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시선이 머물 때 그림은 속삭인다
영국의 미술사가 케네스 클라크는 “디테일들은 그 자체의 내재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선택되었고 미를 고른 사람의 취향을 보여준다”라고 언급했다. 이 책의 지은이는 그림 속 몸과 몸짓에 천착해 자신이 매혹된 지점을 연구하여 우리를 관능의 세계로 안내한다. 또한 서양미술사에서 ‘몸’과 ‘몸짓’의 형태가 두드러지는 작품들을 선별해, 작품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그림 읽기를 시도한다. 시대별 혹은 작품경향에 따른 분류가 아닌, 인체의 형태로 접근한 지은이의 흥미로운 시도는 그림에 대한 해석을 풍부하게 만들고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지은이는 사람들의 시선이 미처 닿지 못한 부분을 가만히 바라볼 때, 자신이 던진 시선이 단지 바라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끊임없이 역설한다. 오랫동안 디테일을 바라보게 되면 그림 역시 자신의 시선에 화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 “시선은 그저 보는 것(look)이며, 시선과 시선이 만나 응시(gaze)”로서 그림은 감상자에게 어떤 ‘보상’을 선사한다.
몸과 몸짓에 보내는 관능의 시선
제1부 ‘몸’에서는 손, 눈, 머리카락, 유방, 배와 배꼽, 엉덩이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작품의 구석구석을 살핀다. 이는 마치 단숨에 서양미술사의 온몸을 훑는 것과 같다. 가령, 로댕의 「대성당」, 도나텔로의 「막달라 마리아」, 뒤러의 「기도하는 손」과 「자화상」,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등은 얼핏 한 주제로 묶이기 힘든 작품들이지만, ‘손’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새롭게 ‘이미지텔링’된다. 이렇게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익숙한 작품의 덜 주목받은 부분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림 전체가 아닌 디테일을 통해 화가가 전하고자 한 의도를 파악하게 된다. 또한 감상자가 발견한 각각의 디테일은 “더 이상 누구의 것도 아닌 새로운 사물 하나”로서 자신만의 온전한 의미를 갖는다.
“손은 몸의 일부분이 아니다. 손들의 표정, 손들의 감정, 손들의 생각이 있다. 이런 손짓들은 은밀하고 미묘한 기호들의 천국이다. 그것은 감각의 축제를 넘어선 의미의 축제와도 같은 것이다.”(17쪽)
디테일은 반드시 눈에 보이는 것에만 있지 않다. 때로는 사라지고 없는 부분이 풍성한 디테일을 지닌다. 팔과 손을 잃은 조각상을 통해 부재와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가능케 하고, 목의 일부와 입만이 남은 「왕비 얼굴의 파편」을 살피며 사라진 부분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상상을 움트게 한다.
제2부 ‘몸짓’에서는 미소, 키스, 눈물, 응시 등 몸의 언어를 다룬다. 예를 들어, 브론치노의 「미와 사랑의 알레고리」를 볼 때, 비너스와 큐피드의 키스에 담긴 함의를 밝혀내고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담긴 상징들을 한 꺼풀씩 벗긴다. 마찬가지로 툴루즈로트레크의 그림 속 키스신에서 작가와 작품 대상간의 관계, 작가의 삶을 읽어낸다.
“로트레크의 작품들은 창녀들과의 유대 관계가 돈독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장면들로 가득 차 있다. 창녀들의 내밀한 일상을 몰래 지키고 있다가 갑자기 잡아내는 방법이 아닌, 그들의 삶에 직접 동참하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299쪽)
또한 프리드리히와 카유보트가 뒷모습에 천착했던 것처럼 예술가가 몰두했던 대상들을 더 깊게 파고들기도 하는데, 이는 작품 너머의 이야기를 철학, 문학적 관점을 미술사와 접목하여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이러한 지은이의 그림 읽기는 서양미술사의 140여 작품들을 ‘숨은 그림 찾기’하듯 종횡무진 탐험하며 독자를 흥미로운 지점으로 이끈다.
디테일, 시선의 길을 트다
이 책은 네이버캐스트 ‘미술의 세계’에 연재한 「몸으로 본 서양미술」을 새롭게 다듬고 작품을 추가 및 보완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관능의 대상인 ‘몸’, 그중에서도 몸의 디테일을 좇아 들려주는 서양미술 이야기는 연재 당시, 방대한 미술사를 독특한 시각으로 읽어낸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했으며, 몸의 디테일과 그림의 해석에 따라 여러 화제를 모았다.
‘몸의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고 전개되는 작품의 뒷이야기는 미술을 보다 친근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는 감상자의 시선이 그림의 다양한 지점에 놓일 수 있게 확장시키며 더불어 독창적인 관찰을 가능케 한다. 이를 통해 감상자는 비로소 안다고 믿었던 그림 앞에서 놀라움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작품을 제대로 훑어봄으로써 화가가 전하고자 한 함축적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이 책은 우리에게 가만히 그림 가까이로 다가오라는 신호를 건넨다.
“내가 그림 속 몸의 디테일에 몰입하고 천착했던 일은 예술가들의 은폐된 상처와 만나는 아슬아슬한 동시에 웅숭깊은 사건들이었다. 그들이 단지 상처를 기록하는 데에 그쳤다면, 나는 내 시선을 재빨리 거두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나는 어떤 디테일을 통해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드러내는 예술가가 아닌, 자신의 상처와 절망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인식과 지혜, 통찰을 드러내려는 예술가의 내면과 마주할 수 있었다.”
▣ 작가 소개
저 : 유경희
허영심은 관능이고 호기심은 매혹이며 감동은 지나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에 미쳐 있는 것만이 열정적이며 역동적인 삶이라고 느끼며 살고 있다. 걸작의 조건을 ‘심플(simple), 스트롱(strong), 뷰티(beauty)’라고 생각한다. 사람 역시 이 세 가지 관점에서 본다. 그림에 중독되고 물건에 중독되고 사람에게도 중독되고 싶다. 중독은 친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나만의 아주 인간적인 접근 방식이다. 사물 중독자, 그림 중독자, 아름다움 중독자, 스토리 중독자이다. 유경희예술처방연구소를 만들어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사람들과 아주 은밀히 소통하는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자 ‘자기 안의 예술가를 발굴해내는 작업’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그 성취 속에서 살고 있다는 자긍심이 나를 활력 있게 만든다. 감히 타인의 행복을 돕는다는 의식은 없지만, 예술과 예술가에 관해 들려주는 아트 스토리텔러 혹은 예술 테라피스트로 산다는 것 자체가 예술이다. 앞으로도 예술이 꾸는 꿈을 살고 싶다.
한양대학교에서 국문학,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했으며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시각예술과 정신분석학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술잡지 기자와 큐레이터로 일하던 중 뉴욕대학교에서 예술행정 전문가과정을 수료했다. 지은 책으로 《그림 같은 여자 그림 보는 여자》《치유의 미술관》《창작의 힘》《예술가의 탄생》《아트 살롱》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책을 내며 덜 중요한 부분에 사로잡히다
Ⅰ. 몸
1. 손손으로 쓰는 메시지
2. 눈나를 바라보는 너
3. 코자존심과 욕망 사이
4. 입술입술로 그리는 표정
5. 머리카락자꾸만 만지고 싶은 그것
6. 유방여자의 권력 혹은 자비
7. 팔부재하는 것의 힘
8. 배와 배꼽인체의 중심에서
9. 등몸의 그늘 혹은 매혹
10. 음모그려지지 않은 노출
11. 엉덩이넉넉하고 튼튼한 육체의 대지
12. 발관능적이거나 겸허하거나
Ⅱ. 몸짓
1. 미소애매하고 다면적인 웃음
2. 키스숨결과 영혼의 결합
3. 눈물액체로 된 포옹
4. 응시환영과 허영의 경계
5. 접촉마음을 어루만지다
6. 뒷모습가까우면서도 먼
7. 베일진리를 말하는 은밀한 방법
도판 목록
시선이 머물 때 그림은 속삭인다
영국의 미술사가 케네스 클라크는 “디테일들은 그 자체의 내재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선택되었고 미를 고른 사람의 취향을 보여준다”라고 언급했다. 이 책의 지은이는 그림 속 몸과 몸짓에 천착해 자신이 매혹된 지점을 연구하여 우리를 관능의 세계로 안내한다. 또한 서양미술사에서 ‘몸’과 ‘몸짓’의 형태가 두드러지는 작품들을 선별해, 작품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그림 읽기를 시도한다. 시대별 혹은 작품경향에 따른 분류가 아닌, 인체의 형태로 접근한 지은이의 흥미로운 시도는 그림에 대한 해석을 풍부하게 만들고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지은이는 사람들의 시선이 미처 닿지 못한 부분을 가만히 바라볼 때, 자신이 던진 시선이 단지 바라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끊임없이 역설한다. 오랫동안 디테일을 바라보게 되면 그림 역시 자신의 시선에 화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 “시선은 그저 보는 것(look)이며, 시선과 시선이 만나 응시(gaze)”로서 그림은 감상자에게 어떤 ‘보상’을 선사한다.
몸과 몸짓에 보내는 관능의 시선
제1부 ‘몸’에서는 손, 눈, 머리카락, 유방, 배와 배꼽, 엉덩이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작품의 구석구석을 살핀다. 이는 마치 단숨에 서양미술사의 온몸을 훑는 것과 같다. 가령, 로댕의 「대성당」, 도나텔로의 「막달라 마리아」, 뒤러의 「기도하는 손」과 「자화상」,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등은 얼핏 한 주제로 묶이기 힘든 작품들이지만, ‘손’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새롭게 ‘이미지텔링’된다. 이렇게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익숙한 작품의 덜 주목받은 부분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림 전체가 아닌 디테일을 통해 화가가 전하고자 한 의도를 파악하게 된다. 또한 감상자가 발견한 각각의 디테일은 “더 이상 누구의 것도 아닌 새로운 사물 하나”로서 자신만의 온전한 의미를 갖는다.
“손은 몸의 일부분이 아니다. 손들의 표정, 손들의 감정, 손들의 생각이 있다. 이런 손짓들은 은밀하고 미묘한 기호들의 천국이다. 그것은 감각의 축제를 넘어선 의미의 축제와도 같은 것이다.”(17쪽)
디테일은 반드시 눈에 보이는 것에만 있지 않다. 때로는 사라지고 없는 부분이 풍성한 디테일을 지닌다. 팔과 손을 잃은 조각상을 통해 부재와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가능케 하고, 목의 일부와 입만이 남은 「왕비 얼굴의 파편」을 살피며 사라진 부분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상상을 움트게 한다.
제2부 ‘몸짓’에서는 미소, 키스, 눈물, 응시 등 몸의 언어를 다룬다. 예를 들어, 브론치노의 「미와 사랑의 알레고리」를 볼 때, 비너스와 큐피드의 키스에 담긴 함의를 밝혀내고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담긴 상징들을 한 꺼풀씩 벗긴다. 마찬가지로 툴루즈로트레크의 그림 속 키스신에서 작가와 작품 대상간의 관계, 작가의 삶을 읽어낸다.
“로트레크의 작품들은 창녀들과의 유대 관계가 돈독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장면들로 가득 차 있다. 창녀들의 내밀한 일상을 몰래 지키고 있다가 갑자기 잡아내는 방법이 아닌, 그들의 삶에 직접 동참하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299쪽)
또한 프리드리히와 카유보트가 뒷모습에 천착했던 것처럼 예술가가 몰두했던 대상들을 더 깊게 파고들기도 하는데, 이는 작품 너머의 이야기를 철학, 문학적 관점을 미술사와 접목하여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이러한 지은이의 그림 읽기는 서양미술사의 140여 작품들을 ‘숨은 그림 찾기’하듯 종횡무진 탐험하며 독자를 흥미로운 지점으로 이끈다.
디테일, 시선의 길을 트다
이 책은 네이버캐스트 ‘미술의 세계’에 연재한 「몸으로 본 서양미술」을 새롭게 다듬고 작품을 추가 및 보완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관능의 대상인 ‘몸’, 그중에서도 몸의 디테일을 좇아 들려주는 서양미술 이야기는 연재 당시, 방대한 미술사를 독특한 시각으로 읽어낸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했으며, 몸의 디테일과 그림의 해석에 따라 여러 화제를 모았다.
‘몸의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고 전개되는 작품의 뒷이야기는 미술을 보다 친근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는 감상자의 시선이 그림의 다양한 지점에 놓일 수 있게 확장시키며 더불어 독창적인 관찰을 가능케 한다. 이를 통해 감상자는 비로소 안다고 믿었던 그림 앞에서 놀라움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작품을 제대로 훑어봄으로써 화가가 전하고자 한 함축적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이 책은 우리에게 가만히 그림 가까이로 다가오라는 신호를 건넨다.
“내가 그림 속 몸의 디테일에 몰입하고 천착했던 일은 예술가들의 은폐된 상처와 만나는 아슬아슬한 동시에 웅숭깊은 사건들이었다. 그들이 단지 상처를 기록하는 데에 그쳤다면, 나는 내 시선을 재빨리 거두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나는 어떤 디테일을 통해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드러내는 예술가가 아닌, 자신의 상처와 절망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인식과 지혜, 통찰을 드러내려는 예술가의 내면과 마주할 수 있었다.”
▣ 작가 소개
저 : 유경희
허영심은 관능이고 호기심은 매혹이며 감동은 지나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에 미쳐 있는 것만이 열정적이며 역동적인 삶이라고 느끼며 살고 있다. 걸작의 조건을 ‘심플(simple), 스트롱(strong), 뷰티(beauty)’라고 생각한다. 사람 역시 이 세 가지 관점에서 본다. 그림에 중독되고 물건에 중독되고 사람에게도 중독되고 싶다. 중독은 친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나만의 아주 인간적인 접근 방식이다. 사물 중독자, 그림 중독자, 아름다움 중독자, 스토리 중독자이다. 유경희예술처방연구소를 만들어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사람들과 아주 은밀히 소통하는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자 ‘자기 안의 예술가를 발굴해내는 작업’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그 성취 속에서 살고 있다는 자긍심이 나를 활력 있게 만든다. 감히 타인의 행복을 돕는다는 의식은 없지만, 예술과 예술가에 관해 들려주는 아트 스토리텔러 혹은 예술 테라피스트로 산다는 것 자체가 예술이다. 앞으로도 예술이 꾸는 꿈을 살고 싶다.
한양대학교에서 국문학,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했으며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시각예술과 정신분석학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술잡지 기자와 큐레이터로 일하던 중 뉴욕대학교에서 예술행정 전문가과정을 수료했다. 지은 책으로 《그림 같은 여자 그림 보는 여자》《치유의 미술관》《창작의 힘》《예술가의 탄생》《아트 살롱》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책을 내며 덜 중요한 부분에 사로잡히다
Ⅰ. 몸
1. 손손으로 쓰는 메시지
2. 눈나를 바라보는 너
3. 코자존심과 욕망 사이
4. 입술입술로 그리는 표정
5. 머리카락자꾸만 만지고 싶은 그것
6. 유방여자의 권력 혹은 자비
7. 팔부재하는 것의 힘
8. 배와 배꼽인체의 중심에서
9. 등몸의 그늘 혹은 매혹
10. 음모그려지지 않은 노출
11. 엉덩이넉넉하고 튼튼한 육체의 대지
12. 발관능적이거나 겸허하거나
Ⅱ. 몸짓
1. 미소애매하고 다면적인 웃음
2. 키스숨결과 영혼의 결합
3. 눈물액체로 된 포옹
4. 응시환영과 허영의 경계
5. 접촉마음을 어루만지다
6. 뒷모습가까우면서도 먼
7. 베일진리를 말하는 은밀한 방법
도판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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