거나 거창하지 않다. 안희연 시인은 아버지를 여읜 작가에게 학원에 두던 반찬을 권했던 원장 선생님의 호의를 기억하며 그때 먹었던 소고기볶음고추장 한 숟갈이 어린 자신에게 힘이고 희망이었다고 말한다. 배수연 시인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지적하던 선생님의 의중을 이제야 이해했다고 말하고는 덕분이었다는 산뜻한 인사를 건넨다. 서윤후 시인도 토요일 방과 후에 교실에서 같이 요리를 해 먹자던 선생님의 제안이 자신의 학창 시절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친구에 얽힌 감정을 소회한 작가도 있다. 김나영 평론가는 기숙사 고등학교 재학 시절, 방송반으로 도착했던 사연과 신청곡들에 담긴 온기로 외로움을 달랜 이야기를, 최현우 시인은 설레는 마음을 알게 해 준 여학생 덕분에 글을 쓰며 살고 있다는 사연을, 정현우 시인은 보육원에 살던 친구와 산으로 들로 다니며 시간을 보냈던 추억을 썼다.
신유진 작가, 최지혜 교사, 정재율 시인은 ‘덕분이에요’라고 말하고 싶은 이들로 가족을 꼽았다. 익산역(이리역) 미군 폭격 사건에 이어 민주화 운동으로 아들의 옥살이까지 지켜본 할머니를 두고 신유진 작가는 삶에 대한 의지를 엿보았노라고 고백한다. 우연히 발견한 비디오테이프에서 가족의 단란했던 한때를 본 최지혜 교사는 남에게 보이기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낡은 집이 실은 가족이 부대끼며 살던 행복한 보금자리였다고 말한다. 정재율 시인은 세상을 떠나셨지만 여전히 그리운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풀어 낸다.
<덕분이에요>는 사소하나마 누군가와 함께 나눈 일상만으로도 청소년 시절의 의미는 채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훗날에라도 깨닫게 될, 고마운 마음을 전해야 할 이들이 꼭 찾아올 테니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향한 안테나를 내리지 말기를 당부하면서.
작가 소개
안희연
시인. 2012년 창비 신인 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등을 썼다. 슬픔의 여러 결을 읽어 내는, 사랑하자고 말하는 시를 쓴다.
목 차
사라졌기 때문에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_안희연
그 아침과 노래-학창의 너에게_김나영
보건실로 와_배수연
우리가 울루루에 갈 수는 없겠지만_최현우
우리 집_신유진
나의 빛과 다정은 무채색_정현우
땅, 불, 바람, 물, 마음_서윤후
세류동 이층집_최지혜
온전한 사랑, 온전한 마음_정재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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