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역사극연구-왕조에서 제국으로-

셰익스피어가 역사극을 주로 썼던 시기는 무적함대 격파(1588)이후부터 십여년 정도였는데, 이 시기는 무적함대 격파 이후 영국민들의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드높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끈 엘리자베스 여왕의 통치 기반이 다져지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영국 영웅들의 기억을 보존하고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역사극은 국민 통합에 기여할 수 있었다. 즉, 대중 극장이 상영하는 역사극은 국가적 정체성의 감각을 창조하는 중심으로 기능할 수도 있었다. 자신의 시대를 누구보다도 역사적 전화기로 인식했던 셰익스피어는 역사극을 통해서 역사적 전환의 모멘텀을 추적한다. 셰익스피어는 무적함대 격파 이후 자신의 나라가 이전 시대와는 다른, 사회 전반에 걸쳐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나라가 되었지만, 그에 따라 새로운 문제와 도전이 제기되고 있음을 의식하면서 그런 자신의 시대에 이르기가지 영국의 역사의 도저한 흐름을 역사극을 통해서 포착하려 하였다. 그리하여 그의 역사극은 영국이 낡은 왕조로부터 근대 국민국가를 거쳐 장차 대영제국으로 이행하는 역사를 추적한다.

- 서문 중에서

김문규
현재 덕성여자대학교 교수
경북대학교 학사, 서울대학교 석사·박사
저서 <영미희곡 연구> (공저, 민음사)
논문「『베니스의 상인』에 나타난 경제논리와 윤리의 문제」외 수십편

책머리에

제1장 『리처드 3세』에 나타난 악의 비전
반복과 고착, 그리고 무와 무능

제2장 『존 왕』
독립 국가의 기원과 실패한 왕의 서사

제3장 『리처드 2세』
왕의 말과 왕의 트라우마, 그리고 왕권

제4장 『헨리 5세』
대영제국 이념의 착상, 그리고 비판적 전망

제5장 『심벨린』
세계주의 정체성 탄생을 위한 신화

제6장 『헨리 8세』와 종교개혁
'성모 마리아'에서 '여왕 폐하'로

인용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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