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름다운 가상을 만들어내는 활자 극장
알마가 선보이는 새로운 희곡 시리즈 ‘GDGraphic Dionysus’
2012년 제19회 요미우리 연극대상 대상/최우수연출가상 수상작
2012년 제63회 요미우리 문학상 희곡/시나리오상 수상작
《산책하는 침략자》로 우리에게 익숙한 극작가이자 연출가 마에카와 도모히로의 2012년 작품 《태양》은2018년 제9회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문 수상자 김정의 연출로 10월 5일부터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국내 초연된다.
요미우리 연극대상, 기노쿠니야 연극상 등 일본의 주용 연극상을 수상한 작가는 SF, 호러, 오컬트 작품을 주로 창작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과 인간과의 관계, 일상을 뒤집어봤을 때 나타나는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의 심리를 그리는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
21세기 초,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 인구가 감소하고 정치 경제는 혼돈에 빠진다. 몇 년 후, 감염자 중 항체가 생긴 사람들이 우월한 신체와 진보적인 가치관을 가진 신인류로 부상하면서 정치, 경제의 중심에 선다. 그러나 스스로를 밤의 인간 ‘녹스’로 부르는 그들은 태양 아래서는 살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어느날 평범한 인류가 사는 작은 마을에서 녹스 살해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으로 마을은 10년 동안 강제로 봉쇄된다.
10년 후 봉쇄가 풀리고 다시 신인류와 구인류의 왕래가 시작되면서 마을에 남아있는 평범한 사람들은 두려움과 기대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과연 서로 다른 두 인류에게 다가 올 미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신인류 ‘녹스’와 구인류 ‘큐리오’
둘로 갈라진 인류의 이상과 현실
나가노 8구. 어느날 이 마을에서 녹스 살해사건이 벌어진다. 사건 발생 후 나가노 8구는 녹스 자치구로부터 강제로 경제봉쇄를 당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삶의 터전을 떠나고, 이제 남은 사람은 겨우 20명 남짓이다. 10년 동안 이어진 따돌림과도 같은 봉쇄조치가 끝이 나자, 이곳에서는 다시 녹스와의 교류가 시작된다.
녹스로 태어난 모리시게와 녹스를 갈망하는 구인류 데쓰히코. 둘은 전혀 다른 상대를 서로 선망하면서도 우정을 쌓아간다 .
한편 구인류였지만 지금은 녹스가 된 레이코는 구인류 시절 낳았던 딸 유를 찾아 나서는데...
“밤의 인간이 될지 말지, 난 아직 못 정했어요”
10년 만에 봉쇄가 풀린 나가노 8구. 그곳에 사는 구인류인 큐리오는 1년에 한 번 서른이 안 된 사람 중 단 1%만 추첨을 통해 녹스가 될 권리를 얻게 된다. 백신을 맞고 항체를 얻어 밤의 인간 녹스가 되는 것이다. 유의 아버지 소이치는 딸 유가 녹스가 되기를 희망하고 추첨제도에 신청한다. 마침내 당첨되어 녹스가 될 자격을 얻은 유는 계속 갈등하지만 끝내 백신을 맞고 녹스가 된다.
“개운하다 그래야 하나? 그동안 고민했던 게 웃겨요.
자유로워진 거 같아요. 몸도 머리도. 10년 동안 더 많은 일을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어요. 나 이제 공부도 하고, 우리 마을 같은 곳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뭔가 해보려고요. 여태 너무 시간 낭비만 하고 산 거 같아요.” - 본문에서
한편 수십 년 만에 만난 같은 고향 사람인 구인류 소이치와 신인류 가네다.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는 가네다는 세월이 흘러 초라하게 늙어 있는 소이치를 불쌍히 여긴다. 하지만 결국 가네다는 태양을 등지고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소이치 곁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한다.
“<태양>은 이상과 현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극 중 신인류인 녹스는 인간이 꿈꾸는 모습 같아 보입니다. 반면 구인류 큐리오는 의욕과 자신감을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원안 단계에서는, 불가능할 줄 알았던 녹스와 큐리오의 혼혈이 등장해 희망이 되어주는 결말이었는데, 2011년에는 그런 결론이 너무 낙관적이게 느껴졌습니다. 그 해, 일본은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크게 흔들렸고, 정치와 사회의 문제점들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산적해 있는데, 누구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리셋 버튼을 누를 수도 없고, 하룻밤에 녹스로 변신할 수도 없습니다. 현실은 가혹하고, 쉽게 해결될 리 없습니다.”
_ 마에카와 도모히로 인터뷰 <태양> 한국 초연을 기다리며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마에카와 도모히로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2003년 결성한 극단 '이키우메'에서 활동하고 있다. 〈산책하는 침략자〉〈태양〉〈함수 도미노〉〈성지 X〉〈하늘의 적〉 등 에스에프와 호러 문학을 주로 창작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과 인간의 관계, 일상을 뒤집어 볼 때 나타나는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 심리를 그린다. 요미우리 연극대상, 기노쿠니야 연극상 등 일본의 주요 연극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연극 〈태양〉과 〈산책하는 침략자〉는 2016년과 2017년에 영화화되었다.
그린이 : 김현정
덕성여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평면조형을 전공했다. 기억 속의 장면이 현재와 만나는 지점을 포착하여 회화의 감각에 집중하는 그림을 그린다. <멀리도 깊이도 아닌Niether out far nor in deep>(2020), <Painting on Painting>(2019) 등 9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가졌다. 《태양》의 그림은 햇빛을 받으면 이미지가 나타나는 시아노타입cyanotype 기법으로 제작했다.
옮긴이 : 이홍이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울대학교 공연예술학 협동과정 석사를 졸업한 뒤, 일본 오차노미즈 여자대학에서 유학했다. 주요번역서로 『산책하는 침략자』, 『비교적 낙관적인 케이스』, 『우리에게 허락된 특별한 시간의 끝』등이 있고, '이퀄', '팜 Farm' 등 다수의 희곡을 번역했다. 오페라 '달이 물로 걸어오듯'(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클래식부문 최우수작 수상), 연극 '가모메'(제50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시청각디자인상 수상) 등에 연출 통역 및 드라마터그로 참여했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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