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제1권 크론시타트 항구에서 일본 최남단까지의 여정
러시아의 문호 곤차로프는 안정된 공무원의 삶 대신 몇 년간의 바다 생활을 택하고 1852년 10월에 크론시타트 항구에서 일본의 개방을 목적으로 항해를 시작하는 전함 팔라다호에 올랐다. 친구들에게 약속대로 편지를 쓰면서 곤차로프는 항해 모험 소설에서 말하는 거친 선상 생활과 달리 400명의 러시아인이 폭풍우와 지루한 일상 사이에서도 지극히 평범하게 사는 현실을 고스란히 전한다. 영국과 마데이라 제도, 열대의 대서양을 거치는 동안 향수병에 걸리기도 하고 무풍지대에서 기약 없이 바람을 기다리는 등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항해 끝에 희망봉에 도착한다.
전함을 개조하고 작은 스쿠너를 사는 등 오랫동안 머문 영국에서는 산업 선진국과 러시아를 비교하면서 뒤처진 조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희망봉에서는 영국과 네덜란드의 식민지 정책을 통해 아프리카 개방의 역사를 살펴본다. 그다음에 기착한 자바 섬과 싱가포르, 홍콩에서는 상업이 왕성하게 꽃피우는 아시아의 역동적인 모습을 본 후 드디어 항해 10개월 만에 일본의 최남단인 보닌 제도, 즉 현재의 오가사와라 제도에 도착했다.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한 세계 일주의 맛!
세계 일주를 친구들에게 편지로 전하는 저자는 대문호라는 명성에 걸맞게 사실적인 묘사와 생생한 감상으로 독자를 팔라다호로 승선시킨다. 뱃사람의 생활이나 마주치는 새로운 문물과 풍습에 대한 묘사는 이 책의 장점이다.
“나 역시 이 무료한 공물을 바다에 바칠 때를 어쩔 수 없이 기다리고 있었어. 그러면서 다른 이들을 관찰했네. 저기 지금 소위 후보생인 한 젊은이가 창백해져서 의자에 주저앉고 있군. 눈이 흐려지고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군. 보초가 교체하러 오자 그는 소총을 내주고 앞 갑판으로 정신없이 달려가는군. 한 장교가 수병들에게 뭔가 고함을 지르려 하다 갑자기 얼굴을 바다 쪽으로 돌리고 뱃전에 기대고 있군….”(제1권 40~41쪽)
이런 필력 덕분에 이 책은 제3판 서문에서 말하듯 오랜 공백기를 거치고 되살아나기도 했다.
“이 여행기는 독자들의 변함없는 관심을 받아왔다. 독자들은 무엇보다 여행기 속에 등장하는 대상에 관심을 보였다. 먼 나라들과 그 나라의 주민, 그곳의 화려한 자연, 여행의 특별함과 우연성, 그리고 여행자들의 눈에 띄어 전해지는 모든 것에 대한 묘사는 어떤 문체로 쓰였든지 간에 모든 연령대 독자의 흥미를 결코 잃지 않고 있다. 그 외에도 배를 타고 항해하는 이야기, 즉 400명이 타고 있었으며 2년 동안 여러 대양을 두루 질주한 이 작은 러시아 세계에 대한 이야기, 항해자들의 독특한 삶, 바다 생활의 특징 등도 독자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을 붙잡아둘 힘을 지니고 있다.”(제1권 7~8쪽)
‘무지와 편견’까지 드러낸 꾸밈없이 사실적인 기록
이런 매력적인 묘사와 별개로 잘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무지와 편견 역시 은연중에 드러나고 있다. 희망봉에서 만난 흑인 여성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피부색이 다른 사람에 대한 솔직한 편견을 보여준다.
내가 한 여자에게 물었네.
“당신은 어느 종족인지요?”
“핀고입니다! 모잠비크인입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외치기 시작했어.
“호텐토트인입니다!”
세 명 모두 크게 웃기 시작했네.
아낙네가 우리에게 계속 외쳐댔다네.
“비추안인, 카불인입니다!”
정말 아낙네였네. (중략) 검은 얼굴 위의 미소는 무언가 무섭고 악한 것을 지니고 있더군.
(제1권 302~302쪽)
허례허식에 가까울 만큼 지극히 폐쇄적인 일본의 대외정책 앞에서 분통을 터트리기도 하고, 일본을 방문한 서구인의 기록을 통해서만 이해한 탓에 조선에 대한 인식은 당시 서구 지식 세계에서 흔하던 ‘선량한 야만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보내는 과정에서 탄생한 이런 솔직한 묘사는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꾸밈없는 사실적인 기록이야말로 이 책의 생생한 생명력 그 자체다.
초강대국이었던 ‘러시아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당시의 세계
이 글에서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지식인답게 비판적인 시선으로 살펴보는 식민 본국이자 서구 열강의 모습이다.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는 영국을 비판하면서도 이 나라와 대비해 고국 러시아의 봉건적인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보이기도 한다.
나는 한 발자국을 내딛자마자 의구심과 비탄한 감정에 멈춰서야 했어. 어떻게 이런 하늘 밑에도, 초록색 바다의 선명하게 빛나는 색채 가운데에서도… 검은 옷을 입고 둥근 모자를 쓴 익히 아는 형상이 셋이나 서 있는 건지! 그들은 우산에 의지하여 자신의 푸른 눈으로 바다를, 배들을 그리고 자신들의 머리 위로 포도밭이 펼쳐진 산을 강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네. (중략) 남쪽의 거무스름한 주민들이 땀을 쏟으며 자기 땅에서 귀중한 과즙을 채취하고 나무통들을 해변으로 굴려서 먼 곳으로 보내는 과정을 그 형상은 차갑고 엄격한 시선으로 감독하더군.
이렇게 주민들은 자기 땅에서 나온 빵에 대한 권리를 명령자에게서 얻고 있었네. 바로 그 형상은 대양에서, 잠깐의 만남 가운데서, 배들의 갑판에서도 보였다네.
그 형상은 노래를 휘파람으로 불고 있었어.
“영국이여, 바다를 지배하라.”(제1권 35~36쪽)
잘 알다시피 19세기 후반은 전 세계가 요동치는 시기다. 구미 열강은 무지비할 정도로 식민지를 확장하며, 전함의 힘을 빌려 폐쇄적인 국가들을 개방시켜나가는 중이다. 동양의 강대국인 청나라는 그런 구미 열강에 대응하며 두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과도하게 밀려들어오는 서구의 개방 압력에 무기력한 관료 체제가 첫 번째 모습이며, 무섭게 꿈틀거리며 자신의 생존을 영위하는 민간의 역동성이 바로 두 번째 모습이다.
이런 양면은 일본에서도 슬쩍 비춰진다. 페리 제독이 방문한 직후라 아직은 폐쇄적이지만 곧 서구 열강을 본받아 근대화에 성공하게 되는 일본에서도 개방에 반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 민간 영역과 어떻게든지 개방을 회피하고자 하는 관료 사회 사이의 갈등이 잘 드러난다. 그리고 그런 시대적 상황은 개방과 폐쇄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던 조선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의 역사가 어떻게 되는지 잘 아는 현재의 시선에서는 안타까움이 서리지만, 이 책은 당시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반 곤차로프(Иван Александрович Гончаров, 1812~1891)
러시아의 사실주의 작가로 러시아 심비르스크에서 태어나 모스크바국립대학교를 졸업하고 관료로 활동했다. 작품으로 장편 소설 『평범한 이야기』, 『오블로모프』, 『절벽』 등이 있다. 1852년부터 1855년까지 전함 팔라다호를 타고 제독 푸탸틴의 비서로 항해하면서 여행기 『전함 팔라다』를 남겼다.
역자 : 정막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으며 모스크바국립대학교 러시아문학과에서 박사를 수료하고 현 계명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계명대학교 러시아센터 센터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정교수님 토르플 기초단계』, 『정교수님 토르플 기본단계』 외 다수가 있으며, 『고대 러시아 문학사』(1, 2), 『우화집』, 『희극성과 웃음』을 한국어로 번역했고 러시아 현지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최인훈 희곡집』을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 주요 목차
발간사
서문 『전함 팔라다』 제3판을 내며
제1장 크론시타트 항구에서 리저드 곶까지
제2장 대서양과 마데이라 제도
제3장 대서양 열대 항해
제4장 희망봉
제5장 희망봉에서 자바 섬까지
제6장 싱가포르
제7장 홍콩
제8장 보닌 제도
옮긴이 주
제1권 크론시타트 항구에서 일본 최남단까지의 여정
러시아의 문호 곤차로프는 안정된 공무원의 삶 대신 몇 년간의 바다 생활을 택하고 1852년 10월에 크론시타트 항구에서 일본의 개방을 목적으로 항해를 시작하는 전함 팔라다호에 올랐다. 친구들에게 약속대로 편지를 쓰면서 곤차로프는 항해 모험 소설에서 말하는 거친 선상 생활과 달리 400명의 러시아인이 폭풍우와 지루한 일상 사이에서도 지극히 평범하게 사는 현실을 고스란히 전한다. 영국과 마데이라 제도, 열대의 대서양을 거치는 동안 향수병에 걸리기도 하고 무풍지대에서 기약 없이 바람을 기다리는 등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항해 끝에 희망봉에 도착한다.
전함을 개조하고 작은 스쿠너를 사는 등 오랫동안 머문 영국에서는 산업 선진국과 러시아를 비교하면서 뒤처진 조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희망봉에서는 영국과 네덜란드의 식민지 정책을 통해 아프리카 개방의 역사를 살펴본다. 그다음에 기착한 자바 섬과 싱가포르, 홍콩에서는 상업이 왕성하게 꽃피우는 아시아의 역동적인 모습을 본 후 드디어 항해 10개월 만에 일본의 최남단인 보닌 제도, 즉 현재의 오가사와라 제도에 도착했다.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한 세계 일주의 맛!
세계 일주를 친구들에게 편지로 전하는 저자는 대문호라는 명성에 걸맞게 사실적인 묘사와 생생한 감상으로 독자를 팔라다호로 승선시킨다. 뱃사람의 생활이나 마주치는 새로운 문물과 풍습에 대한 묘사는 이 책의 장점이다.
“나 역시 이 무료한 공물을 바다에 바칠 때를 어쩔 수 없이 기다리고 있었어. 그러면서 다른 이들을 관찰했네. 저기 지금 소위 후보생인 한 젊은이가 창백해져서 의자에 주저앉고 있군. 눈이 흐려지고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군. 보초가 교체하러 오자 그는 소총을 내주고 앞 갑판으로 정신없이 달려가는군. 한 장교가 수병들에게 뭔가 고함을 지르려 하다 갑자기 얼굴을 바다 쪽으로 돌리고 뱃전에 기대고 있군….”(제1권 40~41쪽)
이런 필력 덕분에 이 책은 제3판 서문에서 말하듯 오랜 공백기를 거치고 되살아나기도 했다.
“이 여행기는 독자들의 변함없는 관심을 받아왔다. 독자들은 무엇보다 여행기 속에 등장하는 대상에 관심을 보였다. 먼 나라들과 그 나라의 주민, 그곳의 화려한 자연, 여행의 특별함과 우연성, 그리고 여행자들의 눈에 띄어 전해지는 모든 것에 대한 묘사는 어떤 문체로 쓰였든지 간에 모든 연령대 독자의 흥미를 결코 잃지 않고 있다. 그 외에도 배를 타고 항해하는 이야기, 즉 400명이 타고 있었으며 2년 동안 여러 대양을 두루 질주한 이 작은 러시아 세계에 대한 이야기, 항해자들의 독특한 삶, 바다 생활의 특징 등도 독자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을 붙잡아둘 힘을 지니고 있다.”(제1권 7~8쪽)
‘무지와 편견’까지 드러낸 꾸밈없이 사실적인 기록
이런 매력적인 묘사와 별개로 잘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무지와 편견 역시 은연중에 드러나고 있다. 희망봉에서 만난 흑인 여성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피부색이 다른 사람에 대한 솔직한 편견을 보여준다.
내가 한 여자에게 물었네.
“당신은 어느 종족인지요?”
“핀고입니다! 모잠비크인입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외치기 시작했어.
“호텐토트인입니다!”
세 명 모두 크게 웃기 시작했네.
아낙네가 우리에게 계속 외쳐댔다네.
“비추안인, 카불인입니다!”
정말 아낙네였네. (중략) 검은 얼굴 위의 미소는 무언가 무섭고 악한 것을 지니고 있더군.
(제1권 302~302쪽)
허례허식에 가까울 만큼 지극히 폐쇄적인 일본의 대외정책 앞에서 분통을 터트리기도 하고, 일본을 방문한 서구인의 기록을 통해서만 이해한 탓에 조선에 대한 인식은 당시 서구 지식 세계에서 흔하던 ‘선량한 야만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보내는 과정에서 탄생한 이런 솔직한 묘사는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꾸밈없는 사실적인 기록이야말로 이 책의 생생한 생명력 그 자체다.
초강대국이었던 ‘러시아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당시의 세계
이 글에서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지식인답게 비판적인 시선으로 살펴보는 식민 본국이자 서구 열강의 모습이다.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는 영국을 비판하면서도 이 나라와 대비해 고국 러시아의 봉건적인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보이기도 한다.
나는 한 발자국을 내딛자마자 의구심과 비탄한 감정에 멈춰서야 했어. 어떻게 이런 하늘 밑에도, 초록색 바다의 선명하게 빛나는 색채 가운데에서도… 검은 옷을 입고 둥근 모자를 쓴 익히 아는 형상이 셋이나 서 있는 건지! 그들은 우산에 의지하여 자신의 푸른 눈으로 바다를, 배들을 그리고 자신들의 머리 위로 포도밭이 펼쳐진 산을 강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네. (중략) 남쪽의 거무스름한 주민들이 땀을 쏟으며 자기 땅에서 귀중한 과즙을 채취하고 나무통들을 해변으로 굴려서 먼 곳으로 보내는 과정을 그 형상은 차갑고 엄격한 시선으로 감독하더군.
이렇게 주민들은 자기 땅에서 나온 빵에 대한 권리를 명령자에게서 얻고 있었네. 바로 그 형상은 대양에서, 잠깐의 만남 가운데서, 배들의 갑판에서도 보였다네.
그 형상은 노래를 휘파람으로 불고 있었어.
“영국이여, 바다를 지배하라.”(제1권 35~36쪽)
잘 알다시피 19세기 후반은 전 세계가 요동치는 시기다. 구미 열강은 무지비할 정도로 식민지를 확장하며, 전함의 힘을 빌려 폐쇄적인 국가들을 개방시켜나가는 중이다. 동양의 강대국인 청나라는 그런 구미 열강에 대응하며 두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과도하게 밀려들어오는 서구의 개방 압력에 무기력한 관료 체제가 첫 번째 모습이며, 무섭게 꿈틀거리며 자신의 생존을 영위하는 민간의 역동성이 바로 두 번째 모습이다.
이런 양면은 일본에서도 슬쩍 비춰진다. 페리 제독이 방문한 직후라 아직은 폐쇄적이지만 곧 서구 열강을 본받아 근대화에 성공하게 되는 일본에서도 개방에 반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 민간 영역과 어떻게든지 개방을 회피하고자 하는 관료 사회 사이의 갈등이 잘 드러난다. 그리고 그런 시대적 상황은 개방과 폐쇄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던 조선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의 역사가 어떻게 되는지 잘 아는 현재의 시선에서는 안타까움이 서리지만, 이 책은 당시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반 곤차로프(Иван Александрович Гончаров, 1812~1891)
러시아의 사실주의 작가로 러시아 심비르스크에서 태어나 모스크바국립대학교를 졸업하고 관료로 활동했다. 작품으로 장편 소설 『평범한 이야기』, 『오블로모프』, 『절벽』 등이 있다. 1852년부터 1855년까지 전함 팔라다호를 타고 제독 푸탸틴의 비서로 항해하면서 여행기 『전함 팔라다』를 남겼다.
역자 : 정막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으며 모스크바국립대학교 러시아문학과에서 박사를 수료하고 현 계명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계명대학교 러시아센터 센터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정교수님 토르플 기초단계』, 『정교수님 토르플 기본단계』 외 다수가 있으며, 『고대 러시아 문학사』(1, 2), 『우화집』, 『희극성과 웃음』을 한국어로 번역했고 러시아 현지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최인훈 희곡집』을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 주요 목차
발간사
서문 『전함 팔라다』 제3판을 내며
제1장 크론시타트 항구에서 리저드 곶까지
제2장 대서양과 마데이라 제도
제3장 대서양 열대 항해
제4장 희망봉
제5장 희망봉에서 자바 섬까지
제6장 싱가포르
제7장 홍콩
제8장 보닌 제도
옮긴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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