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저희가 가진 거라곤 더듬이와 날개, 빨대밖엔 없어요. 그리고 아주 조금씩만 먹어요.
여러분처럼 마구 먹고, 먹고, 또 먹고.. 죽을정도로 마구 마구 처먹고... 미안해요. 그렇게 배터지게 먹진 않아요 저희들 DNA엔 과식이란 절대 없어요.
여러분이 드시는 진지상에 앉아, 그것도 다소곳이 앉아, 아주 잠깐만 실례할 뿐, 부엌에 널린 찌꺼기를 아주 약간만 맛을 볼 뿐, 아이들이 흘린 밥알을 킁킁 냄새 맡고 아주 조금만 핥아댈 뿐, 정말이지 저희는 티 안 나도록 여러분의 먹을거리를 공유할 뿐이에요. 아주 조금만 핥을 뿐이에요. 아주 조금만.
듣기 싫으시죠?
파리한테 설교를 들으니 기분 나쁘시죠?
<등장인물>
피에로 파리
A파리(시인)
B파리(해우소 출신)
로봇대장파리
기타
작가 소개
저 : 최돈선
강원일보, 동아일보 신춘문예와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칠년의 기다림과 일곱 날의 생』, 『허수아비 사랑』, 『물의 도시』,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등이 있다. 음률이 고요하고 아름다우며 거미줄같이 투명한 언어로 직조된 그의 시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애송되고 있다.
최돈선의 산문 또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첫 문장을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놓을 수가 없다는 것이 최돈선 문장의 매력이다. 최돈선의 산문은 따뜻한 감성과 탄력 있는 질감의 언어가 주조를 이룬다. 간결한 톤과 깊은 성찰의 사유가 한데 어우러진 그의 글은 읽는 이의 가슴에 깊은 감동의 메아리를 던져준다.
최돈선은 틈틈이 동화와 희곡도 쓰고 있다. 그의 작품 ?바퀴를 찾아서?는 2007년부터 ‘꿈동이 극단’의 인형극으로 각색되어 국내 장기 공연을 하고 있고, 2013년 6월엔 중국 심양을 비롯하여 동북지역 5개 도시를 순회하며 인형극 공연을 하고 돌아왔다. 에세이집으로는 『너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속에 종이 울린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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