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장애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다섯 작품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존재들과 다양한 생각들
세상에는 여러 모습들이 존재한다. 그중에는 장애를 가진 청소년도 있다.『극복하고 싶지 않아』는 장애인 청소년의 삶을 정성스럽고 밀도 높게 그려 냈다. 이 때문에 주제가 주는 무거움과 장애인에게 가진 편견들이 가볍게 걷히면서 온전히 작품에 빠져들게 된다.
「금을 긋다」의 해인이가 형우의 도움을 받으며 학교생활을 해야 할 때, 동정이 아닌 우정이고 싶어서 형우와 의기투합하거나,「극복하고 싶지 않아」의 지형이가 보청기를 코난이라고 부르는 이유,「코끼리의 방식」에서 집과 병원 생활만 하지만 이야기의 힘으로 하루하루를 만족스럽게 사는 나,「준미의 사람」에서 ‘으 억!’ 소리 하나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준미가 좋아하는 시간,「402호에 이사 왔대」에서 황당하지만 그럴 듯한 계인이와 배키의 만남을 보는 동안 각 작품에서 살아 숨 쉬는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내뿜는다. 눈앞에 있는 주인공들의 삶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순간 독자는 자신이 얼마나 좁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수많은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 그래서 작품들이 던지는 예리한 화두 앞에 자유롭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역차별, 사회가 개인에게 가하는 압박감, 장애인 이동권, 무례한 동정심…….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범했을 상처는 이 작품의 주인공들과 오버랩되어 여러 가지 생각들을 남긴다. 그럼에도 다섯 작품은 마음 먹먹해지는 문장과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오게 하는 듯한 선명한 문장들로 우리를 감싸 안으며,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고 부드럽게 이야기한다.
등장인물의 삶 속에 있는 나와 너,
서로 마음을 쓰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따뜻한 이야기
한 사람을 만나는 건 하나의 인생을 대면하는 일이다. 다행히 우리는 타인과 적당히 떨어져서 살지만, 그 인생 켜 켜를 들여다보면 사연만 다를 뿐 타인도 나와 비슷한 감정과 어려움을 겪으며 산다는 것을 짐작한다.『극복하고 싶지 않아』의 주인공들이 보이는 행동, 생각, 말투를 우리가 이해하고 공감하며 인물에 동화되는 것처럼 말이다.
남에게 보여지는 나를 의식하는 해인, 동정하는 마음이 도리어 상처가 될까 봐 선뜻 돕지 못하는 나, 소문을 곧이곧대로 듣는 줏대 없는 친구들 때문에 혼자가 편한 지형이 등 이 작품에는 독자가 겪는 삶의 고민들과 마음결들이 그대로 녹아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작품의 주인공들은 마음의 방황을 겪는 과정에서 자신을 파괴하지 않고 성장해 나가기도 하는데, 주인공들이 그럴 수 있었던 건 자신에게 마음을 써 주는 가족, 친구, 이웃들이 있기 때문이다. 표제작「극복하고 싶지 않아」의 지형이가 동아리 부장 람보와 유튜버 소리 언니 덕분에 억지로 웃는 버릇이 많이 없어졌고, 마주치면 인사할 애들이 늘어났다는 것이 인생에서는 작은 변화이지만 하루하루의 기분을 좌우하는 큰 변화이기도 하다. 이처럼 삶은 살 만하고 아름답다고 말하는「코끼리의 방식」,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고민하는「402호에 이사 왔대」, 각자의 속도와 리듬을 살펴봐 주자는「극복하고 싶지 않아」, 나 자신을 지켜 나가게하는「금을 긋다」, 다정한 마음들 속에서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을 깨우치는「준미의 사람」.
다섯 작품은 확대경으로 보여 주는 장애인의 삶에서 ‘사람은 누구나 다 똑같다’라는 분명한 사실과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쓰는 일은 서로의 삶을 지탱해 주는 힘이며 삶의 윤활유임을 감동적으로 전한다. 작품 곳곳에 배인 따뜻함과 정겨움이 독자에게 스며들어 부디 사람에게 마음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혜정
고요와 적막을 좋아한다. 아마도 늘 그렇지 않은 곳에 있어서 일 터이다. 빗소리와 다정함이 깃들어 있는 것들을 사랑한다. 쓴 책으로『라온의 아이들』『모나크 나비』『18세를 반납합니다』『영혼박물관』『독립명랑소녀』『달의 문(門)』『수상한 이웃』『바람의 집』『복어가 배를 부풀리는 까닭은』이 있다.
지은이 : 문이소
걱정 많은 뻥쟁이, 어릴 적 만화책으로 한글을 뗐다. 떡볶이를 사랑하고 라면 없이 3일을 못 버틴다. 강아지랑 같이 살고 동네에 아는 고양이가 많아 심심할 새가 없다. 삐삐 롱 스타킹과 앤 셜리를 흠모하며 SF와 판타지를 쓰고 그림도 그리고, 가르치는 일도 한다.『우주의 집』『희망의 질감』『마지막 히치하이커』등 여러 책에 단편 원고를 실었다.
지은이 : 박영란
펴낸 책으로『나로 만든 집』『가짜 인간』『안의 가방』『게스트 하우스 Q』『쉿, 고요히』『편의점 가는 기분』등이 있다.
지은이 : 박하령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되었음 하는 바람에 문학으로 길을 내고 있는 작가이다. 그 길을 걸으며 아이들이 자유를 찾게 되기를 바란다. 쓴 책으로『의자 뺏기』『발버둥치다』『나는 파괴되지 않아』『메타버스에서 내리다』등이 있다.
지은이 : 황유미
나를 위해 쓰고 있다고 말하지만 내심 누군가에게 말을 걸기 위해 소설을 쓴다고 믿는 사람. 어린 시절부터 반에서 가장 말수가 적고 수줍음이 많은 친구들에게 눈길이 갔다. 지금도 무대 앞에서 반짝이는 사람보다 뒤에서 말을 삼키는 이들에게 관심이 많다. 앞으로도 조용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쓴 책으로『피구왕 서영』『오늘도 세계 평화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수프 좋아하세요?』등이 있다.
목 차
금을 긋다_박하령
402호에 이사 왔대_문이소
극복하고 싶지 않아_황유미
코끼리의 방식_김혜정
준미의 사람_박영란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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