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이의 구두

고객평점
저자김은령
출판사항청동거울, 발행일:2016/11/11
형태사항p.271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749186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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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허물기, 그리고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이야기

『은이의 구두』는 삶의 무게에 짓눌린 두 영혼이 각자의 길에서 새로운 인생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삶의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순간적인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사고를 치는 바람에 비정상으로 낙인 찍혀 정신병동을 전전하는 조울증 환자 은이와, 경제적으로 부족할 게 없는 위치에 있지만 삶의 공허를 떨치지 못해 미술치료사라는 일을 통해 삶을 추슬러 가는 영이,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며 정상과 비정상,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 나아가 인간적 삶의 의미를 재구성해내고 있다.
이야기는 정신병동에서 만난 두 사람, 환자인 은이와 미술치료 강사 영이를 두 개의 중심축으로 해서 전개되고 있다. 이들은 서로 상반된 처지에 놓여 있기에 서로 다른 시선으로 정신병동의 실상을 바라보게 하는 반면 각자의 삶에서 느끼는 좌절감이 동질감을 불러일으켜 서로에 대한 연민을 지니게 한다. 영이는 은이의 퇴원이 반가우면서도 부재감에 서운함을 느낄 정도로 은이에게 의지하게 되었고, 정신병동의 환자들에 대해서도 새로이 인식하게 되었다. 한번 비정상으로 낙인찍히면 영영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격리되어 회복 불가능 상태에 빠지게 되는 현실의 부조리를 깨달아 간다. 상처의 치유보다는 현대 의학에 대한 맹신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그들 비정상인들은 이중 삼중으로 걸어 잠근 출입문 너머에 갇혀 있다. 사회로부터 버려진 비정상인들에게 허용된 ‘밖’은 미술작업실의 ‘가로 20센티미터 세로 50센티미터’ 크기의 창이 유일하다. 그야말로 정신병동은 그들에게 무덤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어떤 이는 진짜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또 그 속에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희망을 찾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한번 찍힌 낙인은 다시 지울 수 없는 것이 정신병동 환자들의 운명이라는 것을 은이와 영이의 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주 심각한 조현병(정신분열증)에서 분노조절장애, 조울증, 우울증까지 다양한 사례의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발병의 원인이 경제적 실패와 빈곤, 성폭력, 인간 관계에서 비롯된 상처 등 개인보다는 사회적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새로이 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들은 사회적 격리뿐만 아니라 가족으로부터도 버려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처음 발병을 하게 되면 좋은 의료시설을 갖춘 대형 병원을 찾았다가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비용이 적게 들고 장기간 가족들이 찾지 않아도 되는 시설을 찾게 마련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적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에겐 큰 짐이 되는 것이다. 세상살이의 낙오자가 되어 가족에게까지 버림받는 경우도 있다.”(52쪽) 이는 은이 역시 마찬가지다. 은이의 부모는 은이에게 ‘사위가 교통사고로 죽었고, 아이들은 시댁에서 데려가 키운다’고 거짓말을 한다. 실상은 은이 남편이 재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인 사람들의 삶을 위해 비정상인 사람을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영이는 은이의 현실이 안타깝고 그의 가족들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영이 역시 은이와는 처지가 정반대다.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사회적 규정이 그렇다. 그럼에도 정상인 영이는 비정상인 은이에게 연민을 느낀다. 과연 정신병동 ‘밖’에 있다고 해서 정상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영이의 깨달음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로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누구나 정신적 강박감을 지니고 있는 것이 현대인의 실상이라고 한다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모호하기만 하다. 단지 발작을 하지 않았을 뿐인 것이다. 영이 역시 마찬가지다. 해서 영이는 일상의 권태와 삶의 공허에 짓눌린 자신 역시 정상은 아니라는 인식에 도달한다. 은이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영이를 따르는 은이 역시 자신의 현실적 문제를 받아들임으로써 자아의 주체적 각성에 이르게 되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게 된다.

이처럼 이 소설은 주인공 은이와 영이의 내면적 성찰을 통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어쩌면 누구나 이 경계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두 짝의 구두처럼 서로 다르지만 하나일 수밖에 없는 숙명. 정상과 비정상은 현대인의 두 얼굴이자 부단한 내면의 투쟁인지도 모른다. 이를 인식했을 때, 비로소 참 자아의 각성이 이루어지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은이와 영이를 통해 이 소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일 것이다.

저자의 말

진정으로 나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나를 버리는 것일까요? 나를 찾는 것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갈등을 하면서도 사회적 가면의 뒤에서 내면의 또 다른 나와 타협을 하고 타인들과 조율을 하며 살아갑니다. (……) 어느 날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 듯, 사회적 가면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어쩌면 그들의 가면은 투명한 것이어서 없는 듯이 느꼈을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차별하고 배척하는지도 모릅니다. (……) 그들은 우리들의 가까운 이웃이거나 친척일 수 있고 나의 또 다른 모습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살아가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이 있듯이 정신병동의 환자들도 방법이 좀 다르다고 생각해 보면 격리와 배척만이 바람직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애정 어린 관심과 따뜻한 배려로 그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이야기를 엮어 보았습니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은령
1961년 경상남도 마산에서 태어났다. 마산성호초등학교와 마산성지여자중학교, 마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산업미술을 전공했다. 대학원에서는 상담심리를 공부했고, 자아방어기제에 관심이 많아 논문도 그에 관한 것이었다. 『은이의 구두』는 작가의 첫 소설이며, 이 소설에 삽입된 그림도 작가의 작품이다.

▣ 주요 목차

낯선 곳, 서울 병원으로 오다
미술치료사를 만나다
미술치료사 영이
연락선의 뱃사람처럼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 은이
은이의 외출, 그리고 다시 아프다
잠자리와 여덟 색깔 무지개
명수의 죽음
자살은 죽어야 완성이다
북한에서 온 여자 민희
화가가 되고 싶은 알코올 중독의 진호
젊은이들의 사랑과 죽음
병원 밖 사람들과 병원 안 사람들의 차이
또다시 감금의 방
인생이란 고민할 가치가 없다
다시 또 맞는 은이의 새 출발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을 배우다
사랑을 훔치는 여자
은이의 퇴원
그와 그녀의 만남
고향으로 돌아온 은이
민낯으로 만나는 세상
세상의 모든 정신병자
마음은 변덕이 심하다
겨울은 추억의 계절이었음을
낯선 길로 들어서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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