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잔은 고전주의와 인상주의의 진정한 가교자
‘걸작’이라는 것이 특정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읽을거리가 풍부한 작품을 말한다고 할 때, 세잔만큼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작가와 작품도 드물다. 세잔은 어찌 보면 그의 시대를 넘어서는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는 한 장르에 귀속되는 작가라기보다는 ‘모더니즘 회화’라고 하는 미술사에서 전혀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힌 작가이다. 그런 만큼 세잔을 조명하는 방식도 시대에 따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띤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사실 당대의 미적 욕망을 반영한다 할 수 있다.
모더니즘 시기에는 세상을 원통, 구(球) 그리고 원추로 보는 세잔의 구조적 시각이 부각되었다. 20세기 입체주의는 세잔 없이는 불가능했고 세잔은 모더니즘의 핵심으로 그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이른바 포스트모던 시기에는 언어의 상징 기능에 해당하는 형태 및 구조보다는 세잔의 색채에 주목하여 이성과 합리를 넘어서는 그의 미적 역량과 그가 살았던 삶의 공간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책에서 중요한 화두로 삼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두 양상 모두를 포괄하는 세잔 회화의 특징으로 이른바 ‘세잔 회화의 역설’이 바로 그것이다. 말하자면, 그의 회화는 형태적인 대상성을 보유하면서도 색채의 유동성과 생동감을 함께 지닌다는 것이다. 세잔의 풍경화에서 보이는 거대한 바위는 견고한 입체이면서도 흔들리는 자연의 숨결을 함께 지닌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인 오늘날까지 그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양 미술사에서 세잔의 의미는 확고하다. 그는 과거의 고전주의와 현대의 인상주의를 연결하는 진정한 다리였다. 세잔은 시간과 자연에 대한 인상주의의 근본 미학을 수용하면서도 견고한 형태와 깊이 있는 공간을 추구했다. 고전주의의 끝자락에서 시간의 영속성과 불변하는 미적 진리를 고수하고자 했던 것이다.
사상가들을 매료시킨 지적인 화가
세잔은 서양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지적인 작업을 남긴 작가이다. 세잔은 표현의 문제를 넘어 미술의 근본 문제를 다룬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는 현상적인 묘사보다 대상 자체의 존재에 집중했다. 주체와 대상의 관계에 주목하고, 궁극적으로는 ‘본다’는 감각을 탐구했다. 따라서 세잔이 던지는 화두는 단지 미술의 범주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작품은 철학적 사유를 풍부하게 하는 내용의 보고(寶庫)와도 같다. 내로라하는 숱한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이 세잔을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가 살았던 시대의 사상가들은 물론, 메를로퐁티, 라캉, 들뢰즈 등 현대 철학의 거장들도 세잔을 읽고 토론한다.
이 책은 세잔의 예술에 오랫동안 숨어 있던 의미들을 조명하기 위해 그의 작품에 대한 포스트모던 해석을 시도한다. 특히 미술과 연관되는 철학적 사고와 정신분석학적 인식을 활용하여 세잔의 작품을 들여다본다. 책의 내용은 세잔의 미술세계를 현대의 대표적인 사상가 일곱 명과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지그문트 프로이트, 조르주 바타유, 질 들뢰즈, 자크 라캉, 모리스 메를로퐁티, 앙리 베르그송을 차례로 다루는 이 책은 세잔을 바라보는 일곱 가지 시각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들은 세잔에 대해 직접 글을 남긴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메를로퐁티는 「세잔의 회의」라는 중요한 논문을 썼고, 들뢰즈는 『감각의 논리』에서 베이컨과 함께 세잔을 전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라캉과 바타유는 자신의 저술들에서 세잔을 암시하거나 어느 정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라캉은 『정신분석학의 네 가지 기본 개념』의 중요한 대목에서 대표성을 띤 ‘예술가(artist)’를 여러 번 언급하고 있는데 그가 바로 세잔이다. 크리스테바의 경우 세잔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그의 ‘멜랑콜리’ 이론은 세잔 회화의 미적 구조를 심도 있게 설명해 준다. 개정판에 새로 추가된 마지막 장은 다른 사상가들과 달리, 세잔과 부분적으로 같은 시기와 사회를 공유했던 철학자 베르그송의 사유를 다룬다. 시간의 흐름이야말로 유일한 리얼리티라고 믿었던 베르그송의 철학과 병행되는 세잔의 회화를 통해 지속의 이미지를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처럼 세잔의 작품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일곱 사상가들의 시각을 차례로 살펴보는 시도는 작품의 의미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는 사고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테면 크리스테바의 멜랑콜리 이론과 기호학적 시각은 세잔의 무표정하고 비인간적인 인물의 표상과 색채의 강도 사이에 근본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우울한 마스크가 표면적으로 정서를 가린다고 해도 심도 깊은 색채에서 정서의 깊이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작가 소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영국 리즈대학교(Univ. of Leeds)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술사학연구회 회장을 지냈으며, 2002년부터 영국의 국제학술지 Journal of Visual Culture 편집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홍익대학교 박물관장 및 현대미술관장을 지낸 바 있고, 현재 홍익대학교 예술학과(학부)와 미술사학과(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저서로 『전영백의 발상의 전환』 『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들: 전시가 이즘을 만들다』 『코끼리의 방: 현대미술 거장들의 공간』등이 있고, 책임편집서로 『22명의 예술가, 시대와 소통하다: 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자화상』 등이 있다.
번역서로 『후기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고갱이 타히티로 간 숨은 이유』등이 있고, 공역으로 『미술사 방법론』 『월드 스펙테이터』『눈의 폄하: 20세기 프랑스 철학의 시각과 반시각』 등이 있다. 국내 논문으로 「데이빗 호크니의 ‘눈에 진실한’ 회화」「여행하는 작가주체와 장소성」 「영국의 도시 공간과 현대미술」 등 19편을 썼다. 해외 발표 논문으로 “Looking at Cézanne through his own eyes”(London, Art History), “Korean Contemporary Art on British Soil in the Transnational Era”(GSCA) 등이 있고 해외에서 출간된 책(Book Chapter)으로 “Cézanne’s Portraits and Melancholia,” in Psychoanalysis and Image(London: Blackwell) 등이 있다.
목 차
세잔의 사과
생애 첫 번째 책, 그 첫사랑을 기억하며
개정판 출간에 부쳐
작품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작품을 보는 눈이다
책을 열며
크리스테바와 멜랑콜리 미학
세잔의 특별한 초상화
멜랑콜리 초상화
공허를 채우는 색채: 푸른색
‘순수한 시각’과 색채 효과
작가의 우울증과 작품의 멜랑콜리
인간은 왜 우울한가: 멜랑콜리 심적 구조
삶에서 분리된 형태, 삶에 대한 욕망의 색채
프로이트와 세잔의 성 표상
성적 욕망과 수욕도의 도상
세잔의 누드화: 참조와 차이
‘프로이트의 세잔’: 세 점의 <대수욕도>
바타유의 에로티즘, 세잔의 초기 누드화
탈승화의 미학
세잔의 누드에서 보이는 성과 폭력
‘보는 것이 두렵다’: <성 안토니의 유혹> 연작
‘본다’는 것에서 ‘눈’ 이야기로
세잔의 에로틱한 환상: 동물적 본능의 표출과 폭력
세잔과 바타유 그리고 현대미술
들뢰즈와 세잔의 ‘감각의 논리’
세잔의 사과와 베이컨의 살
들뢰즈의 지각, 정동 그리고 감각
‘조성된 감각organized sensations의 논리’
세잔에서 베이컨으로
비움의 미학: ‘클리셰’의 배제
세잔과 베이컨 그리고 영국의 현대미술
라캉의 주체와 세잔의 시각구조
세잔의 회화와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
거울 너머 나의 얼굴: 거울단계 이론과 세잔의 자화상
거울 면에서 응시의 스크린으로
메를로퐁티와 ‘세잔의 회의’
‘말없는 사유’
체험된 시각
‘본다’는 행위의 불확실성
미완의 색채 표면: 후기 수채화
베르그송과 세잔의 ‘시간 이미지’
과연, 미술은 공간예술인가?
회화에서의 지속과 기억의 표상
철학과 예술의 병행
보론: 미술사 속 세잔, 그 의미와 해석의 확장사
주註
참고문헌
도판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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