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노력의 성공신화 ‘아메리칸드림’의 몰락…
한번 ‘흙수저’는 절대 ‘금수저’가 될 수 없다!
“이 책에서 나오는 가난한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아이들의 비극적인 삶의 경험을 줄잡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 아이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을 박탈당한 아이들이다.”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중에서
‘흙수저’라는 단어가 작년부터 크게 유행하고 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부모를 둔 자녀 세대가 스스로를 부르는 말로, 이른바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지 못한 청년들이 자조하듯 내뱉는 단어다. 철저하게 부모의 재력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이 단어의 유행은 젊은 세대가 인식하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사회, 극심한 빈부격차(양극화)가 계급처럼 고착화된 사회라는 것을 뜻한다.
『우리 아이들Our Kids』은 로버트 D. 퍼트넘의 신작으로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반세기 동안 미국 사회에서 일어난 변화를 추적한 책이다. 포트클린턴에서 미 전역 방방곳곳에 이르기까지, 퍼트넘은 다양한 계급의 가정과 아이들의 삶을 세심하게 살피는 동시에 최신 사회과학적, 뇌과학적 연구 성과를 토대로 그들이 처한 현실을 엄밀하게 분석한다. 바로 이 시기 동안 누구나 노력한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드림’의 신화는 처참하게 무너졌으며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부의 대물림 현상은 심화되었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한 사회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의 뇌 발달과 정서적 성장 등 삶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우리들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바로 ‘흙수저’라는 단어의 유행처럼, 우리 사회의 이야기이도 하기 때문이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도 퍼트넘의 위기의식에 공감하며, 지난 해 5월에 열린 빈곤 문제 좌담회의 진보 측 패널로 나서기도 했다.(≪경향신문≫ 2015년 5월 13일자 ‘토론하는 미 대통령...’ 기사 참조)
빈부격차는 어떻게 아이들의 삶을 파괴하는가
“포트 클린턴에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선로가 있다. 이 선로를 기점으로 낙후된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들은 부유한 지역에 사는 아이들처럼 준비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슬프게도 포트 클린턴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지, 우리 사회의 저주받은 행로를 바꾸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등이 이 책의 주제다.” -1장 「아메리칸드림: 신화와 현실」 중에서
『우리 아이들』은 1950년대의 포트 클린턴에서 작용했던 계급 이동의 사다리가 오늘날 미국 사회에서는 어떻게 사라지게 됐는지, 그리고 그러한 현상이 어떤 효과를 낳았는지를 네 가지 주제-가족, 양육, 학교 교육, 공동체를 통해 살핀다. 이러한 조건들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매우 중요한데, 사회경제적 양극화는 이 모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사회경제적 조건은 단순히 출발선상에서 약간의 차이가 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하고 살아갈 환경 그 자체를 결정짓는다. 사실상 아이들은 출생과 동시에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다.
풍족한 가정에서 자란 앤드류와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카일라는 삶을 대하는 자세부터 다르다. 앤드류가 “많은 선택권을 손에 쥐고서 미래를 자신 있게 바라보고 있”는 반면, 카일라는 “인생이 내리막길로 가서, 모든 것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살아간다(2장). 빈부에 따른 이러한 차이는 아이들의 심리뿐 아니라 뇌의 성장과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의 건강한 뇌 발달은 부모의 교육, 소득, 사회적 계급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3장)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과거에는 학교 교육과 공동체의 ‘에어백’을 통해 완화될 수 있었다.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이웃 사이에 훨씬 폭 넓게 공유되었으며,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경제 논리가 교육에 침투하고, 공동체 역시 파편화되고 해체됨으로써 더 이상 예전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빈부격차의 증대는 점점 부유한 가정과 가난한 가정을 주거, 생활, 교육의 모든 공간에서 ‘분리’시켰고, 모두가 이웃이고 모든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라는 인식을 사라지게 했던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분리는 양극화를 더욱 가속화한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서로 나뉘어져 각각의 이웃하고만 살게 되면, 이웃이 미치는 영향력의 혜택은 부자 아이들에게만 집중되고 반면 빈곤에 따른 희생은 가난한 아이들에게 집중된다.”(5장)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 홀로 볼링』의 퍼트넘이 제시하는 세상을 바꾸는 메시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기회의 평등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풍부한 여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상당한 투자를 해야만 한다.” -6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중에서
“우리는 가난한 이의 부르짖음에 공감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며 울어주지 못하고, 그들을 도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이 모든 일이 우리의 책임이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의 책임인 것처럼 말입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연설문, 본문 6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중에서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퍼트넘은 5장까지의 면밀한 탐구를 통해 빈부격차의 문제가 우리 사회의 미래뿐 아니라 현재를 위해서도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난한 아이들이 당면하고 있는 냉혹하고 사회로부터 소외된 미래”는 우리의 “번영을 가로막을 수 있는 위험과 별개로 (…)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심지어 우리의 정치적 안정성마저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6장).
『우리 아이들』의 마지막 장에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그중 하나는 특별 지원금의 지급이다. 아이들의 초기 유년기(만 0~6세)는 뇌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 시기에 가난한 가정에게 약간의 지원금만 주어져도 아이의 학업 성적과 평생 소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의 생애 초기 5년 동안 가정 소득이 3,000달러 증가하면 SAT 성적 20점에 달하는 학업 성적 증진이 일어나고, 이후의 삶에서 약 20% 더 높은 소득 증가 효과”가 일어난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는 아이들이 잘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사회 공동체 차원에서 양질의 데이케어를 제공하고, 신생아를 둔 부모에게는 의무적으로 양육 휴가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방안은 학교 교육 차원에서 멘토링 프로그램과 무상 과외활동이 확대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적절한 조언과 격려를 해줄 수 있는 든든한 ‘이웃’을 만들어줄 것이며, 가난한 아이들과 사회와의 유대는 과외활동을 통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제시하는 사회 문제와 해결책은 일차적으로는 미국 사회에 대한 것이지만, 얼마든지 우리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이미 많은 이들에게 한국 사회는 ‘흙수저’는 ‘노오력’해도 소용없는 ‘헬조선’ 사회이며, 미국만큼이나 극심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이 제시하는 방안들만으로 양극화 문제를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주 작은 변화라 할지라도 혜택을 받는 아이들에게는 “세상을 바꾼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낸다는 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문처럼 사회의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가장 많은 것을 박탈당한 아이들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아이들이며, 그들을 돌보는 일은 다른 누가 아닌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이다.
이 책은 2015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Angus Deaton)이 추천했으며, 영국의 유력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2015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추천의 말
중앙일보·교보문고 선정
2016 올해의 좋은 책
경제적 불평등의 증대가 사회이동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그러나 세대 간 동향에 대한 학문적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오늘날의 아이들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얻으려면 적어도 수십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퍼트넘은 이 문제를 기후 변화에 비유하면서, 우리가 마냥 완벽하고 명료한 것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당장 즉각적인 행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_『뉴욕타임스』
오늘날 미국을 나누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종이 아닌 계급이며, 그것이 가장 잘 나타나는 장소는 가정이다. 케네디 공공 정책 대학원 원장을 역임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녀 양육에 드리워진 빈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음을 밝혀낸다. 가족 붕괴를 바라보는 보수적인 관점의 불평들이 오랜 기간 득세했던 가운데, 사려 깊고 설득력 있게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는 책이다.
_『이코노미스트』Books of the year 2015
사뭇 진지한 정치인들이 “미국에 계급은 없다”고 주장할 때, 퍼트넘은 우리에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_『워싱턴포스트』
『나 홀로 볼링』보다 간결하고 날카로운 책이다. 독자들은 분명 이 책에서 많은 논쟁거리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_『월스트리트저널』
한국의 학교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계급격차의 심화가 가난한 학생들의 생애기회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그 원인과 결과를 꼼꼼히 파헤친다.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양극화가 왜 경제적 문제를 넘어 민주주의와 가치, 그리고 사회의 운명이 걸린 일인지를 심층적인 사례 연구과 통계로 치밀하게 분석했다. 교육 현장의 위기를 직감하는 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_엄기호(사회학자, 『단속사회』『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저자)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또 다른 형태의 귀족주의 사회로의 회귀를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_『중앙일보』
『우리 아이들』 속의 이야기는 거의 그대로 우리 사회 얘기일 수 있다. _『한겨레신문』
계층 이동의 기회였던 ‘교육 사다리’가 사라졌을 때 일어나는 사회 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_『조선일보』
현실 속의 인물들을 직접 등장시켜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이다. _『경향신문』
▣ 작가 소개
저 : 로버트 퍼트넘
1941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난 정치학자. 스와스모어 대학교를 1963년에 졸업하고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한 뒤 예일 대학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시간 대학교를 거쳐 1979년 하버드 대학교에 부임했다. 국가 간 협상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국제 정치와 국내 정치의 상호작용을 통해 해석한 양면 게임 이론(Two-level game theory)의 주창자로 유명해졌다.
1995년 『민주주의 저널Journal of Democracy』에 「나 홀로 볼링: 미국 사회적 자본의 쇠퇴Bowling Alone: America’s Declining Social Capital」를 기고하여 학계는 물론 미국 사회 전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대통령 빌 클린턴이 면담을 요청했을 정도였다. 볼링 인구는 증가하는데 왜 볼링리그는 감소하는가? 이러한 관심사를 가지고 볼링을 통해 미국사회의 단면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개념을 도출하였다.
현재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공공 정책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케네디 행정대학원 원장, 미국정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미국학술원과 영국학술원의 회원이기도 하다. 2006년에는 정치학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로 알려진 쉬테(Skytte) 상을 수상했다.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수상, 버티 아헨 아일랜드 총리 등 국제적 리더들의 정책 자문으로 활약한 바 있다. 학자, 시민사회 지도자, 언론인, 정치가들과 함께 미국 사회의 공동체 문화 회복을 위한 토론과 연대를 목표로 활동하는 ‘사와로 세미나(Saguaro Seminar)’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사와로 세미나의 33명의 회원 가운데에는 신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포함되어 있다.
논저로는 1988년의 논문 “Diplomacy and Domestic Politics: The Logic of Two-Level Games”). 1995년 『민주주의 저널Journal of Democracy』에 「나 홀로 볼링: 미국 사회적 자본의 쇠퇴Bowling Alone: America’s Declining Social Capital」The Beliefs of Politicians(1973), The Comparative Study of Political Elites(1976), Bureaucrats and Politicians in Western Democracies(1981), Making Democracy Work(1993), Democracies in Flux(2002), Better Together(2003) 등 다수의 저서가 있고, 이 가운데 여러 저서가 17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역자 : 정태식
미국 뉴욕에 있는 뉴스쿨 정치사회과학대학원에서 사회이론과 정치종교사회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종교사회학회 학술지 『종교와 사회』의 초대 편집위원장을 맡았으며, 경북대에서 연구초빙교수를 역임하였고 지금은 사회학과 강의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카이로스와 텔로스: 정치·종교·사회의 사상사적 의미체계』(2007)와 『거룩한 제국: 아메리카·종교·국가주의』(2015)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데이비드 마틴의 『현대 세속화이론』(공역, 2008)과 로버트 D. 퍼트넘의 『아메리칸 그레이스: 종교는 어떻게 사회를 분열시키고 통합하는가』(공역, 2013)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제1장 아메리칸드림: 신화와 현실 _9
제2장 가족 _73
제3장 양육 _121
제4장 학교 교육 _197
제5장 공동체 _275
제6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_325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_377
제니퍼 M. 실바와 로버트 D. 퍼트넘
감사의 말 _399
주 _407
역자 후기 _471
찾아보기 _482
노력의 성공신화 ‘아메리칸드림’의 몰락…
한번 ‘흙수저’는 절대 ‘금수저’가 될 수 없다!
“이 책에서 나오는 가난한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아이들의 비극적인 삶의 경험을 줄잡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 아이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을 박탈당한 아이들이다.”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중에서
‘흙수저’라는 단어가 작년부터 크게 유행하고 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부모를 둔 자녀 세대가 스스로를 부르는 말로, 이른바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지 못한 청년들이 자조하듯 내뱉는 단어다. 철저하게 부모의 재력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이 단어의 유행은 젊은 세대가 인식하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사회, 극심한 빈부격차(양극화)가 계급처럼 고착화된 사회라는 것을 뜻한다.
『우리 아이들Our Kids』은 로버트 D. 퍼트넘의 신작으로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반세기 동안 미국 사회에서 일어난 변화를 추적한 책이다. 포트클린턴에서 미 전역 방방곳곳에 이르기까지, 퍼트넘은 다양한 계급의 가정과 아이들의 삶을 세심하게 살피는 동시에 최신 사회과학적, 뇌과학적 연구 성과를 토대로 그들이 처한 현실을 엄밀하게 분석한다. 바로 이 시기 동안 누구나 노력한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드림’의 신화는 처참하게 무너졌으며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부의 대물림 현상은 심화되었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한 사회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의 뇌 발달과 정서적 성장 등 삶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우리들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바로 ‘흙수저’라는 단어의 유행처럼, 우리 사회의 이야기이도 하기 때문이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도 퍼트넘의 위기의식에 공감하며, 지난 해 5월에 열린 빈곤 문제 좌담회의 진보 측 패널로 나서기도 했다.(≪경향신문≫ 2015년 5월 13일자 ‘토론하는 미 대통령...’ 기사 참조)
빈부격차는 어떻게 아이들의 삶을 파괴하는가
“포트 클린턴에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선로가 있다. 이 선로를 기점으로 낙후된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들은 부유한 지역에 사는 아이들처럼 준비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슬프게도 포트 클린턴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지, 우리 사회의 저주받은 행로를 바꾸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등이 이 책의 주제다.” -1장 「아메리칸드림: 신화와 현실」 중에서
『우리 아이들』은 1950년대의 포트 클린턴에서 작용했던 계급 이동의 사다리가 오늘날 미국 사회에서는 어떻게 사라지게 됐는지, 그리고 그러한 현상이 어떤 효과를 낳았는지를 네 가지 주제-가족, 양육, 학교 교육, 공동체를 통해 살핀다. 이러한 조건들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매우 중요한데, 사회경제적 양극화는 이 모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사회경제적 조건은 단순히 출발선상에서 약간의 차이가 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하고 살아갈 환경 그 자체를 결정짓는다. 사실상 아이들은 출생과 동시에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다.
풍족한 가정에서 자란 앤드류와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카일라는 삶을 대하는 자세부터 다르다. 앤드류가 “많은 선택권을 손에 쥐고서 미래를 자신 있게 바라보고 있”는 반면, 카일라는 “인생이 내리막길로 가서, 모든 것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살아간다(2장). 빈부에 따른 이러한 차이는 아이들의 심리뿐 아니라 뇌의 성장과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의 건강한 뇌 발달은 부모의 교육, 소득, 사회적 계급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3장)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과거에는 학교 교육과 공동체의 ‘에어백’을 통해 완화될 수 있었다.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이웃 사이에 훨씬 폭 넓게 공유되었으며,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경제 논리가 교육에 침투하고, 공동체 역시 파편화되고 해체됨으로써 더 이상 예전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빈부격차의 증대는 점점 부유한 가정과 가난한 가정을 주거, 생활, 교육의 모든 공간에서 ‘분리’시켰고, 모두가 이웃이고 모든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라는 인식을 사라지게 했던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분리는 양극화를 더욱 가속화한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서로 나뉘어져 각각의 이웃하고만 살게 되면, 이웃이 미치는 영향력의 혜택은 부자 아이들에게만 집중되고 반면 빈곤에 따른 희생은 가난한 아이들에게 집중된다.”(5장)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 홀로 볼링』의 퍼트넘이 제시하는 세상을 바꾸는 메시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기회의 평등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풍부한 여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상당한 투자를 해야만 한다.” -6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중에서
“우리는 가난한 이의 부르짖음에 공감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며 울어주지 못하고, 그들을 도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이 모든 일이 우리의 책임이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의 책임인 것처럼 말입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연설문, 본문 6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중에서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퍼트넘은 5장까지의 면밀한 탐구를 통해 빈부격차의 문제가 우리 사회의 미래뿐 아니라 현재를 위해서도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난한 아이들이 당면하고 있는 냉혹하고 사회로부터 소외된 미래”는 우리의 “번영을 가로막을 수 있는 위험과 별개로 (…)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심지어 우리의 정치적 안정성마저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6장).
『우리 아이들』의 마지막 장에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그중 하나는 특별 지원금의 지급이다. 아이들의 초기 유년기(만 0~6세)는 뇌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 시기에 가난한 가정에게 약간의 지원금만 주어져도 아이의 학업 성적과 평생 소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의 생애 초기 5년 동안 가정 소득이 3,000달러 증가하면 SAT 성적 20점에 달하는 학업 성적 증진이 일어나고, 이후의 삶에서 약 20% 더 높은 소득 증가 효과”가 일어난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는 아이들이 잘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사회 공동체 차원에서 양질의 데이케어를 제공하고, 신생아를 둔 부모에게는 의무적으로 양육 휴가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방안은 학교 교육 차원에서 멘토링 프로그램과 무상 과외활동이 확대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적절한 조언과 격려를 해줄 수 있는 든든한 ‘이웃’을 만들어줄 것이며, 가난한 아이들과 사회와의 유대는 과외활동을 통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제시하는 사회 문제와 해결책은 일차적으로는 미국 사회에 대한 것이지만, 얼마든지 우리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이미 많은 이들에게 한국 사회는 ‘흙수저’는 ‘노오력’해도 소용없는 ‘헬조선’ 사회이며, 미국만큼이나 극심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이 제시하는 방안들만으로 양극화 문제를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주 작은 변화라 할지라도 혜택을 받는 아이들에게는 “세상을 바꾼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낸다는 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문처럼 사회의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가장 많은 것을 박탈당한 아이들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아이들이며, 그들을 돌보는 일은 다른 누가 아닌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이다.
이 책은 2015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Angus Deaton)이 추천했으며, 영국의 유력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2015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추천의 말
중앙일보·교보문고 선정
2016 올해의 좋은 책
경제적 불평등의 증대가 사회이동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그러나 세대 간 동향에 대한 학문적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오늘날의 아이들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얻으려면 적어도 수십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퍼트넘은 이 문제를 기후 변화에 비유하면서, 우리가 마냥 완벽하고 명료한 것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당장 즉각적인 행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_『뉴욕타임스』
오늘날 미국을 나누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종이 아닌 계급이며, 그것이 가장 잘 나타나는 장소는 가정이다. 케네디 공공 정책 대학원 원장을 역임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녀 양육에 드리워진 빈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음을 밝혀낸다. 가족 붕괴를 바라보는 보수적인 관점의 불평들이 오랜 기간 득세했던 가운데, 사려 깊고 설득력 있게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는 책이다.
_『이코노미스트』Books of the year 2015
사뭇 진지한 정치인들이 “미국에 계급은 없다”고 주장할 때, 퍼트넘은 우리에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_『워싱턴포스트』
『나 홀로 볼링』보다 간결하고 날카로운 책이다. 독자들은 분명 이 책에서 많은 논쟁거리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_『월스트리트저널』
한국의 학교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계급격차의 심화가 가난한 학생들의 생애기회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그 원인과 결과를 꼼꼼히 파헤친다.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양극화가 왜 경제적 문제를 넘어 민주주의와 가치, 그리고 사회의 운명이 걸린 일인지를 심층적인 사례 연구과 통계로 치밀하게 분석했다. 교육 현장의 위기를 직감하는 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_엄기호(사회학자, 『단속사회』『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저자)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또 다른 형태의 귀족주의 사회로의 회귀를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_『중앙일보』
『우리 아이들』 속의 이야기는 거의 그대로 우리 사회 얘기일 수 있다. _『한겨레신문』
계층 이동의 기회였던 ‘교육 사다리’가 사라졌을 때 일어나는 사회 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_『조선일보』
현실 속의 인물들을 직접 등장시켜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이다. _『경향신문』
▣ 작가 소개
저 : 로버트 퍼트넘
1941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난 정치학자. 스와스모어 대학교를 1963년에 졸업하고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한 뒤 예일 대학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시간 대학교를 거쳐 1979년 하버드 대학교에 부임했다. 국가 간 협상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국제 정치와 국내 정치의 상호작용을 통해 해석한 양면 게임 이론(Two-level game theory)의 주창자로 유명해졌다.
1995년 『민주주의 저널Journal of Democracy』에 「나 홀로 볼링: 미국 사회적 자본의 쇠퇴Bowling Alone: America’s Declining Social Capital」를 기고하여 학계는 물론 미국 사회 전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대통령 빌 클린턴이 면담을 요청했을 정도였다. 볼링 인구는 증가하는데 왜 볼링리그는 감소하는가? 이러한 관심사를 가지고 볼링을 통해 미국사회의 단면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개념을 도출하였다.
현재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공공 정책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케네디 행정대학원 원장, 미국정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미국학술원과 영국학술원의 회원이기도 하다. 2006년에는 정치학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로 알려진 쉬테(Skytte) 상을 수상했다.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수상, 버티 아헨 아일랜드 총리 등 국제적 리더들의 정책 자문으로 활약한 바 있다. 학자, 시민사회 지도자, 언론인, 정치가들과 함께 미국 사회의 공동체 문화 회복을 위한 토론과 연대를 목표로 활동하는 ‘사와로 세미나(Saguaro Seminar)’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사와로 세미나의 33명의 회원 가운데에는 신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포함되어 있다.
논저로는 1988년의 논문 “Diplomacy and Domestic Politics: The Logic of Two-Level Games”). 1995년 『민주주의 저널Journal of Democracy』에 「나 홀로 볼링: 미국 사회적 자본의 쇠퇴Bowling Alone: America’s Declining Social Capital」The Beliefs of Politicians(1973), The Comparative Study of Political Elites(1976), Bureaucrats and Politicians in Western Democracies(1981), Making Democracy Work(1993), Democracies in Flux(2002), Better Together(2003) 등 다수의 저서가 있고, 이 가운데 여러 저서가 17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역자 : 정태식
미국 뉴욕에 있는 뉴스쿨 정치사회과학대학원에서 사회이론과 정치종교사회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종교사회학회 학술지 『종교와 사회』의 초대 편집위원장을 맡았으며, 경북대에서 연구초빙교수를 역임하였고 지금은 사회학과 강의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카이로스와 텔로스: 정치·종교·사회의 사상사적 의미체계』(2007)와 『거룩한 제국: 아메리카·종교·국가주의』(2015)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데이비드 마틴의 『현대 세속화이론』(공역, 2008)과 로버트 D. 퍼트넘의 『아메리칸 그레이스: 종교는 어떻게 사회를 분열시키고 통합하는가』(공역, 2013)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제1장 아메리칸드림: 신화와 현실 _9
제2장 가족 _73
제3장 양육 _121
제4장 학교 교육 _197
제5장 공동체 _275
제6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_325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_377
제니퍼 M. 실바와 로버트 D. 퍼트넘
감사의 말 _399
주 _407
역자 후기 _471
찾아보기 _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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