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완벽하지 않은 이탈리아에서
완벽하지 않은 우리가 사는 법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 둘
다정한 로마에서 우린 많이 웃고 깊게 잠든다
로마에 정착한 지 14년. 낯선 땅에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키우며 만나는 이탈리아는 또 다른 나라다. 카페에서 자지러지는 아이 울음소리를 ‘노래’라고 표현하는 나라. 느려 터진 행정 시스템 안에서도 언제나 노인과 아이는 1순위가 되는 나라. 생의 1/4이 여름 방학인 나라. 길바닥에 낙서 대신 시를 적는 나라.
융통성은 없지만 약자에게 관대하고, 가족과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들 덕분에 말 많고 탈 많은 해외살이도 제법 아름답게 채워지는 중이다. 로마에 살면 어떻냐고? 사는 게 다 비슷하지, 뭐. 그래도 하나는 확실하다. 우린 요즘, 전보다 많이 웃고 깊게 잠든다.
카카오 브런치 <로마에서 남매 키우기> 출간!
전직 이탈리아 가이드의 로마살이 에세이
(ID: je***) 생활이 일상이 되면 어느 곳이나 다 비슷해진다는 말 너무 공감되네요. 우연히 인스타에서 발견하고 브런치까지 방문하게 됐는데 글이 너무 다 좋아서 한참 읽어보고 있어요. 토론토에서 오래 지내고 있다 보니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ID: se***) 이태리에 잠깐 살면서 이태리와 사랑에 빠졌던 기억이 나네요. 글 잘 보고 있어요. 같은 엄마로서 가슴이 먹먹하고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ID: 기**) '로마에서 남매를 키운다'라는 주제도 특이했지만 글을 읽으며 한국에서만 살았던 제게 참 색다르고 유익한 이야기들이 많더라구요. 새로운 도전 앞에 조금은 떨고 있는 제게 이 글은 정말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이탈리아 가이드로 5년만 살다 돌아가자고 마음먹었던 것이 어느새 14년째. 더 이상 여행자도 아니고 가이드도 아닌, 두 아이의 엄마로 로마에 산다.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훗날 아이들에게 엄마의 기록을 남겨 주기 위해, 무엇보다 아이를 낳아 키우며 만난 로마의 새로운 모습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쓴 글과 사진을 한 권에 담았다.
누구보다 이탈리아를 사랑하고 잘 안다고 생각했으나 아이를 낳고서야 ‘진짜’ 이탈리아를 만난 것 같다는 그녀는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결코 알 수 없었을 순간들을 만나며 로마를 더 사랑하게 됐다. 사는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로마라는 도시에 대한 애정과 엄마로 성장해가는 나날의 기록이 다정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살아 봐야 보이는 로마의 진짜 매력
언제 어디서나 사랑받는 아이들
이탈리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비합리적이고, 상상 이상으로 불편한 시스템을 가진 나라다. 인터넷 설치를 하려면 한 달 이상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하고 휴대폰 번호 변경에도 일주일이 넘게 걸린다. 기차 연착은 하루 일과의 하나로 끼워 넣어도 될 정도다. 당연히 아이 키우기도 쉽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로마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수월하다. 거의 모든 사람이 아이를 사랑하고 배려하기 때문이다. 엉망인 시스템에 속이 터지다가도 생각지 못한 친절에 ‘이래서 아직까지 시스템을 갖출 필요를 느끼지 못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계절, 여름
이탈리아의 여름은 길고 뜨겁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휴가를 위해 1년을 보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과 휴가와 바다를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아이들에게 여름은 방학으로만 존재한다. 여름이 6월부터 9월까지면, 방학도 6월부터 9월까지다. 생의 1/4은 여름 방학이 차지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아이들은 성인이 되기 전 모든 여름날을 바다에서 보내며 자란다. 바다에 뛰어드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통해 풍요로운 마음을 만든다.
나이가 들수록 멋있는 이탈리아 남자들
이탈리아 남자들이 모두 잘생겼다는 것은 명백한 오해다. 하지만 확실히 이탈리아 남자는 멋있다. 짧은 다리, 튀어나온 배에도 당당한 태도와 아름다운 말, 그리고 매너. 아이를 사랑하고 여자를 배려하는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멋지다. 나이든 이탈리아 남자들은 젊을 때 멋진 것보다 나이 들어 멋진 것이 훨씬 폼 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다.
식탁을 채우는 건강한 음식의 비밀
이탈리아 사람들은 대부분 그날그날 장을 본다. 가장 신선할 때 음식을 섭취한다는 마인드가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료 자체에 집중해 최소한으로 조리하고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현지인의 식탁에는 심심하다 못해 청순해 보일 만큼 그 어떤 기교도 부리지 않은 음식이 대부분이다.
무엇이든 기념하는 축제의 나날
이탈리아의 축제는 무언가를 즐겁게 기념해 보자는 사람들의 마음으로 시작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작고 알려지지 않은 마을이라 하더라도 어김없이 그들만의 축제가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유명해지려고, 수익창출을 위해서 시작된 축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만든 축제다. 대다수의 축제는 막상 가면 조금은 허탈할 정도로 소박하지만,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작은 축제에도 설레고 행복해하는 마음의 여유가 느껴진다.
'이탈리아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짧은 팁', '건강한 이탈리아 식재료를 구하는 방법', '이탈리아 카니발을 더 재밌게 즐기는 방법', '로마에서 교황을 만나는 방법', '가족이 함께 떠나는 로마 근교 여행지'도 함께 수록했다.
어디서든 삶은 비슷하겠지만, 그래도
세상 어느 곳이라도 일상이 되어버리면 삶의 형태는 결국 비슷해진다. 게다가 외국에서 산다는 것은 희로애락뿐만 아니라 생로병사를 타지에서 견뎌야 한다는 의미다. 체류, 비자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출산, 학교, 집, 차, 세금, 의료, 교육, 각종 계약까지 살면서 처리해야 할 일들도 산더미다.
함께 돌봐줄 가족 없이 남편과 단 둘이 두 아이를 건사하는 것도 힘에 부치는데 유치원에서는 동양인 아이들에게 눈을 찢는 시늉을 가르치기도 하고, 이상한 발음으로 노래를 시키기도 한다. “여긴 이안이 나란데 왜 이안이 말을 안 써?”라고 묻는 아이의 혼란스러움에도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에 사는 이 가족은 로마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매순간 만족스러운 삶이 어디 있으랴. 이탈리아에 산다고 발을 내딛는 자리마다 행복이 샘솟을 리 없다. 매일 새로운 상황과 문제에 부딪치며 ‘이태리 호구’가 되기도 하고 ‘외쿡사람’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스스로를 다독이며 조금씩 성장하는 그녀의 글은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라기보다 아이와 함께 자라는 한 사람의 기록으로 읽힌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로마의 진짜 모습과 함께 타지에서 살아가는 삶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유로자전거나라의 이탈리아 가이드로 로마에 정착했다. 같은 일을 하는 남편과 결혼해 아이 둘을 낳고 여전히 로마에 살고 있다. 로마살이 14년 차, ‘한국-이탈리아인’으로 자랄 아이들을 키우며 때로는 이탈리아 특유의 낭만을 품고 자랄 수 있음에 감사하고, 때로는 온전한 한국인도 이탈리아인도 아닌 채 경계에 살아갈 현실을 걱정하기도 한다. 다음 라이프 섹션에 이탈리아의 곳곳을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했고, 브런치에 「로마에서 남매 키우기」를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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