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시베리아를 여행하는 일은 한 편의 동화를 쓰는 일이다
여행하면서 마주한 풍경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보여준다. 처음 마주한 장소, 생소한 골목과 건축물, 그 나라 사람들이 사는 일상적인 모습들은 독특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 역의 이름은 무슨 뜻인지, 과거에 이곳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은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그곳의 역사를 앎과 모름은 여행을 하는 데 있어, 그 나라를 이해하는 데 있어 큰 차이가 있다.
이 책에는 여행하면서 직접 겪은 이야기, 보고 듣고 발 딛고 상상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역사적 사건, 문학작품의 탄생 배경, 아름답거나 쓸쓸한 전설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 권의 책 안에 담겨 있다. 최돈선과 허영은 각자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사진과 글로 담아냈다.
여행 중에도 현실의 풍경 안에 작가적 상상을 더해 갑자기 어느 소설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어느 시구의 한 구절이 생각나기도 한다. 한국의 역사와 러시아의 역사가 만나는 부분, 한국의 독립운동과 러시아의 혁명이 겹쳐지는 모습, 그 안에서 만들어진 사람들의 이야기, 그 모든 것들을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시인 최돈선은 “시베리아를 여행하는 일은 한 편의 동화를 쓰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시베리아엔 사시사철 매일매일 눈이 오는 줄 알았다는 시인은, 한여름에도 시베리아 어느 깊은 곳엔 눈이 내리고 있을 거라 상상했다 한다. 러시아를 여행하며 발견한 이야기들, 영혼을 울린 시베리아를 함께 만나보자.
가깝고 먼 나라 러시아, 슬픔을 간직한 시베리아
“두 시간 정도면 닿을 아주 가까운 곳에 그리도 먼 러시아가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이 여행은 그저 사진을 찍고 맛 좋은 음식으로 여유를 부리는 여행이 아니다. 그 나라를 이해하고, 역사를 공부하고, 문학을 사유하는 인문기행이다. 가깝고 먼 나라 러시아, 슬픔을 간직한 시베리아. 그곳에서 일어난 역사와 문학을 살펴보자.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분되며 각 지역마다 역사와 문학의 자취를 발견할 수 있다. 제일 첫 장 『슬픔』은 연해주 이야기를 담았다. 연해주는 우리 고려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이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활약했던 근거지였다. 또 스탈린 정권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의 혹독한 사막으로 내몰린 시발점이기도 하다.
두 번째 장은 『떠남』에 대한 이야기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이르쿠츠크로 향한다. 열차 안의 사소하고 아기자기한 일상이 담겨 있다. 그곳에서 만난 러시아 청년들을 보며 빅토르 최를 추억하기도 하고, 정차하는 크고 작은 역에서 현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횡단열차에 대한 낭만이 있는 사람이라면, 심심하고 근사한 일상을 발견할 수 있는 장이다.
세 번째 장은 『신비』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이칼 호수와 올혼섬에 담긴 수많은 전설이 러시아를 더 가깝게 이해하도록 해준다. 또 한인들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그곳에서 우리와 똑 닮은 부랴트인들을 만나며 또 다른 러시아를 느낄 수 있다.
네 번째 장은 『매혹』을 이야기한다. 시베리아의 파리라 불리는 이르쿠츠크. 데카브리스트들(러시아 12월혁명당원)의 아름다운 순애보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그곳에서 역사와 문학의 시작을 엿볼 수 있다.
시베리아 철로를 놓는 데 2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철로를 기획하고 만든 사람, 유형지의 유배자들, 강제이주된 고려인들, 레일을 놓고 쇠못을 치던 노동자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시베리아에서 일어난 슬픔의 역사를 담고 있다. 시베리아라는 매혹의 땅 위에서 펼쳐졌던 역사적 사건과 문학적 발상의 순간들을 책을 통해 확인해보자.
작가 소개
지은이 : 최돈선
강원일보, 동아일보 신춘문예와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칠 년의 기다림과 일곱 날의 생』, 『허수아비사랑』, 『물의 도시』,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사람이 애인이다』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외톨박이』, 『너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속에 종이 울린다』, 『느리게 오는 편지』가 있다. 동화 『바퀴를 찾아서』를 인형극으로 올려 7년 장기공연을 했고, 희곡 『파리블루스』를 극단 여우에서 공연했다.
사진 : 허영
아마추어 사진작가. 강원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여 고려대학 총학생회장을 했다. 김근태 의원 비서관을 거쳐 강원도지사 비서실장,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수석 및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춘천에서 일촌공동체 강원본부 대표로 활동했으며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틈틈이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삶의 애환을 담는 데 발품을 아끼지 않는다. 허영의 사진에선 늘 정감 있고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목 차
서문
시베리아 여행 지도
1장_슬픔(연해주)
저는 백석의 시처럼 떠납니다
라즈돌리노예
카이제르 수염
발해와 노란 마타리꽃
우수리스크의 밤
두 개의 다른 혈서
고려인문화센터에 기록된 까레이스키 역사
-성명회와 13도의군 -일제의 잔인한 보복, 4월 참변
-대한국민노인동맹단의 의거 -강우규 의사
-불모의 땅에 피어난 들꽃 -중앙아시아 벌판에 버려진 사람들
-스탈린 독재의 희생양, 강인한 생명력으로 일궈낸 삶
-소비에트 최고의 모범 집단 농장 -물거품이 된 한인들의 꿈
-혁명 이후의 한인 무장 투쟁 -연해주로 다시 돌아오다
노비의 자식 최재형
저는 아무개입니다 스파시바
신한촌엔 고려인이 없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
-독수리전망대 -아르세니예프 박물관 -해양공원
혁명광장의 비둘기와 슬픈 기억의 저편
2장_떠남(시베리아 207열차)
이별하며 시작이다
시원의 기억
길 그리고 비
창을 통해 걸어간 벌판
-여름에 그리운 눈
207열차의 시베리아 횡단
-하바롭스크 -아무르강 철교 너머
-시베리아의 강은 북으로 흐른다 -시베리아는 유형이고 문학이다
-움직이는 사회 -북어의 등뼈 -복도 -식당으로 가는 길
-식당 메뉴 -역 역 역 역 -시베리아의 별 -빈 마을
-정다운 식탁 -핏방울 같은 해 -현실이 상상이 될 때
3장_신비(올혼섬)
너울 길 파도를 타고
바이칼을 건너다
황무지
부르한 바위
메리골드꽃이 걸어다니는 저녁 식사
가슴을 치면 북이 울었다
올혼섬의 아침
고양이의 방문 이야기
하란치 마을
올혼섬에선 때로 길을 잃는다
호보이곶의 순례자들 ㆍ285
-올혼섬의 최북단 호보이곶
오물국
사랑하기 위해 태어나라
신비의 마법사 모닥불
4장_매혹(이르쿠츠크)
부랴트 촌장의 정중한 환대
시베리아의 매혹 이르쿠츠크
-유형지 이르쿠츠크 -데카브리스트 -혁명의 실패와 유배
-유배지에서 꽃 핀 순애보 -데카브리스트 박물관 둘러보기
-즈나멘스키 수도원 -도난사건 -자작나무와 어머니
-자작나무 숲 사이로
탈치 민속박물관으로 가는 길
-성채 -과거의 기억들 -쿡찔끔 이야기
-마트료시카 그리고 오카리
-점심 식사 후에 바라본 안가라강 길목의 바위
-호수 박물관 -리스트뱐카의 노천시장
-반야욕 그리고 늑대 -130번가, 네온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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