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펜터스

캐런 카펜터의 40주기를 기념하며,

뒤늦은 헌사 “카펜터스 평전”

카펜터스는 은밀하게 사랑받아야만 했다. 그들은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공개 고백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안다. 그들이 뿌려 둔 센티멘털의 힘은 생각보다 거대했고, 그들의 선율은 여전히 강한 생명력으로 우리 옆에 공명함을.

카펜터스는 누구보다 인간의 감정에 솔직했고, 그 내밀한 구석을 가감 없이 드러냈으며, 그로 인해 파생된 모든 비난을 기꺼이 감싸 안았다. 1970년대에 평단으로부터 조롱받고 무시당했지만, 이제 세상은 그들의 편이 되었다.

*밴드 ‘카펜터스’

‘카펜터스’가 탄생한 역사적인 날.

1969년 4월 22일, 리처드와 캐런 카펜터 남매는 A&M 레코드와의 계약 체결하며 ‘카펜터스’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첫 앨범 《Ticket to Ride》로 데뷔하여 1970년 싱글 〈(They Long to Be) Close to You〉와 〈We've Only Just Begun〉, 1973년 〈Top of the world〉로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른다.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비평가들의 시선에서 그것은 뛰어난 장사 수완일 뿐 ‘아이스크림’에 비유되곤 했다. 음악은 달콤하지만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 말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후 카펜터스의 음악은 미국 톱 40,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를 휩쓸며 기록적인 히트를 기록한다. 카펜터스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2개의 1위곡과 5개의 2위곡을,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에서 15개의 1위곡을 비롯하여 총12개의 톱 10 싱글을 기록한다. 현재까지 머라이어 캐리, 마이클 잭슨을 이은 음반 판매량을 보유한 역대 베스트셀러 아티스트가 된다. 하지만 1970년대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투어 공연으로 중압감으로 수면제의 일종인 퀘일루드에 중독된 리차드는 1979년 1년의 휴식기를 갖게 되었고 캐런은 거식증에 시달리며, 1983년 2월 4일 카렌 카펜터의 죽음으로 두 남매가 함께였던 ‘카펜터스’의 활동은 끝이 난다.

지은이 : 이경준

록 비평가.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있었으며, 현재 대중음악 관련 번역자로도 일한다. 지은 책으로는 『블러, 오아시스』, 『딥 퍼플』, 『주다스 프리스트』가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Wish You Were Here: 핑크 플로이드의 빛과 그림자』, 『광기와 소외의 음악: 혹은 핑크 플로이드로 철학하기』, 『조니 미첼: 삶을 노래하다』, 『더 컴플리트 데이비드 보위』(공역) 등이 있다.

글을 열며 - 뒤늦은 헌사

1장 코네티컷

2장 리틀 드러머 걸

3장 첫 항해

4장 정상에 등극하다

막간 - 대중이 사랑하고, 평론가가 혐오하다

5장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6장 굿바이 투 러브

7장 백악관에 가다

8장 무도관 공연

막간 - 한국의 캐런 카펜터, 이성애

9장 징후

10장 소프트 록 레볼루션

11장 도둑맞은 쇼

12장 1995년, 일본으로부터

13장 위급 신호

막간 - 토드 헤인스의 「슈퍼스타: 더 캐런 카펜터 스토리」

14장 저물어가다

15장 봉인당한 앨범

16장 부서진 약속

17장 메이드 인 아메리카

18장 천사들이 잠든 아침

종장 연극이 끝난 후

글을 닫으며 - 때 이른 도착

두 개의 플레이리스트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