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풍자와 은유로 그려 낸 인터넷 시대!
스마트 기기에 의존해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다
『Wi-Fi 지니』는 인터넷 시대에 펼쳐지는 21세기 판 ‘알라딘과 요술 램프’다. 램프 대신 노트북 속에 사는 지니 이포와 컴퓨터로 놀 때 가장 행복한 10대 소년 파비앵. 이들의 가상과 실제를 넘나드는 모험 속에 디지털 기술에 중독된 채 살아가는 현대 청소년의 모습을 날카롭고 유머러스하게 풍자하고 있다. 역사상 그 어느 세대도 경험해 본 적 없을 과학 기술의 수혜, 그러나 그 때문에 집단적 중독 증상에 빠져 버린 오늘날의 디지털 세대가 진정으로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 본 유쾌한 모험 소설이다.
여름 방학을 맞은 파비앵은 등산광 외할머니의 집에 머물게 된다. 지옥훈련 같은 산행 코스가 마련되어 있음을 예감하고 절망하던 때, 고물 노트북 속에서 지니 ‘이포’가 깨어난다. 거대한 덩치에 엄청난 식탐을 지닌 데다 ‘주인’ 파비앵의 눈치조차 보지 않는 뻔뻔한 성격이지만, 가끔 통찰력 있는 일침을 날리는 컴퓨터 요정, 이포! 그는 파비앵에게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넘나드는 노트북의 마법’을 가르쳐 준다. 고독한 뚱보 요정과 무기력증에 빠진 10대 소년 파비앵은 환상의 콤비가 되어 세상을 거대한 게임판 삼아 놀기 시작한다.
“높은 곳이 좋다, 이거지? 기다려 봐.”
이포가 노트북 모니터를 열고 전원을 켜더니 파비앵 쪽으로 돌려놓았다.
“뭐 하려고?”
파비앵은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가슴이 쿵쾅댔다.
“일단은 요 겁 없는 친구를 선택한 다음……. 자, 이제…….”
이포는 모니터에 비친 파비앵의 모습을 클릭한 뒤, 화면 가득 하늘이 들어오게끔 방향을 바꿔 마우스를 클릭했다.
“너를 저 위로 보내 줄게. 얍!”
순간, 파비앵의 몸이 몇백 미터 상공 위로 둥둥 떠올랐다.
키 아 파르로 꽉 찬 위가 출렁였다. 파비앵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속이 울렁거렸지만,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환호성을 질렀다. 드넓은 도시와 구불구불 흐르는 강 위에 점처럼 드문드문 놓인 배들, 낡은 담배 공장, 상업 지구, 제방을 따라 줄지어 서 있는 풍력 발전기도 눈에 들어왔다. 위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마치 장난감 같았다. 이포는 곧 파비앵을 벤치 위로 내려주었다.
“다시는 그러지 마!”
이포는 색종이처럼 붉으락푸르락한 파비앵의 얼굴을 보고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43쪽
요술 노트북은 모니터에 대상을 비춘 뒤 컨트롤 시(Ctrl+C), 컨트롤 브이(Ctral+V) 키를 누르면 복제할 수 있고, 시계창을 돌리면 시간여행을 떠나게 해 주기도 한다. 인터넷을 연결하면 성능은 무시무시해진다. 구글 어스로 지도만 콕 집어도 세계일주가 가능할 정도다. 하지만 이포는 인터넷을 연결하면 어떤 위험한 사건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며 파비앵을 자제시킨다. 요술 노트북 모니터에만 들어오면, 지루한 하루가 마법의 순간으로 뒤바뀐다. 파비앵이 온갖 아이디어를 응용해 노는 동안, 이포는 현실과 가상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에 든든한 안전요원이 되어 준다. 여신처럼 아름다운 소녀 다프네한테 말을 걸기 위해 시계창을 되돌릴 때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잘생긴 라이벌을 포토숍으로 제거할 때는 전투 게임 속 적을 무찌를 때만큼 후련하다. 외할머니의 지옥훈련에 보낼 복제 인간을 만들 때는 신(神)이 된 듯한 기분에 머리가 어찔할 지경이다.
전지전능한 요술 노트북은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의 각종 스마트 디지털 기기를 연상시킨다. 손가락만 까닥하면 꿈이 이루어지는 21세기 요술 램프! 그러나 한발 더 나아가 보면 이러한 기기들은 ‘분리불안장애’, 강박과 집착, 중독의 판도라 상자다. 고철처럼 무겁기 짝이 없는 노트북과 잠시라도 떨어질라치면 “마치 발가벗고 전쟁터로 나선 듯, 황당하고 초라한 기분”이 든다는 파비앵의 목소리는 의식할 수 없으리만치 기술에 의존해 살아가는 우리 시대 청소년의 생생한 고백이라고 해도 손색없어 보인다.
만약 세상을 조종하는 내 노트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디지털 세계의 반격에서 위기에 빠진 세상을 구하라!
파비앵은 다프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이포의 경고를 무시하고 게임창 속에 뛰어든다. 하지만 보안이 안 된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순간, 현실 세계가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게임광의 해방구가 순식간에 ‘헬게이트’로 역전된 순간이었다.
사람들의 말소리와 걸음걸이에 버퍼링이 걸리고, 광장의 뮤직박스는 늘어진 테이프 소리를 낸다. 길은 구불구불 휘어지고, 미각과 촉각 등 모든 감각이 무뎌진다. 그러더니 온라인 게임 속 괴물이 시청 앞 광장에 나타나 사람들을 집어 삼키고 도시를 폐허로 만든다.
도시에 암흑처럼 시커먼 그림자가 드리웠다. 곧이어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땅이 요동을 쳤다. 항구의 수백 마리 새들이 날아오르며 처절한 울음소리로 허공을 갈랐다. 가상 현실에서 무찔렀다고 생각했던 그 괴물이 거무스레한 구름 사이로 등을 돌린 채 시청 앞에 떡하니 서 있었다. 거리를 뒤덮은 긴 꼬리가 상점의 유리 진열장마다 비늘무늬를 드리우고 있었다. 체구가 얼마나 거대한지, 영화 〈쥬라기 공원〉 속 공룡은 바구니에 담긴 새끼 고양이나 다를 바 없었다. 괴물은 입을 쩍 벌리더니 길게 하품을 했다. 누런 이빨 사이로 뿜어져 나온 입 냄새가 독가스처럼 광장을 휘감았다. 그 어떤 공룡 전문가도 이토록 끔찍한 냄새를 상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괴물은 아주 우아하게 곡선을 그리며 한 발짝을 옮겼다. 그러나 보는 사람의 눈에는 전혀 우아하지 않았다. 괴물의 발뒤꿈치에 버스 정류장이 종잇장처럼 짓이겨졌다. 괴물이 발걸음을 뗄 때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달아났다. 살랑살랑 흔드는 엉덩잇짓에 노점 진열대가 여섯 개씩 으스러졌다. 우체통, 가로수, 공중전화 부스, 자동차까지……, 발에 걸리는 대로 산산이 부서졌다. 123~124쪽
『Wi-Fi 지니』 속에 등장하는 바이러스의 침공은 ‘소설 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다. 실제로 2010년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작 바이러스 스턱스넷은 이란의 핵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꾸려진 사이버 군사였다. 연일 쏟아지는 디지털 뉴스들은 가짜인 세계가 인간의 통제력을 넘어 진짜 세계까지 침투하는 놀라운 실상을 보여준다. 증강현실 안경, VR 게임기 같은 놀라운 신제품들은 가슴 뛰는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인터넷상에서 총의 설계도를 다운로드해 3D 프린터로 실제 총을 만드는 일 역시 현재 진행 중인 것이다. 미국의 과학 전문 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는 전 세계를 벌벌 떨게 할 다음 전염병은 인터넷을 통해 퍼져 나갈 수도 있다고 예견하기도 했다. 『Wi-Fi 지니』는 두 얼굴의 디지털 시대를 두루 그려 내고 있는 셈이다.
기계는 그 자체로 위험한 것이 아니다. 사용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비슷한 주제로 작문 숙제를 했는데, 파비앵은 자신에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119쪽
우리는 파비앵의 모험담을 통해 이 세상의 운명을 손에 쥔 마지막 유저에 관한 가상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저자는 그러한 가상 체험을 통해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클릭 한 번에 세상의 운명이 뒤바뀔 때도 있다. 우리는 그 책임의 무게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 작가 소개
저 : 뤽 블랑빌랭
Luc Blanvillain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브르타뉴의 작은 도시에서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쳤다. 초등학생 때 짝사랑하는 선생님을 위해 쓴 기사도 소설이 스스로 기억하는 첫 작품이다. 2008년에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으며,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의 청소년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신입생 얼간이의 일기》 『범죄와 스키니진》 『안개 속의 악마》 『어느 컴퓨터광의 사랑》 『알리스의 속내》 등이 있다.
역 : 곽노경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불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면서, 어린이?청소년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키아바의 미소》 『홍당무》 『노숙자 폴로와 쥐』 『지옥 학교》 『마틴과 로자》 『수상한 우체통》, ‘영재 science 캠프’ 시리즈, ‘사랑이에게 물어봐!’ 시리즈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끔찍한 하루
뜻밖의 선물
노트북 요정, 지니
마법의 순간
이름만 아는 소녀
가려진 시간 사이로
질투의 화신
비밀 아닌 비밀
게임 속으로
불길한 예감
바이러스? 브이러스!
사이버 괴물의 출격
파비앵의 선택
풍자와 은유로 그려 낸 인터넷 시대!
스마트 기기에 의존해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다
『Wi-Fi 지니』는 인터넷 시대에 펼쳐지는 21세기 판 ‘알라딘과 요술 램프’다. 램프 대신 노트북 속에 사는 지니 이포와 컴퓨터로 놀 때 가장 행복한 10대 소년 파비앵. 이들의 가상과 실제를 넘나드는 모험 속에 디지털 기술에 중독된 채 살아가는 현대 청소년의 모습을 날카롭고 유머러스하게 풍자하고 있다. 역사상 그 어느 세대도 경험해 본 적 없을 과학 기술의 수혜, 그러나 그 때문에 집단적 중독 증상에 빠져 버린 오늘날의 디지털 세대가 진정으로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 본 유쾌한 모험 소설이다.
여름 방학을 맞은 파비앵은 등산광 외할머니의 집에 머물게 된다. 지옥훈련 같은 산행 코스가 마련되어 있음을 예감하고 절망하던 때, 고물 노트북 속에서 지니 ‘이포’가 깨어난다. 거대한 덩치에 엄청난 식탐을 지닌 데다 ‘주인’ 파비앵의 눈치조차 보지 않는 뻔뻔한 성격이지만, 가끔 통찰력 있는 일침을 날리는 컴퓨터 요정, 이포! 그는 파비앵에게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넘나드는 노트북의 마법’을 가르쳐 준다. 고독한 뚱보 요정과 무기력증에 빠진 10대 소년 파비앵은 환상의 콤비가 되어 세상을 거대한 게임판 삼아 놀기 시작한다.
“높은 곳이 좋다, 이거지? 기다려 봐.”
이포가 노트북 모니터를 열고 전원을 켜더니 파비앵 쪽으로 돌려놓았다.
“뭐 하려고?”
파비앵은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가슴이 쿵쾅댔다.
“일단은 요 겁 없는 친구를 선택한 다음……. 자, 이제…….”
이포는 모니터에 비친 파비앵의 모습을 클릭한 뒤, 화면 가득 하늘이 들어오게끔 방향을 바꿔 마우스를 클릭했다.
“너를 저 위로 보내 줄게. 얍!”
순간, 파비앵의 몸이 몇백 미터 상공 위로 둥둥 떠올랐다.
키 아 파르로 꽉 찬 위가 출렁였다. 파비앵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속이 울렁거렸지만,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환호성을 질렀다. 드넓은 도시와 구불구불 흐르는 강 위에 점처럼 드문드문 놓인 배들, 낡은 담배 공장, 상업 지구, 제방을 따라 줄지어 서 있는 풍력 발전기도 눈에 들어왔다. 위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마치 장난감 같았다. 이포는 곧 파비앵을 벤치 위로 내려주었다.
“다시는 그러지 마!”
이포는 색종이처럼 붉으락푸르락한 파비앵의 얼굴을 보고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43쪽
요술 노트북은 모니터에 대상을 비춘 뒤 컨트롤 시(Ctrl+C), 컨트롤 브이(Ctral+V) 키를 누르면 복제할 수 있고, 시계창을 돌리면 시간여행을 떠나게 해 주기도 한다. 인터넷을 연결하면 성능은 무시무시해진다. 구글 어스로 지도만 콕 집어도 세계일주가 가능할 정도다. 하지만 이포는 인터넷을 연결하면 어떤 위험한 사건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며 파비앵을 자제시킨다. 요술 노트북 모니터에만 들어오면, 지루한 하루가 마법의 순간으로 뒤바뀐다. 파비앵이 온갖 아이디어를 응용해 노는 동안, 이포는 현실과 가상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에 든든한 안전요원이 되어 준다. 여신처럼 아름다운 소녀 다프네한테 말을 걸기 위해 시계창을 되돌릴 때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잘생긴 라이벌을 포토숍으로 제거할 때는 전투 게임 속 적을 무찌를 때만큼 후련하다. 외할머니의 지옥훈련에 보낼 복제 인간을 만들 때는 신(神)이 된 듯한 기분에 머리가 어찔할 지경이다.
전지전능한 요술 노트북은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의 각종 스마트 디지털 기기를 연상시킨다. 손가락만 까닥하면 꿈이 이루어지는 21세기 요술 램프! 그러나 한발 더 나아가 보면 이러한 기기들은 ‘분리불안장애’, 강박과 집착, 중독의 판도라 상자다. 고철처럼 무겁기 짝이 없는 노트북과 잠시라도 떨어질라치면 “마치 발가벗고 전쟁터로 나선 듯, 황당하고 초라한 기분”이 든다는 파비앵의 목소리는 의식할 수 없으리만치 기술에 의존해 살아가는 우리 시대 청소년의 생생한 고백이라고 해도 손색없어 보인다.
만약 세상을 조종하는 내 노트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디지털 세계의 반격에서 위기에 빠진 세상을 구하라!
파비앵은 다프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이포의 경고를 무시하고 게임창 속에 뛰어든다. 하지만 보안이 안 된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순간, 현실 세계가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게임광의 해방구가 순식간에 ‘헬게이트’로 역전된 순간이었다.
사람들의 말소리와 걸음걸이에 버퍼링이 걸리고, 광장의 뮤직박스는 늘어진 테이프 소리를 낸다. 길은 구불구불 휘어지고, 미각과 촉각 등 모든 감각이 무뎌진다. 그러더니 온라인 게임 속 괴물이 시청 앞 광장에 나타나 사람들을 집어 삼키고 도시를 폐허로 만든다.
도시에 암흑처럼 시커먼 그림자가 드리웠다. 곧이어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땅이 요동을 쳤다. 항구의 수백 마리 새들이 날아오르며 처절한 울음소리로 허공을 갈랐다. 가상 현실에서 무찔렀다고 생각했던 그 괴물이 거무스레한 구름 사이로 등을 돌린 채 시청 앞에 떡하니 서 있었다. 거리를 뒤덮은 긴 꼬리가 상점의 유리 진열장마다 비늘무늬를 드리우고 있었다. 체구가 얼마나 거대한지, 영화 〈쥬라기 공원〉 속 공룡은 바구니에 담긴 새끼 고양이나 다를 바 없었다. 괴물은 입을 쩍 벌리더니 길게 하품을 했다. 누런 이빨 사이로 뿜어져 나온 입 냄새가 독가스처럼 광장을 휘감았다. 그 어떤 공룡 전문가도 이토록 끔찍한 냄새를 상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괴물은 아주 우아하게 곡선을 그리며 한 발짝을 옮겼다. 그러나 보는 사람의 눈에는 전혀 우아하지 않았다. 괴물의 발뒤꿈치에 버스 정류장이 종잇장처럼 짓이겨졌다. 괴물이 발걸음을 뗄 때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달아났다. 살랑살랑 흔드는 엉덩잇짓에 노점 진열대가 여섯 개씩 으스러졌다. 우체통, 가로수, 공중전화 부스, 자동차까지……, 발에 걸리는 대로 산산이 부서졌다. 123~124쪽
『Wi-Fi 지니』 속에 등장하는 바이러스의 침공은 ‘소설 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다. 실제로 2010년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작 바이러스 스턱스넷은 이란의 핵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꾸려진 사이버 군사였다. 연일 쏟아지는 디지털 뉴스들은 가짜인 세계가 인간의 통제력을 넘어 진짜 세계까지 침투하는 놀라운 실상을 보여준다. 증강현실 안경, VR 게임기 같은 놀라운 신제품들은 가슴 뛰는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인터넷상에서 총의 설계도를 다운로드해 3D 프린터로 실제 총을 만드는 일 역시 현재 진행 중인 것이다. 미국의 과학 전문 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는 전 세계를 벌벌 떨게 할 다음 전염병은 인터넷을 통해 퍼져 나갈 수도 있다고 예견하기도 했다. 『Wi-Fi 지니』는 두 얼굴의 디지털 시대를 두루 그려 내고 있는 셈이다.
기계는 그 자체로 위험한 것이 아니다. 사용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비슷한 주제로 작문 숙제를 했는데, 파비앵은 자신에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119쪽
우리는 파비앵의 모험담을 통해 이 세상의 운명을 손에 쥔 마지막 유저에 관한 가상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저자는 그러한 가상 체험을 통해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클릭 한 번에 세상의 운명이 뒤바뀔 때도 있다. 우리는 그 책임의 무게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 작가 소개
저 : 뤽 블랑빌랭
Luc Blanvillain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브르타뉴의 작은 도시에서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쳤다. 초등학생 때 짝사랑하는 선생님을 위해 쓴 기사도 소설이 스스로 기억하는 첫 작품이다. 2008년에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으며,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의 청소년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신입생 얼간이의 일기》 『범죄와 스키니진》 『안개 속의 악마》 『어느 컴퓨터광의 사랑》 『알리스의 속내》 등이 있다.
역 : 곽노경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불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면서, 어린이?청소년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키아바의 미소》 『홍당무》 『노숙자 폴로와 쥐』 『지옥 학교》 『마틴과 로자》 『수상한 우체통》, ‘영재 science 캠프’ 시리즈, ‘사랑이에게 물어봐!’ 시리즈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끔찍한 하루
뜻밖의 선물
노트북 요정, 지니
마법의 순간
이름만 아는 소녀
가려진 시간 사이로
질투의 화신
비밀 아닌 비밀
게임 속으로
불길한 예감
바이러스? 브이러스!
사이버 괴물의 출격
파비앵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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