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아내가 기억하는 박수근 - 로맨티스트 남편, 휴머니스트 화가
이중섭과 더불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서양화가인 박수근은 평생을 가난하게 살며 고생했지만 화가로서의 자의식을 버리지 않았다. 상급학교를 진학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해서 미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고, 평생에 걸쳐 그림에 대한 열정과 평범한 이웃들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다. 우리가 박수근의 그림을 볼 때 스쳐 지나가며 마주친 인간 박수근의 모습들, 박완서의 소설을 통해 상상했던 박수근의 모습을 이 책에서는 아내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수근과 김복순의 결혼은 그 자체로 하나의 드라마였다. 둘은 서로 아랫집 윗집에 살았는데, 윗집 처녀와 결혼하라는 부모의 성화를 못 이긴 박수근이 김복순을 보고선 사랑에 빠져 연애편지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엄격한 김복순의 아버지는 박수근이 보낸 연애편지에 노발대발하여 김복순을 서둘러 춘천 의사 집에 약혼시키고, 그 소식을 들은 박수근은 그만 상사병으로 앓아눕게 된다. 식음을 전폐한 박수근을 보다 못해 박수근의 아버지가 나서서 김복순의 아버지와 담판을 지어 마침내 둘은 결혼하게 된 것이다. 결혼 전에 보낸 연애편지와 약혼한 뒤 박수근이 보낸 편지가 책에 실려 있다.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주시지 않겠습니까? 귀여운 당신을 내 아내로 맞이한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겠습니다. (중략) 나는 나 혼자 당신을 모델로 그림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나의 이 숨김없는 고백을 들으시고 당신도 당신의 심정을 솔직히 적어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수근이 처음 보낸 연애편지 가운데 일부
결혼한 뒤에도 박수근은 아내와 가족을 유난히 아끼고 사랑했다. 신혼 초기 박수근의 직장 때문에 둘은 떨어져 살았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편지를 주고받아 시어머니는 물론이거니와 편지를 배달하는 우편배달부에게까지 지청구를 들었다. 박수근은 당시의 풍습이나 관습에 어긋나는 일들, 예를 들자면 아내를 위해 빨래며 부엌일 따위를 하는 자상하고 가정적인 남편이었다. 가난했지만, 얼마 되지 않은 차비라도 꼭 모아두었다가 아내의 생일이면 잊지 않고 고기와 과일을 사들고 간다든지, 소심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위해서 양산을 훔치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사랑이 넘치는 사람인지, 낭만적인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아내의 일기 속의 박수근은 가족과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로맨티스트이면서도 인간의 선함을 믿는 휴머니스트였다. 그의 삶 곳곳에서 이런 성정이 묻어나오는데, 그림 값을 떼어 먹은 사람에게 화를 내기보다는 오죽하면 그러하겠냐고 이해하고, 노점에서 과일을 사더라도 이웃한 행상들에서 몇 개씩 두루두루 사면서 “한 아주머니에게서만 사면 딴 아주머니들이 섭섭해 하지 않아”라고 하며, 큰 상점보다는 꼭 노상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샀다. 그의 그림에서 유독 거리 풍경과 행상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까닭은 그의 삶과도 연관이 있다.
박수근의 대표작 67점 수록
이 책에는 [빨래터][나무와 두 여인][귀가][나무]를 비롯해 박수근의 대표작 67점이 담겨 있다. 박수근은 화강암을 연상케 하는 유화 기법과 길가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을 담은 그림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했는데, 후기로 갈수록 대상을 간결하고 단순화해서 표현했다. 이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성을 그려야 한다는 박수근의 예술관이 그대로 그림으로 표현된 결과다. 책 부록에 실려 있는 유홍준의 글에 인용된 박수근의 말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유홍준
실제로 박수근의 그림은 얼핏 보면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림의 대상에 대한 박수근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박수근은 대상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강하게 표출하기보다는 그 대상을 오랫동안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관찰하면서 재현한다.
아내 김복순이 들려주는 박수근의 삶을 박수근의 그림과 함께 보면서, 우리는 박수근이라는 개인이 삶을 대하는 태도와 그가 살았던 시대가 박수근의 그림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박수근은 그러한 영향을 어떤 식으로 그림에 표현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같은 장면을 그린 그림 몇 개를 일부러 나란히 배치해두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박수근의 그림이 어떤 식으로 변화해가는지, 그러한 변화는 박수근의 삶과 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책에서만 엿볼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박수근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 박완서의 회상과 유홍준의 비평
독자들이 화가 박수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소설가 박완서의 산문과 미술평론가 유홍준의 비평을 함께 실었다.
박완서와 박수근의 인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바, 미군부대 PX에서 박수근이 초상화를 그릴 때 박완서는 초상화 그릴 미군을 모아오고 그림을 전달하는 일을 했다. 그 인연은 소설 [나목]의 바탕이 되기도 했는데, 이 책에 실린 산문은 당시의 일에 대해 더 솔직하고 진솔하게 쓴 글이라고 할 수 있다. 박수근의 아내가 관찰한 것과는 또 다른 박수근,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박수근이 아닌 자연인 박수근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 간판쟁이라고 무시당하는 와중에도 군말 없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성정과 (박완서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을 둘러싼 불행감에 열중한 나머지 예의 없이 굴던 박완서의 행동도 말없이 감내하던 선량함을 가진 박수근의 모습이 그것이다.
유홍준의 비평은 박수근 개인보다는 박수근의 미술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환기시켜준다. 특히 박수근의 그림이 현대 문화사에서 갖는 의미는 유홍준의 박수근론에서 백미인데, 유홍준에 따르면 1950년대 이 땅의 서민, 민중의 삶의 정서를 가장 절절하게 표현한 사람이 박수근이다. 이는 어느 학자나 정치가 혹은 소설가나 사상가들도 하지 못한 일이다.
박완서와 유홍준의 글은 아내 김복순의 글과 더불어 박수근이라는 인물을 우리가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박완서가 바라본 박수근과 김복순이 바라본 박수근을 비교해 보거나, 유홍준의 박수근 미술에 대한 해설을 바탕으로 ‘아내의 일기’와 박수근의 그림을 함께 읽는다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박수근
박수근은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다. 보통학교 시절 밀레의 그림을 보고 화가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어머니의 병환으로 가세가 기울어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재주를 아끼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독학으로 미술 공부를 이어갔다. 김복순을 만나 결혼했고 한국전쟁 시기에 남한으로 내려와 창신동 일대에 정착했다. 1965년 병환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다.
유화의 질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독특한 화풍의 그림을 그렸고, 주로 시장 좌판에서 물건을 파는 여인이나 골목에서 무리지어 놀이를 하는 아이들, 아기를 업고 있는 소녀 등 서민의 삶을 화폭에 담아냈다.
저자 : 김복순
김복순은 화가 박수근이 평생을 두고 사랑한 아내. 1922년 금성에서 부잣집의 고명딸로 태어났다. 키 크고 훤칠한 아랫집 총각인 박수근과 결혼했고, 결혼한 뒤에는 평안남도 도청에서 일하게 된 박수근을 따라 평양에서 살았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금성으로 내려왔고, 금성에서 다시 남쪽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 과정에서 박수근과 헤어지지만 서울에서 극적으로 재회하고 동대문구 창신동에 자리를 잡는다.
박수근은 평생을 두고 김복순을 끔찍하게 아꼈으며 김복순 또한 존경과 사랑으로 박수근을 대했다. 박수근이 그린 [맷돌질하는 여인] [모자] [실을 뽑는 여인] 등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1965년 남편을 먼저 여의었고, 1979년 향년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기획 : 최석태
부산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공부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했다. [이중섭 편지]와 [박수근 아내의 일기]를 기획했고, [황소의 혼을 사로잡은 이중섭] [이중섭 평전] [조선의 풍속을 그린 천재 화가 김홍도] 들을 직접 썼다.
▣ 주요 목차
초상화 그리던 시절의 박수근 _ 박완서
아내의 일기_김복순
부록
-박수근 그의 예술을 다시 생각한다_유홍준
-박수근 아내 김복순의 회고록에 대하여_최석태
-연보
아내가 기억하는 박수근 - 로맨티스트 남편, 휴머니스트 화가
이중섭과 더불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서양화가인 박수근은 평생을 가난하게 살며 고생했지만 화가로서의 자의식을 버리지 않았다. 상급학교를 진학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해서 미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고, 평생에 걸쳐 그림에 대한 열정과 평범한 이웃들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다. 우리가 박수근의 그림을 볼 때 스쳐 지나가며 마주친 인간 박수근의 모습들, 박완서의 소설을 통해 상상했던 박수근의 모습을 이 책에서는 아내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수근과 김복순의 결혼은 그 자체로 하나의 드라마였다. 둘은 서로 아랫집 윗집에 살았는데, 윗집 처녀와 결혼하라는 부모의 성화를 못 이긴 박수근이 김복순을 보고선 사랑에 빠져 연애편지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엄격한 김복순의 아버지는 박수근이 보낸 연애편지에 노발대발하여 김복순을 서둘러 춘천 의사 집에 약혼시키고, 그 소식을 들은 박수근은 그만 상사병으로 앓아눕게 된다. 식음을 전폐한 박수근을 보다 못해 박수근의 아버지가 나서서 김복순의 아버지와 담판을 지어 마침내 둘은 결혼하게 된 것이다. 결혼 전에 보낸 연애편지와 약혼한 뒤 박수근이 보낸 편지가 책에 실려 있다.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주시지 않겠습니까? 귀여운 당신을 내 아내로 맞이한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겠습니다. (중략) 나는 나 혼자 당신을 모델로 그림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나의 이 숨김없는 고백을 들으시고 당신도 당신의 심정을 솔직히 적어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수근이 처음 보낸 연애편지 가운데 일부
결혼한 뒤에도 박수근은 아내와 가족을 유난히 아끼고 사랑했다. 신혼 초기 박수근의 직장 때문에 둘은 떨어져 살았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편지를 주고받아 시어머니는 물론이거니와 편지를 배달하는 우편배달부에게까지 지청구를 들었다. 박수근은 당시의 풍습이나 관습에 어긋나는 일들, 예를 들자면 아내를 위해 빨래며 부엌일 따위를 하는 자상하고 가정적인 남편이었다. 가난했지만, 얼마 되지 않은 차비라도 꼭 모아두었다가 아내의 생일이면 잊지 않고 고기와 과일을 사들고 간다든지, 소심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위해서 양산을 훔치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사랑이 넘치는 사람인지, 낭만적인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아내의 일기 속의 박수근은 가족과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로맨티스트이면서도 인간의 선함을 믿는 휴머니스트였다. 그의 삶 곳곳에서 이런 성정이 묻어나오는데, 그림 값을 떼어 먹은 사람에게 화를 내기보다는 오죽하면 그러하겠냐고 이해하고, 노점에서 과일을 사더라도 이웃한 행상들에서 몇 개씩 두루두루 사면서 “한 아주머니에게서만 사면 딴 아주머니들이 섭섭해 하지 않아”라고 하며, 큰 상점보다는 꼭 노상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샀다. 그의 그림에서 유독 거리 풍경과 행상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까닭은 그의 삶과도 연관이 있다.
박수근의 대표작 67점 수록
이 책에는 [빨래터][나무와 두 여인][귀가][나무]를 비롯해 박수근의 대표작 67점이 담겨 있다. 박수근은 화강암을 연상케 하는 유화 기법과 길가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을 담은 그림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했는데, 후기로 갈수록 대상을 간결하고 단순화해서 표현했다. 이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성을 그려야 한다는 박수근의 예술관이 그대로 그림으로 표현된 결과다. 책 부록에 실려 있는 유홍준의 글에 인용된 박수근의 말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유홍준
실제로 박수근의 그림은 얼핏 보면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림의 대상에 대한 박수근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박수근은 대상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강하게 표출하기보다는 그 대상을 오랫동안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관찰하면서 재현한다.
아내 김복순이 들려주는 박수근의 삶을 박수근의 그림과 함께 보면서, 우리는 박수근이라는 개인이 삶을 대하는 태도와 그가 살았던 시대가 박수근의 그림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박수근은 그러한 영향을 어떤 식으로 그림에 표현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같은 장면을 그린 그림 몇 개를 일부러 나란히 배치해두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박수근의 그림이 어떤 식으로 변화해가는지, 그러한 변화는 박수근의 삶과 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책에서만 엿볼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박수근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 박완서의 회상과 유홍준의 비평
독자들이 화가 박수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소설가 박완서의 산문과 미술평론가 유홍준의 비평을 함께 실었다.
박완서와 박수근의 인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바, 미군부대 PX에서 박수근이 초상화를 그릴 때 박완서는 초상화 그릴 미군을 모아오고 그림을 전달하는 일을 했다. 그 인연은 소설 [나목]의 바탕이 되기도 했는데, 이 책에 실린 산문은 당시의 일에 대해 더 솔직하고 진솔하게 쓴 글이라고 할 수 있다. 박수근의 아내가 관찰한 것과는 또 다른 박수근,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박수근이 아닌 자연인 박수근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 간판쟁이라고 무시당하는 와중에도 군말 없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성정과 (박완서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을 둘러싼 불행감에 열중한 나머지 예의 없이 굴던 박완서의 행동도 말없이 감내하던 선량함을 가진 박수근의 모습이 그것이다.
유홍준의 비평은 박수근 개인보다는 박수근의 미술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환기시켜준다. 특히 박수근의 그림이 현대 문화사에서 갖는 의미는 유홍준의 박수근론에서 백미인데, 유홍준에 따르면 1950년대 이 땅의 서민, 민중의 삶의 정서를 가장 절절하게 표현한 사람이 박수근이다. 이는 어느 학자나 정치가 혹은 소설가나 사상가들도 하지 못한 일이다.
박완서와 유홍준의 글은 아내 김복순의 글과 더불어 박수근이라는 인물을 우리가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박완서가 바라본 박수근과 김복순이 바라본 박수근을 비교해 보거나, 유홍준의 박수근 미술에 대한 해설을 바탕으로 ‘아내의 일기’와 박수근의 그림을 함께 읽는다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박수근
박수근은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다. 보통학교 시절 밀레의 그림을 보고 화가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어머니의 병환으로 가세가 기울어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재주를 아끼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독학으로 미술 공부를 이어갔다. 김복순을 만나 결혼했고 한국전쟁 시기에 남한으로 내려와 창신동 일대에 정착했다. 1965년 병환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다.
유화의 질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독특한 화풍의 그림을 그렸고, 주로 시장 좌판에서 물건을 파는 여인이나 골목에서 무리지어 놀이를 하는 아이들, 아기를 업고 있는 소녀 등 서민의 삶을 화폭에 담아냈다.
저자 : 김복순
김복순은 화가 박수근이 평생을 두고 사랑한 아내. 1922년 금성에서 부잣집의 고명딸로 태어났다. 키 크고 훤칠한 아랫집 총각인 박수근과 결혼했고, 결혼한 뒤에는 평안남도 도청에서 일하게 된 박수근을 따라 평양에서 살았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금성으로 내려왔고, 금성에서 다시 남쪽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 과정에서 박수근과 헤어지지만 서울에서 극적으로 재회하고 동대문구 창신동에 자리를 잡는다.
박수근은 평생을 두고 김복순을 끔찍하게 아꼈으며 김복순 또한 존경과 사랑으로 박수근을 대했다. 박수근이 그린 [맷돌질하는 여인] [모자] [실을 뽑는 여인] 등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1965년 남편을 먼저 여의었고, 1979년 향년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기획 : 최석태
부산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공부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했다. [이중섭 편지]와 [박수근 아내의 일기]를 기획했고, [황소의 혼을 사로잡은 이중섭] [이중섭 평전] [조선의 풍속을 그린 천재 화가 김홍도] 들을 직접 썼다.
▣ 주요 목차
초상화 그리던 시절의 박수근 _ 박완서
아내의 일기_김복순
부록
-박수근 그의 예술을 다시 생각한다_유홍준
-박수근 아내 김복순의 회고록에 대하여_최석태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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