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현대 미술의 거장 리히터의 그림과 그 속에 숨겨진 비극적 가족史
화가는 침묵했지만, 그림은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한 변호사에 의해 삼성 비자금 의혹이 불거지고 특검으로 이어지면서,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과 리히터의 '초상'이 한동안 신문지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리히터는 세계 미술계에서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국내 일반인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화가이기도 했다. 이 책은 리히터와 관련된 책이다. 그렇다고 그를 다룬 전기나 그가 그린 작품에 대한 해설집이 아니다. 이 세상에 우연히 던져진 한 개인이, 화가를 직업으로 택해 살아가면서 겪은 독일 역사의 소용돌이와 개인사, 그가 택한 그림 소재와 가족사가 국가라는 거대한 역사의 한 축과 만나 만들어내는 복잡하고 비극적인 그림을 글로써 보여준다.
기획의도 및 출간의의
리히터라는 화가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위르겐 슈라이버의 치밀함 때문에 이 책을 기획했다. 일개 신문기자가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직접 발로 뛰며 수집하고,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그의 편집증적인 꼼꼼함에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자의 독특한 서술 방식과 낯선 스타일, 꼬리를 물고 쉼표로 이어지는 문장, 문장 곳곳에 담긴 독일의 특수성 등 여러 어려움에도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은 리히터 작품에 관심이 있는 미술 독자들이나 독일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 언론 매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책 전반에서 거론되는 독일의 어두운 그림자와 맞물며, 과거사 청산이라는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많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내용 소개
‘회화가 죽었다’고 이야기되던 시대에 회화를 포기하기는커녕 “회화는 지금보다 더 완성되어야 한다”면서 캔버스를 붙잡고 씨름하던, 할리우드 스타만큼이나 멋진 외모의 화가 리히터. 이 책은 그의 가족과 그에 관한 이야기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드레스덴을 녹여버린 불꽃은 리히터의 가슴속 심연으로 숨어든다. 저자 위르겐 슈라이버는 예언과도 같은 “그 아이는 화가가 될 것이다”라는 첫 마디를 던지고는 바로 이날의 광경에서 진실을 향한 첫 여정을 시작한다. 화가도 몰랐고, 독일인들조차 다시 거론되기를 꺼려했던 무서운 진실이 끈질긴 인내심과 꼼꼼함, 그리고 추진력을 갖춘 저자에 의해 낱낱이 밝혀진다.
27살 나이에 정신병원에 갇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리히터의 이모와 독일 친위대 대원이자 정신과 의사로서 현실에 충실했던 장인 오이핑어. 리히터 작품의 대상이 된 이 두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인가?
광분에 휩싸인 독일과 국가가 휘두르는 거대 권력의 지배를 받으면서 순수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을 강요받던 많은 사람들. 이런 무서운 사회적 기류가 한 가족을 어떻게 무너뜨렸으며, 화가의 작품에 어떻게 표출되었는지, 책을 읽는 내내 과거와 현재를 종횡무진 누비는 낯선 문장에 멈칫거리다가도 큰 그림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 낯선 문장조차 진실로 다가가는 퍼즐인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옮긴이가 밝혔듯이 세세한 줄거리는 이 책의 즐거움을 반감될 것 같아 실지 않았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위르겐 슈라이버
1947년 1월 30일생으로 언론인과 기자로 일한 지 30년이 흘렀다. 이 기간에 그는 독일 신문 ≪슈트트가르터 차이퉁(Stuttgarter Zeitung)≫과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에서 주로 일했다. 지오(GEO), 스포츠(Sports), 메리안(Merian), 차이트 마가친(Zeit-Magazin)의 대표적인 기고가였고, 지금은 폐간된 주간지 ≪디 보헤(Die Woche)≫의 창설 멤버였다. 남부 독일 지역에서 제일 큰 신문사인 뮌헨의 ≪쥐트도이체 차이퉁(Sueddeutsche Zeitung)≫ 기자로 잠시 활동했다. 1999년부터는 베를린의?주요 일간지인 ≪타게스슈피겔(Der Tagesspiegel)≫에서 일을 했고, 2001년부터는 수석기자(reporter-in-chief)로 활약하고 있다. 1991년에는 독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언론상인 테어도르-볼프(Theodor Wolff) 상을 수상했으며, 독일언론협회에서 설립한?언론자유재단에서 시상하는 ‘일간신문 언론파수꾼상(W?chterpreis)’도 두 차례 수상했다.
옮긴이 : 김정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독문학과 연극학을 공부했다. 2002년 박경리의 《시장과 전장》을 독일의 헬가 피히테(Helga Pichte)와 함께 독일어로 번역했다(2002, Secolo Verlag, Osnabruck). 옮긴 책으로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이 그림은 왜 비쌀까』, 『모든 것이 소비다』, 『아틀라스 서양 미술사』, 『공간의 안무』, 『여자 그림 위조자』, 『예술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옮긴이 : 조이한
아트 에세이스트. 미술을 통해 젠더 문제를 끊임없이 환기시키고 있는 페미니스트. 성신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에서 미술사와 젠더학을 공부했다. 인하대, 성균관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등에서 강의해왔으며,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상상마당, 서울자유시민대학, 양성평등원 등에서 일반인을 위한 미술과 젠더 강좌를 꾸준히 열고 있다. 지은 책으로 《조이한 진중권의 천천히 그림 읽기》 《위험한 미술관》 《혼돈의 시대를 기록한 고야》 《그림에 갇힌 남자》 《젠더: 행복한 페미니스트》 《그림 눈물을 닦다》 《베를린, 젊은 예술가들의 천국》 《뉴욕에서 예술 찾기》 《칠레에서 일주일을》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가란 무엇인가》 《아틀라스 서양미술사》 《여자 그림 위조자 1, 2》 《한 가족의 드라마: 독일 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 《이 그림은 왜 비쌀까》 등이 있다.
목 차
2부 희생자
3부 가족
4부 가해자
5부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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