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지중해를 돌며 유럽‧북아프리카 역사와 예술을 만나다
“지중해 여행은 지중해를 접하는 3개 대륙 다양한 나라의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만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지중해에는 까마득한 고대시대부터 근대시대까지 파란만장한 역사와 그 역사를 수놓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샘솟는 이야기가 인문학이고, 그 이야기를 찾아가는 여행이 인문학적 여행이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지중해’라는 새로운 여행 코스 제안이기도 하다. 대개 유럽 여행이 이웃한 여러 나라를 넘나들지만, 지중해를 중심에 놓으면 아예 대륙을 건너다니게 된다. 얼마나 매력적인가.”(본문 중에서)
“여행은 결국 자신과의 만남이다. 낮에 여행지를 돌아다닌다면, 밤에는 자신과 대면하게 된다. 낮이 문화적 충격의 연속이라면, 밤은 고요한 사색의 시간이다.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밤의 시간이었다. 유럽과 북아프리카는 한국과 약 12시간의 시차가 있다. 그곳 그 시각의 밤은 나를 찾는 사람도 없고, 내가 찾을 사람도 없는 시간이었다. 오롯이 나 혼자인 시간이 말할 수 없이 편했다. 홀로 와인을 홀짝이고, 일기를 쓰고, 여행을 정리하는 시간이 여행만큼이나 행복했다.”(본문 중에서)
왜 지중해인가?
지중해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의 가운데 있는 바다다. 세 대륙이 바다를 둘러싸고 있어 지중해(地中海)란 이름이 붙었다. 지중해에 접한 나라들은 바다에 발을 담그고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눈앞의 바다를 건너가면 닿을 수 있는 땅이 있다는 사실이, 그 바다를 건너보고 싶게 만든다.
‘문명은 동쪽으로부터’라는 말은 지중해 역사에서도 확인된다. 기원전 약 1100년부터 지금의 레바논 지역에 살던 페니키아인들이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북아프리카와 스페인 남부에 식민 도시를 세웠다. 그중 가장 번성했던 도시국가가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 있었던 카르타고다.
기원전 약 700년에서 500년에 걸친 시기에는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지중해를 누비고 다녔다. 그들은 동쪽 흑해에서부터 이탈리아와 프랑스 남부, 스페인 해변까지 방대한 영역에 식민도시를 건설했다. 이를 마그나 그라에키아(Magna Graecia, 위대한 그리스)라고 부른다.
당시 지중해 서쪽은 카르타고, 동쪽은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지배했다. 두 세력은 지중해 한가운데 있던 시칠리아서 부딪친다. 시나브로 그리스가 쇠퇴하고, 기원전 257년 로마가 이탈리아반도를 통일한다. 로마는 지중해의 패권을 놓고 시칠리아 섬에서 카르타고와 싸운다. 이것이 기원전 264년에서 146년까지 벌어진 포에니전쟁이다. 총 3회에 걸친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는 지중해의 유일한 강대국으로 떠올랐고, 카르타고는 장렬하게 멸망했다.
포에니전쟁을 계기로 로마는 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으로 발전한 것과 마찬가지다. 전성기의 로마제국은 지중해와 접한 세 대륙을 모두 지배하고, 지중해를 ‘내해(內海)’, ‘로마의 바다’로 만들었다. 당시 지도를 보면, 로마의 영토는 완벽하게 지중해를 둘러싸고 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이를 ‘어이없다’라고 표현했는데, 그보다 더 적합한 말이 있을까 싶다.
문명은 발전하면 쇠퇴하기 마련이다. 476년 서로마제국은 멸망했다. 서유럽 로마제국이 무너진 후, 수많은 왕국이 난립한 중세시대가 시작된다. 로마를 무너뜨린 게르만족은 로마 문명을 이어받을 능력이 없었다. 로마 문명 밖 변방의 야만족(로마 문명과 비교했을 때 수준 높은 문명을 이룩하지 못했다는 의미)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중세의 비극이다. 중세는 사회 통합 이념으로 기독교를 받아들인 야만족의 문명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서양 문명의 기저에는 그리스·로마 문화와 기독교가 깔려 있다. 야만족의 문명화 과정은 중세를 지나 근대까지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의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식민지 지배와 그 결과 벌어진 두 차례의 세계대전의 비극이 이를 증명한다.
작가 소개
진우석
시인이 되다만 여행작가. 학창 시절 지리산을 종주하다가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 떴고, 등산잡지에서 일하며 명산대천을 원 없이 싸돌아 다녔다. 한동안 히말라야와 알프스에 꽂혀 네팔, 파키스탄, 스위스 등을 떠돌았다. 길에서 만나는 풍경이 툭툭 감성을 건드리는 걸 좋아하고, 문학과 예술의 흔적을 따라 다니는 여행을 즐긴다. 〈EBS세계테마기행〉에 큐레이터로 출연했고, 〈서울신문〉 〈주간동아〉 〈충청리뷰〉 등에 국내외 여행지를 연재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두발로학교〉 교장, 〈SERICEO〉 〈여행작가학교〉 등에서 여행강사로 활동한다. 지은 책으로 〈서울·경기·인천 트레킹 가이드〉, 〈대한민국 트레킹 가이드〉, 〈해외 트레킹 바이블〉, 〈파키스탄 카라코람 걷기여행〉 등이 있다.
목 차
작가의 말 : 지중해 여행, 대륙을 건너는 즐거움/ 006
프롤로그 : 왜 지중해인가?/ 012
1.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016
2. 영국
레이크 디스트릭트/ 033
하워스/ 044
3. 프랑스
파리/ 054
오베르 쉬르 우아즈/ 067
4 이탈리아(1) 토스카나와 로마
피사/ 075
피렌체/ 083
로마/ 101
5 이탈리아(2) 시칠리아
팔레르모/ 115
체팔루/ 128
아그리젠토/ 136
타오르미나/ 142
시라쿠사/ 150
6. 튀니지
제르바/ 157
타타윈과 마트마타/ 166
카이로우안/ 180
수스와 엘젬/ 188
튀니스/ 193
7 모로코
마라케시/ 205
하실라비드/ 216
페스/ 227
8. 스페인
세비야/ 233
론다/ 249
알푸자라 마을/ 260
그라나다/ 268
코르도바/ 278
에필로그 : 메스키타 담벼락에서 띄우는 편지/ 288
함께 읽으면 좋을 책과 영화/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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