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개를 사랑하시나요? 그렇다면 이 영화, 이 각본
1996년, 범죄 코미디 영화 [바틀 로켓]으로 혜성처럼 영화계에 데뷔한 웨스 앤더슨 감독은 [로얄 테넌바움(2001)], [다즐링 주식회사(2007)],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2009)], 그리고 [문라이즈 킹덤(2012)]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을 넘어 [개들의 섬(2018)]까지 그만의 다채롭고 아름다운 아트버스터 세계를 만들어왔다. 전문가 집단은 물론 대중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그의 작품들은 전부 한 권의 각본으로 시작되었다. 웨스 앤더슨 특유의 블랙 코미디와 독특한 색감의 아트워크의 시발점, 그의 각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모든 것은 대화로 시작된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 각본은 그 혼자의 작품이 아니다. 친구나 동생,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빌드업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성장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나 주변의 재미난 인물 캐릭터, 각종 경험담이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그 대화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각본을 완성한다.
웨스 앤더슨의 각본은 그가 상상한 하나의 독특한 세계를 텍스트로 담은 것이다. 각본에는 그만의 계획된 미장센이 한 장면, 한 장면 디테일하게 펼쳐진다. 주인공의 감정, 표정, 손짓과 움직임까지 세심하게 묘사되어 있다. 각본에서 많은 것들이 갖춰져 있어야 좀 더 완성도를 추구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그리하여 그의 각본들은 그 자체로만 영화계 종사자나 일반 팬에게도 영감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개들의 섬]은 세상 모든 개들에게 건네는 웨스 앤더슨식 찬사이자 애견인들에게 보내는 영화적 애정표현이다. 웨스는 언제나 동물에게 관심이 많았고, [개들의 섬]이라는 영화가 구체화되기 전부터 항상 개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것도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생활하는 깔끔한 개가 아닌, 자신을 알파 개라고 생각하는 노쇠하고, 버려지고, 죽임을 당하는 개들에 관한 영화를 말이다. 때문에 [개들의 섬] 원안을 살펴보면, 이야기의 배경은 늘 엉망진창으로 지저분한 도시의 쓰레기 더미였다고 말한다.
[개들의 섬]을 재난 판타지, 괴수 판타지라 표현하는 웨스는 개 캐릭터들을 만들 때,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패거리를 뭉뚱그려서 떠올린 뒤 출신지를 정하는 식으로 캐릭터들의 성격을 부여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등장한 웨스 앤더슨 영화 속 능청맞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은 실제 인물들을 소재 삼아 작업했기 때문에 묘하게 현실감이 넘친다. 소문을 주워듣는 데에 능한 듀크 등 개성 넘치는 개들의 모습 역시 각본 작업 과정에서 나온 대화에서 나온 것들이다. 웨스 앤더슨의 각본 팀은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해왔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마법 같은 스토리를 풀어낸다고 표현한다.
개를 사랑한 소년과 소년을 사랑한 개. 그리고 그 두 캐릭터가 펼치는 감동적인 어드벤처 [개들의 섬 원작 각본]은 웨스 앤더슨만의 환상적인 세계가 건제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신의 개를 찾으러 쓰레기 섬까지 찾아온 소년 비행사 ‘아타리’와 떠돌이 개의 긍지를 잃지 않는 개 ‘치프’가 펼치는 모험을 본다면, 누구나 ‘개 찬성!’을 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시간, 결국 우리 인간의 마음에는 개들을 향한 사랑이 자리잡게 된다.
작가 소개
저 : Wes Anderson
웨스 앤더슨
아트버스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감독이자 소피아 코폴라, 스파이크 존즈 등과 함께 가장 패셔너블한 감독으로 꼽히는 영화계 최강 비주얼리스트. 화면에는 비록 커다란 헤드라인만 보일지라도 영화 속 소품으로 등장하는 신문들 종류별로 각각 다른 기사를 직접 지어내어 실을 정도로 완벽주의자며, 스태프들로부터 놀랍도록 명확하고 세심한 디렉션을 주는 ‘엄청나게’ 꼼꼼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는다.
2012 남성 패션지 GQ가 선정한 베스트드레서 25인이기도 한 그는 촬영 현장에서도 맞춤 양복과 수제 구두를 차려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코듀로이와 트위드 양복을 즐겨 입으며, 시나리오 집필 과정에서 이미 각 캐릭터 의상부터 염두에 둔다고 한다. 그의 감각에 눈독 들인 패션계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으며 특히 미우치아 프라다는 소문난 웨스 앤더슨의 열성팬이다. 『프라다: 캔디』, 『카스텔로 카발칸티』 같은 단편영화를 의뢰하였고, 프라다 재단의 미술관 내에 있는 카페 ‘바 루체’ 역시 앤더슨이 인테리어부터 메뉴, 디자인까지 모두 맡아서 화제를 모았다. 그의 영향력은 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뉴욕에서는 웨스 앤더슨 영화에서 영감 을 얻은 예술 작품만 전시하는 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앤더슨 스타일’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가 있어 전 세계 추종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2001년 영화 『로얄 테넌바움』과 2012년 『문라이즈 킹덤』으로 아카데미 최고의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2009년 『판타스틱 Mr. 폭스』로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절정의 미학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2014년 아카데미 9관왕, 골든글로브 작품상,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런던비평가협회 작가상, 미국작가조합 및 전미비평가협회 각본상 등을 모두 휩쓸었다.
역 : 공보경
1976년에 태어나 고려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소설 및 인문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더글러스 애덤스의 ‘더크 젠틀리 시리즈’, 나오미 노빅의 『테메레르』시리즈, 켄 그림우드의 『다시 한 번 리플레이』, 피츠 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핍 본 휴스의 『페트록의 귀환』, 아이라 레빈의 『로즈메리의 아기』, 칼렙 카의 『셜록 홈즈 이탈리아인 비서관』, 애거서 크리스티의 『커튼』, 앤 캐서린 에머리히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릭 시먼의 『더 패스』, 데이브 배리와 리들리 피어슨의 『피터팬과 런둔의 비밀』, 『피터팬과 그림자도둑』, 『피터팬과 마법의 별』, 라디카 자의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마이클 코디의 『루시퍼의 눈물』, 딘 쿤츠의『살인예언자 5』 등이 있다.
목 차
인터뷰 · 7
각본 · 21
배우와 제작진 · 175
아트워크 ·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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