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 책의 1장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디자인은 끊임없이 사유하지만, 그 자신에 대해서는 사유하지 못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디자인은 단지 소비사회의 공범인가?”
결국 독자에게 말한다.
“디자인을 멈추고, 디자인을 생각하라.”
디자인이라는 개념의 탄생부터 짚는다. 디자인 윤리와 같은 근본적인 담론, 예술과 디자인을 구분 짓는 개념 설명, 앞으로의 디지털 디자인에 대한 통찰까지 폭 넓게 다루고 있다. ‘디자인의 본질’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예시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디자인 혁신에 일조한 바 있는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기업 IDEO의 철학과 프로세스가 생생히 드러나 있다.
저자는 일본의 하라 켄야, 필리프 스타르크 같은 유명 디자이너들의 직관적 단상부터 사회학자와 철학자들의 디자인에 대한 연구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수렴하여 디자인의 주요 문제를 폭로하고 해답에 접근한다. 그리하여 대안노벨상 후보로도 거명된 저명한 빅터 파파넥도 고뇌하게 만들었고, 이탈리아의 거장 에토레 소트사스도 혼란스러워 한 문제가 결코 해결 불가능한 난제가 아님을 증명한다.
“디자이너는 필연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나 우발적으로는 그렇게 될 수 있다.”
디자인/디자이너에 대한 가장 근본적이고도 도발적인 사유
프랑스 명문 디자인대학 에콜 불의 철학 교수가 ‘디자인을 철학’하다
오늘날 디자인을 잘 하는 기업(애플)과 디자인이 발달한 나라(스칸디나비아 국가들)가 앞서가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기업의 경쟁력과 국가의 공공성에 디자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이 중요하다고들 말하고 기업과 국가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기도 한다. 하지만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개념조차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은 막연한 분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오늘날 가장 중요하고 논쟁적인 분야에 대한 이론적인, 철학적인 고찰을 시도한 첫 번째 체계적인 시도이다.
“디자인은 이제 역사가 분명히 정립되고, 직업상의 실무가 확실히 파악되었으며, 전 세계 교육기관의 목록이 작성된 데다, 작업 방법 및 도구의 수준도 높아지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주요 인물들이 만인에게 알려진 분야다. 그렇기에 이런 분야가 오늘날 이토록 막연한 개념 속에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히 놀랍고도 상상이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제1장 디자인의 역설)
제2장 ‘담론의 무질서’는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성립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주는데, 주요한 디자인 선각자들의 실천과 생각이 오늘날 디자인의 개념을 만들어왔음을 보여준다.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1849년 영국 잡지 『디자인과 제조 저널』에 처음 등장했다. 디자인의 의미는 ‘장식미술’, ‘응용미술’, ‘산업미학’ 등 시대에 따라 변모해왔다. 이 책은 그 과정을 통해 디자인 자체의 역사를 간결하고 알기 쉽게 드러낸다. “나는 내 삶의 물질적인 틀이 쾌적하고 아름다우며 너그럽기를 요구한다”고 한 19세기의 선각자 윌리엄 모리스, 역사상 최초의 산업디자이너 페터 베렌스(AEG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현대 디자인의 실험실 바우하우스, 『추한 것은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한 레이먼드 로위의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의 역사는 극적이다. 1950년대가 되자 ‘산업 디자인’은 『타임스』에 의해 ‘미국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산업 현상 중 하나’로 명명된다.
‘디자인’이라는 영역이 한 분야로서의 정체성과 직업적인 정당성을 갖추게 되는 데는 한 세기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제 그 어떤 표제어도 더 이상 이를 바꿀 수 없게 되었다. 디자인은 새로운 단어 속에서 구현되는 새로운 문화다. 세계 모든 나라가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채택한 것이다.” (제2장 담론의 무질서)
당신은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
불필요를 포장하는 디자인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디자인을 멈추고 디자인을 생각한다
저자는 일본의 하라 켄야, 필리프 스타르크 같은 유명 디자이너들의 직관적 단상부터 사회학자와 철학자들의 디자인에 대한 연구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수렴하여 디자인의 주요 문제를 폭로하고 해답에 접근한다. 그리하여 대안노벨상 후보로도 거명된 저명한 빅터 파파넥도 고뇌하게(“산업 디자인보다 더 유해한 직업은 거의 없다.”) 만들었고, 이탈리아의 거장 에토레 소트사스도 혼란스러워 한(“지금 사람들은 다들 나를 아주 나쁜 놈이라고 하고, 다들 내가 디자이너라서 정말 나쁜 놈이라고 하며 … 다들 누군가 이 일을 해도 잘해봤자 꿈속을 헤매기만 할 뿐이라고 한다.”) 문제가 결코 해결 불가능한 난제가 아님을 증명한다. ‘세 가지 기준으로 나눠 본 디자인의 본질’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첫째 ‘형태조화’ 효과, 둘째 ‘사회조형’ 효과, 셋째 ‘경험’ 효과이다. 디자인은 조화로운 형태를 추구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고 이를 사용 경험케 하는 활동으로서 책임과 가능성을 겸비하고 있는 것으로 명쾌히 규정한다. 우리는 그러한 디자인 효과를 하루하루 경험하며 살고 있다.
“내가 욕실을 이용하면서 감각적 즐거움을 맛본다면, 몇 시인지 확인하면서 깜짝 놀란다면, 또는 전화를 사용하면서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나는 가장 평범한 행위 속에서도 쾌락의 발현을 경험하고, 이는 내 삶의 경험에 더 나은 존재의 질을 부여하게 된다.” (제5장 디자인의 효과)
이 책은 고찰을 하느라 독자의 긴 인내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럴듯한 디자인 사례를 나열하느라 카탈로그처럼 된 디자인 책들과 다른 길을 선택했다. 짧은 분량 속에 디자인의 개념과 윤리 같은 기본적 문제부터 디지털 디자인, 그리고 미래 혁신과 같은 쟁점까지 속시원히 다루고 있다. ‘디자인의 본질’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예시하고 있으며(프랑스의 자전거 대여 시스템 벨리브Velib), 삼성전자의 디자인 혁신에 일조한 바 있는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기업 IDEO의 철학과 프로세스가 생생히 드러나 있다.(제7장 ‘생각하는 사물’로서의 디자인―‘디자인적 사고’라는 개념을 옹호하며)
디자인 역사는 100년 정도 되었다. 그동안 ‘디자인’이란 용어는 ‘장식미술’이나 ‘산업미학’ 등으로 대체될 뻔 한 적도 있으나 이제 세계 어디서나 ‘디자인’으로 통용된다. 독자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과정을 거쳐 ‘디자인된’ 것들이 넘쳐나는 산업디자인 과잉 시대인 오늘에 이르기까지 꼭 필요한 ‘디자인 공부’를 명쾌하게 안내한다.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가장 근본적이고도 도발적인 언설은 딜레마에 빠진 디자이너들에게 빛나는 실마리를 건네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스테판 비알
철학자이자 디자인 연구자.
디자인 이론과 철학, 디지털 현상학, 디자인과 디지털 인문학, 사회적 디지털 디자인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파리 데카르트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님 대학교 디자인학 교수로 재직했고 디자인 학교인 에콜 불의 철학 교수로 8년간 강의했다. PROJEKT (EA 7447) 디자인과 사회 혁신 실험실의 공동 창립자이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대학출판부에서 간행되는 잡지 『디자인의 과학Sciences du Design』의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디자인Design』, 『존재와 모니터L’etre et l’ecran』, 『철학자의 디자인 공부Court traite du design』 등을 집필했다.
옮긴이 : 이소영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통번역대학원(ESIT)에서 수학했다. 대전프랑스문화원 통번역팀장으로 활동했다. 옮긴 책으로 『경쟁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과 『더 나은 삶을 위한 철학자들의 제안』, 『좋은 부모의 용기 있는 한마디, 안 돼!』, 『빠리 언니들』, 『나쁜 딸 루이즈』, 『원자력, 대안은 없다』, 『사치와 문명』이 있다.
목 차
서문. 디자인의 문제를 제기하다―마스 니고르 폴크만
1. 디자인의 역설
디자인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디자인
2. 담론의 무질서
‘디자인’이라는 용어의 해체와 재구성
3. 디자인, 범죄와 마케팅
디자인과 자본의 매우 끔찍한 결합
4. 자본을 넘어
디자이너의 도덕률
5. 디자인의 효과
세가지 기준으로 나눠 본 디자인의 본질
6. 프로젝트 작업
디자이너는 예술가가 아니다
7. ‘생각하는 사물’로서의 디자인
‘디자인적 사고’라는 개념을 옹호하며
8. 디지털 디자인을 향하여
인터랙티브 혁명의 결과
후기. 디자인의 체계―기하학적 방식으로 표현한 저자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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