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탈리아 구석구석까지
유럽 문화의 본류를 따라가는 성당 기행
찬란한 유럽 문화의 중심을 이루었던 이탈리아 주요 도시의 성당 80곳을 소개하는 『성당 평전』은 로마의 교황청립 학교에서 수학한 신부와 가톨릭 베테랑 기자를 따라 이탈리아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머나먼 과거로 함께 떠나는 책이다.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 로망인 이탈리아 각 도시의 중앙광장에 랜드마크로 버티고 선 성당들, 또는 인파가 덜 몰리는 골목골목에 보석상자처럼 숨어 빛나는 성당들은 이 책에서 4백여 컷의 사진 속 장관으로뿐만 아니라 몇백 년, 때로는 두 번의 밀레니엄을 지나오며 온갖 부침의 역사를 살아낸 문화유산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성당 평전』에 소개되는 이탈리아 성당들은 5년에 걸친 여러 차례 발품의 산물이다. 이 책의 내용은 피렌체·나폴리·베네치아·바리·밀라노 장으로 구분되었고, 각 장은 인근 도시까지 아울러 그 지역의 크고 작은 성당·세례당·종탑을 비롯한 종교 건축물을 찾아간다. 전설적인 큐폴라로 유명한 피렌체 대성당, 베네치아의 물에서 솟아난 듯한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피사 대성당 부속 종탑, 135개의 첨탑과 3천여 조각상의 밀라노 대성당처럼 널리 알려진 성당들은 물론, 피렌체의 서민 성당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성당, 중세 성곽도시 루카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배경 도시 아레초의 성당, 폼페이 유적으로 가려다 기차를 잘못 타 맞닥뜨린 폼페이의 대성당, 바리 인근의 마테라·알베로벨로·오스투니·레체, 또 밀라노 근방의 베르가모·파비아의 성당을 비롯한 덜 알려진 성당들을 이 책으로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성당 평전』은 가능한 한 많은 곳을 섭렵하려는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여행일 뿐만 아니라, 가톨릭 신부와 가톨릭 언론인의 발과 눈을 가이드 삼아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신앙의 성소를 순례함으로써 그 옛날 유럽 서민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다. 때론 인물에 대한 평전을 쓰듯 각 성당의 이름이 품고 있는 사연, 각 성당에 해당되는 가톨릭 성인의 삶과 죽음, 그들의 유해를 둘러싼 공방과 유럽사의 관계, 서민들의 일상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성당 평전』은 찬란한 건축과 예술작품은 물론 각 성당이 지어진 당시의 정치적 알력과 경제 흐름을 소개하면서, 종교와 신앙이 유럽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하게 한다. 아울러 코로나 시대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집에서도 직접 간 것처럼 생생한 감동을 줘,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여행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막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새로운 시선으로 서구 문화를 대하게 될 것이고, 언젠가 다시 길을 나설 시간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성당을 중심으로 삶을 꾸린 옛사람들,
그 머나먼 역사와의 즐거운 대화
유럽의 오래된 성당을 21세기의 우리가 들여다보는 것은 1천 년 전, 혹은 그 이전부터 성당을 중심으로 삶을 꾸려온 유럽 서민들의 생생한 삶을 엿보는 것이다. 그들은 마치 우리의 돌잔치처럼, 새로 태어난 아기의 세례를 그곳에서 받았고, 일상의 대소사를 위해 그곳에서 기도했고, 죽은 이에 대한 마지막 예도 그곳에서 치렀다. 전쟁이 나거나 자연재해로 목숨이 위태로워졌을 때 종탑에 올라 피신했다. 성당은 그들에게 삶을 헤쳐나가는 실질적인 기반이었고, 신 앞에서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동시에 기쁨과 슬픔을 이웃과 나누며 힘을 보태는 공간이었다. 우리의 조상들이 사찰의 탱화 앞에서 수없이 절을 했듯, 중세 이탈리아 사람들도 성당의 제단화 앞에서 수없이 두 손을 모았을 것이다. 머나먼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대화, 유럽 문화의 보고인 이탈리아 그곳과 이곳 한국의 대화가 『성당 평전』 안에 펼쳐져 있다.
몽골의 침략이 팔만대장경을 탄생시켰듯,
십자가 수난이 부활로 이어졌듯,
흑사병이 대성당을 가능하게 했다.
삶이 행복으로만 가득하다면 성당 건축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삶이 고통이기에 사람들은 성당을 건축했고, 은혜를 달라고 두 손 모아 기도할, 순교한 성인들의 이름을 불렀다. 프란치스코, 가타리나, 지미냐노, 세라피나, 안토니오, 클라라, 안드레아, 루치아 등의 이름을 따서 성당을 건축하거나 이름 지었고, 그 성인들의 유해를 자기 도시에 두기 위해 각축을 벌이기도 했다. 도시와 도시 간, 또는 도미니코회와 프란치스코회가 성당 건축에 경쟁의 각을 세운 시기가 있었고, 이슬람을 상대로 한 대전 승리를 위해 수도자들이 기도의 힘을 결집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웅장한 건축과 그에 깃든 화려한 예술작품들을 자신들의 기도로 삼아 삶의 고난을 극복하고자 했다. 대성당은 그렇게 권력과 명예와 돈의 중심에 서서 신앙을 외치며 긴 세월, 몇백 년에 걸쳐 천천히 지어졌고, 이제껏 그래왔듯 사람들의 절망과 희망, 좌절과 용기를 담고서 그 자리에 천천히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
여행길……. 목적지는 성당이다. 성당에는 생생한 삶의 이야기, 삶의 역사가 녹아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성당으로 향하는 길잡이를 ‘대화’로 리부팅했다. […] 현재와 대화하지 않는 성당 이야기는 죽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 나는 이 대화를 하기에 앞서 옷깃을 여몄다. 이탈리아 성당들을 여행하면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인간은 수백 년 역사를 가진 위대한 건축물 앞에 서면 티끌이 된다. ‘생각하는 먼지’가 된다. 생각할 줄 안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티끌은 위대하게 존재한다. 성당이 고결한 것은 건축물 그 자체 때문이라기보다, 위대한 티끌들이 수백 년 공들여 빚어낸 삶의 역사이기 때문이다._「들어가는 말」에서
작가 소개
1969년 춘천 출생. 1998년에 교황청립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에 입회하였고,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학교 수도자 신학대학원인 클라렛티아눔(Claretianum)을 졸업했다. 로마의 이디(IDI) 제약회사(1912년 설립) 이사, 알바니아 NSBC 가톨릭대학교 부설 병원장을 지냈으며, 2020년 현재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동아시아 준관구장으로 재임 중이다. 저서로 『수도원 이야기』가 있다.
우광호
1969년 원주 출생.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1994년부터 가톨릭 언론에 몸담아 가톨릭평화방송·《가톨릭평화신문》 기자와 《가톨릭신문》 취재부장을 지냈으며, 현재 가톨릭 전문 월간지 《가톨릭 비타꼰》의 주간이다. 저서로 『유대인 이야기』,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아! 아프리카』, 『아빠의 기도』, 『그리스도교 신앙유산 기행』, 엮은 책으로 『경청』 등이 있다.
목 차
들어가는 말 서기 1000년의 이탈리아로 가는 길
피렌체, 환희와 낙관주의
피렌체의 아침
땀과 믿음으로 천천히 완성하다 -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보통 사람을 위한 천국의 문 - 산 조반니 세례당
광장의 활기 속 비극의 역사 - 시뇨리아 광장
한 가문이 묻힌 곳 - 산 로렌초 성당, 메디치 경당
예술, 죽음 그리고 신앙 - 산타 크로체 성당
피렌체의 가장 높은 곳에서 - 산 미니아토 알 몬테 수도원 성당
기도하는 세기의 예술가들 -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산 마르코 미술관
노벨라, 새로움 -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피렌체의 밤 -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성당
중세 장인의 진면목 - 시에나 대성당
범어사의 탱화와 성당의 제단화 - 시에나의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신과 만난 인간의 집 - 시에나의 가타리나 성녀 생가 성당
탑의 도시, 산 지미냐노
중세의 성곽도시 - 루카의 산 마르티노 대성당, 산 미켈레 성당, 산 프레디아노 성당
세계적 도시가 된 특별한 이유 - 피사 대성당, 종탑
‘인생은 아름다워’의 도시 - 아레초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
현대식 대성당을 다시 짓다 - 라스페치아 대성당
다섯 개의 해안마을, 친퀘테레 - 몬테로소의 카푸친 수도회 성당, 연도 성당, 산 조 반니 성당, 베르나차의 성녀 마르가리타 성당, 코르닐리아의 성 베드로 성당, 마나롤라의 산 로렌초 성당, 리오마조레의 산 조반니 성당
나폴리, 세월을 살아낸 성소
나폴리의 암과 명
속세 한가운데 기적의 공간 - 나폴리 대성당
궁전을 리모델링한 성당 - 제수 누오보 성당
지중해를 지킨 기도의 힘 - 산타 키아라 성당
위대한 침묵을 만나는 순간 - 카르투시오회 산 마르티노 수도원 성당
성스러운 구원의 끈 – 폼페이의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성당
오늘 종말이 온다면 - 폼페이 유적지
예수 옆에 있던 사람 - 아말피의 산 안드레아 대성당
해도 달도 필요 없는 도성 - 포시타노의 산타 마리아 아순타 성당
살아 있는 복음사가의 무덤 – 살레르노 대성당
천 년의 거룩한 성소 - 소렌토 대성당
낙원 그리고 평화 - 카프리 섬의 산 미켈레 성당
베네치아, 물 위의 희망
물을 타고 흐르는 신앙
최초의 복음사가 이야기 - 산 마르코 대성당
또 다른 최후의 만찬 - 산 조르조 마조레 대성당
건강에 대한 집단의 열망 -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고난에 동참하는 위대한 창작 - 산 로코 대신도 회당
베네치아의 보석상자 - 산타 마리아 데이 미라콜리 성당
성화의 향연 - 산 자카리아 성당
천상과 세속의 통합 - 산타 마리아 글로리오사 데이 프라리 성당
성녀 루치아의 빛 - 산 제레미아 성당
희망을 약속한 마지막 예언자 - 산 모이세 성당
미움이 멈추어질 날 - 게토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세 가지 다른 기도의 공간 – 베로나의 산 제노 마조레 대성당, 베로나 대성 당, 아나스타시아 성당
건축의 도시에 이어진 신앙 - 비첸차의 몬테 베리코 대성당, 비첸차 대성당
성인의 말의 힘 - 파도바의 산 안토니오 대성당
영원의 시간을 건너다 - 파도바 대성당, 세례당
바리, 남쪽의 빛
간절함이 켜켜이 쌓인 곳 – 바리의 산 니콜라 대성당
이천 년 전의 빛 - 마테라 대성당
동화 마을 언덕 위의 성당 - 알베로벨로의 산 안토니오 트룰리 성당
오상의 성 비오와 믿음 - 산 조반니 로톤도 대성당, 성 비오 성당
흰색 도시의 중심에서 – 오스투니 대성당
무른 돌, 순한 신앙 – 레체 대성당, 산타 크로체 성당
밀라노, 부활과 안식
풍요의 땅, 롬바르디아
소박함을 곁에 둔 화려함 - 밀라노 대성당
민중이 세운 성인 - 성 암브로시우스 대성당
명화의 고요한 힘 -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참 신앙의 이름으로 - 산 로렌초 마조레 성당
성의를 벗고 부활로 – 토리노의 산 조반니 대성당
바다로 열린 곳의 신앙 – 제노바의 산 로렌초 대성당, 안눈치아타 대성당
세월의 위대함을 마주치다 – 베르가모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콜레오니 경당
삶의 축소판의 광장에서 – 크레모나 대성당, 종탑, 세례당
예수의 피와 신앙 – 만토바의 산 안드레아 대성당, 만토바 대성당
전구를 청하다 – 모데나 대성당
커다란 십자가의 성당 - 파비아의 산 미켈레 대성당, 파비아 대성당
당신 안에 쉬기 전까지 - 파비아의 산 피에트로 인 치엘 도로 대성당, 코페르토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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