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계의 각 문화권에는 고유한 정신세계, 행동방식, 그리고 가치관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신화는 세계적 보편성과 함께 각 문화권에 따른 지역성을 공유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동아시아 문화권의 한국 신화와 유럽 문화권의 그리스 신화 사이에서도 보편성과 지역성이 드러나지 않을까? 이러한 호기심이 오랫동안 나를 따라 다녔다. 이와 함께 한국 신화의 상상력의 깊이와 유연한 확장성, 그리고 차원 높은 월경(越境)의 해학을 세계무대에서 자랑하고 싶은 것도 나에게는 오래된 ‘현재’인 꿈이다. 그 꿈을 찾아가는 첫 걸음으로 나는 구체적으로 한국설화/신화들과 그리스 신화들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시간적, 공간적으로 엄청난 차이와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그리스의 신화들 사이에서 유사성과 차이를 공유하는 상당수의 개별 신화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 중에서 우선 아홉 갈래의 신화들을 살펴보았다. 물론 이번 나의 작업은 단지 첫 걸음을 내딛은 것에 불과하다. 비교신화학이라는 광활한 학문세계에서 제대로 위치를 측정해서 한국 신화의 영토를 개척하는 작업은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여러 학자들의 협업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한 기대 속에서, 이 책은 지난하겠지만 발견의 기쁨이 크리라는 설레임과 함께 출발한 작업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신현숙
연극평론가, 덕성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이화여자대학교 불문학과 졸업, 프랑스의 프랑슈-꽁떼(브장송) 대학교 불문학 박사.
프랑스 정부 교육공로훈장 수훈(1987), 올빛상(평론)(2010), 여석기연극평론가상(2017) 수상. 한국연극학회 회장, 한국기호학회 회장, 세계대학연극학회(Association Internationale du Th??tre ? l’Universit?) 부회장 역임. 국립극단 자문위원/평가위원, 한국방송위원회 영화심의위원 역임.
단독 저서로는 『희곡의 구조』(1990), 『초현실주의』(1992), 『20세기 프랑스 연극』(1997), 『한국현대극의 무대 읽기』(2002), 『한국현대극의 미학과 실험』(2017)이 있고, 공저로는 『한국에서의 서양연극』(공저, 1999), 『아르또와 잔혹연극론』(공저, 2004), 『한국연극과 기호학』(공저, 2006), 『김정옥의 연출세계』(공저, 2011) 등이 있다. 역서로는 『연극기호학』(A. Ubersfeld, 1988), 『연극학 사전』(P. Pavis, 공역, 1999), 『공연예술의 기호』(A. Helbo, 공역, 2008), 『관객의 학교』(A. Ubersfeld, 공역, 2012) 등이 있다.
목 차
제1부 신화로 소통하다
-한국과 그리스의 신화 비교
‖1장‖ 창세 신화: 한국의 마고·그리스의 가이아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 대지모신
1. 마고의 천지창조 이야기
2. 그리스의 가이아
3. 두 신화의 유사성과 차이
‖2장‖ 건국영웅 신화: 주몽과 페르세우스
나라를 세운 천신의 후예들
1. 고구려 주몽과 그리스의 페르세우스
2. 두 건국영웅 신화의 비교
3. 주몽 신화의 재구성 혹은 다시쓰기
4. 페르세우스 신화의 재구성
‖3장‖ 샤먼영웅 서사시의 주인공: 바리와 오르페우스
영혼의 인도자,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나들다
1. 바리 이야기
2. 오르페우스 이야기
3. 대샤먼, 바리와 오르페우스
4. 동시대 무대 위의 ‘바리(공주)’
5. 무대 위의 오르페우스
‖4장‖ 신화 세계의 알파가디스: 가믄장아기·자청비·아테나
알파걸의 원형을 찾아서
1. 한국의 알파가디스들
2. 자청비: 사랑은 내가 완성한다. 내가 선택하고 키우고
결실을 거둔다
3. 그리스의 알파가디스
4. 삼인삼색의 알파가디스들
5. 무대 위의 알파가디스들
‖5장‖ 철기 문화를 개척한 영웅/신: 석탈해와 헤파이스토스
무쇠를 다루는 자, 새 문화시대를 열다
1. 철기문화를 개척한 두 영웅
2. 탈해와 헤파이스토스: 호모 파베르와 데우스 파베르
‖6장‖ 영웅 신화: 고구려의 유리·아테나이의 테세우스
신화와 역사의 경계에 선 두 영웅
1. 유리와 테세우스
2. 고구려 연맹장이 되다/ 도시국가 아테나이를 건설하다
3. 죽음, 그리고 그 이후
‖7장‖ 혼혈왕자: 호동과 히폴뤼토스
혼혈의 숙명 혹은 희생양
1. 혼혈왕자의 신화, 철 지난 드라마인가?
2. 혼혈왕자 충선왕
3. 히폴뤼토스 신화의 재구성/재창작
‖8장‖ 신에게 도전장을 던진 인간들: 시시포스·아라크네·사마장자의 며느리
신이 알지 못한 인간의 힘-승부욕
1. 승부를 겨루다!
2. 신의 갑질‒인간의 반항
3. 고대 국제정치와 국제경제의 링 위에 선 전설적 투사들
4. 신 같은 인간들·인간 같은 신들
5. 신화 다시쓰기를 위하여
‖9장‖ 변신 신화: 고대의 로망에서 우리 시대의 생존 전략으로
나는 변신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1. 신화무대의 매력적 모티프, 변신
2. 소외된 신 혹은 영웅의 변신‒남자인어
3. 파로스섬의 인어노인, 프로테우스
4. 바로크 예술에 나타난 키르케와 프로테우스
5. 뉴 밀레니엄 시대의 프로테우스: 접속과 탈주의 신
6. 나는 변신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7. 동시대 한국무대의 프로테우스
제2부 신화로 비극 읽기
‖1장‖ 희생양 신화와 패러디극: 신화와 심청설화를 중심으로
1. 희생양
2. 희생양 신화의 패러디극
3. 이피게네이아 신화의 패러디극: <이피게네이아-호텔>
4. 심청설화의 패러디극: <달아 달아 밝은 달아>
5. 두 패러디극이 공유하는 희생양 신화의 은폐된 실재
6. 나가며
‖2장‖ 오이디푸스 신화: 질문과 탐색의 유랑 공간
오이디푸스 전설
1.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
2.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3. 동시대 세계무대에서 오이디푸스 신화 수용
‖3장‖ 메데이아 신화: 타이탄의 태양 아래, 격정의 사육제
1. 메데이아 신화
2. 서양무대에 등장한 메데이아의 다양한 이미지
3. 20세기 서양무대의 메데이아들
4. 동시대 한국무대의 메데이아 신화 재창작 공연
5. 나가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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