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천재 드로잉 아티스트 김정기의 손끝에서 되살아나는
맥커리의 30년 여정과 명작에 관한 만화 다큐멘터리 픽션
미국,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세계 곳곳에서 수십만 명을 휩쓸고 간
21세기 역사의 변곡점을 증언한 사진가
2001년 9월 11일, 뉴욕 맨해튼에 있었던 스티브 맥커리는 쌍둥이 빌딩이 이슬람 무장단체의 테러로 처참하게 무너지던 그 순간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당시 테러에 이용된 항공기에 타고 있던 승객 266명은 전원 사망했고, 빌딩에 있던 2,500~3,00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 이후 미국은 테러 주모자로 지목된 빈 라덴이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 전쟁을 시작했다. 대대적인 공습과 오폭에 수많은 민간인이 죽거나 다쳤고 150만 명에 달하는?난민이 발생했다. 미국 정부는 멈추지 않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이라크 전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군인 2,800여 명, 민간인 6,0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21세기에 일어난 대규모 전쟁의 불씨가 된 그날의 하늘은 종잇조각과 재와 먼지로 가득했다. 파괴된 빌딩에 있던 사람들은 고온과 유독가스를 견디지 못하고 아래로 뛰어내리기까지 했다. 빌딩이 무너지며 엄청난 연기를 뿜어내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도망쳤다. 맨해튼 북쪽으로. 하지만 맥커리는 힘껏 내달렸다. 남쪽으로. 그는 사건이 일어난 곳(그라운드 제로)으로 달려가 사진을 찍어 산산조각 난 현장을 세상에 알렸다. “거리에 나서야 했던 진짜 이유는 다음날이 되어서야 찾게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날 그 순간에는 본능에 따라 움직였다. 말하자면 직관이었고 반드시 완수해야 할 임무, 명백한 목적 같은 것이었다.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서 증인이 될 것.” (29쪽)
그래픽노블 『스티브 맥커리: 가까이, 더 가까이』는 전 세계를 경악케 한 9·11 테러를 비롯해 세상 곳곳에서 일어난 전쟁, 재난, 난민들의 존재를 알려 온 맥커리의 30년 여정을 다룬다. 마블과 픽사에 초청될 만큼 압도적인 드로잉 실력을 가진 아티스트 김정기의 과감하고 사실적인 그림이 선명한 색채, 빛과 어둠의 대비가 돋보이는 맥커리의 명작 64점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그가 지구 반대편에서 마주한 비극과 희망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1991년 걸프전,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1983년 인도의 몬순, 2001년 쌍둥이 빌딩 테러, 2015년 파리 테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계를 넘어 현장을,
눈빛 너머의 영혼을 포착하다
사진에 대한 뜨거운 열정의 근원은 이 책 후반부에 담겨 있는 스티브 맥커리와의 인터뷰에서 엿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팔아 돈을 번다는 비난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사진작가나 기자, 텔레비전이나 라디오가 없다면 세상 저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누군가는 그 난민들에 대해서 알려야 했어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를 테니까요.”(106쪽)
그러면서 카파의 유명한 말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피사체에 가까이 가지 않았다는 것은 감정적 거리를 말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물리적 거리를 두고 한 말이었을까요? … 기술적으로 봤을 땐 현장에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런가 하면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요. 사진을 찍는 그 순간에 피사체나 상황에 완전히 몰입하라는 말로요. 거리를 두지 말라는 것이지요.” (107쪽) 그래서 맥커리는 피사체가 동의할 때까지 찍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고 그의 곁에 머물며 미묘한 표정 변화를 읽는다. 피부의 감각을 느끼고,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고, 보는 사람이 동화될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보는 사람의 영혼을 꿰뚫는 듯한 강렬한 눈빛을 담아낸 사진이 탄생하게 된 까닭이다.
스티브 맥커리의 깊은 통찰은 이 책에 실려 있는 전설적인 사진들과 미발표작 8점으로 증명된다. 〈아프가니스탄 소녀〉에서는 탈레반 치하 난민의 모습을, 재봉틀을 어깨에 지고 가슴까지 차오른 물속을 걷는 노인의 모습에서는 몬순이 일으킨 재난을, 까맣게 타 버린 군인의 시신에서 전쟁의 고통을, 두 다리를 모두 잃고 휠체어에서 책을 읽는 부자(父子)와 집에 떨어진 포탄을 꽃병으로 만드는 장인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볼 수 있다.
작가 소개
저 : 장 다비드 모르방
Jean David Morvan
1969년, 샹퍄뉴 지방의 한 도시, 렝에서 태어났다. 11살 되던 해 한 친구가 빌려준 만화책 한 권을 통해 만화의 세계에 눈뜨고 자신의 진로를 이 분야로 정한다. 전공은 응용미술철학.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셍뤽학교에서 만화공부를 한 그는 초기에 데셍과 삽화로 만화계에 입문하였으나 시나리오에 더욱 흥미를 느끼고는 붓을 완전히 놓는다. 독서를 끔찍이 좋아하며 보리스 비앙의 SF 소설에 열광하는 팬이자 영화와 비디오게임의 광이기도 한 그는 '씨야쥬'와 같은 SF물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살려낸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장 다비드는 참으로 얘깃거리가 풍부한 작가여서 현재 여러 출판사와 함께 작업중이며 글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이번에는 추리소설에 도전, 곧 출간을 앞두고 있다.
저 : 세브린 트레푸엘
Severine Trefouel
1981년 출생. 학업을 마친 후 서점에서 일하며 만화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2004년 ‘베데 퀴브BD Cube’라는 만화 회사를 설립하여 유명 만화 작가들의 그림을 입체적인 액자 형식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09년 장 다비드 모르방의 제안으로 ‘Youth United’ 시리즈의 시나리오를 함께 썼다. 그 후 시나리오 작가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그림 : 김정기
Kim, Jung-gi
드로잉 과정을 찍은 동영상으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홍대앞에 있는 애니메이션/만화 계열의 입시학원인 '애니창아'의 강사이다. 밑그림 없이 원근감과 구도감이 완벽한 그림을 곧바로 그려내는 그의 실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숭례문 복구 기념 ‘김정기 작가 드로잉쇼’, 2013 부천국제만화페스티발에서의 라이브 드로잉쇼 등을 비롯하여 중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도 드로잉 쇼를 선보였으며, ‘김정기’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그의 스케치 동영상은 세계 수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만화 뿐만 아니라 영화 콘티작업, CF 작업에도 불려갈 만큼 다재다능함을 지니고 있다. 입시미술만화계의 대가, 만화 입시 학원가의 전설로 불리고 있으며 『김정기 스케치북 1, 2』『TLT (Tiger the Long Tail) 1~6』등을 펴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 작가인 김정기는 yes24 e연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의 일러스트를 맡았다. 영상 속에 담겨진, 김정기 화백이 직접 원고를 읽고 바로 바로 흰 종이에 채워가는 베르베르의 세상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벅차게 한다.
그림 : 월터 페잘리
Walter Pezzali
1969년 출생. 프랑스의 만화 채색가다. 다르고 출판사의 <푸아송 필로트> 시리즈, <우주의 사르딘> 시리즈, <성탑> 시리즈의 채색을 담당했다
역 : 권지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과를 나온 뒤 파리 통역번역대학원(ESIT) 번역부 특별과정을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르몽드 세계사』 『경제학자들은 왜 싸우는가』 『판타스틱 행복백서』 『2033 미래 세계사』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검열에 관한 검은 책』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등이 있다.
목 차
여행하는 사진가 스티브 맥커리의 사명
포트폴리오(1978~2016)
2015년 12월과 2016년 6월에 이루어진 인터뷰
연보
전설이 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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