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태백산 중턱, 마르지 않는 샘에서 시작한 낙동강 물길을 따라
때로는 급하게, 때로는 느릿느릿 실려 내려온 삶의 이야기가 가득한
강가 언덕의 정자 이야기
『남도정자기행 1』에 이어 낙동강과 그 속으로 흘러드는 남강, 황강을 따라 걷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엮었다. 각각 다른 봉우리와 계곡을 지나 흘러온 물길은 저마다 드러내는 색깔과 향기가 다채롭다. 맑음의 깊이가 다르고 푸름의 두께가 다른 물길이 하나의 강물이 되듯, 열 곳의 정자가 간직한 이야기를 하나로 모아 엮었다.
광대한 낙동강 물길이 만드는 풍광을 즐기기에 제격인 ‘오우정’, 담장이 없어 맑은 강물이 조화를 부린 아름다운 풍경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오의정’, 일생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우정과 학문을 나누는 지음의 행복을 생각하게 하는 ‘황강정’…. 저마다 다른 장소에 자리한 정자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어떻게 어울리고, 어떻게 서로 보살피며 살아가는지를 전한다.
물길 흐르는 언저리에 자리한 정자에는 언제 찾아가도 받을 수 있는 위로가 있다. 이 땅에 오래전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짚어보면 내가 살아온 길이 보이는 듯도 싶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렴풋이 알 듯도 싶다. 물길은 바위와 자갈 사이로 숨어들었다가도 다시 위로 솟아 나와 부딪히고 부서지고 흩어지기를 무수히 반복하다가 깊은 품을 가진 바다로 흘러든다. 우리 일상도 이와 닮았기에 저자는 오늘도 길을 나선다. 저자와 함께 걷다 보면 가끔 마음 불편한 일상에도 언젠가는 끝이 있으리라는 너른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주재술
낙동강 상류로 흘러드는 대표 지류인 반변천 발원지 일월산 중턱에서 1966년 봄에 태어났다. 청소년기를 낙동강 중류 대구에서 보낸 후 서울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하였다. 80년대라는 격랑의 물길과 함께 흐르며, 강의실에서 정치학을 배우기보다는 광장에서 정치와 맞서며 20대를 보냈다. 배움과 가르침의 고민으로 30대에는 영어영문학을 공부하고 40대에는 대학원에서 교육철학을 공부하였다. 지난 20년간 교육과 입학 정책에 관심을 두며 글도 쓰고 책도 엮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학 전국 수백 개 고등학교와 10여 개 국가를 방문하고 수만 명의 교사, 학생, 학부모를 만나는 동안 육체는 시나브로 쌓여가는 피로에 굴복하고 있었다. 지친 마음과 몸을 다스리고자 낙동강을 따라 걷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9년째 이어오고 있다. 네 번의 낙동강 종주를 마쳤고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130개에 이르는 지천을 따라 5,000km를 이어 걸어가며 전통과 교육과 공동체를 사색하는 즐거움으로 살아가고 있다. 걷는 길 위에서 받는 위로가 크고도 깊음에 감사하다.
목 차
들어가는 글
오백 년 세월 동안 전하는 형제간 우애, 오우정 五友亭
호수 같은 낙동강 물 따라 넉넉해지는 마음, 광심정 廣心亭
낙동강이 베푸는 여덟 가지 즐거움, 팔락정 八樂亭
경호강 물결 속 가득한 형제간 우애, 오의정 五宜亭
삼백 년 전 군자 정신 담은 공간, 군자정 君子亭
비단결 물결 위에 세워진 정자, 거연정 居然亭
두 학자의 우정이 서린 정자, 황강정 黃江亭
요산요수의 공간, 호연정 浩然亭
강마을에 서 있는 목재 조각품, 화수정 花樹亭
조선 성리학의 뿌리를 기억하는 공간, 일원정 一源亭
감사의 글
미주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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