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파리의 심판은 프랑스 와인이 우월하다는 신화를 깨고
와인 세계의 민주화를 이루었다.
이는 와인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로버트 M. 파커(세계적인 와인비평가)
와인마니아들의 필독서 《파리의 심판》 새로운 완역으로 재탄생!
1976년 6월 7일자 타임 월요일판에 프랑스 주재원 조지 태버가 쓴 ‘파리의 심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파리의 한 와인 시음회에서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과 캘리포니아 와인이 모든 프랑스 와인을 눌렀다.” 이 기사가 나간 뒤 정오가 되기도 전에 뉴욕 와인 상점들의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모두 동이 나버렸다. 파리 시음회에서 승리한 와인(1973년산 스태그스립 와인셀러 카베르네 소비뇽 1973년산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을 찾는 문의 전화 쇄도로 와인 상점들이 하루 종일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 와인애호가들의 폭발적 관심을 받았던 이 사건은 ‘파리의 심판’으로 회자되면서 와인의 새 시대를 열었다. ‘파리의 심판’을 현장 취재한 유일한 기자였던 조지 태버는 훗날 이 사건이 와인의 역사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역사서를 구상했고 이를 위해 5년간 전 세계 와인 산지를 누볐다. 그 결과 ‘파리의 심판’을 중심으로 쓰여진 새로운 세계사가 탄생했다.
조지 태버가 단독 취재한 ‘1976년 5월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와인 시음회’의 현장을 복원하고 그 현장의 맥락을 와인의 세계사로 확장시킨 논픽션 명저 《파리의 심판(Judgement of Paris)》이 초판 발행 10년 만에 새로운 완역으로 복간되었다. 프랑스를 굴복시킨 미국 와인의 짜릿한 성공 스토리를 담은 이 책은 시음회에 참가해 대결을 펼쳤던 미국 와인과 프랑스 와인의 역사 전 세계 와이너리 분포 포도 품종 양조 기술 와인장인들의 다채로운 인생 역정이 집대성되어 있어서 2005년 미국에서 초판이 출간된 즉시 와인애호가들의 필독서로 사랑받았다. 방대한 문헌 고증과 철저한 현장 답사가 어우러진 역사적 스토리텔링 속에 와인장인들의 ‘사람 냄새’가 그득하여 읽는 재미와 감동이 상당하다. 이번의 새로운 완역판은 전문번역가이자 와인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유영훈 역자의 상세한 역주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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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음회 당시 현장에 있던 조지 태버가 그 기념비적인 사건의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니 정말로 기쁘다. 캘리포니아 와인에 대한 많은 역사가 소실되었다. 태버의 말처럼 파리 시음회의 극적인 결과는 전 세계에 충격파를 날렸다. 나파밸리 와인과 캘리포니아 와인의 승리 나아가 북미 와인 양조의 진정한 승리였다. 우리는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뛰어난 와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자신감 말이다.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한다. 이것은 실제 역사이며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로버트 G. 몬다비의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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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인간에 대한 한 편의 대서사시
‘파리의 심판’이라는 와인 시음회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된 까닭은 단순히 미국 와인이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1등을 해서가 아니다. 또한 심사위원이 미국인이 아니라 프랑스의 와인 전문가들이었기 때문도 아니다. 오직 프랑스만이 가지고 있다고 여겼던 위대한 와인을 만드는 ‘테루아르’의 장벽을 넘어 지구 반대편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도 그리고 세계 어디에서도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했기 때문에 ‘파리의 심판’이라는 사건은 와인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물론 프랑스 와인은 여전히 훌륭하고 이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적절한 토양과 기후 과학적인 설비와 지식만 잘 갖춰도 얼마든지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과 땀이다. 저자는 바로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시음회 사건 자체보다는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내려 애쓰고 땀 흘린 진정성 어린 사람들의 스토리에 더 중점을 두었다.
1부에서 이야기는 파리의 한 작은 와인 가게에서 시작된다. 이 가게의 주인인 스티븐 스퍼리어는 영국인 출신으로 신나고 재미있을 만한 일이면 무엇이든 뛰어들고 보는 젊고 유쾌한 인물이다. 그가 기획한 파리 시음회 역시 처음에는 순전히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일이었다. 여기에 영국과 프랑스의 오래된 대립 구도라든지 프랑스 와인의 자존심 같은 문제는 애초에 고려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이 와인상은 그저 캘리포니아 와인이 썩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프랑스 와인 애호가들에게도 소개하면 재미있겠다 싶어 행사를 기획했다. 하지만 막상 와인의 마개를 열고 보니 캘리포니아 와인은 ‘썩 괜찮은’ 정도가 아니었던 것이다.
2부에서는 이 대단한 와인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소설처럼 펼쳐진다. 크로아티아의 가난한 마을에서 천신만고 끝에 태평양을 건너온 와인 양조자 마이크 그르기치 시카고의 폴란드인 마을에서 자라 공동체의 삶을 꿈꾸며 와인을 만들게 된 워런 위니아스키 유능한 변호사로서 황금알을 낳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게 된 짐 배럿 등 모두가 꿈을 위해 거친 나파밸리에 발을 들여놓은 모험가들이었다. 이들의 삶은 1960년대 도시의 쇠락과 함께 대두된 자연친화적 삶 그리고 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캘리포니아 드림을 반영한다. 당시 황금을 찾아 몰려왔던 수많은 사람들처럼 그들 역시 돈이든 명예든 가족이든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꿈꾸었고 와인을 통해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리고 혹독한 시련 끝에 프랑스 와인을 능가하는 캘리포니아 와인 그들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저자는 기자 출신답게 1부와 2부는 인터뷰를 토대로 한 인물들의 개인사를 3부는 시음회 사건 현장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을 담았으며 여기에 캘리포니아 와인을 비롯해 시음회에 나온 프랑스 와인에 대한 꼼꼼한 자료 조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처럼 독자들로 하여금 와인을 만든 사람들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각 와인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죽 따라가게 하다가 마지막 시음회 사건 당일에 한바탕 짜릿한 쾌감을 안겨주는 형식이다. 나중에 1등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위니아스키가 정작 어떤 대회인지 모르고 다만 “잘됐네(very nice).”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 미소마저 새나온다. 얼마나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인지 독자들은 이미 생생히 보고 들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4부에서는 이후 파리 시음회가 전 세계 와인 사업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프랑스 및 캘리포니아 와인 업계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파리 시음회는 프랑스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만이 전부가 아님을 증명했고 이에 고무된 세계 전역의 양조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처럼 프랑스가 아닌 지역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프랑스 와인은 시음회에서 자극을 받아 정체되지 않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되었으며 캘리포니아 와인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몽상가와 모사꾼의 땅 캘리포니아가 와인의 황금시대를 열기까지
미국의 와인 생산량은 세계 4위다. 매년 신규 와인 생산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와인 품질 또한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미국 와인의 선두주자인 캘리포니아 와인의 역사는 2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멕시코에서 북쪽으로 옮겨온 스페인의 탐험가들과 프란체스코 수도사들은 이곳에 선교 시설을 짓고 미사에 사용할 와인을 만들기 위해 포도원을 설립했다. 이를 시발점으로 미국 와인 산업은 발전을 거듭하여 골드러시 이후 수십 년 동안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필록세라와 금주법이라는 악재를 맞아 처참히 무너지는 재앙도 겪었다. 그러다 1960년대 말 제2의 황금시대를 맞이하며 다시 한 번 와인생산지로 부상하였고 이는 1976년 프랑스 와인을 재패한 ‘파리의 심판’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캘리포니아 와인은 금주법 골드러시 대지진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쇠락해가기도 발전해나가기도 했다. 악재를 기회로 삼아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들은 프랑스의 고급 포도품종과 제조기술을 도입하고 와인장인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마음껏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나갔다. 또한 천혜의 자연 조건에만 만족하지 않고 와인 연구를 위해 UC데이비스와 산학협동을 추진해 최첨단 와인 양조기술 및 기반시설을 갖추어 세계 와인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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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새로운 양조자들은 프랑스와는 달리 어떤 전통이나 대물림된 지혜를 갖고 있지 않았다. 포도주 양조의 전승 같은 것은 애당초 없었기 때문에 따를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실험가가 되었다. 여기저기서 아이디어를 찾고 포도즙을 포도주로 바꾸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본문 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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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판’ 이후 전 세계 포도주 양조장과 와인장인들은 네트워크를 조성해 와인 양조기술에 대한 정보를 나누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자신의 땅에서 멀리 떠나본 일이 없었던 와인 생산자들이 ‘파리의 심판’ 진원지인 캘리포니아 나파밸리를 찾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파리의 심판’은 미국 와인은 물론 신세계 와인으로 불리는 칠레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와인의 품질투자와 기술개발에 원동력이 되었다. ‘파리의 심판’을 신호탄 삼아 전 세계에 와인의 민주화가 전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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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와인의 신비를 벗겼다. 스퍼리어의 시음회 이후로 다른 많은 나라의 포도주 양조자들이 자신도 미국의 경험을 똑같이 따라 할 수 있다고 보았다. 면밀한 장인정신을 가지고 그들의 땅에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실험을 하고 발견해내면 되었다. 그리하여 캐나다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양조자들은 자신을 포도주 양조 전문가나 장인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캘리포니아인들이 세계가 주목하는 와인을 만들 수 있다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혹은 저 멀리 오스트레일리아와 칠레에서도 같은 일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와인의 세계화가 이루어졌다. 뿌리는 유럽에 있지만 세계의 여러 곳에서 꽃이 핀 것이다. 본문 4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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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마이너리티의 힘!
《파리의 심판》은 ‘와인에 대한 거대한 다큐멘터리’일뿐만 아니라 ‘아메리칸드림’의 기록이기도 하다. 누구나 태어난 환경에 상관없이 원대한 비전과 열병 같은 열정으로 끝까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대륙의 꿈’ 말이다. 특히 이 책의 주인공인 마이크 그르기치와 워런 위니아스키 짐 배럿이야말로 진정한 아메리칸드림의 화신이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맨손의 신화를 일군 이들 이외에도 이 책에는 전 세계 와인 양조에 영향을 끼친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현존하는 인물도 있고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이들도 있다. 그들은 오롯이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했고 이는 세계 와인의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 문화의 지도까지 바꾸는 결과를 낳았다.
역사적으로 프랑스는 테루아르라는 개념으로 와인의 ‘신성’을 강조했고 미국은 와인에 사람의 땀 냄새와 ‘인성’을 더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들이 흘린 땀이 어떻게 와인으로 숙성되었는지에 대한 매혹적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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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양조자 마이크 그르기치는 맨손으로 나파밸리에 온 이민자였다. 그는 지금의 성공에 자부심을 가져 마땅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땅이 다 우리 것이고 양조장도 우리 것입니다. 갚아야 할 빚도 없어요. 더 이상 남의 포도를 사서 쓰거나 부채를 갚을 필요가 없어서 정말 좋습니다. 배는 만들어졌습니다. 항해만 하면 되는 거지요.” 본문 5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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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와인계의 변혁을 알리는 전주곡이 된 ‘파리의 심판’. 그 필연적인 역사로 인해 지금 우리는 탁월한 와인들을 탐닉할 수 있는 ‘행복한 소비자’로 살아가게 되었다. 와인과 관련된 작은 에피소드 하나가 이렇게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저자는 말한다. 맨손으로 땅을 일구고 포도를 심고 와인을 만들어낸 이들의 순수한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파리의 심판’은 일개 해프닝이 아닌 혁명적 역사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탄생한 것이다. 그 이야기는 세계 와인의 역사를 바꾼 ‘결정적인 순간’ 압도적 기득권에 맞선 마이너리티들이 일군 ‘승리의 순간’이 주는 쾌감으로 가득하다.
▣ 작가 소개
저자 : 조지 M. 태버(George M. Taber)
21년 동안 〈타임〉의 기자와 편집자로 일했다. 브뤼셀 본 휴스턴 파리 뉴욕 워싱턴 D.C. 등지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 저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았다. 1973년부터 3년간 파리 주재원을 지내면서 와인과 요리를 폭넓게 다루는 전문 칼럼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로드아일랜드 주에 살고 있는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와인을 즐기며 제2차 세계대전 중 금(?의 역할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기록을 바로잡다 Setting The Record Straight》가 있다.
역자 : 유영훈
출판번역가로 일하며 취미로 와인을 즐기고 공부한다.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와인 책 편집자로 한동안 일했다. 《와인 아틀라스》 《매트 스키너의 캐주얼 와인북》 《음식의 제국》 등을 번역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보르도 와인은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이고 캘리포니아 와인은 마이너 패밀리의 ‘오라클’이었다.
▣ 주요 목차
일러두기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 서문 | 프롤로그
PART 1 꿈을 좇아서
시테베리에의 작은 와인 가게 | 세계 최고의 프랑스 와인 | 와인의 신천지
PART 2 잠에서 깨다
캘리포니아 드림 | 미국에서 다시 시작하다 | 혁명이 일어나다 | 흥미진진한 와인 시대 | 단순한 삶을 찾아 | 견습 양조자 | 로버트 몬다비의 등장 | 위니아스키의 새로운 양조장 | 뼛속까지 지친 변호사 | 유령 양조장의 재탄생 | 1973년산 스태그스립 와인셀러 카베르네 소비뇽 | 1973년산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
PART 3 파리의 심판
새로운 발견을 위한 여정 | 시음회에 나온 캘리포니아 와인 | 시음회에 나온 프랑스 와인 | 충격적인 결과
PART 4 와인의 신세계
세계를 뒤흔든 소식 | 꿈을 이루다 | 와인의 세계화 | 세계 와인 취재기 | 다시 찾은 프랑스 | 다시 찾은 나파밸리
에필로그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부록 | 참고문헌
“파리의 심판은 프랑스 와인이 우월하다는 신화를 깨고
와인 세계의 민주화를 이루었다.
이는 와인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로버트 M. 파커(세계적인 와인비평가)
와인마니아들의 필독서 《파리의 심판》 새로운 완역으로 재탄생!
1976년 6월 7일자 타임 월요일판에 프랑스 주재원 조지 태버가 쓴 ‘파리의 심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파리의 한 와인 시음회에서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과 캘리포니아 와인이 모든 프랑스 와인을 눌렀다.” 이 기사가 나간 뒤 정오가 되기도 전에 뉴욕 와인 상점들의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모두 동이 나버렸다. 파리 시음회에서 승리한 와인(1973년산 스태그스립 와인셀러 카베르네 소비뇽 1973년산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을 찾는 문의 전화 쇄도로 와인 상점들이 하루 종일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 와인애호가들의 폭발적 관심을 받았던 이 사건은 ‘파리의 심판’으로 회자되면서 와인의 새 시대를 열었다. ‘파리의 심판’을 현장 취재한 유일한 기자였던 조지 태버는 훗날 이 사건이 와인의 역사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역사서를 구상했고 이를 위해 5년간 전 세계 와인 산지를 누볐다. 그 결과 ‘파리의 심판’을 중심으로 쓰여진 새로운 세계사가 탄생했다.
조지 태버가 단독 취재한 ‘1976년 5월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와인 시음회’의 현장을 복원하고 그 현장의 맥락을 와인의 세계사로 확장시킨 논픽션 명저 《파리의 심판(Judgement of Paris)》이 초판 발행 10년 만에 새로운 완역으로 복간되었다. 프랑스를 굴복시킨 미국 와인의 짜릿한 성공 스토리를 담은 이 책은 시음회에 참가해 대결을 펼쳤던 미국 와인과 프랑스 와인의 역사 전 세계 와이너리 분포 포도 품종 양조 기술 와인장인들의 다채로운 인생 역정이 집대성되어 있어서 2005년 미국에서 초판이 출간된 즉시 와인애호가들의 필독서로 사랑받았다. 방대한 문헌 고증과 철저한 현장 답사가 어우러진 역사적 스토리텔링 속에 와인장인들의 ‘사람 냄새’가 그득하여 읽는 재미와 감동이 상당하다. 이번의 새로운 완역판은 전문번역가이자 와인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유영훈 역자의 상세한 역주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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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음회 당시 현장에 있던 조지 태버가 그 기념비적인 사건의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니 정말로 기쁘다. 캘리포니아 와인에 대한 많은 역사가 소실되었다. 태버의 말처럼 파리 시음회의 극적인 결과는 전 세계에 충격파를 날렸다. 나파밸리 와인과 캘리포니아 와인의 승리 나아가 북미 와인 양조의 진정한 승리였다. 우리는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뛰어난 와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자신감 말이다.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한다. 이것은 실제 역사이며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로버트 G. 몬다비의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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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인간에 대한 한 편의 대서사시
‘파리의 심판’이라는 와인 시음회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된 까닭은 단순히 미국 와인이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1등을 해서가 아니다. 또한 심사위원이 미국인이 아니라 프랑스의 와인 전문가들이었기 때문도 아니다. 오직 프랑스만이 가지고 있다고 여겼던 위대한 와인을 만드는 ‘테루아르’의 장벽을 넘어 지구 반대편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도 그리고 세계 어디에서도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했기 때문에 ‘파리의 심판’이라는 사건은 와인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물론 프랑스 와인은 여전히 훌륭하고 이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적절한 토양과 기후 과학적인 설비와 지식만 잘 갖춰도 얼마든지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과 땀이다. 저자는 바로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시음회 사건 자체보다는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내려 애쓰고 땀 흘린 진정성 어린 사람들의 스토리에 더 중점을 두었다.
1부에서 이야기는 파리의 한 작은 와인 가게에서 시작된다. 이 가게의 주인인 스티븐 스퍼리어는 영국인 출신으로 신나고 재미있을 만한 일이면 무엇이든 뛰어들고 보는 젊고 유쾌한 인물이다. 그가 기획한 파리 시음회 역시 처음에는 순전히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일이었다. 여기에 영국과 프랑스의 오래된 대립 구도라든지 프랑스 와인의 자존심 같은 문제는 애초에 고려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이 와인상은 그저 캘리포니아 와인이 썩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프랑스 와인 애호가들에게도 소개하면 재미있겠다 싶어 행사를 기획했다. 하지만 막상 와인의 마개를 열고 보니 캘리포니아 와인은 ‘썩 괜찮은’ 정도가 아니었던 것이다.
2부에서는 이 대단한 와인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소설처럼 펼쳐진다. 크로아티아의 가난한 마을에서 천신만고 끝에 태평양을 건너온 와인 양조자 마이크 그르기치 시카고의 폴란드인 마을에서 자라 공동체의 삶을 꿈꾸며 와인을 만들게 된 워런 위니아스키 유능한 변호사로서 황금알을 낳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게 된 짐 배럿 등 모두가 꿈을 위해 거친 나파밸리에 발을 들여놓은 모험가들이었다. 이들의 삶은 1960년대 도시의 쇠락과 함께 대두된 자연친화적 삶 그리고 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캘리포니아 드림을 반영한다. 당시 황금을 찾아 몰려왔던 수많은 사람들처럼 그들 역시 돈이든 명예든 가족이든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꿈꾸었고 와인을 통해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리고 혹독한 시련 끝에 프랑스 와인을 능가하는 캘리포니아 와인 그들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저자는 기자 출신답게 1부와 2부는 인터뷰를 토대로 한 인물들의 개인사를 3부는 시음회 사건 현장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을 담았으며 여기에 캘리포니아 와인을 비롯해 시음회에 나온 프랑스 와인에 대한 꼼꼼한 자료 조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처럼 독자들로 하여금 와인을 만든 사람들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각 와인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죽 따라가게 하다가 마지막 시음회 사건 당일에 한바탕 짜릿한 쾌감을 안겨주는 형식이다. 나중에 1등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위니아스키가 정작 어떤 대회인지 모르고 다만 “잘됐네(very nice).”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 미소마저 새나온다. 얼마나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인지 독자들은 이미 생생히 보고 들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4부에서는 이후 파리 시음회가 전 세계 와인 사업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프랑스 및 캘리포니아 와인 업계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파리 시음회는 프랑스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만이 전부가 아님을 증명했고 이에 고무된 세계 전역의 양조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처럼 프랑스가 아닌 지역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프랑스 와인은 시음회에서 자극을 받아 정체되지 않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되었으며 캘리포니아 와인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몽상가와 모사꾼의 땅 캘리포니아가 와인의 황금시대를 열기까지
미국의 와인 생산량은 세계 4위다. 매년 신규 와인 생산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와인 품질 또한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미국 와인의 선두주자인 캘리포니아 와인의 역사는 2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멕시코에서 북쪽으로 옮겨온 스페인의 탐험가들과 프란체스코 수도사들은 이곳에 선교 시설을 짓고 미사에 사용할 와인을 만들기 위해 포도원을 설립했다. 이를 시발점으로 미국 와인 산업은 발전을 거듭하여 골드러시 이후 수십 년 동안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필록세라와 금주법이라는 악재를 맞아 처참히 무너지는 재앙도 겪었다. 그러다 1960년대 말 제2의 황금시대를 맞이하며 다시 한 번 와인생산지로 부상하였고 이는 1976년 프랑스 와인을 재패한 ‘파리의 심판’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캘리포니아 와인은 금주법 골드러시 대지진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쇠락해가기도 발전해나가기도 했다. 악재를 기회로 삼아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들은 프랑스의 고급 포도품종과 제조기술을 도입하고 와인장인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마음껏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나갔다. 또한 천혜의 자연 조건에만 만족하지 않고 와인 연구를 위해 UC데이비스와 산학협동을 추진해 최첨단 와인 양조기술 및 기반시설을 갖추어 세계 와인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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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새로운 양조자들은 프랑스와는 달리 어떤 전통이나 대물림된 지혜를 갖고 있지 않았다. 포도주 양조의 전승 같은 것은 애당초 없었기 때문에 따를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실험가가 되었다. 여기저기서 아이디어를 찾고 포도즙을 포도주로 바꾸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본문 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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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판’ 이후 전 세계 포도주 양조장과 와인장인들은 네트워크를 조성해 와인 양조기술에 대한 정보를 나누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자신의 땅에서 멀리 떠나본 일이 없었던 와인 생산자들이 ‘파리의 심판’ 진원지인 캘리포니아 나파밸리를 찾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파리의 심판’은 미국 와인은 물론 신세계 와인으로 불리는 칠레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와인의 품질투자와 기술개발에 원동력이 되었다. ‘파리의 심판’을 신호탄 삼아 전 세계에 와인의 민주화가 전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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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와인의 신비를 벗겼다. 스퍼리어의 시음회 이후로 다른 많은 나라의 포도주 양조자들이 자신도 미국의 경험을 똑같이 따라 할 수 있다고 보았다. 면밀한 장인정신을 가지고 그들의 땅에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실험을 하고 발견해내면 되었다. 그리하여 캐나다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양조자들은 자신을 포도주 양조 전문가나 장인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캘리포니아인들이 세계가 주목하는 와인을 만들 수 있다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혹은 저 멀리 오스트레일리아와 칠레에서도 같은 일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와인의 세계화가 이루어졌다. 뿌리는 유럽에 있지만 세계의 여러 곳에서 꽃이 핀 것이다. 본문 4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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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마이너리티의 힘!
《파리의 심판》은 ‘와인에 대한 거대한 다큐멘터리’일뿐만 아니라 ‘아메리칸드림’의 기록이기도 하다. 누구나 태어난 환경에 상관없이 원대한 비전과 열병 같은 열정으로 끝까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대륙의 꿈’ 말이다. 특히 이 책의 주인공인 마이크 그르기치와 워런 위니아스키 짐 배럿이야말로 진정한 아메리칸드림의 화신이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맨손의 신화를 일군 이들 이외에도 이 책에는 전 세계 와인 양조에 영향을 끼친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현존하는 인물도 있고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이들도 있다. 그들은 오롯이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했고 이는 세계 와인의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 문화의 지도까지 바꾸는 결과를 낳았다.
역사적으로 프랑스는 테루아르라는 개념으로 와인의 ‘신성’을 강조했고 미국은 와인에 사람의 땀 냄새와 ‘인성’을 더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들이 흘린 땀이 어떻게 와인으로 숙성되었는지에 대한 매혹적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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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양조자 마이크 그르기치는 맨손으로 나파밸리에 온 이민자였다. 그는 지금의 성공에 자부심을 가져 마땅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땅이 다 우리 것이고 양조장도 우리 것입니다. 갚아야 할 빚도 없어요. 더 이상 남의 포도를 사서 쓰거나 부채를 갚을 필요가 없어서 정말 좋습니다. 배는 만들어졌습니다. 항해만 하면 되는 거지요.” 본문 5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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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와인계의 변혁을 알리는 전주곡이 된 ‘파리의 심판’. 그 필연적인 역사로 인해 지금 우리는 탁월한 와인들을 탐닉할 수 있는 ‘행복한 소비자’로 살아가게 되었다. 와인과 관련된 작은 에피소드 하나가 이렇게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저자는 말한다. 맨손으로 땅을 일구고 포도를 심고 와인을 만들어낸 이들의 순수한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파리의 심판’은 일개 해프닝이 아닌 혁명적 역사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탄생한 것이다. 그 이야기는 세계 와인의 역사를 바꾼 ‘결정적인 순간’ 압도적 기득권에 맞선 마이너리티들이 일군 ‘승리의 순간’이 주는 쾌감으로 가득하다.
▣ 작가 소개
저자 : 조지 M. 태버(George M. Taber)
21년 동안 〈타임〉의 기자와 편집자로 일했다. 브뤼셀 본 휴스턴 파리 뉴욕 워싱턴 D.C. 등지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 저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았다. 1973년부터 3년간 파리 주재원을 지내면서 와인과 요리를 폭넓게 다루는 전문 칼럼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로드아일랜드 주에 살고 있는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와인을 즐기며 제2차 세계대전 중 금(?의 역할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기록을 바로잡다 Setting The Record Straight》가 있다.
역자 : 유영훈
출판번역가로 일하며 취미로 와인을 즐기고 공부한다.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와인 책 편집자로 한동안 일했다. 《와인 아틀라스》 《매트 스키너의 캐주얼 와인북》 《음식의 제국》 등을 번역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보르도 와인은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이고 캘리포니아 와인은 마이너 패밀리의 ‘오라클’이었다.
▣ 주요 목차
일러두기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 서문 | 프롤로그
PART 1 꿈을 좇아서
시테베리에의 작은 와인 가게 | 세계 최고의 프랑스 와인 | 와인의 신천지
PART 2 잠에서 깨다
캘리포니아 드림 | 미국에서 다시 시작하다 | 혁명이 일어나다 | 흥미진진한 와인 시대 | 단순한 삶을 찾아 | 견습 양조자 | 로버트 몬다비의 등장 | 위니아스키의 새로운 양조장 | 뼛속까지 지친 변호사 | 유령 양조장의 재탄생 | 1973년산 스태그스립 와인셀러 카베르네 소비뇽 | 1973년산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
PART 3 파리의 심판
새로운 발견을 위한 여정 | 시음회에 나온 캘리포니아 와인 | 시음회에 나온 프랑스 와인 | 충격적인 결과
PART 4 와인의 신세계
세계를 뒤흔든 소식 | 꿈을 이루다 | 와인의 세계화 | 세계 와인 취재기 | 다시 찾은 프랑스 | 다시 찾은 나파밸리
에필로그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부록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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