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출근하고, 삼시 세끼 모두 챙겨 먹고
친구도 만나고, 취미도 즐기는데
자꾸만 내 자신이 시들어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때가 짐을 챙겨 떠날 타이밍이다!
“네 인생에 잠시 공백을 주는 건 어때?” 그저 열심히 돈을 벌고 계획을 세우기에 바빴던, 그러다가 일상에 지쳐 매사에 시큰둥해져버린 저자에게 남편이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고민에 빠진다. “청년백수 백만인 시대에 이런 정신 나간 인간 같으니라고.” “누구나 그 정도의 고민은 가지고 살아.” “너 그렇게 죽도록 힘든 거 아니잖아.” 같은 비난을 들을 것 같아 고개를 저을 때, 남편이 재차 말했다.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마. 삶에 대한 맷집은 사람마다 다른 거야.”
그래서 그녀는 용기를 냈다. 매사에 시큰둥해져 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일생일대의 일탈에 도전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을 몽땅 털어 세계일주 비행기 표를 샀다. 그리고 반년 동안 4대륙 18개국을 누볐다. 지금껏 애써 맞춰 놓은 일상의 퍼즐이 모두 ‘리셋’되지 않을까, 돌아와서 직장은 잡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있었지만 이렇게 생각했다. “도피가 습관이 되든, 백수가 되든 무슨 상관인가!” 누구도 한 번뿐인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기에.
기혼과 비혼의 간극은 혼인신고서 한 장 차이,
남편 두고 29000마일 세계일주 티켓을 일시불로 지르다
회사를 그만두니 주변에 ‘꼰대’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불확실하지만 알 수 없던 나의 또 다른 미래를 위해 잠시 사회생활을 그만뒀을 뿐”인 저자에게 그들은 하나 같이 누가 맡아도 쉰내 나는 처방전을 내렸다. “지금 이 시점에서 너는 주부나 해야 해.” 여행지에서 만난 출장 온 한국 아저씨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혼자 세계여행을 다닌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정말 이해가 안 되네”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저자는 여행지에서 피하고 싶은 사람이나 풍경보다 재미난 일들을 더 자주 마주쳤다. 가량 이런 일들. 옥토버페스트 축제에서 만난 독일 학생들에게 스무 살이라고 나이를 속이고 함께 맥주를 마신 일, 술에 취해 혈기왕성한 그들에게 원샷을 강요한 일 그러다가 결국 쓰레기통과 물아일체가 된 일. 아니면 이런 시트콤 같은 상황은 어떤가. 저자를 앞에 두고 게스트하우스 주인 할머니는 ‘뭣 하러 그렇게 일찍 결혼을 하느냐’고 혼을 냈고, 숙박을 하러 온 아주머니들은 ‘역시 사람은 결혼을 해야 한다’며 대치하는 상황. 또 이런 느닷없음은 어떤가. 보통 당일 코스로 둘러보고 가는 스페인 소도시의 풍경에 빠져 며칠씩이나 더 머문 일. 그리고 모로코에서 어렵사리 잡아탄 택시 기사가 명절이라며 가족들이 사는 집으로 데리고 가서 갓 잡은 양고기를 먹인 일. 이렇게 흥미롭고 톡톡 튀는 여행이 또 어디 있겠는가.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슬펐던 나 홀로 여행의 묘미를
유쾌하게 그려낸 일러스트 공감에세이
저자가 브라질에서 길을 잃었을 때다. 터미널에서 나와 포즈 두 이과수로 가는 티켓을 사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이었다. 깜빡 졸았다가 아무데서나 내리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저자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상태가 되고 말았다. 나 홀로 여행은 이렇다. 몸은 고되고 또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아 연락할 사람도 없고, 외롭고 슬프지만 앞으로 가야 돌아올 수 있는 것. 그리고 가면 갈수록 미소 짓게 만드는 추억이 차곡차곡 쌓이게 되는 것. 『혼자 떠나도 괜찮을까?』에는 겁 많고 의심 많은 초보 여행자도 용기를 내게 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또 제법 실속 있는 여행 팁도 준다. 이를테면 ‘여행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방법’이랄지 ‘현지에서 해장하기’ 같은 방법.
이 책은 결코 여행 중에 겪은 모든 일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첫 여행지인 런던에서는 넘쳐흐르는 변기 앞에서 누명을 쓰고, 소나기가 퍼붓는 마사이 부족 마을에서는 잘 보이고 싶었던 투어 일행 앞에서 미끄러져 진흙투성이가 되고, 가끔 화상통화를 하며 화면 속에 보이는 증거물로 남편의 하루를 추리하는 기혼 여성의 당돌한 여행기다. 무엇보다 저자가 직접 그린 재기발랄한 일러스트는 여행 공감대를 더욱 확장시킨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까짓것 괜찮다,
덕분에 나는 지금 비현실적이고 영화 같은 일출을 보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가끔 아름다운 풍경 하나쯤 마음속에 지니고 산다. 꼭 가고 싶은 나라, 꼭 가고 싶은 도시의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거나 책상 맡의 액자에 담아두기도 한다. 저자에게 우유니 소금 사막이 그런 곳이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세계일주를 해보겠다” 다짐했던 그녀는 나이가 들수록 “그런 꿈을 품고 산 사람이었는지도 잊어버렸다”고 고백한다. 그러다 일상에 지쳐 쓰러지기 직전에서야 큰마음을 먹고 여행을 떠났다. 물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여행을 떠나면서 많은 것을 잃었다. 이제 난 백수고 통장 잔고도 없고 보장된 미래도 없다.” 그럼에도 그녀는 오래 전부터 꿈꿔온 그 풍경을 두 눈에 직접 담고야 말았다. 하늘이 고스란히 비치는 눈부신 우유니를 말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여행은 잠시라도 충분하다
허세를 쫙 뺀 솔직 담백한 여행의 기록
반년, 4대륙 18개국, 29000마일. 저자의 여행을 산술적으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여느 세계일주 여행가들의 장기여행 ‘스펙’에 비하면 내세울 것 없지만, 그녀는 남은 삶의 이정표가 될 희망을 안고 돌아왔다. 한국에서의 일상은 특별히 달라진 게 없었다. “다이어트를 위해 요가 학원을 등록했고, 다시 사회로 돌아가기 위하여 토익 학원을 끊었으며, 여행 전에 그랬던 것처럼 늘 다니던 길로만 다녔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안다. “방황하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보석 같은 날들이 우리 삶에는 가득하다”는 사실을.
키우는 식물을 족족 죽이는 엄청난 손을 가진 그녀는 남들이 죽인 화초마저 살려 놓는 엄마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글쎄, 특별한 방법이 없어. 그저 자주 들여다봐주는 수밖에.” 여행이 삶에서 희미해져 가더라도 지워지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가슴속에 간직한 여행의 추억을 한 조각씩 꺼내어 들여다보는 것이 고단한 오늘 하루를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 제때 물을 주는데도 시들어가는 식물처럼 삶이 무력해지고 생기를 잃어갈 때, 이 책을 들춰보며 여행을 먼저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펼처보기
작가 소개
저 : 황가람
김해 출생.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광고 회사를 거쳐 다음 커뮤니케이션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겁이 많아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건 되도록 안 하고 살았지만 틈틈이 일탈을 모색했다. 제대로 글을 써보겠노라며 오지를 찾아 떠나고, 록 밴드의 스피릿을 가져보자고 호일파마를 시도했다. 그럴 때마다 주변의 놀림과 엄마의 등짝 스매싱만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으나 매사에 시큰둥해져 가는 나를 발견하고 일생일대의 일탈에 도전, 퇴직금을 몽땅 털어 세계일주 비행기 표를 샀다. 지금껏 애써 맞춰 놓은 일상의 퍼즐이 모두 ‘리셋’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발목을 잡을세라 일시불로 질러버렸다. 그리고 반년 동안 4대륙 18개국을 누비며 꿈꾸어온 별의별 일탈을 다 이루었다.
목 차
프롤로그
일시불로 질러버린 세계일주
Part 1 여자는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영국] 주부라고? 남편은 어디 있어? | 첫 도시, 첫 일탈 | 저 남자는 아직 말을 끝맺지 않았다 | 우리는 얼마나 쉽게 억울해지는가 | [스코틀랜드] 유부녀는 위스키로 업그레이드 | [독일] 이해가 안 되는 아저씨들 | 1리터 맥주를 원샷하는 기분 | 옥토버페스트 즐기기 | [스위스] 아, 기혼과 비혼의 간극이란 | 비포 선라이즈 없는 유레일 기차 | [스페인] 먹을 때마다 합리화는 절정에 이르고 | 스페인에서 제대로 살찌우기 | 모든 사람이 알람브라처럼 아름답지는 않다 | 원칙주의자와 대충주의자 | 누에보 다리에서 여행자가 되다 | 이곳은 WIFE Zone
Part 2 마음껏 방황해도 괜찮아
[모로코] 얼떨결에 맛본 모로코 가정식 | 베르베르족과 사막 위의 하룻밤 | 베드버그 습격 사건 | 사회생활을 아는 가이드 | [포르투갈] 그래서 아름다운 포르투의 군밤 맛은? | 365일 어설픈 기품 | 우리는 극과 극의 사람 | 자유의 도시를 인증하는 법 | [체코] 더도 덜도 아닌 0도씨 내 인생 | [오스트리아] 그저 지기 싫어서 | 타이타닉이 내 이야기 같아 | 매일이 여행 첫날처럼 행복할 수는 없다 | 여행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법
Part 3 함께 떠났다면 몰랐을 순간들
[터키] 자존감 회복을 원한다면 터키로 가라 | 비 오는 이스탄불의 이상한 여자 | 날마다 달라지는 내 이름 | 돌아가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삶에서 잠을 배웠다 |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건네지 않을 때 | 실패할 수도 있지만 괜찮다 | [케냐] 대인의 언어, 하쿠나 마타타 | 마사이마라에서도 각자의 사정이 있을 뿐 | 마사이마라의 동물들 | 낯선 사람들과 말을 섞는다는 것은 |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다 | 이것이 케냐식 대화법 | [탄자니아] 국경을 넘는 게 이리 어려워서야 | [남아프리카 공화국] 실전 외국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
Part 4 혼자서도 행복할 것
[브라질] 의심하지 않고 씩씩하게 다가가리라 | [아르헨티나] 까다로운 친구의 조건 | 기다려라, 그러면 얻을 것이니 | 낯선 이와 동행한다는 것 | [칠레] 우주에서 본다면 얼마나 작디작을까 | 펭귄 섬이 던진 질문 | 잉여 인간의 식사 | 현지에서 해장하기 | 더러는 사치가 영혼을 풍요롭게 할지니 | 지고 살아도 괜찮은 날들 |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 세계일주는 이번이 마지막 | [페루] 걷다 보면 꼭 만나게 되는 풍경들 | 처음은 달고 끝은 매우 독한 마추픽추 | 아이들에게 진 빚 | 남미에서는 남미 술을 따를 것 | [볼리비아] 국위선양이 뭔가요? |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 다 이루다 | 날개를 달고 돌아갈 시간
에필로그
여행지에서 넘어져도 길을 잃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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