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찬을 만나기 전,
달아는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서로의 비밀을 공유했다는 동질감
나보다 불쌍한 아이가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
남의 불행을 위로하며 스스로 위로받는 알 수 없는 마음
아이들의 미묘한 심리를 절묘하게 그려낸 공감과 치유의 이야기
남의 불행을 위로하며 스스로 위로받는 마음은 나쁜 것일까. 삶에서 맞닥뜨리는 청소년기 아이들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탁월하게 포착하여 공감과 치유의 이야기로 그려낸 유니게의 장편소설 『나보다 불행한 아이』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엄마 아빠를 한꺼번에 잃고 홀로 된 친구를 내버려 둘 수 없는 소녀의 심리를 입체적으로 담아낸 『원 테이블 식당』에 이어, 인공지능을 소재로 갈등 없이 완벽하기만 한 인간관계가 정말 좋은 것인지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50일간의 썸머』 이후 3년 만에 출간하는 여섯번째 성장소설이다. 그간의 작품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의 예민하고도 혼란한 심리를 간결한 문장과 재치 넘치는 표현, 따뜻한 감성으로 섬세하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는 작가 유니게는 이번 작품에서 더욱 성숙하게 무르익은 재능으로, ‘남의 불행을 보고 위로받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를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나보다 불행한 아이』의 주인공인 ‘달아’와 ‘찬’은 기구한 사연을 가진 중학생 아이들이다.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달아는 새아빠가 떠난 후 우울증을 앓고 있는 무기력한 엄마와 아빠가 다른 어린 남동생을 돌보며 일찍 철이 든 아이로, 자신의 결핍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새침하고 당돌하게 행동한다. 찬 또한 어릴 적 교회 앞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로 따뜻하고 자상한 부모님의 돌봄 아래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또다시 버림받을까 봐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캐릭터다. 두 아이의 공통점은 각자가 처한 불우한 환경을 학교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교회에서 만난 두 아이는 우연한 계기로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고, 비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그 누구에게도 가져보지 못한 특별한 동질감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달아는 찬을 만나기 전까지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억울하다고 여겼는데 자신보다 불쌍한 아이도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자신은 아빠 얼굴만 모르지만 부모님이 누구인지 얼굴조차 모르는 찬을 위로하며 이상하게도 자신이 위로받는 느낌을 갖는다.
소설은 달아와 찬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이 처한 불우한 환경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아이들의 심리를 흥미롭게 그려낸다. 외적인 조건에 구애받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러한 노력 자체가 사실은 거기 얽매여 있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렇기에 달아가 찬에게 갖는 감정인 ‘나보다 불쌍한 아이’를 보는 듯한 마음은 완벽해 보이기만 했던 착한 소녀에서 벗어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또한 부모님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존경하며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한 번도 부끄럽게 여겨본 적 없다고 생각했던 찬이 형과의 갈등을 겪으며 자신이야말로 부모님의 사랑을 의심해왔음을 깨닫게 되는 대목은, 그 결핍과 결함을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이 껍질을 깨고 세상으로 한 발짝 내딛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새삼 일깨워준다.
소설은 기구한 사연을 가진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불안정하고 서툴기 짝이 없는 청소년기 아이들이 감내해야 하는 결핍과 결함이라는 주제를 작가 특유의 재치와 발랄함으로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게 그려내며, 그러한 결핍과 결함이야말로 크나큰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음을 공감 어린 시선으로 따뜻하게 펼쳐 보인다. 앞으로도 아이들은 살아가는 내내 불안과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으로 용기 있게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컴퍼스의 중심축”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묵묵히 지켜봐주는 응원이면 족하다고 이 책은 말한다.
“달아는 여느 보통의 아이들처럼 보이고 싶었다. 사랑과 보살핌을 충분히 받고 자란 아이로 보이고 싶었다. 어둡고 우울하고 초라하고 불행한 것은 모조리 감추고 싶었다. 그래서 진짜 달아의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 보일 수 없었다. 어쩌면 달아는 자신을 잃어버렸던 것인지도 모른다. 달아는 단 한 사람, 성찬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진짜 달아를 보여줄 수 없었다.” (135쪽)
세렌디피타스, 뜻밖의 행운!
이 책에서 작가 유니게는 “어둡고 우울하고 초라하고 불행한 것은 모조리 감추고 싶”은 인간의 보편적 심리를 절묘하게 그려내며, 부족하고 모자란 점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게 되는 아이들의 성장담을 유머러스하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펼쳐 보인다. 소설은 달아와 찬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다가 예기치 못한 갈등과 이별을 겪은 후 화해의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성장통을 담고 있지만, 그 성장은 비단 두 아이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남편과의 이별 후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무기력하게 알코올에만 의존해온 달아의 ‘엄마’는 비로소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러한 엄마 대신 달아와 유지를 잠시 맡아 키우게 된 ‘할머니’는 평생 해본 적 없는 고된 나날을 보내지만, 아이들과 지지고 볶는 동안 자신에게 붙어 있던 위선이나 체면, 상처받은 자존심 같은 불순물이 떨어져 나가고 남의 평가를 의식하지 않는 진짜 글을 쓰기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입양아인 찬이 부모님의 친아들인 형을 계속 의식해왔던 것처럼 ‘형’도 모범생인 찬을 의식하고 비교하며 반항심을 키워온 장면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찬과 마찬가지로 형 또한 긴 방황을 끝내고 훌쩍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달아와 찬과 더불어 성장하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흐뭇한 감정을 선사하며 작품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든다. 달아의 남동생인 ‘유지’의 세상 모를 귀여움은 작품에 매력을 한층 더해주는 덤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소설이 내가 쓴 어느 소설보다도 좋은 소설이 될 것 같았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울고 웃으며 재미와 공감, 진한 감동까지 버무려진 이 작품은 삶에 속고 지친 독자들에게도 ‘뜻밖의 행운’을 만나게 해줄 것이다.
작가 소개
유니게
서울에서 태어나 영문학을 전공했다. 20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우리는 가족일까』 『그 애를 만나다』 『원 테이블 식당』 『내 이름은 스텔라』 『50일간의 썸머』가 있다.
목 차
1장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날 때가 있다
1. 찬 | 2. 달아 | 3. 찬
2장 행복은 열린 문 사이로 새처럼 날아가버렸다
4. 달아 | 5. 찬 | 6. 달아 | 7. 찬 | 8. 달아 | 9. 찬 | 10. 달아 |
11. 찬 | 12. 달아 | 13. 찬 | 14. 달아 | 15. 찬 | 16. 달아 | 17. 찬
3장 세렌디피타스
18. 달아 | 19. 찬 | 20. 달아 | 21. 찬 | 22. 달아 | 23. 찬 |
24. 할머니 | 25. 찬 | 26. 달아
4장 처음부터 이곳에 도달하기로 되어 있던 것처럼
27. 찬과 달아 | 28. 달아와 찬 | 29. 찬 | 30. 달아 | 31. 찬 | 32. 달아
작가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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