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비참한 대학 생활은 비참한 사회의 반영이다
“청춘만이 죽은 시간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다”
1960년대 프랑스 대학생들을 역사적 실천에 나서게 했던,
새로운 사회를 향한 저항과 혁명의 슬로건을 외치게 했던
68운동의 신호탄, 작고 뜨겁고 강력한 책!
“대학생의 현실은 정면으로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다.” “대학은 자본주의의 하급간부를 육성하는 공장이 되었고, 지식인들은 이를 묵인하고 있다.” “대학생은 사회 전체에 대한 저항을 통해서만 자신들의 소외에 대한 저항에 나설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0년 전인 1966년 11월 『비참한 대학 생활》이라는 소책자를 통해 분출된 프랑스 대학생들의 목소리다. 국제적 전위조직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과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총학생회가 함께 제작?배포해 당시 대학가와 프랑스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던 이 작은 책이, 분노와 저항의 함성으로 뜨거운 오늘 대한민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68운동보다 1년 반 앞서 1966년 11월 22일부터 스트라스부르 캠퍼스 곳곳에 뿌려졌던 이 책은 당시 대학생들의 비참한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그 근원인 자본주의 사회질서를 극복할 새로운 혁명의 방향을 제시한 격문이자 시국선언이었다. 이 책이 제시한 ‘일상생활의 혁명’은 68운동의 신호탄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이후 전 세계 학생운동 및 혁명운동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2016년 한국의 대학 역시 50년 전 프랑스 대학의 ‘비참한’ 생활과 멀리 있지 않다. 흙수저, 헬조선 같은 신조어가 상징하듯,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빈곤의 한복판에서 고투하고 있다. 학점 관리, 취업 준비의 압박에 시달리지만 졸업 후의 전망도 암담하기만 하다. 자본과 권력에 포섭된 대학이라는 현실 역시 유사하다. 시장 논리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교육행정이 대학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된 대학을 거부”하는 대학생의 선언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재정 지원이라는 권력 앞에서 장기적이고 통찰력 있는 학문 연구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며, 대학교수를 비롯한 지식인들도 이러한 상황을 묵인하는 쪽에 가깝다.
비참한 대학 생활을 행복한 대학 생활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가? 이 책은 대학생들에게 개인의 문제에 머물지 말고 사회의 비참함에 눈을 돌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비참함의 근원인 사회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일상의 축제적 전복이라는 새로운 혁명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 제언은 실제로 전 세계 수많은 대학생들로 하여금 역사적 실천에 나서 새로운 사회를 향한 저항과 혁명의 슬로건을 외치게 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지금 한국 사회도 저항의 촛불이 거대한 횃불로 타오르는 순간을 목도하고 있으며, 그 현장에 대학생들이 있다. 권력의 사욕에 이용당했던 이화여대는 학생과 교수들의 저항으로 총장 사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헌정 질서가 파괴되는 참담한 현실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는, 비참한 대학의 현실이 비참한 사회의 반영이라는 인식을 확대시키며, 새로운 사회를 갈망하는 참여와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50년 전 프랑스 대학생들의 저항이 대학 개혁과 사회 변혁을 이끌어냈듯, 오늘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자율적이고 비판적인 대학을 만들어가는 데, 나아가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향해 연대하는 데, 이 책의 목소리는 크고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대학생은 성직자와 경찰 다음으로 멸시받는 존재다
사회에 저항할 때 나의 비참함에 저항할 수 있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 대학생이 “성직자와 경찰 다음으로 가장 널리 멸시받는 존재”라는 도발적인 비판으로 시작한다. 대학생들이 1960년대 소비자본주의의 물신주의적 스펙터클 사회에서 신프롤레타리아의 새로운 빈곤 영역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궁핍한 대학생의 처지를 고발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들에게도 비판의 칼을 겨눈다. “무책임하고 온순한 ‘연장된 미성년’ 시기”에 머물러 있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결핍에만 관심을 둘 뿐 사회의 총체적 비참함에 대해서는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대학이 자본주의 사회의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배계급의 인식이 대학 위기담론의 실체이며, 이들이 지배하는 경제체제가 무교양 대학생들의 대량생산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학이 “제도화된 무지의 기구로 전락”해버렸다. 따라서 저자들은 대학 구조개혁에 찬성하는 학생운동 내 근대주의자들, 그리고 대학이 자본주의 하급간부를 “속성으로 키워내는 공장”으로 변화한 현실에 저항하지 않는 당대의 진보 지식인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현실의 비참함을 은폐하는 과시적인 소비문화도 비판 대상이다. 대학생들이 문화상품이라는 “아편”에서 현실의 “환상적인 보상”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또 대학 내에 도입된 심리상담소라는 “유사경찰의 통제에 자발적으로 의존하는” 학생들의 어리석음을 질타한다. 심리상담이 선사하는 순간적 위안이 저항의식을 억누르고 자본주의 상품논리를 내면화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심리학 도서 열풍이 거세고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당의정 처방이 위력을 발휘하는 한국 사회로서는 기시감이 드는 대목이다.
이 책은 보헤미안적 삶의 방식으로도, 심리상담으로도, 문화상품 소비로도 해결되지 않는 “대학생의 극단적 소외에 대한 저항은 오직 사회에 대한 저항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 청년 저항운동을 분석하다
이론적 비판의 일관성과 실천적 조직이 필요하다
1960년대 프랑스 대학생들의 비참한 현실을 살펴본 1장에 이어 2장에서는 유럽과 미국, 소련, 일본 등 당시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던 청년 저항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다. 상황주의자들은 “청춘만이 일상적인 지겨움과 낡은 세계가 다양한 근대화 과정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발산한 죽은 시간에 대항해 자발적으로 반란을 일으킨다”고 평가하면서도 청춘의 저항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총체적 비판이 되려면 “이론적 비판의 일관성”과 그 “실천적 조직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의 비트족과 유사한 프랑스의 10대 집단 ‘블르종 누아르’를 두고 오토바이, 전자기타, 가죽점퍼 등의 소비가 그들의 저항을 순치시킨다고 비판하며, 네덜란드의 ‘프로보’가 시도한 정치 조직체 구성과 일상적 정치실험에 대해서도 자본주의에 대한 총체적 비판과 일상생활의 혁명 추구로서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 1964년 이래 전개되던 자유언론운동에 대해서는 대학의 위계질서에 대한 반대이자 사회 시스템에 대한 저항이었다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하지만, 미국 대학생들이 중국이나 쿠바 같은 사회주의적 관료주의 체제를 숭배하게 된 점은 비판하고 있다.
당시 소련과 동유럽에서는 스탈린 사망 후 노동자, 지식인, 학생들이 관료주의에 맞서 저항하고 있었다. 스탈린주의적 관료주의도 노동자 억압 기제로 인식했던 상황주의자들은 이러한 저항을 높게 평가하는 동시에, 이들이 현실 사회주의 국가를 넘어서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어려움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영국 청년들의 반핵운동에 대해서는 전망 결핍으로 혁명적 운동이 쇠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하며, 청년과 노동계급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전일본학생자치회총연합에 대해 “서방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국가들의 관료주의에 대항해” 동시에 투쟁하고 있으며, 노동자와 학생의 동맹을 실현했다고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관료주의적 착취, 일상생활의 소외, 자본주의 스펙터클 등에 대한 이해와 비판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혁명은 ‘축제’이며, 축제의 목적은 ‘놀이’다!
마지막 3장은 소비자본주의와 관료주의를 극복할 ‘일상생활의 혁명’의 지침을 다루고 있다. 혁명운동의 역사를 근원적으로 재검토하는 저자들에게 1871년 파리코뮌은 패배가 아니라 승리로 재평가된다. “프롤레타리아가 사회적 삶의 모든 측면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운영하는” 능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반면 1917년 볼셰비키혁명은 패배의 역사다. ‘국가 관료주의적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착취 양식을 발전시켰으며, 소위 코민테른 지부들의 번식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체제 조정자이자 지도자들의 사유물이 되어버린 관료주의적 노동조합과 전통적 좌파정당도, 스탈린이 강화한 관료주의도, 스탈린주의를 비판한 트로츠키주의자들의 ‘혁명지상주의’도, 자유지상주의로 인해 혁명운동의 정확한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아나키스트들도 비판 대상이다.
이처럼 당대의 혁명운동 조직들을 총체적으로 비판하면서, 이 책은 혁명은 급진적으로 새롭게 재창조되어야 하며, 미래의 혁명운동은 “상품 시스템의 소외된 산물들을 재생산하려는 모든 것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새로운 혁명운동의 수단이자 목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노동자평의회와 노동자 자주관리다. 그리고 상품 물신화야말로 총체적 해방과 자유로운 삶을 저해하는 본질적 장애물이기 때문에, 노동자평의회의 과업은 “상품 체계의 구체적 초월”에 있으며, 이 초월은 노동을 자유로운 활동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 초월은 또한 거짓 수요와 거짓 욕망을 만들어내 순응적 일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스펙터클’을 제거하는 활동이다. 결국, 이제 다다른 이 책자의 결론은 ‘놀이와 같은 혁명적 축제’이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오로지 ‘축제’일 뿐이다. 왜냐하면 혁명이 안내할 삶 자체가 축제의 신호 아래에서 창조될 것이기 때문이다. ‘놀이’는 이러한 축제의 궁극적 목적이며, 승인할 수 있는 유일한 규칙들은 무의미한 시간 없이 살아가기 그리고 제한 없이 향유하기다.”
이 축제와도 같은 새로운 유형의 저항이 바로 “상상력에게 권력을”,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지루함은 반혁명이다” 같은 슬로건을 내세웠던 68운동의 정신이기도 하다. 흔히 말하듯 68년 5월의 저항이 “아무런 경고 없이” 출몰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책 『비참한 대학 생활》의 목소리가 68운동의 신호탄 가운데 하나가 된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
1957년에 결성해 자진 해산한 1972년까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한 국제적 전위 조직이다. 조직을 이끈 드보르가 1967년에 출간한 저서 《스펙터클의 사회》로 널리 알려진 이 조직은 현대 자본주의를 상품 논리가 지배하는 스펙터클 사회로 규정하고 이를 혁파할 일상생활의 혁명을 추구했다. 1966년 11월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과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총학생회가 함께 제작, 배포한 《비참한 대학 생활》은 당시 대학 생활의 비참한 현실을 드러내고 그 근원인 소비자본주의를 극복할 혁명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68운동의 신호탄이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역자 : 민유기
경희대 사학과 교수이다. 고려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과 파리1대학에서 역사학 석사학위를,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프랑스 도시사, 사상사, 사회정책과 문화정책이다. 사회주택 정책, 주거권 운동, 생활정치, 지방분권, 역사도시, 도시재생사업 관련 연구 성과를 다수의 논문들과 저서들로 출간했다. 사회적 공화주의, 연대주의에 기반을 둔 프랑스 사회정책, 문화민주주의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68운동과 관련해 68년에 학생들과 노동자들에게 배척당했던 프랑스 좌파정당들의 쇄신을 고찰한 논문, 68운동과 대학 개혁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고, 후속 연구로 68운동 전후 자주관리와 사회적 경제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비참한 대학 생활은 비참한 사회의 반영이다
“청춘만이 죽은 시간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다”
1960년대 프랑스 대학생들을 역사적 실천에 나서게 했던,
새로운 사회를 향한 저항과 혁명의 슬로건을 외치게 했던
68운동의 신호탄, 작고 뜨겁고 강력한 책!
“대학생의 현실은 정면으로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다.” “대학은 자본주의의 하급간부를 육성하는 공장이 되었고, 지식인들은 이를 묵인하고 있다.” “대학생은 사회 전체에 대한 저항을 통해서만 자신들의 소외에 대한 저항에 나설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0년 전인 1966년 11월 『비참한 대학 생활》이라는 소책자를 통해 분출된 프랑스 대학생들의 목소리다. 국제적 전위조직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과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총학생회가 함께 제작?배포해 당시 대학가와 프랑스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던 이 작은 책이, 분노와 저항의 함성으로 뜨거운 오늘 대한민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68운동보다 1년 반 앞서 1966년 11월 22일부터 스트라스부르 캠퍼스 곳곳에 뿌려졌던 이 책은 당시 대학생들의 비참한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그 근원인 자본주의 사회질서를 극복할 새로운 혁명의 방향을 제시한 격문이자 시국선언이었다. 이 책이 제시한 ‘일상생활의 혁명’은 68운동의 신호탄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이후 전 세계 학생운동 및 혁명운동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2016년 한국의 대학 역시 50년 전 프랑스 대학의 ‘비참한’ 생활과 멀리 있지 않다. 흙수저, 헬조선 같은 신조어가 상징하듯,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빈곤의 한복판에서 고투하고 있다. 학점 관리, 취업 준비의 압박에 시달리지만 졸업 후의 전망도 암담하기만 하다. 자본과 권력에 포섭된 대학이라는 현실 역시 유사하다. 시장 논리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교육행정이 대학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된 대학을 거부”하는 대학생의 선언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재정 지원이라는 권력 앞에서 장기적이고 통찰력 있는 학문 연구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며, 대학교수를 비롯한 지식인들도 이러한 상황을 묵인하는 쪽에 가깝다.
비참한 대학 생활을 행복한 대학 생활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가? 이 책은 대학생들에게 개인의 문제에 머물지 말고 사회의 비참함에 눈을 돌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비참함의 근원인 사회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일상의 축제적 전복이라는 새로운 혁명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 제언은 실제로 전 세계 수많은 대학생들로 하여금 역사적 실천에 나서 새로운 사회를 향한 저항과 혁명의 슬로건을 외치게 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지금 한국 사회도 저항의 촛불이 거대한 횃불로 타오르는 순간을 목도하고 있으며, 그 현장에 대학생들이 있다. 권력의 사욕에 이용당했던 이화여대는 학생과 교수들의 저항으로 총장 사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헌정 질서가 파괴되는 참담한 현실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는, 비참한 대학의 현실이 비참한 사회의 반영이라는 인식을 확대시키며, 새로운 사회를 갈망하는 참여와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50년 전 프랑스 대학생들의 저항이 대학 개혁과 사회 변혁을 이끌어냈듯, 오늘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자율적이고 비판적인 대학을 만들어가는 데, 나아가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향해 연대하는 데, 이 책의 목소리는 크고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대학생은 성직자와 경찰 다음으로 멸시받는 존재다
사회에 저항할 때 나의 비참함에 저항할 수 있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 대학생이 “성직자와 경찰 다음으로 가장 널리 멸시받는 존재”라는 도발적인 비판으로 시작한다. 대학생들이 1960년대 소비자본주의의 물신주의적 스펙터클 사회에서 신프롤레타리아의 새로운 빈곤 영역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궁핍한 대학생의 처지를 고발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들에게도 비판의 칼을 겨눈다. “무책임하고 온순한 ‘연장된 미성년’ 시기”에 머물러 있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결핍에만 관심을 둘 뿐 사회의 총체적 비참함에 대해서는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대학이 자본주의 사회의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배계급의 인식이 대학 위기담론의 실체이며, 이들이 지배하는 경제체제가 무교양 대학생들의 대량생산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학이 “제도화된 무지의 기구로 전락”해버렸다. 따라서 저자들은 대학 구조개혁에 찬성하는 학생운동 내 근대주의자들, 그리고 대학이 자본주의 하급간부를 “속성으로 키워내는 공장”으로 변화한 현실에 저항하지 않는 당대의 진보 지식인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현실의 비참함을 은폐하는 과시적인 소비문화도 비판 대상이다. 대학생들이 문화상품이라는 “아편”에서 현실의 “환상적인 보상”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또 대학 내에 도입된 심리상담소라는 “유사경찰의 통제에 자발적으로 의존하는” 학생들의 어리석음을 질타한다. 심리상담이 선사하는 순간적 위안이 저항의식을 억누르고 자본주의 상품논리를 내면화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심리학 도서 열풍이 거세고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당의정 처방이 위력을 발휘하는 한국 사회로서는 기시감이 드는 대목이다.
이 책은 보헤미안적 삶의 방식으로도, 심리상담으로도, 문화상품 소비로도 해결되지 않는 “대학생의 극단적 소외에 대한 저항은 오직 사회에 대한 저항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 청년 저항운동을 분석하다
이론적 비판의 일관성과 실천적 조직이 필요하다
1960년대 프랑스 대학생들의 비참한 현실을 살펴본 1장에 이어 2장에서는 유럽과 미국, 소련, 일본 등 당시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던 청년 저항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다. 상황주의자들은 “청춘만이 일상적인 지겨움과 낡은 세계가 다양한 근대화 과정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발산한 죽은 시간에 대항해 자발적으로 반란을 일으킨다”고 평가하면서도 청춘의 저항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총체적 비판이 되려면 “이론적 비판의 일관성”과 그 “실천적 조직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의 비트족과 유사한 프랑스의 10대 집단 ‘블르종 누아르’를 두고 오토바이, 전자기타, 가죽점퍼 등의 소비가 그들의 저항을 순치시킨다고 비판하며, 네덜란드의 ‘프로보’가 시도한 정치 조직체 구성과 일상적 정치실험에 대해서도 자본주의에 대한 총체적 비판과 일상생활의 혁명 추구로서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 1964년 이래 전개되던 자유언론운동에 대해서는 대학의 위계질서에 대한 반대이자 사회 시스템에 대한 저항이었다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하지만, 미국 대학생들이 중국이나 쿠바 같은 사회주의적 관료주의 체제를 숭배하게 된 점은 비판하고 있다.
당시 소련과 동유럽에서는 스탈린 사망 후 노동자, 지식인, 학생들이 관료주의에 맞서 저항하고 있었다. 스탈린주의적 관료주의도 노동자 억압 기제로 인식했던 상황주의자들은 이러한 저항을 높게 평가하는 동시에, 이들이 현실 사회주의 국가를 넘어서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어려움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영국 청년들의 반핵운동에 대해서는 전망 결핍으로 혁명적 운동이 쇠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하며, 청년과 노동계급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전일본학생자치회총연합에 대해 “서방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국가들의 관료주의에 대항해” 동시에 투쟁하고 있으며, 노동자와 학생의 동맹을 실현했다고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관료주의적 착취, 일상생활의 소외, 자본주의 스펙터클 등에 대한 이해와 비판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혁명은 ‘축제’이며, 축제의 목적은 ‘놀이’다!
마지막 3장은 소비자본주의와 관료주의를 극복할 ‘일상생활의 혁명’의 지침을 다루고 있다. 혁명운동의 역사를 근원적으로 재검토하는 저자들에게 1871년 파리코뮌은 패배가 아니라 승리로 재평가된다. “프롤레타리아가 사회적 삶의 모든 측면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운영하는” 능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반면 1917년 볼셰비키혁명은 패배의 역사다. ‘국가 관료주의적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착취 양식을 발전시켰으며, 소위 코민테른 지부들의 번식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체제 조정자이자 지도자들의 사유물이 되어버린 관료주의적 노동조합과 전통적 좌파정당도, 스탈린이 강화한 관료주의도, 스탈린주의를 비판한 트로츠키주의자들의 ‘혁명지상주의’도, 자유지상주의로 인해 혁명운동의 정확한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아나키스트들도 비판 대상이다.
이처럼 당대의 혁명운동 조직들을 총체적으로 비판하면서, 이 책은 혁명은 급진적으로 새롭게 재창조되어야 하며, 미래의 혁명운동은 “상품 시스템의 소외된 산물들을 재생산하려는 모든 것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새로운 혁명운동의 수단이자 목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노동자평의회와 노동자 자주관리다. 그리고 상품 물신화야말로 총체적 해방과 자유로운 삶을 저해하는 본질적 장애물이기 때문에, 노동자평의회의 과업은 “상품 체계의 구체적 초월”에 있으며, 이 초월은 노동을 자유로운 활동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 초월은 또한 거짓 수요와 거짓 욕망을 만들어내 순응적 일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스펙터클’을 제거하는 활동이다. 결국, 이제 다다른 이 책자의 결론은 ‘놀이와 같은 혁명적 축제’이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오로지 ‘축제’일 뿐이다. 왜냐하면 혁명이 안내할 삶 자체가 축제의 신호 아래에서 창조될 것이기 때문이다. ‘놀이’는 이러한 축제의 궁극적 목적이며, 승인할 수 있는 유일한 규칙들은 무의미한 시간 없이 살아가기 그리고 제한 없이 향유하기다.”
이 축제와도 같은 새로운 유형의 저항이 바로 “상상력에게 권력을”,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지루함은 반혁명이다” 같은 슬로건을 내세웠던 68운동의 정신이기도 하다. 흔히 말하듯 68년 5월의 저항이 “아무런 경고 없이” 출몰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책 『비참한 대학 생활》의 목소리가 68운동의 신호탄 가운데 하나가 된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
1957년에 결성해 자진 해산한 1972년까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한 국제적 전위 조직이다. 조직을 이끈 드보르가 1967년에 출간한 저서 《스펙터클의 사회》로 널리 알려진 이 조직은 현대 자본주의를 상품 논리가 지배하는 스펙터클 사회로 규정하고 이를 혁파할 일상생활의 혁명을 추구했다. 1966년 11월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과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총학생회가 함께 제작, 배포한 《비참한 대학 생활》은 당시 대학 생활의 비참한 현실을 드러내고 그 근원인 소비자본주의를 극복할 혁명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68운동의 신호탄이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역자 : 민유기
경희대 사학과 교수이다. 고려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과 파리1대학에서 역사학 석사학위를,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프랑스 도시사, 사상사, 사회정책과 문화정책이다. 사회주택 정책, 주거권 운동, 생활정치, 지방분권, 역사도시, 도시재생사업 관련 연구 성과를 다수의 논문들과 저서들로 출간했다. 사회적 공화주의, 연대주의에 기반을 둔 프랑스 사회정책, 문화민주주의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68운동과 관련해 68년에 학생들과 노동자들에게 배척당했던 프랑스 좌파정당들의 쇄신을 고찰한 논문, 68운동과 대학 개혁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고, 후속 연구로 68운동 전후 자주관리와 사회적 경제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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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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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