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마존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톰 피터스, 게리 해멀 강력 추천
《월스트리트 저널》《커커스 리뷰》 추천 도서
혁명의 현장, 전투기에서 초콜릿까지
미국의 항공기 제조사 록히드 마틴은 새로운 ‘적층 가공(additive manufacturing)’(이하 AM) 기술을 도입하여 전투기의 동체와 내부 전체를 약 3개월 만에 프린트할 수 있다. 전통적인 기술을 이용하여 동일한 전투기를 제조하는 데 2~3년이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 로컬모터스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3D프린팅 자동차 ‘스트라티’는 (기존 3만 개에서) 단 50개의 개별 부품으로 44시간 안에 프린트할 수 있다. 또한 2030년에 열릴 ‘베를린 도시 이동 챌린지’ 대회를 위해 설계된 자율 주행 전기 버스 ‘올리’는 이미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400대 이상의 예약 주문을 받았다.
전통적인 건설업과 식품 산업에도 커다란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중국 건설 회사 윈선은 2016년 두바이에서 기존의 주택보다 훨씬 저렴하고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유기적인 곡선형 건물을 프린트하여 대중에 공개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초콜릿 기업 허쉬는 3D프린터를 도입하여 전통적인 제조에서는 불가능한 기하학적 모형의 초콜릿을 생산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에 대비하는 세계의 기업들
HP, GE, 지멘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도 ‘제조 공정의 디지털화’를 발 빠르게 추진하는 중이다. 이들 기업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AM 기술은 로봇 공학,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 인터넷 등의 기술과 빠른 속도로 결합하고 있다. 그 결과 나타날 최고의 혁신은 제조업계와 정보기술 업계의 기업들이 현재 만들고 있는 산업 플랫폼의 완성과 보급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기업만 산업 플랫폼을 구축하는 경쟁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덜 친숙한 기업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의 3D프린터 제조업체 카본, 보스턴의 CAD 제조업체 PTC, 영국의 엔지니어링 회사 GKN 등도 경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물류업계의 거인 UPS는 AM 서비스 공급업체인 패스트 라디우스와 협력하여 60개 매장에 3D프린터를 설치하는 등 미국에서 AM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UPS의 경쟁업체인 페덱스는 3D프린터를 활용하여 적시에 부품 생산, 재고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덱스 포워드 디포즈’라는 새로운 벤처 기업을 발표함으로써 업계를 긴장시켰다.
AM 기술은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가?
AM 기술은 오늘날 제조업을 제약하는 물리적 한계를 돌파할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 기술을 통해 제조업체는 사상 처음으로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ope)’라는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는 성인용 기저귀(타미케어)에서 전투기(록히드마틴)에 이르는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되는 경제적 이익이다. 범위의 경제는 이러한 능력을 갖춘 디지털 제조 기업이 광범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때 발생하며, 이를 통해 제조 기업은 엄청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와 동시에 AM 기술은 동일한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필요한 품질과 속도, 효율성을 신속하게 성취해 가는 중이다. 이는 대기업들이 오랫동안 누려온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달성한다는 의미다. AM 기술이 대량 생산에도 적합하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운동화 산업(아디다스), OLED 디스플레이 산업(파나소닉), 제트기 엔진 산업(GE), 광학 렌즈 산업(럭섹셀) 등 여러 산업이 디지털 제조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제조 공정의 디지털화는 또한 산업 플랫폼의 구축이 가능한 토대를 마련해 준다. 산업 플랫폼은 오늘날 친숙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소비자 플랫폼과는 전혀 다르다. 산업 플랫폼의 구조와 기능은 더욱 복잡하며, 오늘날 가장 성공적인 소비자 플랫폼과는 매우 다른 생태계와 시장에서 운영된다. 새로운 산업 플랫폼의 등장은 제조 비용의 절감, 네트워크 효율성의 강화, 기업의 혁신 역량 향상 등의 이점을 가져올 것이다.
혁명은 산업의 지형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AM 기술과 산업 플랫폼의 결합은 글로벌 경제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결합을 통해 ‘전방위 기업(pan-industrials)’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등장하여 향후 20~30년 이내에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기업은 겉으로는 오늘날 대기업의 모습과 유사하다. 그러나 전방위 기업은 디지털 기술과 산업 플랫폼을 활용하여 대기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의 시너지, 다각화, 효율성, 수익성을 달성할 것이다. 또한 그중 몇몇 기업은 세계 경제를 지배할 만큼 거대하고 부유하며 강력한 거인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러한 전망은 단순한 공상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HP, GE, 지멘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등은 AM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업계 최초의 전방위 기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전례 없는 유연성과 효율성으로 수천 가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 모든 지역의 수많은 산업 분야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자빌, 플렉스, 폭스콘 등의 계약 생산업체, IBM, 다쏘시스템, 오라클 등의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등도 전방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방위 기업은 정보와 속도, 혁신과 자금, 명성 등의 우위를 누리면서 새롭게 재편될 산업 질서에서 강력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 변혁은 다음과 같은 경제적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시대다.
① 중앙 집중식 자본 집약적 제조 시설 → 유연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산업 플랫폼
② 길고 복잡한 공급망 → 짧고 단순한 공급망
③ 높은 진입 장벽으로 구분된 산업 → 공유를 통해 서로 연결되는 융합 산업
④ 전통적 비즈니스 → 디지털 비즈니스 생태계
⑤ 특정 제품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간의 경쟁 → 상대적으로 소수의 거대 기업 간의 경쟁
이러한 전환의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경영적, 전략적, 사회적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① 새로운 형태의 수직적 통합과 거대 제조 기업의 출현
② 초융합(superconvergence) 시대의 도래
③ 월스트리트 권력의 쇠퇴
④ 환경 비용이 급감하는 물질적 풍요의 시대
⑤ 세계 권력 균형의 주요한 변화
GAFA는 이 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는가?
구글 역시 AM 기술과 산업 플랫폼의 세계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구글 화이버, 구글 캐피털, 구글 벤처스, 구글 엑서스 등은 구글 플랫폼을 보완하거나 확장하려는 일련의 프로젝트다. 현재의 인터넷 기반 플랫폼을 중심을 놓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서로 결합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을 따라서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도 자신의 주요 비즈니스와 명확한 관련성이 없는 다양한 시장과 기술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온라인 서비스 및 오프라인 소매업에서 거대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중이다. 애플은 자율 주행 차량을 실험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전자 장치용 3D프린팅, 드론, 인공지능 및 가상 현실 하드웨어에 투자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자동차에서부터 배터리, 우주 항공,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그들은 기존의 제조업계와 긴밀히 연결될 새로운 제국을 꿈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 소프트웨어 기업이 산업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경쟁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한다. 제조 영역은 정보 통신 영역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제조업 세계를 정복하기 위한 산업 기반과 생산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이들 기업이 산업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힘을 합치려고 하면 각국 정부, 특히 유럽 연합이 그런 활동을 규제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기업이 비즈니스에 대한 자산 경량 접근법(asset-light approach)을 기반으로 너무나 빠르게 성장했다는 사실도 문제다. 제조업은 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들 기업은 주요 인수 합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따라서 점진적인 인수 합병을 통해 제조 전문 지식을 구축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GAFA가 산업 플랫폼 경쟁에서 쉽게 승리를 거두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그들이 제조 분야를 장악하는 것보다, 오히려 소프트웨어 전문 지식을 갖춘 제조 기업이 GAFA의 영역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제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한국 제조업이 당면한 심각한 문제는 낮은 생산성이다. 또한 3D프린팅을 포함한 AM 기술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이 분야의 환경과 경쟁력도 열악하다.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쉽게 찾아볼 수 있으나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혁명에 대응하려면 우선 AM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때 피해야 할 것은 익숙한 조직 구조와 전통적 제조 방법에 집착하는 것이다. 새로운 제조 기술이 일으킬 영향력을 처음부터 진지하게 고려하고 이 기술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성해야 한다. 다시 말해 AM 기술을 아웃소싱하려는 시도나 현재의 고객과 제품에 의존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AM 기술을 최대한 빠리 회사 내부로 가져오고 고객의 의미와 고객의 정의까지도 다시 생각하고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 플랫폼 전략을 정의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기존 플랫폼의 장단점을 치밀하게 분석한다면 틈새시장을 비롯하여 경쟁력 있는 기회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회사에 우선적으로 필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 비용 절감, 프로세스 합리화, 혁신 촉진, 시장 확대, 제품 개선, 지역 확장 등 플랫폼이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살펴보는 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제조 기술의 도입은 일반적으로 개념 채택, 초기 채택, 주류 채택, 전면 채택의 4단계로 진행된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오늘날 각각의 산업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 그래프를 통해 상세히 보여준다. 전자, 자동차, 신발, 의학, 건설, 항공, 방위, 해운, 식품 등의 각 산업에는 주류 채택에 도달한 몇 가지 영역이 있으며 향후 10년 내에 전면 채택에 이를 수도 있다. 네 가지 채택 단계마다 서로 다른 전략이 필요하고 세부 목표에 따라 여러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 이 책은 플랫폼과 제조업의 미래를 뒤바꿀 디지털 혁명에 대한, 그리고 이 혁명의 수혜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가장 친절하고도 정확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리처드 다베니
미국 다트머스 경영대학원에서 경영 전략을 가르치고 GE, 씨티뱅크, 메릴린치, 모토로라, 펩시, GM 등 포천 500대 기업들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경영학자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포브스 닷컴》 등에 논문을 기고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하이퍼컴피티션》 《전략적 지배권》 등이 있다. 대기업의 실패 원인을 파헤친 연구로 A. T. 커니 상을, 2018년에는 여성경제포럼이 수여하는 ‘10년 앞을 내다보는 리더 상’을 받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2015년 기고문인 〈3D프린팅 혁명〉은 ‘위대한 아이디어를 담은 기사’로 선정되었으며 ‘한 해 동안 반드시 읽어야 할 10대 기고문’에 포함되었다. 미국 경영계의 구로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는 그를 “기업 전략의 키신저”로, 《포천》은 그의 사상을 “《손자병법》의 현대판”이라고 평가했다. 《씽커스 50》이 선정한 ‘최고의 경영 사상가 50인’에 10년 이상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옮긴이 : 한정훈
서강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수학하고 한양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문학과 과학 기술에 관심이 많으며, 가장 세밀한 독자로서 번역자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애쓰고 있다. 현재는 영어 강사 활동을 하면서 출판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김 책으로 《사피엔스 DNA 역사》 《두려움의 기술》 《스타트업 성공학》 《이코노미스트 2013 세계경제대전망》 《맥킨지 금융보고서》 《와인 아틀라스》 등이 있다.
목 차
다가올 격변에 대한 숨겨진 단서
제1부 혁명의 현장
1장 다가올 미래의 모습: 전방위 산업혁명의 태동
2장 확장된 범위: 어디서든 (거의) 무엇이든 만들기
3장 무한한 범위 :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저렴하게 만들기
4장 산업 플랫폼의 힘: 떠오르는 디지털 비즈니스 생태계
5장 미래를 코딩하다: 세계 최초의 산업용 플랫폼 구축
6장 거대함의 승리: 전방위 산업의 도래
제2부 거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7장 새로운 플레이어: 전방위 산업 세계의 내면
8장 새로운 시장: 전방위 산업 시장, 극한 경쟁의 종식, 초융합의 부상
9장 새로운 규칙: 영향력을 둘러싼 집단적 경쟁과 전투
10장 새로운 세계 질서: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혹은 둘 다인가?
제3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11장 첫 번째 단계: 적층가공에서 시작하라
12장 내일로 향하는 길: 신기술 도입의 4 단계
에필로그
미래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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