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번역의 결과물이 처음부터 모국어로 쓰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읽히는 것이 좋은 번역으로 평가받는다. 이 책에서 지은이가 언급한 번역론은 이와 같은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서 시작한다. 원문과 번역문이 완벽하게 대응하는 번역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번역을 통해 만난 두 언어, 두 문화 사이의 격차를 지워버리려는 번역은 폭력적이며 억압적일 수밖에 없다. 일방적인 번역을 강요받은 식민지 지식의 생산·수용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이 점은 더욱 분명하다.
서구의 근대적 지식 체계를 번역을 통해 이식받은 아시아에서 번역은 식민지 체제를 강화하는 도구였다. 번역을 통해 식민 지배자의 지식이 재생산될 때 그 방향은 항상 일방적이었다. 영어를 통해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아들인 인도의 사정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일본이라는 이중의 번역 경로를 통해 근대성을 이식받아야만 했던 한국의 근대화는 서구 중심의 번역 논리 앞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지은이는 번역이 이와 같은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심의 논리를 휘두르는 유럽 중심의 근대성을 모방하기 위한 번역이 아니라, 다양성을 확인하고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성찰하여 중심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게 만드는 번역의 가능성을 탐구할 것을 제안한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논의들은 단일한 중심을 넘어서 다양한 주변부 문화와 주체를 확인하기 위해 번역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보편성 대신 이질성을, 주체성 대신 타자성을 강조함으로써 번역은 식민 지배를 비판하고 혼종적인 문화 공간을 만든다.
타자를 재발견하는 번역의 역할은 역사학의 지평에서도 동일하게 수행된다. 유럽 중심주의가 강조한 단일한 역사는 다시 읽기, 다시 쓰기를 통해 해체되는데, 이 또한 번역이다. 즉 과거의 역사는 현재의 시공간 속에서 다시 읽히고, 다시 쓰이는 과정, 즉 번역을 통해 새로운 전망을 획득하는 것이다. 단일한 역사를 끊임없이 회의하며 미래를 지향하며 과거를 새롭게 갱신하는 행위는 번역의 본질과 일치한다.
번역은 두 언어와 문화의 차이와 타자성을 의식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이를 통해 소외된 목소리를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지은이는 번역의 범주를 최대한으로 확장하려 한다. 언어적 전환이라는 협의의 정의를 폐기하고 다시 읽기, 다시 쓰기의 기획을 가진 다양한 글쓰기를 번역의 범주에 포함한다. 억압적 보편성에 저항하며 타자성을 드러내는 글쓰기, 과거를 현재 속에 소환하고 현재를 미래의 전망 속으로 옮기는 사고 모두가 번역으로 규정된다. 이에 따른다면 거의 모든 활동이 번역이 될 터인데, 그중 지은이는 탈식민주의의 기획에 초점을 맞춘다. 이와 같은 기획에 따라 주목한 대상이 홀로코스트이다. 탈근대의 분수령인 홀로코스트는 기억과 서술의 문제를 부각시킨다. 생존자 및 희생자의 후손들에게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쉽사리 드러내기 어려운 것인데,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행위는 홀로코스트라는 과거를 소환하여 현재와의 간극을 드러내며 ‘미래의 기억’으로 전환시킨다. 잊히기만을 기다렸던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현재라는 이질적인 시공간에서 ‘번역’되어, 근대적 이성의 미명하에 저질러진 학살과 그 속에서 고통받았던 타자들의 진면목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그 번역이 누구에게나 낯설고 고통스러운 문장임은 당연하다. 이렇듯 번역은 흔적 없이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자기 지시적으로 번역 과정을 드러내어 이국화(異國化)되어야 하는 윤리적 과제이다.
결국 번역이란 자신의 과거를 갱신하고 새로운 주체를 이야기하는 방법론이다. 따라서 번역은 기술적인 언어활동이 아니라 삶에 관한 이야기, 즉 서사일 수밖에 없다. 번역론의 핵심에 홀로코스트가 놓인 것은 이 때문이다. 감히 말할 수 없고 기억조차 버거운 번역의 대상은 비단 홀로코스트뿐만은 아니다. 지은이는 우리 시대 ‘어둠의 유산’ 속에는 수많은 타자들이 번역되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강조한다.
작가 소개
저 : 하야카와 아쓰코
早川敦子
1960년 출생으로 일본 쓰다즈쿠(津田塾)대학교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와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유학하였다. 현재 쓰다즈쿠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세기 영문학 및 번역론을 전공하고 있다. 저서로 『종언으로의 회귀 - 탈식민주의 역사와 사명』(공저, 2012), 『세계문학을 이어가는 사람들 - 번역가의 창가에서』(2012) 등이 있으며, 역서로 『기억의 화해를 위하여 - 2세대에게 남겨진 홀로코스트의 유산』(2011) 등이 있다.
역 : 김성환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 현대문학 및 문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논문으로 「1960-70년대 노동과 소비의 주체화 연구 : 취미의 정치경제학을 위한 시론(試論)」(2017), 「하층민 서사와 주변부 양식의 가능성 : 1980년대 논픽션을 중심으로」(2016) 등이 있으며, 공저로 『1970 박정희 모더니즘』(2015), 『현대사회와 인문학적 성찰』(2014) 등이 있다.
역 : 하시모토 지호
橋本智保
도쿄외국어대학교 조선어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했다. 한국 현대문학을 전공했으며 한국문학의 문체인식 변화에 관해 연구했다. 현재는 한국 현대소설을 일본어로 번역하고 있다. 최근 번역한 책으로 박완서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이병주의 『관부연락선』, 천운영의 『생강』 등이 있다.
목 차
1장|문화 비평으로서의 번역 - 탈식민주의 비평과 번역론
2장|다시 읽기, 다시 쓰기로서의 번역 - 모더니즘 이후와 역사의 해체
3장|타자를 이야기하는 담론 - 서사로의 전환
4장|망각에 대한 저항 - 홀로코스트를 증언하는 자서전
5장|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 - 월경의 아포리아를 넘어
맺음말
후기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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