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싫어! 나 동생 싫어!”
“왜 싫어? 산타할아버지가 주신 선물인데?”
“산타? 엄만 그 나이에 아직도 산타를 믿어?”
엄마는 자식은 돈으로 키우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키우는 거라고 한다. 이때 하연은 “우리나라에서 아이 하나를 대학까지 졸업시키는 데…… 남자아이는 3억 8천만 원, 여자아이는 3억 6천만 원이 든다”라고 적힌 기사를 프린트해 엄마한테 들이민다. 엄마는 되레 “너밖에 모르는 널 위해서라도” 아이를 꼭 낳겠다며, 내일부터는 아침에 깨워 주지도 않을 거란다. 엄마는 이번 기회에 하연의 버릇을 고치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엄마는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른다. 당장 하연의 학원비도 못 주면서, 하연 하나도 버거우면서 아기를 낳겠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임신한 몸으로 분식집도 시작했다. 취직이 안 되면 가게 일을 도우라는 엄마의 말에 아빠는 “애들 코 묻은 돈이나 만지작거려야겠냐”라며 호통을 친다. 아, 싫다!
“나보고 이 작은 방 쓰라고? 신경질 나 죽겠어, 정말!”
이사하고 처음 가는 집. 방문을 열어 보니 작아도 너무 작다. 하연은 안방을 열어 보더니 “나 이 방 쓸래. 나 이 방 쓴다.” 하고 선언해 버린다. 하연의 고집을 꺾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엄마가 안 빨아 줘서 꾸깃꾸깃 구겨진 데다 김치 국물까지 묻은 교복을 그대로 입고 학교에 갔다. 엄마는 전날 체육 수업 때 물에 젖고 군데군데 흙이 묻은 체육복도 안 빨아 놓았다. 하연은 결국 체육 시간에 벌을 서고, 체육 선생한테 혼나기까지 해서 자존심이 상한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각은 하지 않았다.
지각하면 내신에 지장이 있다. 그런데 그다음 날도 엄마는 “이번에 버릇 못 고치면 평생 못 고친다”라며 하연을 깨우지 않았다. 이틀째 늦잠을 자서 머리는 떡 지고, 기름이 잘잘 흐른다. 블라우스 단추마저 잘못 잠갔다. 아, 강하연. 정말 바닥까지 가는구나…….
어느 날 저녁, 하연은 머리를 풀고, 케첩과 꿀을 섞어 가짜 피를 만들고 그걸 얼굴에 바른다. 화장실 거울을 보며 귀신 흉내를 내고 있는데, 집에 돌아온 엄마가 화장실 문을 확 연다. 놀란 엄마보다 그런 엄마를 보고 하연이 더 놀랐다. 예지가 이렇게 하면 애 떨어진다고 했다. 아이씨, 이건 아닌데…….
하연은 이제 직접 교복도 빨고, 난생처음 라면도 혼자 끓여 먹었다.
“나 영어 학원 보내 줘.”
“어떡하니? 아직 월세도 못 맞췄는데.”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2학기에 영어 말하기 대회가 있다. 외고 입시 자소서에 한 줄이라도 채우려는 하연은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일등을 하고 싶다. 더군다나 초등학교 때도 하연보다 훨씬 공부를 못 했던 정인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 박정인 고 계집애 때문에 1학기 때 전교 1등을 놓치고 말았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부모의 빵빵한 지원을 받는 정인은 개인 교습도 부족해 미국에 어학연수까지 다녀온단다.
하연은 혼자 준비하자니 성에 차지 않는다. 학원 선생님한테 보여도 두 군데 고쳐주고 만다. 소재도 너무 평범하다. 엄마는 동생 이야기를 써 보란다. 아, 싫다. 동생 생기는 것도 창피한데 여기저기 광고할 일 있나?
“고작 분식집 딸이었어?”
분식집이 바쁠 때만 도와달라는 아빠에게 하연은 시급을 요구한다. “시급 4천 원”을 부르는 아빠. 하연은 2016년 최저 시급 6,030원을 달라고 한다. 아빠가 전에 말한 대로 “세상은 무서운 곳이니까 주고받을 건 확실하게 챙기”자는 의미로 계약서도 썼다. 그런데 돈 버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누군가가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고 했다더니, 그 말이 맞다. 테이블 닦는 것부터 시작해서 설거지하는 법, 음식 나르는 법, 손님 대접하는 법까지, 시급은 6,030원인데 해야 할 일은 무척이나 많다.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파서 당장 때려치우고 싶지만, 시급을 월급으로 타기로 해서 그러지도 못한다.
어느 날, 하연의 라이벌 정인과 친구 슬기가 분식집에 왔다. 공부 좀 한다고 교실에서 군기를 잡아 대곤 했던 하연에게 슬기가 한 방 날린다. “잘난 체하더니 별것도 아니네. 고작 분식집 딸이었어?”
소문이 퍼졌다. 교실에서 슬기는 어려운 시대에 서로 돕고 살아야 하니 하연이네 가게에 가서 많이 팔아주라고 말하며 의기양양하다. 이때 하연이 벌떡 일어나 당당하게 외친다. “그래, 너희들이 이용해 주면 고맙지. …… 난 누구처럼 금수저 물고 태어난 애들 하나도 안 부러워.”
“나 철없는 거 이제 알았어? 그렇게 키운 사람이 누군데?
나만 알도록 키운 사람이 누군데? 엄마 잘못은 생각 안 해?
왜 나한테만 잘못했다고 그래?”
하연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왔다. 그리고 영어 말하기 대회도 치렀다. 예지와 방송국에 갔다가 예지 동생 예슬을 잃어버릴 뻔도 했다. 그날 하루 가게에 안 갔더니 엄마는 하연의 얘기는 들어 보지도 않고 화부터 낸다. 친구들이 놀러 다닐 때도 하연은 가게에 나가서 엄마, 아빠를 도왔다. 엄마는 이제 하연에게는 아무 관심도 없다. 그저 가게 일 도우라는 소리밖에 하지 않는다. 배 속의 아이만 중요한가 보다. 엄마한테 처음으로 뺨을 맞고 하연은 그대로 뛰쳐나온다.
‘미세스한’이라는 필명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쓰고 있는 한수옥 작가의 필력 덕분에 열네 살 하연의 채색되지 않은 진솔한 심정과 생각이 통통 튀는 표현으로 되살아났다. 소설 속의 하연은 우리 주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열네 살 소녀들의 여러 가지 모습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든 책을 읽을수록 하연에게 마음이 간다. 또 이 소설은 점점 외동아이가 많아지는 현실에서 내 것을 나누어야 하지만 결국 한편을 먹어 주는 형제자매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주인공 하연이 또래의 청소년뿐 아니라 부모도 함께 읽을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아주 귀찮은 선물』은 아주 오래전 공부방을 운영하던 시절 구상한 소설이다. 그때 하연이처럼 똑 부러진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한숨을 쉬면서 “저 가출할까 봐요” 하며 내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 아이가 앞으로 겪을 일들을 상상하며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일들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하연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 「작가의 말」에서
▣ 작가 소개
저자 : 한수옥
1963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진주여고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한국추리작가협회 회원이자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회원이다. 미세스한이란 필명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쓰고 있다.
▣ 주요 목차
1 내 맘 같지 않아
2 신경질 나 죽겠어, 정말!
3 내 나이가 몇인데?
4 네 앞날도 갑갑~하다
5 그러게, 누가 임신하래?
6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7 이게 최선입니까?
8 불평은 국회에 가서 하세요
9 아이라는 선물?
10 나 사랑에 빠진 거야?
11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12 고작 분식집 딸이었어?
13 오늘은 오빠가 데려다줄게
14 예뻐, 예뻐, 예뻐 ……158
15 넌 자존심도 없냐?
16 나의 로망 EXO
17 저런 애물단지를 어디다 써 먹어?
18 나 이제 엄마 딸 아니야!
19 아주 귀찮은 선물
20 우리 사돈총각
작가의 말
“싫어! 나 동생 싫어!”
“왜 싫어? 산타할아버지가 주신 선물인데?”
“산타? 엄만 그 나이에 아직도 산타를 믿어?”
엄마는 자식은 돈으로 키우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키우는 거라고 한다. 이때 하연은 “우리나라에서 아이 하나를 대학까지 졸업시키는 데…… 남자아이는 3억 8천만 원, 여자아이는 3억 6천만 원이 든다”라고 적힌 기사를 프린트해 엄마한테 들이민다. 엄마는 되레 “너밖에 모르는 널 위해서라도” 아이를 꼭 낳겠다며, 내일부터는 아침에 깨워 주지도 않을 거란다. 엄마는 이번 기회에 하연의 버릇을 고치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엄마는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른다. 당장 하연의 학원비도 못 주면서, 하연 하나도 버거우면서 아기를 낳겠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임신한 몸으로 분식집도 시작했다. 취직이 안 되면 가게 일을 도우라는 엄마의 말에 아빠는 “애들 코 묻은 돈이나 만지작거려야겠냐”라며 호통을 친다. 아, 싫다!
“나보고 이 작은 방 쓰라고? 신경질 나 죽겠어, 정말!”
이사하고 처음 가는 집. 방문을 열어 보니 작아도 너무 작다. 하연은 안방을 열어 보더니 “나 이 방 쓸래. 나 이 방 쓴다.” 하고 선언해 버린다. 하연의 고집을 꺾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엄마가 안 빨아 줘서 꾸깃꾸깃 구겨진 데다 김치 국물까지 묻은 교복을 그대로 입고 학교에 갔다. 엄마는 전날 체육 수업 때 물에 젖고 군데군데 흙이 묻은 체육복도 안 빨아 놓았다. 하연은 결국 체육 시간에 벌을 서고, 체육 선생한테 혼나기까지 해서 자존심이 상한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각은 하지 않았다.
지각하면 내신에 지장이 있다. 그런데 그다음 날도 엄마는 “이번에 버릇 못 고치면 평생 못 고친다”라며 하연을 깨우지 않았다. 이틀째 늦잠을 자서 머리는 떡 지고, 기름이 잘잘 흐른다. 블라우스 단추마저 잘못 잠갔다. 아, 강하연. 정말 바닥까지 가는구나…….
어느 날 저녁, 하연은 머리를 풀고, 케첩과 꿀을 섞어 가짜 피를 만들고 그걸 얼굴에 바른다. 화장실 거울을 보며 귀신 흉내를 내고 있는데, 집에 돌아온 엄마가 화장실 문을 확 연다. 놀란 엄마보다 그런 엄마를 보고 하연이 더 놀랐다. 예지가 이렇게 하면 애 떨어진다고 했다. 아이씨, 이건 아닌데…….
하연은 이제 직접 교복도 빨고, 난생처음 라면도 혼자 끓여 먹었다.
“나 영어 학원 보내 줘.”
“어떡하니? 아직 월세도 못 맞췄는데.”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2학기에 영어 말하기 대회가 있다. 외고 입시 자소서에 한 줄이라도 채우려는 하연은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일등을 하고 싶다. 더군다나 초등학교 때도 하연보다 훨씬 공부를 못 했던 정인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 박정인 고 계집애 때문에 1학기 때 전교 1등을 놓치고 말았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부모의 빵빵한 지원을 받는 정인은 개인 교습도 부족해 미국에 어학연수까지 다녀온단다.
하연은 혼자 준비하자니 성에 차지 않는다. 학원 선생님한테 보여도 두 군데 고쳐주고 만다. 소재도 너무 평범하다. 엄마는 동생 이야기를 써 보란다. 아, 싫다. 동생 생기는 것도 창피한데 여기저기 광고할 일 있나?
“고작 분식집 딸이었어?”
분식집이 바쁠 때만 도와달라는 아빠에게 하연은 시급을 요구한다. “시급 4천 원”을 부르는 아빠. 하연은 2016년 최저 시급 6,030원을 달라고 한다. 아빠가 전에 말한 대로 “세상은 무서운 곳이니까 주고받을 건 확실하게 챙기”자는 의미로 계약서도 썼다. 그런데 돈 버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누군가가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고 했다더니, 그 말이 맞다. 테이블 닦는 것부터 시작해서 설거지하는 법, 음식 나르는 법, 손님 대접하는 법까지, 시급은 6,030원인데 해야 할 일은 무척이나 많다.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파서 당장 때려치우고 싶지만, 시급을 월급으로 타기로 해서 그러지도 못한다.
어느 날, 하연의 라이벌 정인과 친구 슬기가 분식집에 왔다. 공부 좀 한다고 교실에서 군기를 잡아 대곤 했던 하연에게 슬기가 한 방 날린다. “잘난 체하더니 별것도 아니네. 고작 분식집 딸이었어?”
소문이 퍼졌다. 교실에서 슬기는 어려운 시대에 서로 돕고 살아야 하니 하연이네 가게에 가서 많이 팔아주라고 말하며 의기양양하다. 이때 하연이 벌떡 일어나 당당하게 외친다. “그래, 너희들이 이용해 주면 고맙지. …… 난 누구처럼 금수저 물고 태어난 애들 하나도 안 부러워.”
“나 철없는 거 이제 알았어? 그렇게 키운 사람이 누군데?
나만 알도록 키운 사람이 누군데? 엄마 잘못은 생각 안 해?
왜 나한테만 잘못했다고 그래?”
하연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왔다. 그리고 영어 말하기 대회도 치렀다. 예지와 방송국에 갔다가 예지 동생 예슬을 잃어버릴 뻔도 했다. 그날 하루 가게에 안 갔더니 엄마는 하연의 얘기는 들어 보지도 않고 화부터 낸다. 친구들이 놀러 다닐 때도 하연은 가게에 나가서 엄마, 아빠를 도왔다. 엄마는 이제 하연에게는 아무 관심도 없다. 그저 가게 일 도우라는 소리밖에 하지 않는다. 배 속의 아이만 중요한가 보다. 엄마한테 처음으로 뺨을 맞고 하연은 그대로 뛰쳐나온다.
‘미세스한’이라는 필명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쓰고 있는 한수옥 작가의 필력 덕분에 열네 살 하연의 채색되지 않은 진솔한 심정과 생각이 통통 튀는 표현으로 되살아났다. 소설 속의 하연은 우리 주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열네 살 소녀들의 여러 가지 모습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든 책을 읽을수록 하연에게 마음이 간다. 또 이 소설은 점점 외동아이가 많아지는 현실에서 내 것을 나누어야 하지만 결국 한편을 먹어 주는 형제자매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주인공 하연이 또래의 청소년뿐 아니라 부모도 함께 읽을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아주 귀찮은 선물』은 아주 오래전 공부방을 운영하던 시절 구상한 소설이다. 그때 하연이처럼 똑 부러진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한숨을 쉬면서 “저 가출할까 봐요” 하며 내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 아이가 앞으로 겪을 일들을 상상하며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일들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하연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 「작가의 말」에서
▣ 작가 소개
저자 : 한수옥
1963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진주여고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한국추리작가협회 회원이자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회원이다. 미세스한이란 필명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쓰고 있다.
▣ 주요 목차
1 내 맘 같지 않아
2 신경질 나 죽겠어, 정말!
3 내 나이가 몇인데?
4 네 앞날도 갑갑~하다
5 그러게, 누가 임신하래?
6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7 이게 최선입니까?
8 불평은 국회에 가서 하세요
9 아이라는 선물?
10 나 사랑에 빠진 거야?
11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12 고작 분식집 딸이었어?
13 오늘은 오빠가 데려다줄게
14 예뻐, 예뻐, 예뻐 ……158
15 넌 자존심도 없냐?
16 나의 로망 EXO
17 저런 애물단지를 어디다 써 먹어?
18 나 이제 엄마 딸 아니야!
19 아주 귀찮은 선물
20 우리 사돈총각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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