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결혼해서 모든 사람이 선망하는 초고급 아파트에 사는 그녀.
딸 친구들의 엄마 모임에서 만난 이웃들은 아무런 부족함 없이 행복해 보인다.
그런데…… 그녀들은 정말로 행복한 걸까?
아리사. 스물아홉 살. 광고회사의 비정규직 사원. 아무리 기를 써도 정규직이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고향으로 내려갈 수는 없다. 앞으로도 계속 도쿄에 살려면 결혼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가한 미팅에서 남편을 만난다. 부잣집 도련님처럼 생긴 순진해 보이는 남편. 술에 취한 그와 러브호텔에 가기를 몇 번. 그녀는 혼전임신을 하고 만삭의 배로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해안가 옆에 우뚝 솟은 타워 아파트에 살게 된다.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결혼에 성공했다…….
그렇다. 그녀는 행복했다. 남편이 그녀의 과거를 알고 이혼을 요구하기 전까지는.
요코. 싸구려 티셔츠와 청바지만 입어도 눈에 띄는 미모의 소유자. 아버지는 초밥 체인점의 창업주로, 딸밖에 없는 집안의 장녀인 그녀에게 남편은 곧 체인점을 물려받을 사람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에 대한 반발로 20대엔 클럽에서 일한 적도 있지만, 결국 부모님이 골라준 열한 살 많은 초밥 장인과 결혼한다.
남편에겐 특별한 불만이 없다. 열심히 일해서 아파트도 사주고, 자신이 마음껏 놀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애초에 그녀가 선택한 사람이 아니라 체인점을 물려주기 위해 아버지가 선택한 사람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친구’의 중심인물인 이부 엄마의 남편을 만난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한다.
‘아아, 난 지금까지 잘못 산 게 아닐까.’
유미. 세상의 행복을 전부 가진 듯한 여자. 엄마친구의 리더. 좋은 집안 출신임을 떠올리게 하는 우아한 모습. 전직 스튜어디스임을 알 수 있는 몸에 밴 친절. 대형 출판사에 다니는 자상한 남편. 야무지고 똑똑한 딸. 차는 흔히 볼 수 없는 벤츠의 겔렌데바겐 G클래스. 집은 초고층 타워 아파트의 로열층. 자신감과 카리스마로 무장된 그녀는 모든 엄마들의 우상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은 모래성에 불과했다. 작은 파도에도 어이없이 무너지는 모래성. 그리고 한번 무너진 모래성 안에서 잇따라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는데…….
박진감 넘치는 시선의 깊이, 기리노 나쓰오의 완전히 새로운 소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사회파 미스터리로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기리노 나쓰오의 시작은 사실 로맨스 소설이었다. 이 작품의 경우 돈 혹은 자본으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여성의 실생활 속에서 너무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새로운 신분제 사회에서 결혼한 여성들이 꿈꾸는 행복한 삶은 무엇일까? 좋은 직장에 다니는 남편, 좋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집에 살면 행복할까? 이 책에 등장하는 그녀들은 예의바른 미소를 짓지만 속으로 조용히 계산기를 두드린다. 누구네 집은 로열층이고 누구네 집은 조망권이 좋지 않으며, 누구는 자가(自家)이고 누구는 임대인지……. 서로 친한 듯 어울리지만 그녀들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하고, 은근한 왕따가 있으며,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존재하고, 누군가는 숨겨진 욕망을 불태우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를 어필하기 위해 거짓말하는 경우조차 있었다.
하지만 기리노 나쓰오는 그런 일이 결국 자기 자신의 목을 조르는 행위라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알고보면 이런저런 문제가 있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필사적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결국 혼란과 상처를 딛고 일어나 진정한 행복의 길을 모색하려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기리노 나쓰오의 글쓰기는 보통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메마른 본성에 천착해, 최대한 그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인간에게 내재된 비정함을 단도직입적으로 꿰뚫는 스타일이다. 여성 특유의 감수성을 한껏 살린 등장인물의 내면 묘사와 냉혹하고 엄격한 시선이 느껴지는 주제의식을 한 작품 안에 공존시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렇지만 이 책 『해피니스』는 결코 비정하거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여자들의 작은 허세와 사소한 거짓말, 뒤틀린 욕망과 일그러진 자존심을 냉철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인간의 행복이 과연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곰곰이 따져보게 만든다.
수많은 문학상을 휩쓴 기리노 나쓰오의 새로운 색깔이 돋보이는 소설 『해피니스』는 조금의 틈도 없는 치밀한 구성으로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몰입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행복은 주변에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그 사실에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주변의 시선에 신경쓰다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여성의 슬픔을 리얼하게 담아냈다.
_명문 사립고 출신의 어느 독자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욱 무섭다. _solidsea
기리노 나쓰오가 그려낸 날카로운 현실 묘사! _el terrible
행복의 이면은 덧없다. 그리고 불행의 이면에는 반드시 행복이 숨어 있다. _‘그래도행복해야해’ 님
▣ 작가 소개
저 : 기리노 나쓰오
1951년 이시카와 현 가나자와 시에서 태어났으며, 호적상 본명은 하시코 마리코(橋岡まり子)이다. 세이케이 대학 법학부를 졸업하지만, 당시 몰아 닥친 석유 파동 때문에 영화관, 광고대리점 등 일정치 않은 직업을 전전하다 24세에 이른 결혼을 하였다. 하지만 전업 주부로 생활 하면서도 언제나 가슴에 품고 있던 소설 창작욕을 살려 1984년 로맨스 소설 『밤이 떠나간 자리』로 데뷔한다. 그 후 약 10년간 노바라 노에미, 기리노 나쓰코 등의 필명으로 로맨스 소설, 청소년 소설, 만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였다.
그러던 중 1993년 『얼굴에 내리는 비』로 일본 추리 소설의 등용문인 제39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추리 소설 작가로 뛰어들었고, 일본에 없었던 새로운 여성 하드보일드를 구축했다는 평가와 함께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추리소설 집필을 위해 그 동안 활동해 오던 로맨스, 코믹 장르의 집필을 중단하였다. 그리고 1995년 신주쿠 가부키초를 무대로 한 여성탐정 ‘무라야 미로’ 시리즈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했으며, 여자 프로 레슬링을 소재로 한 『파이어볼 블루스(1995)』를 출판하여 이름을 알렸다.
마침내 1998년 발표한 『아웃』이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에 선정되며 일본 전역에 ‘기리노 나쓰오’ 열풍이 일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남성 작가들에 의해 주도되던 추리 미스터리 소설 분야에서 여성 작가의 입지는 매우 좁았다. 그러나 평범한 주부들이 잔혹한 범죄에 빠져드는 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했다는 호평을 받은 『아웃』을 통해 일본에 새로운 여성 하드보일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은 출판 7년째 되는 해인 2004년에 세계적인 추리상인 에드거 앨런 포 상 최고 소설 최종 후보에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하였다.
1993년 제3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얼굴에 흩날리는 비 顔に降りかかる雨』는 대도시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여성 탐정의 비정한 삶을 그린 소설로, 이후 작가는 무라노 미로 시리즈를 연달아 발표하게 된다.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天使に見捨てられた夜』과 미로의 아버지 젠조의 젊은 시절을 그린 『물의 잠 재의 꿈 水の眠り灰の夢』, 단편집 『로즈가든 ロ-ズガ-デン』까지 이어진다.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2002년 『다크ダ-ク』에서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기존의 탐정소설의 패턴에서 벗어나 미로라는 한 사람의 여성이 시대와 호흡하는 이야기를 쓰겠다고 결심한 기리노 나쓰오는 『다크』에서 의붓아버지를 죽였다는 혐의로 한국으로 도망쳐온 미로, 그녀를 쫓는 게이와 시각장애인 여자, 그런 미로를 돌보는 광주항쟁의 상처가 드리워진 한국 남자들의 끔찍한 복수담을 통해 추락한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통렬하게 그려냈다.
기리노 나쓰오는 일본 주요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해 1999년 『부드러운 볼』로 제121회 나오키 상을 수상하였고, 2003년엔 『그로테스크』로 이즈미 교카 문학상을, 이어 2004년에는 『잔학기』로 제17회 시바타 렌자부로 상을 수상하였다. 그 밖의 작품으로 『잔학한 기록』,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사람의 행방』등이 있다.
역 : 이선희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일본어교육과에서 수학했다. 부산대학교 외국어학당 한국어 강사를 거쳐 삼성물산, 숭실대학교 등에서 일본어를 강의했다. 현재는 SBS 외화번역가로 활동하면서 SBS 아카데미, 고려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일본어 영상번역을 강의하고 있으며, 외화 및 출판 번역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비밀』, 『방황하는 칼날』이 있으며, 그 외에도 『아내를 사랑한 여자』,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내 나이 서른하나』,『브레인 밸리』,『절대 울지 않아』,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울지 않는 여자는 없다』, 『천국까지 100마일』, 『흑소소설』, 『독소소설』, 『괴소소설』, 『못생긴 꽃』, 『산타 아줌마』, 『변신』, 『검은 집』, 『푸른 불꽃』, 『신세계에서』, 『저녁놀 지는 마을』, 『가스미초 이야기』,『월요일의 루카』,『크리피』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장 타워 아파트
2장 이상적인 남편
3장 해피니스
4장 이미지 변신
5장 선택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결혼해서 모든 사람이 선망하는 초고급 아파트에 사는 그녀.
딸 친구들의 엄마 모임에서 만난 이웃들은 아무런 부족함 없이 행복해 보인다.
그런데…… 그녀들은 정말로 행복한 걸까?
아리사. 스물아홉 살. 광고회사의 비정규직 사원. 아무리 기를 써도 정규직이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고향으로 내려갈 수는 없다. 앞으로도 계속 도쿄에 살려면 결혼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가한 미팅에서 남편을 만난다. 부잣집 도련님처럼 생긴 순진해 보이는 남편. 술에 취한 그와 러브호텔에 가기를 몇 번. 그녀는 혼전임신을 하고 만삭의 배로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해안가 옆에 우뚝 솟은 타워 아파트에 살게 된다.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결혼에 성공했다…….
그렇다. 그녀는 행복했다. 남편이 그녀의 과거를 알고 이혼을 요구하기 전까지는.
요코. 싸구려 티셔츠와 청바지만 입어도 눈에 띄는 미모의 소유자. 아버지는 초밥 체인점의 창업주로, 딸밖에 없는 집안의 장녀인 그녀에게 남편은 곧 체인점을 물려받을 사람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에 대한 반발로 20대엔 클럽에서 일한 적도 있지만, 결국 부모님이 골라준 열한 살 많은 초밥 장인과 결혼한다.
남편에겐 특별한 불만이 없다. 열심히 일해서 아파트도 사주고, 자신이 마음껏 놀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애초에 그녀가 선택한 사람이 아니라 체인점을 물려주기 위해 아버지가 선택한 사람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친구’의 중심인물인 이부 엄마의 남편을 만난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한다.
‘아아, 난 지금까지 잘못 산 게 아닐까.’
유미. 세상의 행복을 전부 가진 듯한 여자. 엄마친구의 리더. 좋은 집안 출신임을 떠올리게 하는 우아한 모습. 전직 스튜어디스임을 알 수 있는 몸에 밴 친절. 대형 출판사에 다니는 자상한 남편. 야무지고 똑똑한 딸. 차는 흔히 볼 수 없는 벤츠의 겔렌데바겐 G클래스. 집은 초고층 타워 아파트의 로열층. 자신감과 카리스마로 무장된 그녀는 모든 엄마들의 우상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은 모래성에 불과했다. 작은 파도에도 어이없이 무너지는 모래성. 그리고 한번 무너진 모래성 안에서 잇따라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는데…….
박진감 넘치는 시선의 깊이, 기리노 나쓰오의 완전히 새로운 소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사회파 미스터리로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기리노 나쓰오의 시작은 사실 로맨스 소설이었다. 이 작품의 경우 돈 혹은 자본으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여성의 실생활 속에서 너무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새로운 신분제 사회에서 결혼한 여성들이 꿈꾸는 행복한 삶은 무엇일까? 좋은 직장에 다니는 남편, 좋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집에 살면 행복할까? 이 책에 등장하는 그녀들은 예의바른 미소를 짓지만 속으로 조용히 계산기를 두드린다. 누구네 집은 로열층이고 누구네 집은 조망권이 좋지 않으며, 누구는 자가(自家)이고 누구는 임대인지……. 서로 친한 듯 어울리지만 그녀들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하고, 은근한 왕따가 있으며,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존재하고, 누군가는 숨겨진 욕망을 불태우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를 어필하기 위해 거짓말하는 경우조차 있었다.
하지만 기리노 나쓰오는 그런 일이 결국 자기 자신의 목을 조르는 행위라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알고보면 이런저런 문제가 있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필사적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결국 혼란과 상처를 딛고 일어나 진정한 행복의 길을 모색하려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기리노 나쓰오의 글쓰기는 보통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메마른 본성에 천착해, 최대한 그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인간에게 내재된 비정함을 단도직입적으로 꿰뚫는 스타일이다. 여성 특유의 감수성을 한껏 살린 등장인물의 내면 묘사와 냉혹하고 엄격한 시선이 느껴지는 주제의식을 한 작품 안에 공존시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렇지만 이 책 『해피니스』는 결코 비정하거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여자들의 작은 허세와 사소한 거짓말, 뒤틀린 욕망과 일그러진 자존심을 냉철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인간의 행복이 과연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곰곰이 따져보게 만든다.
수많은 문학상을 휩쓴 기리노 나쓰오의 새로운 색깔이 돋보이는 소설 『해피니스』는 조금의 틈도 없는 치밀한 구성으로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몰입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행복은 주변에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그 사실에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주변의 시선에 신경쓰다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여성의 슬픔을 리얼하게 담아냈다.
_명문 사립고 출신의 어느 독자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욱 무섭다. _solidsea
기리노 나쓰오가 그려낸 날카로운 현실 묘사! _el terrible
행복의 이면은 덧없다. 그리고 불행의 이면에는 반드시 행복이 숨어 있다. _‘그래도행복해야해’ 님
▣ 작가 소개
저 : 기리노 나쓰오
1951년 이시카와 현 가나자와 시에서 태어났으며, 호적상 본명은 하시코 마리코(橋岡まり子)이다. 세이케이 대학 법학부를 졸업하지만, 당시 몰아 닥친 석유 파동 때문에 영화관, 광고대리점 등 일정치 않은 직업을 전전하다 24세에 이른 결혼을 하였다. 하지만 전업 주부로 생활 하면서도 언제나 가슴에 품고 있던 소설 창작욕을 살려 1984년 로맨스 소설 『밤이 떠나간 자리』로 데뷔한다. 그 후 약 10년간 노바라 노에미, 기리노 나쓰코 등의 필명으로 로맨스 소설, 청소년 소설, 만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였다.
그러던 중 1993년 『얼굴에 내리는 비』로 일본 추리 소설의 등용문인 제39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추리 소설 작가로 뛰어들었고, 일본에 없었던 새로운 여성 하드보일드를 구축했다는 평가와 함께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추리소설 집필을 위해 그 동안 활동해 오던 로맨스, 코믹 장르의 집필을 중단하였다. 그리고 1995년 신주쿠 가부키초를 무대로 한 여성탐정 ‘무라야 미로’ 시리즈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했으며, 여자 프로 레슬링을 소재로 한 『파이어볼 블루스(1995)』를 출판하여 이름을 알렸다.
마침내 1998년 발표한 『아웃』이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에 선정되며 일본 전역에 ‘기리노 나쓰오’ 열풍이 일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남성 작가들에 의해 주도되던 추리 미스터리 소설 분야에서 여성 작가의 입지는 매우 좁았다. 그러나 평범한 주부들이 잔혹한 범죄에 빠져드는 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했다는 호평을 받은 『아웃』을 통해 일본에 새로운 여성 하드보일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은 출판 7년째 되는 해인 2004년에 세계적인 추리상인 에드거 앨런 포 상 최고 소설 최종 후보에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하였다.
1993년 제3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얼굴에 흩날리는 비 顔に降りかかる雨』는 대도시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여성 탐정의 비정한 삶을 그린 소설로, 이후 작가는 무라노 미로 시리즈를 연달아 발표하게 된다.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天使に見捨てられた夜』과 미로의 아버지 젠조의 젊은 시절을 그린 『물의 잠 재의 꿈 水の眠り灰の夢』, 단편집 『로즈가든 ロ-ズガ-デン』까지 이어진다.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2002년 『다크ダ-ク』에서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기존의 탐정소설의 패턴에서 벗어나 미로라는 한 사람의 여성이 시대와 호흡하는 이야기를 쓰겠다고 결심한 기리노 나쓰오는 『다크』에서 의붓아버지를 죽였다는 혐의로 한국으로 도망쳐온 미로, 그녀를 쫓는 게이와 시각장애인 여자, 그런 미로를 돌보는 광주항쟁의 상처가 드리워진 한국 남자들의 끔찍한 복수담을 통해 추락한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통렬하게 그려냈다.
기리노 나쓰오는 일본 주요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해 1999년 『부드러운 볼』로 제121회 나오키 상을 수상하였고, 2003년엔 『그로테스크』로 이즈미 교카 문학상을, 이어 2004년에는 『잔학기』로 제17회 시바타 렌자부로 상을 수상하였다. 그 밖의 작품으로 『잔학한 기록』,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사람의 행방』등이 있다.
역 : 이선희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일본어교육과에서 수학했다. 부산대학교 외국어학당 한국어 강사를 거쳐 삼성물산, 숭실대학교 등에서 일본어를 강의했다. 현재는 SBS 외화번역가로 활동하면서 SBS 아카데미, 고려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일본어 영상번역을 강의하고 있으며, 외화 및 출판 번역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비밀』, 『방황하는 칼날』이 있으며, 그 외에도 『아내를 사랑한 여자』,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내 나이 서른하나』,『브레인 밸리』,『절대 울지 않아』,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울지 않는 여자는 없다』, 『천국까지 100마일』, 『흑소소설』, 『독소소설』, 『괴소소설』, 『못생긴 꽃』, 『산타 아줌마』, 『변신』, 『검은 집』, 『푸른 불꽃』, 『신세계에서』, 『저녁놀 지는 마을』, 『가스미초 이야기』,『월요일의 루카』,『크리피』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장 타워 아파트
2장 이상적인 남편
3장 해피니스
4장 이미지 변신
5장 선택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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