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1834~96)는 공예, 디자인, 건축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예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영국 사상가다. 그는 아나키즘과 사회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그 영향은 그의 예술관에는 물론이고 사회관, 인생관에도 스며들었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예술, 아나키즘, 사회주의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그것들과 많이 다르다.
그렇다 보니 그의 사상에 관심을 갖고 그에 관한 책을 구해 읽어보고도 그와 그의 사상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모리스와 같이 독특한 사상가의 사상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그에 관한 전기나 해설서를 읽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자신이 한 말의 기록과 그 자신이 쓴 글을 직접 읽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모리스의 강연록과 팸플릿 가운데 7편을 선정해 우리말로 옮겨 묶은 이 책은 모리스와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옮긴이는 모리스의 예술론에 대해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한다. “모든 사람이 예술을 하듯이 즐겁게 노동을 하고 예술처럼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예술가처럼 자유롭고 평등하며 멋지게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삶이 예술이 되고, 노동이 예술이 되며, 세상이 예술이 되게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자는 것은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과 같다. 현실의 사회에서 그런 이상적인 사회로 건너가는 징검다리를 모리스는 사회주의에서 찾았다. 다만 그가 말한 사회주의는 마르크스레닌주의와는 다른 일종의 고전적 사회주의라고 할 수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그는 사십대 후반에 사회주의자가 됐다고 스스로 밝혔지만, 그가 사회주의자가 되기 전에 주장한 것과 사회주의자가 된 후에 주장한 것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
이념적 편 가르기와 진영간 적대적 대립이 여전히 횡행하는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질곡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고역과 노동, 예속과 자유, 현실과 꿈을 예술의 관점에서 사색해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서 각성과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윌리엄 모리스
E. P. 톰슨, 에릭 홉스봄 등 유력한 사가들에 의해 ‘독창적인 사회주의자’나 ‘혁명적 유토피아론자’ 등으로 평가받은 영국의 사상가. 생전에 영국 왕실의 계관시인으로 추대될 만큼 시인으로 유명했으며, 사후에는 현대 디자인의 선구자이자 현대 기능주의 건축의 아버지로 재평가되며 디자이너로도 유명해졌다. ‘생활사회주의’로 알려진 모리스의 사회주의는 ‘일상 노동과 삶의 예술화, 자연화’로 요약된다. 이러한 그의 사상은 건축, 공예, 문학 등 여러 방면에 걸친 그의 작품 곳곳에서 표현됐으며, 현대의 아나키즘과 생태주의 사상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옮긴이 : 박홍규
1952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법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오사카시립대학에서 법학 박사학 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 법대·영국 노팅엄대학 법대·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연구하고, 일본 오사카대학·고베대학·리쓰메이칸대학에서 강의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로 전공뿐만 아니라 정보사회에서 절실히 필요한 인문·예술학의 부활을 꿈꾸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회장을 지냈으며 전공인 노동법 외에 헌법과 사법 개혁에 관한 책을 썼다. 1997년《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고, 2015년《독서독인》으로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저항하는 지성, 고야》, 《인문학의 거짓말》, 《인문학의 거짓말, 두 번째 이야기》, 《놈 촘스키》,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공저), 《아돌프 히틀러》, 《누가 헤밍웨이를 죽였나》,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으며 《간디 자서전》, 《예술은 무엇인가》,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외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옮긴이의 일러두기
1부 생활예술론
1장 생활예술
2장 예술과 대지의 미
3장 수공예의 부흥
2부 인민예술론
1장 인민의 예술
2장 예술과 사회주의
3장 예술의 목적
4장 나는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되었나?
부록_ 미술공예 운동과 윌리엄 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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