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예술가의 잠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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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일호
출판사항안나푸르나, 발행일:2016/06/17
형태사항p.267 A5판:21
매장위치예술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655908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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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작품으로 말하는 예술가, 언어로 사유하는 예술가

예술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입을 열어 무수한 단어를 내뱉거나 종이 위에 문장을 나열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이야기에 에너지를 쏟느니, 그 에너지를 모아 작품에 쏟는 게 더 현명하다. 그만큼 예술가에게는 작품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예술가는 언어로 끊임없이 생각한다. 예술가의 영감도 곧 언어를 품어 풀어낸 사유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깊어지면 작품과 예술세계도 영글어간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스로에 대한 긍정과 부정, 질문과 대답은 모든 예술가들이 사유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필수적인 언어이다.

조각가 이일호가 치열하게 고민한 예술, 그리고 조각

지난 반세기 동안 이일호 역시 ‘조각’으로 이야기했다. 나르시시즘, 에로티시즘에 젖은 초현실주의적 작품들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드러냈다. 그 과정에서 고민과 선택을 반복했다. 철저한 고독과 위압적인 강박을 느끼며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 작업을 이어갔다.
그때마다 조각을 움켜쥐고 장고했다. 예술은 무엇이고, 예술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조각가는 무엇을 조각하며, 조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자아와 타자,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에게 무수한 질문을 던졌다. 시간이 쌓여 그의 생각은 메모와 일기로 남았다.

베테랑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미학 이야기

이 책에서는 그동안 이일호가 정리한 미학과 조각론이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함께 솔직히 펼쳐진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조각을 해야 한다.(…) 일거에 득도한다는 말은 거짓이다.” 천재 예술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하며, “예술가의 영감은 어디서 오는지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다. 짐작건대 위대한 예술의 탄생은 몽상적 환각에 사로잡힌 어느 예술가의 경이롭기까지 한 무차별적 고난의 흔적이었을 것이다.”라며‘우연과 필연’을 오가는 예술가의 운명을 고백하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의 글을 넋두리라고 표현하지만 예술을 하려는 자와 하는 자, 감상하는 자 모두에게 깨달음을 안긴다. 책 곳곳에 배치된 작품 이미지들은 이러한 글과 함께 여운을 남긴다. 결국 대중과 예술가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감은 이 책을 통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 것이다.

추천사

이 책은 조각가 이일호의 ‘근사록(近思錄)’이다. 두루 배우고 독실하게 뜻을 다잡은 뒤에, 절실하게 묻고 가까이 당겨 생각한 끝에, 한 자 한 글, 뼈에 새기듯이 써서 읽는 고통이 자못 심하다. “미술은 영원한 헛것들의 임시정부일 뿐”이라는 그의 ‘잠꼬대’는 도리어 ‘헛것’의 실재감과 ‘임시’의 내구성을 편드는 반어처럼 내 귀에 들린다. 아름다움이란 본시 ‘앎다움’이라 했다. 하여 예술의 속살을 매만져온 저자의 알음알이가 역설과 독설의 아포리즘을 빚어낼 때,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
- 손철주(미술평론가)

나는 조각가 이일호를 천재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의 작품을 볼 때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그렇게 절실하고, 그렇게 유머러스하고, 그렇게 섹시한 조각을 본 적이 없다. 그가 쓴 글들을 읽으며 반 고흐의 ‘영혼의 편지’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작가의 표현 그대로 ‘어느 날 문득’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 찬란한 영감과 직관에 관해 그는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문득 그림을 처음 시작하는 청년 예술가가 된 기분이 든다. “예술가는 언제나 빈손이다. 당신은 예술가이고 무언가를 창조해야 한다.” 말하자면 이일호가 “대부분의 글들은 우울해서 술 먹고 쓴 글들이다.”라고 한 이 영혼의 기록은 예술가가 되고자하는 젊은이들에게, 열정적으로 작업했지만 이제쯤 지쳐가는 중견예술가들에게, 아이디어 하나면 하루아침에 뜨기도 하는 젊은 설치미술가들에게, 조각이란 무엇인지에 관해 한 방 멋지게 먹이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아니 유효해야 할 드물게 진지하고 소중한 ‘참예술’의 지침서다. 동시에 예술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대중을 위한 끝없는 예술 이야기다. 이 솔직하고 꾸밈없는 글을 읽으며 오랜 가뭄 끝에 단비를 맞는 기분이 들었다. “내 안의 공간은 너무나 크고, 시간은 얼마 안 남았다. 나는 겨자씨만큼도 안 되는 시간 속에 수미산을 담으려 몸부림친다.” “나는 산들바람 부는 어느 시골의 간이역에서 잘 숙성된 한 보따리의 직품들을 모아 놓고 세계로 가는 기차를 기다린다.” “나는 조각하며 이렇게 흠뻑 늙었는데, 내 조각은 아직도 청춘이다.” 그의 조각만큼이나 이렇게 빛나는 문장들을 읽으며 나는 그 자신의 오랜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천재 조각가 로댕처럼, 내가 좋아하는 모빌의 작가 알렉산더 칼더처럼, 그 이름이 영원히 남아 세상의 뭇사람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길 바란다. 파이팅, 이일호 선생님.
- 황주리(화가)

▣ 작가 소개

저자 : 이일호
조각가. 1947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전북 군산중학교, 경기도 평택종합고등학교를 거쳐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중앙일보미술대전 대상(1983)을 비롯해 다수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으며, 가나화랑 등에서 7번의 개인전을 펼쳤다. 그 외에 국내외를 넘나들며 4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현대조각회 멤버로 있다.

▣ 주요 목차

1. 감각과 직관
직관 9 / 창조 12 / 허랑방탕 14 / 소요유 17 / 선동 20 / 텍스트 25 / 주술 28 / 허구사실 증강법 31 / 불안 33 / 빈손 37 / 순수 40 / 불완전한 이미지, 불완전한 언어 41 / 소소함 44 / 몸부림 47 / 미술 53/ 감각의 번식 58 / 자족 60 / 예술 63 / 이미지의 본질 67 / 이미지 69 / 여흥과 생존 73 / 무심 77 / 버릇 81 / 신체지도 83 / 최면화된 상상 89 / 줄탁 93 / 감각 95 / 줄타기 99 / 언어와 예술 103 / 결핍 108 / 단련 111 / 거울 보기 113 / 직관세포 118 / 자아 119 / 종결자 121

2. 조각으로 가는 길
조각의 길을 열며 127 / 그리기와 만들기 133 / 조각의 진정성 141 / 고대조각 149 / 근대조각 159 / 조각의 시대적 전환 163 / 근대조각과 현대조각의 경계 168 / 실제와 헛것 175 / 화해의 길 179 / 무엇이 조각인가 188 /공간과 매스와 이미지 191 / 공간 197 / 빛 203 / 매스 207 / 시촉각 211 / 이미지 219 / 조각의 길에서 만난 존재에 대한 자발심 229 / 거시적 또는 미시적 세계로부터 오는 상상 예감 235 / 조각의 흐름 241 / 조각가로서의 다짐 253 / 끝맺으며 259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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