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 편의 시 같은 희곡, 눈부신 봄볕 같은 사랑 노래
여기 한 가족이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 모여 피붙이보다 더 진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가족이 있다. 어머니와 아들과 딸. 어머니는 남사당패에서 만나 의남매를 맺은 남편과 결혼하지만 그 남편은 어느 무더운 여름날 핏덩이 하나를 데려다 놓고 집을 나간다. 어머니는 남편이 데려다놓은 아이를 자신의 친딸처럼 키운다. 고아원에서 보모로 일하던 어머니는 자신의 남편과 닮은 아이를 아들로 키운다. 오누이 관계가 된 아들과 딸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지지만 자신의 내력이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질까봐 두려워한 어머니는 이들의 관계를 갈라놓으려고 애쓴다. 서로 사랑하게 된 아들과 딸은 두 사람의 사이를 인정하지 않는 어머니 몰래 도망가려 하지만 차마 어머니 혼자 남겨두고 갈 수 없는 딸은 남고 아들만 떠난다. 혼자 남겨진 딸은 어머니를 원망한다. 결국 집으로 다시 돌아온 아들에게 어머니는 딸을 부탁하고 세상을 떠난다.
한 세월이 흐른 후 어느새 나이를 먹은 아들과 딸은 부부가 되어 어느 봄날 어머니가 묻혀있는 바닷가 언덕의 무덤을 찾아간다. 목수인 남편과 시인인 아내. 그들은 그 옛날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를 입양해 기르려고 한다. 그들이 어머니를 찾아가며 떠올리는 아름다운 시절의 기억들. 죽은 어머니는 그들의 뒤를 따라 어둡고도 환한 봄볕을 받으며 어디론가 가고 있다.
작품 속의 세 사람은 길을 간다. 언제 길을 나섰는지, 언제 그 길이 끝나는지도 알 수 없다. 그렇게 그들은 어디론가 가고 있다. 작품의 제목처럼 또 그렇게 봄날은 간다. 그리고 우리네 인생도 흘러간다.
작가 소개
극작가 겸 연출가이자 산문가이고 시인이다.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나 강릉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왔다.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최인훈 희곡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공연예술아카데미에서 연극수업을 받았다.
2001년 희곡 「봄날은 간다」를 무대 위에 올리면서 등단했다. 2012년 시 「선인장과 할머니」를 발표하면서 시 창작을 겸하고 있다. 시적이고 함축적인 언어를 바탕으로 일상과 비일상,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신화적인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2월 창단하여 100여회에 걸쳐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낭독공연과 북 콘서트, 아시아 아프리카 시인 소설가들의 문학축제, 국제공연예술페스티벌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온 극단 ‘제비꽃’의 대표이기도 하다. 문학을 중심으로 여러 예술 장르가 결합하는 협업 형태의 공연과 축제를 지속적으로 연출해왔다.
지은 책으로 희곡집 『봄날은 간다』와 산문집 『인생이여, 고마워요』, 『종이로 만든 배』 등이 있지만 실은 동료 작가들과 함께 쓴 책들이 더 많다. 여러 대학에서 세계의 신화와 드라마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목 차
희곡
봄날은 간다 6
산문
사랑의 여러 빛깔(들) 64
길 떠나는 집 73
브레송의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밤 79
고백의 시간 86
작가 프로필 94
작품 소개 96
작가의 말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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