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배우 한지민이 강력 추천한 책 《니 얼굴》
따뜻하고 깨끗한 은혜씨의 세상을 만나는 그림집
자유로운 아티스트 은혜씨의 미공개 그림 포함 150여 점과
직접 쓴 글과 편지, 메모까지 함께 담은 책 《니 얼굴》
만화가 엄마, 영화감독 아빠, 늦둥이 동생, 유기견 지로와 함께 살고 있는 은혜씨는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배우 한지민의 쌍둥이 언니 ‘영희’ 역으로 출연해 큰 화제가 되었다. 드라마에서는 은혜씨가 직접 그린 그림이 영희가 영옥이에게 보내는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는 매개체가 되어 둘을 더 끈끈하게 이어 주었다.
은혜씨의 첫 그림집 《니 얼굴》에는 은혜씨가 처음 그린 그림부터 캐리커처 그림, 색연필이나 아크릴, 수채화를 사용한 채색 그림까지 은혜씨의 그림을 다채롭게 담았다. 첫 번째 장 ‘은혜씨와 얼굴들’에서는 은혜씨가 스스로를 그린 자화상과 가장 사랑하는 식구들, 그밖에 은혜씨가 좋아하는 커피, 꽃, 강아지, 고양이 같은 동식물 그림을 두루 담았다. 두 번째 장 ‘소중한 얼굴들’에서는 은혜씨를 아껴 주는 사람들과 친구들, 리버마켓에서 함께 했던 플리마켓 셀러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열연했던 배우들의 얼굴을 그렸다. 마지막 장 ‘행복한 얼굴들’에서는 은혜씨를 만나 한껏 웃으며 “예쁘게 그려 주세요”라고 인사했던 수많은 얼굴들을 담아 은혜씨가 마주한 행복한 시간들을 볼 수 있다.
은혜씨는 한순간도 손을 놀리지 않는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식당에서는 뜨개질을, 화실에서는 그림을, 일과를 마치고 난 뒤 집에서는 일기를 쓰거나 둘레 사람들을 떠올리며 편지와 시를 쓴다. 《니 얼굴》에는 이런 은혜씨가 십 대 시절부터 써 왔던 일기, 식구들에게 사랑을 전하며 썼던 편지, 메모를 함께 담았다. 은혜씨만의 매력과 위트가 넘치는 글부터, 내밀한 속마음을 담은 글까지 40여 편의 글을 통해 은혜씨의 세상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배우 한지민의 추천사처럼 ‘은혜씨의 세상은 참 아름답다. 은혜씨만큼 맑고 깨끗하다. 따뜻한 은혜씨의 작품들을, 그리고 은혜씨의 순수한 세상을 느껴 보길 바란다.’
3년이라는 기다림 끝에 출간된
은혜씨의 첫 그림집 《니 얼굴》
배우이자 화가로 당당히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은혜씨는 다운증후군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한 뒤로는 만날 사람도, 특별히 갈 곳도 없던 외톨이였다. 은혜씨는 눈에 띄는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보내는 시선에 강박증이 생기고 조현병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한동안 식구들은 은혜씨 앞에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숨죽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엄마 장차현실이 운영하는 작은 화실에서 은혜씨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경기도 양평 문호리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에 캐리커처를 그리는 셀러 ‘니얼굴 은혜씨’로 참여해 지금까지 4천여 명의 얼굴을 그린 화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처음 캐리커처를 그릴 때 은혜씨가 겪은 우여곡절은 다큐멘터리 영화 '니 얼굴'을 통해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처음 캐리커처를 한 장 그리는 데 드는 시간은 1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점점 그림에 익숙해지면서 그리는 시간도 짧아지고 캐리커처 그림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이다. 문호리 강변의 한여름 무더위에도, 한겨울 매서운 바람에도 은혜씨는 묵묵히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 냈다. 사람들이 보내는 시선에 상처받으며 한때 “나 같은 장애로 왜 태어났을까. / 괜히 낳아 보네 괜히 나왔다. 난 외톨이야 놀 친구가 없다.”(본문 12쪽에서)라는 글을 썼던 은혜씨는 얼굴을 그리면서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반갑게 인사하고, 사진을 찍고 4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다. 은혜씨에게 그림은 세상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긍정의 힘으로 작용했다.
2017년 7월, 은혜씨가 눈을 직접 마주하며 그린 얼굴이 천 명이 된 시점에 첫 전시를 열었다.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가던 은혜씨와 이 그림집을 기획하게 된 것은 2020년 '그대로가 좋아 ‘니 얼굴’' 전시가 열린 갤러리 창성동실험실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긴 기다림 끝에 은혜씨의 첫 ‘그림집’ 《니 얼굴》이 출간되었다. 따뜻하고 깨끗한 은혜씨의 세상을 함께 만나 보자.
“얼굴을 그려요. 그냥 보이는 대로 그려요.”
외로움을 바탕으로 4천 명의 얼굴을 그려 낸 은혜씨가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는 법
은혜씨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누구에게나 “참 예쁘네.” “잘생겼어.” 하고 덕담을 건네고, 스스럼없이 다가가 그림을 그려 주고 싶다고,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본다. 장애를 가진 은혜씨가 정상과 비정상, 장애와 비장애라는 이분법으로 세상 밖으로 떠밀릴 때, 은혜씨는 그림으로 그 경계를 무너뜨리고 사람들을 무장해제시켜 은혜씨의 세상 안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은혜씨가 그린 캐리커처 그림에는 은혜씨가 그림을 그린 날짜가 적혀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은혜씨가 세상 사람들을 은혜씨의 세계로 초대하는 순간이자 그 사람과 함께한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인 셈이다.
은혜씨는 “사람들 얼굴은 다 다르니까 다 예쁘고 멋있고 자랑스럽다”(본문 44쪽에서)며 한결같이 얼굴을 그리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은혜씨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대로 하얀 종이 위에 그대로 그려지는 그림은 은혜씨 그림의 특징이자 매력이다. 채색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은혜씨만의 독특한 색감 표현과 대비는 독자들에게 감탄을 자아낸다. 자유로운 시선으로 매력적인 그림을 그려 내는 화가 은혜씨, 외로움을 힘으로 4천여 명의 사람들과 마주하고 묵묵히 그려 낸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물했다. 이제 자기만의 예술 세계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며 세상과 소통하는 은혜씨가 앞으로 그려 낼 새로운 그림들이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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