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기득권 공화국 대한민국,
왜 이럴까?
2016년 한국사회는 숱한 현안들을 마주했다. 4월에 제20대 총선을 치렀고, 곧이어 기록적인 폭염을 겪었으며, 더위가 꺾일 무렵에는 울산 앞바다와 경주에서의 지진으로 긴장된 나날을 보냈다. 사회 곳곳에서 혐오 범죄가 잇따랐고, 비용 절감에만 고심하는 불의한 일터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소위 ‘뜨는 동네’의 임차상인들이 힘없이 거리로 내몰렸고,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은 결국 목숨을 잃었다. 주민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드라는 화약고를 이 땅에 배치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비로소 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매서운 날씨에 국민들을 광장에 서게 했다. 마침내 이 참담한 ‘기득권 공화국’의 우두머리이던 박근혜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렸지만, 아직 한국 사회의 정치사회적 전망이 밝다고는 할 수 없다. 2017년이면 ‘87년 체제’ 이후 30년이다. 하지만 이 사회의 민주주의는 곳곳에서 결함을 노출하고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곳은 여전히 ‘헬조선’이다. 『껍데기 민주주의』는 기득권 공화국 대한민국의 민낯을 목도하게 된 지금, 이제는 현상만이 아닌 원인을 보자고 제안한다.
하승수, 하승우 두 사람은 형제라는 점 외에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랜 동안 시민운동에 몸 담아왔고 풀뿌리, 아나키즘, 공공성 등을 화두로 삼는 점에서 일치한다. 녹색당이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하승수는 올해까지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다가 임기를 마치고 현재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로 있으며, 하승우는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소장으로 있다가 올해부터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나날이 터져 나오는 현안들 속에서 보다 근본적인 사회 전환의 실마리를 고민하고자 대화를 시작했다. 이 책은 고르게 인간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세상은 오히려 더욱 나빠지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같이 고민한 결과물이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풀뿌리, 개발과 폭력…
결국 ‘삶’으로 수렴되는 주제들
『껍데기 민주주의』는 변호사 하승수와 정치학자 하승우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두 저자는 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을 맞이하는 지금, ‘헬조선’의 원인을 진단하고, 사람답게 살아갈 방도를 모색하기 위해 다섯 차례의 대담을 벌였다.
‘헬조선’을 초래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그것을 ‘껍데기 민주주의’라는 말로 지적한다. 시민들이 중요한 문제 결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사회가 과두지배체제와 다름없이 운영되는 것의 근본 원인에 ‘껍데기 민주주의’가 있다는 것이다. 비록 이번에 촛불의 힘으로 더욱 심각한 ‘농단’을 막고 부패한 일당에게 죄를 묻는 데까지는 왔지만,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빈번한 ‘껍데기 민주주의’의 전횡을 해소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저자들은 이 물음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민주주의’ ‘자본주의’ ‘풀뿌리’ ‘개발과 폭력’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다.
[1장_ 민주주의를 말하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지역화 및 분권화 전략을 말하고, 정당민주주의의 한계 및 이를 넘어서기 위한 제도적 대안을 논의한다. 특히 ‘좋은 정치인이 민주주의를 진전시킨다’는 생각은 오류라고 지적하며, 과두지배체제를 깨고 신뢰할 수 있는 대의정치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스템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 특히 선거제도의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승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2장_ 자본주의를 말하다]에서 하승수는 토지, 돈, 노동력의 상품화가 자본주의의 핵심이라고 진단하며, 이렇게 상품화된 것들을 다시 공유화하는 움직임을 자본주의를 극복해가는 실마리로 제시한다. 하승우는 자본주의가 생산/유통/소비/폐기라는 각각의 단계를 끊어버린 사태가 오늘날의 가파른 일상과 정치사회적 문제들의 근본 원인이 된다고 지적하며, 다시금 ‘순환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탈자본주의 전략의 핵심이라고 논의한다. 변화의 가능성을 참조하기 위해 하승우는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의 경우를 상세히 소개한다.
[3장_ 풀뿌리를 말하다]에서 두 저자는 ‘풀뿌리’ 개념을 살펴보며 대화를 시작한다. 풀뿌리는 배제와 소외를 딛고 스스로를 조직해나가는 정치적 주체를 일컫는 말인데, 최근 들어서는 홀로 고립되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아래부터의 동력을 일으키는 기초 연결망으로서 그 정의를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저자는 풀뿌리 부문과 관련하여 잘못되고 있는 흐름에 대해서는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탈정치적 운동은 없다’ ‘관이 민을 통제하는 거버넌스?’ ‘시민사회조직의 비민주화’ ‘청구형 정치의 민낯’ ‘명망가 의존의 심각성’ 등의 꼭지는 제목에서부터 짐작되듯 잘못된 경향에 대한 비판이자 풀뿌리 활동가인 저자들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이기도 하다.
[4장_ 개발과 폭력을 말하다]에서 하승수는 개발과 폭력의 범위를 국소적인 것이 아니라 환경과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으로까지 넓혀서 따져야 한다며 대화를 연다. 하승우는 개발과 폭력 모두 지배의 문제로 파악하며 논의를 이어간다. 즉 개발은 경제적 지배 현상, 폭력은 정치적 지배 현상인데 한국 사회의 특수성은 개발과 폭력이 끈끈하게 결합되어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어떤 주체들이 그러했는가.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가와 자본의 결탁이다. 구체적으로는 관료와 그들에 밀착한 경제적 이해 집단의 결탁이다. 저자들은 이 사악한 결탁을 깨뜨릴 실마리로서 제도가 뒷받침되는 경제적 분산 및 정치적 분권을 검토한다. 구조적인 전환만이 아닌 사람들의 일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르게 인간답게 살아가는 실천을 일상에서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혼자서 답을 찾기 보다 더 많이 ‘대화’하자
시대는 큰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앞서 적은 국내 현안들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 뉴스들을 봐도 전 지구적 시대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6월 영국발 브렉시트가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고, 지난 달 11월의 미국 대선에서는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당선되며 세계 정치사회 지형에 거센 파고를 일으켰다. 올해 한반도에 찾아온 폭염과 지진 탓에 뒤늦게 실감했으나,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경고하는 바다.
그렇기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반문하는 때가 잦아진다. 저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대화’를 하자고 제안한다. 혼자서 답을 찾지 말고 서로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자고 제안한다. 우리는 소수의 ‘기득권’이 아니지만 우리는 ‘여럿’이기에. 우리가 서로 만나고 대화를 시작했을 때 어떤 힘이 우리에게 생길지는 실로 누구도 단정하지 못한다. 기득권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민주공화국’을 만들어나갈 힘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들은 이 책을 ‘함께’ 읽고 더 많은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만들어나가자고 이야기한다.
▣ 작가 소개
저 : 하승우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희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에서 일하다 2007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지행네트워크''라는 공간을 마련했다. 행동하는 지식인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지행知行이라 이름을 붙이고 다양한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고 있다.
정치학을 전공한 것은 우연이었다. 시험 성적에 맞춰 지원했을 뿐 정치에 관심은 없었다.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학문에 대한 뒤늦은 관심 탓이었지만, 대학원의 교육 과정은 그 호기심을 채워 주지 못했다. 정체성을 강조하는 학교 밖 학문 공동체들에도 정을 주기는 어려웠다. 그러다 2001년 풀뿌리 운동을 만났다. 평소 생각하던 바를 이미 현실에서 구현하는 운동이 있었다니! 그때부터 연구와 활동의 경계를 넘나들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삶이 받쳐 주니 생각의 힘이 부쩍 강해졌다. 그래서 요즘은 삶이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고민하며, 중심에서 멀어지는 삶을 기획하고 있다.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녹색당 평당원이다. 동네에서 몇 개의 독서 모임과 공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희망의 사회 윤리 똘레랑스』(책세상, 2003), 『세계를 뒤흔든 상호부조론』(그린비, 2006), 『참여를 넘어서는 직접행동』(한양대학교출판부, 2007) 등이 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이간질 대마왕’, ‘까칠한 로맨티스트’라 부르지만, 곁의 애인은 ‘날카롭지만 섬세하고 따뜻한 남자''라 부른다. 사회의 모순과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날카롭고 까칠해야 하지만 삶의 방향은 사랑과 우정을 향해야 한다고 믿는다. 관심사는 풀뿌리민주주의와 아나키즘, 자치와 공생의 삶이다. 민주주의는 스스로 구성하고 함께 나누는 삶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뭔가를 알아갈수록 그렇게 살지 못하면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부족한 삶의 2퍼센트를 채우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의미를 채우는 방법이라 믿고, 벗들의 우정과 애인의 사랑이 있어 그 노력이 힘들지만은 않고 행복하다. 그 행복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저 : 하승수
하승수는 사법연수생 시절이던 1996년부터 참여연대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해서 참여연대의 경제민주화운동, 정보공개운동, 예산감시운동, 조세개혁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고, 2002년부터 2004년 5월까지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을 지냈다. 다른 한편으로 2000년부터 지방자치와 지역 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시민자치정책센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등의 설립 과정에 참여하고 활동하면서 주민소환, 주민소송 등 주민참여와 관련한 제도들이 입법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필자 스스로도 경기도 과천시에서 지역 시민운동에 참여했고, 2004년 2월 전북 부안군에서 있었던 방폐장 관련 주민투표 당시에는 주민투표관리위원회 사무처장을 맡아 활동했다. 그 외에 여러 지역에서 만들어진 주민참여예산조례, 주민참여기본조례 등의 제정 과정에서도 자문 역할을 해 왔고, 전국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지방자치와 지역시민운동 등에 대한 교육과 강의를 해 왔다. 2006년부터는 제주대학교 법학부 교수로 근무하면서,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혼자 소송하는 법>(공저), <주택 임차인 스스로 권리찾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여는 글_ ‘헬조선’의 본질을 꿰뚫어 보자
1장_ 민주주의를 말하다
껍데기 민주주의
우리가 집권하면 달라진다?
민주주의의 주체는 누구인가
‘무주공산입니다, 싸우세요!’
제대로 된 정당의 기능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자
정당이 해야 할 일
갈등의 전국화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
2장_ 자본주의를 말하다
탈자본주의는 가능한가
끊어진 관계의 복원
사례만으로는 안 된다
차베스 정권은 어떻게 했나
정의로운 전환의 길
“자력화하지 않는 시민은 시민이 아니다”
체제 전환의 실마리들
균열선을 보라
3장_ 풀뿌리를 말하다
기초조직의 발견
캣맘이라는 풀뿌리
권력은 원래 우리 것이다
탈정치적 운동은 없다
관이 민을 통제하는 거버넌스?
게이트키퍼는 누구인가
시민사회조직의 비민주화
청구형 정치의 민낯
명망가 의존의 심각성
풀뿌리는 삶의 문제다
4장_ 개발과 폭력을 말하다
국가와 자본의 결탁
사적 폭력에서 공권력으로
관료조직과 사법부의 폭력
참여와 분권으로 가는 먼 길
관료제를 깨려면
시스템의 규칙을 바꾸자
경제성장주의는 끝났다
이 위기를 뭐라고 호명해야 할까
닫는 글_ 우리가 다수다!
기득권 공화국 대한민국,
왜 이럴까?
2016년 한국사회는 숱한 현안들을 마주했다. 4월에 제20대 총선을 치렀고, 곧이어 기록적인 폭염을 겪었으며, 더위가 꺾일 무렵에는 울산 앞바다와 경주에서의 지진으로 긴장된 나날을 보냈다. 사회 곳곳에서 혐오 범죄가 잇따랐고, 비용 절감에만 고심하는 불의한 일터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소위 ‘뜨는 동네’의 임차상인들이 힘없이 거리로 내몰렸고,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은 결국 목숨을 잃었다. 주민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드라는 화약고를 이 땅에 배치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비로소 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매서운 날씨에 국민들을 광장에 서게 했다. 마침내 이 참담한 ‘기득권 공화국’의 우두머리이던 박근혜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렸지만, 아직 한국 사회의 정치사회적 전망이 밝다고는 할 수 없다. 2017년이면 ‘87년 체제’ 이후 30년이다. 하지만 이 사회의 민주주의는 곳곳에서 결함을 노출하고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곳은 여전히 ‘헬조선’이다. 『껍데기 민주주의』는 기득권 공화국 대한민국의 민낯을 목도하게 된 지금, 이제는 현상만이 아닌 원인을 보자고 제안한다.
하승수, 하승우 두 사람은 형제라는 점 외에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랜 동안 시민운동에 몸 담아왔고 풀뿌리, 아나키즘, 공공성 등을 화두로 삼는 점에서 일치한다. 녹색당이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하승수는 올해까지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다가 임기를 마치고 현재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로 있으며, 하승우는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소장으로 있다가 올해부터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나날이 터져 나오는 현안들 속에서 보다 근본적인 사회 전환의 실마리를 고민하고자 대화를 시작했다. 이 책은 고르게 인간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세상은 오히려 더욱 나빠지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같이 고민한 결과물이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풀뿌리, 개발과 폭력…
결국 ‘삶’으로 수렴되는 주제들
『껍데기 민주주의』는 변호사 하승수와 정치학자 하승우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두 저자는 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을 맞이하는 지금, ‘헬조선’의 원인을 진단하고, 사람답게 살아갈 방도를 모색하기 위해 다섯 차례의 대담을 벌였다.
‘헬조선’을 초래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그것을 ‘껍데기 민주주의’라는 말로 지적한다. 시민들이 중요한 문제 결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사회가 과두지배체제와 다름없이 운영되는 것의 근본 원인에 ‘껍데기 민주주의’가 있다는 것이다. 비록 이번에 촛불의 힘으로 더욱 심각한 ‘농단’을 막고 부패한 일당에게 죄를 묻는 데까지는 왔지만,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빈번한 ‘껍데기 민주주의’의 전횡을 해소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저자들은 이 물음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민주주의’ ‘자본주의’ ‘풀뿌리’ ‘개발과 폭력’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다.
[1장_ 민주주의를 말하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지역화 및 분권화 전략을 말하고, 정당민주주의의 한계 및 이를 넘어서기 위한 제도적 대안을 논의한다. 특히 ‘좋은 정치인이 민주주의를 진전시킨다’는 생각은 오류라고 지적하며, 과두지배체제를 깨고 신뢰할 수 있는 대의정치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스템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 특히 선거제도의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승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2장_ 자본주의를 말하다]에서 하승수는 토지, 돈, 노동력의 상품화가 자본주의의 핵심이라고 진단하며, 이렇게 상품화된 것들을 다시 공유화하는 움직임을 자본주의를 극복해가는 실마리로 제시한다. 하승우는 자본주의가 생산/유통/소비/폐기라는 각각의 단계를 끊어버린 사태가 오늘날의 가파른 일상과 정치사회적 문제들의 근본 원인이 된다고 지적하며, 다시금 ‘순환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탈자본주의 전략의 핵심이라고 논의한다. 변화의 가능성을 참조하기 위해 하승우는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의 경우를 상세히 소개한다.
[3장_ 풀뿌리를 말하다]에서 두 저자는 ‘풀뿌리’ 개념을 살펴보며 대화를 시작한다. 풀뿌리는 배제와 소외를 딛고 스스로를 조직해나가는 정치적 주체를 일컫는 말인데, 최근 들어서는 홀로 고립되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아래부터의 동력을 일으키는 기초 연결망으로서 그 정의를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저자는 풀뿌리 부문과 관련하여 잘못되고 있는 흐름에 대해서는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탈정치적 운동은 없다’ ‘관이 민을 통제하는 거버넌스?’ ‘시민사회조직의 비민주화’ ‘청구형 정치의 민낯’ ‘명망가 의존의 심각성’ 등의 꼭지는 제목에서부터 짐작되듯 잘못된 경향에 대한 비판이자 풀뿌리 활동가인 저자들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이기도 하다.
[4장_ 개발과 폭력을 말하다]에서 하승수는 개발과 폭력의 범위를 국소적인 것이 아니라 환경과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으로까지 넓혀서 따져야 한다며 대화를 연다. 하승우는 개발과 폭력 모두 지배의 문제로 파악하며 논의를 이어간다. 즉 개발은 경제적 지배 현상, 폭력은 정치적 지배 현상인데 한국 사회의 특수성은 개발과 폭력이 끈끈하게 결합되어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어떤 주체들이 그러했는가.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가와 자본의 결탁이다. 구체적으로는 관료와 그들에 밀착한 경제적 이해 집단의 결탁이다. 저자들은 이 사악한 결탁을 깨뜨릴 실마리로서 제도가 뒷받침되는 경제적 분산 및 정치적 분권을 검토한다. 구조적인 전환만이 아닌 사람들의 일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르게 인간답게 살아가는 실천을 일상에서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혼자서 답을 찾기 보다 더 많이 ‘대화’하자
시대는 큰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앞서 적은 국내 현안들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 뉴스들을 봐도 전 지구적 시대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6월 영국발 브렉시트가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고, 지난 달 11월의 미국 대선에서는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당선되며 세계 정치사회 지형에 거센 파고를 일으켰다. 올해 한반도에 찾아온 폭염과 지진 탓에 뒤늦게 실감했으나,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경고하는 바다.
그렇기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반문하는 때가 잦아진다. 저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대화’를 하자고 제안한다. 혼자서 답을 찾지 말고 서로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자고 제안한다. 우리는 소수의 ‘기득권’이 아니지만 우리는 ‘여럿’이기에. 우리가 서로 만나고 대화를 시작했을 때 어떤 힘이 우리에게 생길지는 실로 누구도 단정하지 못한다. 기득권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민주공화국’을 만들어나갈 힘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들은 이 책을 ‘함께’ 읽고 더 많은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만들어나가자고 이야기한다.
▣ 작가 소개
저 : 하승우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희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에서 일하다 2007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지행네트워크''라는 공간을 마련했다. 행동하는 지식인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지행知行이라 이름을 붙이고 다양한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고 있다.
정치학을 전공한 것은 우연이었다. 시험 성적에 맞춰 지원했을 뿐 정치에 관심은 없었다.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학문에 대한 뒤늦은 관심 탓이었지만, 대학원의 교육 과정은 그 호기심을 채워 주지 못했다. 정체성을 강조하는 학교 밖 학문 공동체들에도 정을 주기는 어려웠다. 그러다 2001년 풀뿌리 운동을 만났다. 평소 생각하던 바를 이미 현실에서 구현하는 운동이 있었다니! 그때부터 연구와 활동의 경계를 넘나들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삶이 받쳐 주니 생각의 힘이 부쩍 강해졌다. 그래서 요즘은 삶이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고민하며, 중심에서 멀어지는 삶을 기획하고 있다.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녹색당 평당원이다. 동네에서 몇 개의 독서 모임과 공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희망의 사회 윤리 똘레랑스』(책세상, 2003), 『세계를 뒤흔든 상호부조론』(그린비, 2006), 『참여를 넘어서는 직접행동』(한양대학교출판부, 2007) 등이 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이간질 대마왕’, ‘까칠한 로맨티스트’라 부르지만, 곁의 애인은 ‘날카롭지만 섬세하고 따뜻한 남자''라 부른다. 사회의 모순과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날카롭고 까칠해야 하지만 삶의 방향은 사랑과 우정을 향해야 한다고 믿는다. 관심사는 풀뿌리민주주의와 아나키즘, 자치와 공생의 삶이다. 민주주의는 스스로 구성하고 함께 나누는 삶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뭔가를 알아갈수록 그렇게 살지 못하면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부족한 삶의 2퍼센트를 채우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의미를 채우는 방법이라 믿고, 벗들의 우정과 애인의 사랑이 있어 그 노력이 힘들지만은 않고 행복하다. 그 행복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저 : 하승수
하승수는 사법연수생 시절이던 1996년부터 참여연대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해서 참여연대의 경제민주화운동, 정보공개운동, 예산감시운동, 조세개혁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고, 2002년부터 2004년 5월까지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을 지냈다. 다른 한편으로 2000년부터 지방자치와 지역 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시민자치정책센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등의 설립 과정에 참여하고 활동하면서 주민소환, 주민소송 등 주민참여와 관련한 제도들이 입법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필자 스스로도 경기도 과천시에서 지역 시민운동에 참여했고, 2004년 2월 전북 부안군에서 있었던 방폐장 관련 주민투표 당시에는 주민투표관리위원회 사무처장을 맡아 활동했다. 그 외에 여러 지역에서 만들어진 주민참여예산조례, 주민참여기본조례 등의 제정 과정에서도 자문 역할을 해 왔고, 전국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지방자치와 지역시민운동 등에 대한 교육과 강의를 해 왔다. 2006년부터는 제주대학교 법학부 교수로 근무하면서,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혼자 소송하는 법>(공저), <주택 임차인 스스로 권리찾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여는 글_ ‘헬조선’의 본질을 꿰뚫어 보자
1장_ 민주주의를 말하다
껍데기 민주주의
우리가 집권하면 달라진다?
민주주의의 주체는 누구인가
‘무주공산입니다, 싸우세요!’
제대로 된 정당의 기능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자
정당이 해야 할 일
갈등의 전국화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
2장_ 자본주의를 말하다
탈자본주의는 가능한가
끊어진 관계의 복원
사례만으로는 안 된다
차베스 정권은 어떻게 했나
정의로운 전환의 길
“자력화하지 않는 시민은 시민이 아니다”
체제 전환의 실마리들
균열선을 보라
3장_ 풀뿌리를 말하다
기초조직의 발견
캣맘이라는 풀뿌리
권력은 원래 우리 것이다
탈정치적 운동은 없다
관이 민을 통제하는 거버넌스?
게이트키퍼는 누구인가
시민사회조직의 비민주화
청구형 정치의 민낯
명망가 의존의 심각성
풀뿌리는 삶의 문제다
4장_ 개발과 폭력을 말하다
국가와 자본의 결탁
사적 폭력에서 공권력으로
관료조직과 사법부의 폭력
참여와 분권으로 가는 먼 길
관료제를 깨려면
시스템의 규칙을 바꾸자
경제성장주의는 끝났다
이 위기를 뭐라고 호명해야 할까
닫는 글_ 우리가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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