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연인들 -로렌스 올리비에와 비비안 리- (2021.1)

​이 책은 20세기의 스크린과 극장을 빛낸 로렌스 올리비에와 비비안 리의 삶과 예술을 추적한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로 눈부시게 등장한 비비안 리는 '애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갔다. 이후 그녀는 건강상의 문제로 여러 차례 좌절을 겪었지만, 병중에서도 치열한 연기로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녀의 연인 로렌스 올리비에는 '폭풍의 언덕'에서 히스클리프를 완벽하게 구현했고, '햄릿' '리처드 3세' '헨리 5세' 등의 명작에 출연하여, 셰익스피어 작품 해석의 대가로 이름을 날렸다. 연극의 무대와 영화의 스크린에서 명연기를 펼쳤을 뿐 아니라, 영화 '햄릿'에서 감독, 주연을 맡아 아카데미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후 영국 국립극장 예술감독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그들은 처음 만나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졌지만, 각자 배우자가 있었기에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성공할 수 있었다. 로렌스는 비비안의 연기를 북돋아주며 명배우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두 사람이 인생사에서 겪었던 가혹한 시련과 이별, 사랑조차도 그들에게는 더욱 풍성한 연기를 만들어주는 영감의 원천이자, 예술적 생애에 집중케 했던 동기였던 것이다.
오늘날 연극과 영화의 세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전설이 된 그들의 명성은 영원히 빛날 것이다. 오늘날에도 회자되는 그들의 독창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찬란한 연기와, 사랑만큼이나 불타올랐던 뜨거운 예술혼을 많은 이들이 기억하기를 바란다.

책머리에 중에서
비비안 리를 처음 본 것은 영화 '애수'였다. 그리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으로 이어졌다. 로렌스 올리비에는 '햄릿' '오셀로' '리처드 3세' '헨리 5세', 그리고 '캐리' '폭풍의 언덕' 등의 명작으로 만났다. 이들의 연기에 압도당한 나는 저 찬란한 연기의 실체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나는 이들에 관한 자료를 보고, 이들에 관한 공연평과 연기론을 탐독했다. 두 배우가 이룩한 연기술의 내용도 중요했지만, 이들이 한시도 멈추지 않고 배우의 길을 완주했다는 사실에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사랑이나 이별도 이들에게는 인생사의 가혹한 시련이요 거품처럼 허무한 일이었지만, 더 풍성한 연기를 만들어주는 영감의 원천이자, 예술적 생애에 더욱더 집중케 했던 동기이기도 했다.(중략)
배우의 눈부신 연기, 탁월한 극작가와 연출가, 그리고 이들을 반기는 관객들과 평론가들이 있으면 예술은 순조롭게 발전하고, 그 예술에 공감하는 인간은 마음이 흔들리면서 자신이 바뀌는 것을 깨닫는다. 예술은 인류의 올바른 길을 인도하는 방향타이다. 올리비에와 비비안의 만남은 이 모든 일의 시작 같은 한 가지 상징이었다. 시인 릴케와 루 살로메, 파스테르나크와 올가 이빈스카야 등도 그런 창조적 본능이 점화된 만남이었다. 예술가는 그런 만남을 통해 ‘보다 가치 있는 예술’에 자신을 희생하고 몰입한다. 문명사는 그것이 결코 사적인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나는 올리비에와 비비안과 어울려 차를 마시고, 함께 길을 걸어가며, 무수히 많은 대화를 나누는 환각에 사로잡혔다. 오늘의 각박하고 험난한 우리들 연극의 장(場)에서 나는 이들이 이룩한 일에 감탄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동료 연극인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이태주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하와이대학교 및 조지타운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셰익스피어 관련 저서로 『이웃사람 셰익스피어』 『원어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명언집』 『셰익스피어와 함께 읽는 채근담』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셰익스피어 4대 희극』 『셰익스피어 4대 사극』 등이 있고, 저서로 『세계 연극의 미학』 『연극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브로드웨이』 『R 교수의 연극론』 『충격과 방황의 한국연극』 『한국연극 전환시대의 질주』 『재벌들의 밥상』 『유진 오닐 : 빛과 사랑의 여로』 등이 있다.
단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연극영화학과 교수·공연예술연구소장·대중문화예술대학원장, 한국연극학회 회장, 국제연극평론가협회(IATC) 집행위원 겸 아시아-태평양지역센터 위원장, 예술의전당 이사, 국립극장 운영위원, 서울시극단장, 한국연극교육학회장,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공연예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의 초빙교수로 재직했었다.

 

￭ 책머리에

part 1 비비안 리, 무대의 불꽃
01 에베레스트 소녀의 배우 탄생
02 비비안과 스칼렛 오하라
03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04 사랑의 기쁨：'워털루 다리'와 '레이디 해밀턴'
05 노트리 장원에서 일어난 일
06 비비안의 투병과 올리비에의 '햄릿'
07 스칼렛과 블랑시, 명배우 비비안의 두 얼굴
08 두 배우가 성취한 명작 '리처드 3세'
09 비비안과 잭 메리베일, 올리비에와 조앤 플로라이트
10 이별과 죽음：근원으로의 귀환
11 비비안 사후 50년 만에 공개된 올리비에의 편지

part 2 로렌스 올리비에, 영광과 신화
01 아버지는 말했다, “너는 연극무대에 서라”
02 로렌스 올리비에와 영화의 길
03 감독과 주연의 명작영화 '헨리 5세'
04 ‘의식의 눈’으로 촬영한 영화 '햄릿'
05 국립극장 예술감독 로렌스 올리비에
06 로렌스 올리비에의 업적과 평가
07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만난 올리비에
08 올리비에 연기론 1：'맥베스' '리처드 3세' '리어왕'
09 올리비에 연기론 2：'오셀로'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베니스의 상인'
10 올리비에 주변의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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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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