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우리의 기분은 날씨에 의해 쉽게 좌우된다. 날씨가 좋으면 붕붕 날던 기분도, 날씨가 흐려지면 빗방울과 같은 속도로 곤두박질치고 만다. 이렇게 날씨는 인류에게 사소한 기분을 전하는 동시에 기근, 가뭄, 기나긴 장마와 어둠, 혹한, 버티기 힘든 질병으로 이어지며 인류사에 어마어마한 궤적을 그려냈다. 날씨는 인류에게 기회이자 전환점이었으며, 천벌이자 종착점이기도 했다. ‘그날’의 날씨는 인류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
제국과 문명마저 무너뜨리는 날씨의 힘
로마제국 전성기에는 매년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포근하고 변덕 없는 날씨 속에서 충분한 소출량을 기반으로 그들은 안정적인 정치를 다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혹한이 닥치면서 로마는 분열하기 시작했다. 다섯 명의 어진 황제가 이어지던 평화는 깨지고, 황제의 자리는 1년이 채 가지 않는 피의 옥좌가 되었다. 잔혹한 권력 찬탈의 칼바람을 맞으며 제국의 땅은 쟁기를 댈 수 없을 만큼 굳게 얼어붙었다. 그렇게 대부분의 땅이 얼며 날씨의 신이 완전히 그들을 저버렸을 때 로마는 멸망하고 말았다. 거대한 제국조차 하늘의 힘을 거스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제국의 멸망 이후, 날씨의 신은 더 무서운 기세로 고대 문명까지 뿌리 뽑아 버린다. 1,000년 이상 꽃을 피웠던 마야 문명은 오싹할 정도로 웅장한 문화유산만을 남긴 채 사라져 버렸다. 좁은 면적에 1,000만 명의 인구가 밀집해 살면서 잦은 벌목과 개발이 잇따랐고, 토양의 변화는 곧 날씨의 변화를 가져왔다. 기나긴 역사와 엄청난 인구는 가뭄과 기근을 마주하며 결국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날씨의 신, 승자와 패자를 가르다
영화 300에서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는 지형을 재치 있게 활용한 스파르타의 최정예부대에 휘둘린다. 하지만 결국 그들을 화살받이로 만들어 승리를 거두며 ‘신왕’의 위용을 뽐낸다. 그러나 이 위대한 왕조차 그리스 연합군을 맞아서는 참담한 패배를 거두고 말았다. 거센 입김을 내뿜는 바람의 신 때문이었다. 페르시아의 군선은 그리스 연합군의 4배에 달했지만, 거센 바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선고가 높은 배들은 서로 부딪치며 부서져 내렸고, 그 틈을 타 연합군은 맹공을 퍼부었다. 이처럼 약소국에게 바람의 신은 유독 후한 면모를 보였다. ‘신풍’이라 불리는 신의 바람, 가미카제는 엄청난 부대를 이끌고 일본을 침략한 몽골군으로부터 일본을 지켜주었고 이후 가미카제는 일본의 신화가 되었다. 영국 또한 스페인 무적함대와의 전투에서 해풍의 도움을 받았다. 무적함대는 전투에서 50척의 배와 5,000여 명의 병사를 잃었지만 영국은 작전에 사용한 배 외에 한 척도 잃지 않았으며, 150명의 사상자만 냈을 뿐이었다. 영국은 이날의 전투를 기념하며 기념주화에 “신께서 바람을 보내시니 그들이 흩어지더라”는 문구를 새겨 넣었다. 정녕 ‘신’이 승패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전투였다.
역사 속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한 날씨
날씨는 황제와 인류 역사상 가장 지독한 독재자에게도 마수를 뻗쳤다. 정복욕에 불타는 황제에게는 매서운 추위와 끈질긴 비가 따라붙었다. 나폴레옹은 러시아의 잔혹한 추위에 떨고, 워털루의 진흙 속에서 질척거리다가 결국 정치 생명을 마감하고 말았다. 인류에게 홀로코스트라는 재앙을 안겨준 독재자 히틀러는 안개에 울고 웃었다. 폭탄이 설치된 맥주홀에서 안개 덕분에 테러를 피한 그는, 본국에서 치러진 전투에서는 갑자기 안개가 걷혀 연합군에게 되레 당하고 만다. 직경 40센티미터가 넘는 우박이 프랑스 제3신분의 울분에 도화선을 그으며 시작된 프랑스혁명은 이후, 수많은 이들을 단두대로 보내는 ‘공포정치’라는 참혹한 결과를 자아낸다. 그러나 끝날 것 같지 않던 참수는 한바탕 쏟아진 장대비로 막을 내린다. 공포정치의 수장인 로베스피에르가 마지막 변론 기회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의 변론을 듣기 위해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쏟아지는 비에 뿔뿔이 흩어졌고, 그는 권총에 맞아 부서진 턱을 하고 단두대에 올라 마지막 대중연설을 장식하고 만다.
▣ 작가 소개
저자 : 로날트 D. 게르슈테 (Ronald D. Gerste)
1957년생. 의사이자 역사학자. 워싱턴 D.C.에 머무르면서 저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학술 전문 기고가로 대중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 그의 기고문은 독일 유명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Neue Zurcher Zeitung)』, 『디 차이트(Die Zeit)』와 역사 전문지 『다말스(Damals)』, 해양학 전문지 『마레(Mare)』 등에 실리고 있다.
역자 : 강희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독과를 졸업하고,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감정 테러리스트』, 『결정장애 세대』, 『유혹의 역사』, 『직관력은 어떻게 발휘되는가』, 『십대들의 폭로』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지구라는 배
기원전 200년~기원후 300년
로마를 번영케 만든 날씨
기원전 480년 9월
그리스군을 지켜준 날씨의 신
535~542년
캄캄한 낮으로부터 시작된 인류 멸망의 위기
9세기
마야 문명이 멸망한 진짜 이유
950년, 1000~1300년
과거에도 지구온난화가 있었다?: 중세 온난기
1274~1281년 그리고 1944~1945년
‘가미카제’가 빚어낸 희비
1315~1350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 기나긴 비
약 1315~1850년
중세에 찾아온 빙하기
1588년 여름
무적함대로부터 영국을 구한 ‘신교도의 바람’
1709년 1월
기억 속 가장 추웠던 겨울
1776년 8월과 12월
미국을 만들어 준 비바람과 눈폭풍
1788년 7월 13일~1789년 7월 14일
거대한 우박이 불러온 프랑스 혁명
1794년 7월 27~28일
로베스피에르의 목을 거둔 장대비
1812년
나폴레옹의 운명 I: 러시아의 극심한 기상이변
1815년 6월 18일
나폴레옹의 운명 II: 워털루의 폭우와 진흙탕
1814년 8월 25일
불타는 백악관 위로 쏟아진 폭우
1815~1816년
여름이 없는 해
1939년 11월 8일
대학살을 예고한 그날의 안개
1941년 12월
야망을 잠재우는 혹독한 추위
1944년 6월 6일
폭풍 속의 고요: 노르망디 상륙 작전
1944년 7월 20일
독재자를 살린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
1944년 12월
히틀러 최후의 반격: 벌지 전투와 안개
1980년 4월 24일
모래 폭풍 속의 최후: 독수리 발톱 작전
2005년 8월 29일
기억하기 싫은 이름
2015년 여름
미국의 신화 그리고 날씨의 미래
에필로그
지구온난화에 관한 짧은 고찰
우리의 기분은 날씨에 의해 쉽게 좌우된다. 날씨가 좋으면 붕붕 날던 기분도, 날씨가 흐려지면 빗방울과 같은 속도로 곤두박질치고 만다. 이렇게 날씨는 인류에게 사소한 기분을 전하는 동시에 기근, 가뭄, 기나긴 장마와 어둠, 혹한, 버티기 힘든 질병으로 이어지며 인류사에 어마어마한 궤적을 그려냈다. 날씨는 인류에게 기회이자 전환점이었으며, 천벌이자 종착점이기도 했다. ‘그날’의 날씨는 인류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
제국과 문명마저 무너뜨리는 날씨의 힘
로마제국 전성기에는 매년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포근하고 변덕 없는 날씨 속에서 충분한 소출량을 기반으로 그들은 안정적인 정치를 다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혹한이 닥치면서 로마는 분열하기 시작했다. 다섯 명의 어진 황제가 이어지던 평화는 깨지고, 황제의 자리는 1년이 채 가지 않는 피의 옥좌가 되었다. 잔혹한 권력 찬탈의 칼바람을 맞으며 제국의 땅은 쟁기를 댈 수 없을 만큼 굳게 얼어붙었다. 그렇게 대부분의 땅이 얼며 날씨의 신이 완전히 그들을 저버렸을 때 로마는 멸망하고 말았다. 거대한 제국조차 하늘의 힘을 거스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제국의 멸망 이후, 날씨의 신은 더 무서운 기세로 고대 문명까지 뿌리 뽑아 버린다. 1,000년 이상 꽃을 피웠던 마야 문명은 오싹할 정도로 웅장한 문화유산만을 남긴 채 사라져 버렸다. 좁은 면적에 1,000만 명의 인구가 밀집해 살면서 잦은 벌목과 개발이 잇따랐고, 토양의 변화는 곧 날씨의 변화를 가져왔다. 기나긴 역사와 엄청난 인구는 가뭄과 기근을 마주하며 결국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날씨의 신, 승자와 패자를 가르다
영화 300에서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는 지형을 재치 있게 활용한 스파르타의 최정예부대에 휘둘린다. 하지만 결국 그들을 화살받이로 만들어 승리를 거두며 ‘신왕’의 위용을 뽐낸다. 그러나 이 위대한 왕조차 그리스 연합군을 맞아서는 참담한 패배를 거두고 말았다. 거센 입김을 내뿜는 바람의 신 때문이었다. 페르시아의 군선은 그리스 연합군의 4배에 달했지만, 거센 바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선고가 높은 배들은 서로 부딪치며 부서져 내렸고, 그 틈을 타 연합군은 맹공을 퍼부었다. 이처럼 약소국에게 바람의 신은 유독 후한 면모를 보였다. ‘신풍’이라 불리는 신의 바람, 가미카제는 엄청난 부대를 이끌고 일본을 침략한 몽골군으로부터 일본을 지켜주었고 이후 가미카제는 일본의 신화가 되었다. 영국 또한 스페인 무적함대와의 전투에서 해풍의 도움을 받았다. 무적함대는 전투에서 50척의 배와 5,000여 명의 병사를 잃었지만 영국은 작전에 사용한 배 외에 한 척도 잃지 않았으며, 150명의 사상자만 냈을 뿐이었다. 영국은 이날의 전투를 기념하며 기념주화에 “신께서 바람을 보내시니 그들이 흩어지더라”는 문구를 새겨 넣었다. 정녕 ‘신’이 승패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전투였다.
역사 속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한 날씨
날씨는 황제와 인류 역사상 가장 지독한 독재자에게도 마수를 뻗쳤다. 정복욕에 불타는 황제에게는 매서운 추위와 끈질긴 비가 따라붙었다. 나폴레옹은 러시아의 잔혹한 추위에 떨고, 워털루의 진흙 속에서 질척거리다가 결국 정치 생명을 마감하고 말았다. 인류에게 홀로코스트라는 재앙을 안겨준 독재자 히틀러는 안개에 울고 웃었다. 폭탄이 설치된 맥주홀에서 안개 덕분에 테러를 피한 그는, 본국에서 치러진 전투에서는 갑자기 안개가 걷혀 연합군에게 되레 당하고 만다. 직경 40센티미터가 넘는 우박이 프랑스 제3신분의 울분에 도화선을 그으며 시작된 프랑스혁명은 이후, 수많은 이들을 단두대로 보내는 ‘공포정치’라는 참혹한 결과를 자아낸다. 그러나 끝날 것 같지 않던 참수는 한바탕 쏟아진 장대비로 막을 내린다. 공포정치의 수장인 로베스피에르가 마지막 변론 기회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의 변론을 듣기 위해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쏟아지는 비에 뿔뿔이 흩어졌고, 그는 권총에 맞아 부서진 턱을 하고 단두대에 올라 마지막 대중연설을 장식하고 만다.
▣ 작가 소개
저자 : 로날트 D. 게르슈테 (Ronald D. Gerste)
1957년생. 의사이자 역사학자. 워싱턴 D.C.에 머무르면서 저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학술 전문 기고가로 대중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 그의 기고문은 독일 유명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Neue Zurcher Zeitung)』, 『디 차이트(Die Zeit)』와 역사 전문지 『다말스(Damals)』, 해양학 전문지 『마레(Mare)』 등에 실리고 있다.
역자 : 강희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독과를 졸업하고,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감정 테러리스트』, 『결정장애 세대』, 『유혹의 역사』, 『직관력은 어떻게 발휘되는가』, 『십대들의 폭로』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지구라는 배
기원전 200년~기원후 300년
로마를 번영케 만든 날씨
기원전 480년 9월
그리스군을 지켜준 날씨의 신
535~542년
캄캄한 낮으로부터 시작된 인류 멸망의 위기
9세기
마야 문명이 멸망한 진짜 이유
950년, 1000~1300년
과거에도 지구온난화가 있었다?: 중세 온난기
1274~1281년 그리고 1944~1945년
‘가미카제’가 빚어낸 희비
1315~1350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 기나긴 비
약 1315~1850년
중세에 찾아온 빙하기
1588년 여름
무적함대로부터 영국을 구한 ‘신교도의 바람’
1709년 1월
기억 속 가장 추웠던 겨울
1776년 8월과 12월
미국을 만들어 준 비바람과 눈폭풍
1788년 7월 13일~1789년 7월 14일
거대한 우박이 불러온 프랑스 혁명
1794년 7월 27~28일
로베스피에르의 목을 거둔 장대비
1812년
나폴레옹의 운명 I: 러시아의 극심한 기상이변
1815년 6월 18일
나폴레옹의 운명 II: 워털루의 폭우와 진흙탕
1814년 8월 25일
불타는 백악관 위로 쏟아진 폭우
1815~1816년
여름이 없는 해
1939년 11월 8일
대학살을 예고한 그날의 안개
1941년 12월
야망을 잠재우는 혹독한 추위
1944년 6월 6일
폭풍 속의 고요: 노르망디 상륙 작전
1944년 7월 20일
독재자를 살린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
1944년 12월
히틀러 최후의 반격: 벌지 전투와 안개
1980년 4월 24일
모래 폭풍 속의 최후: 독수리 발톱 작전
2005년 8월 29일
기억하기 싫은 이름
2015년 여름
미국의 신화 그리고 날씨의 미래
에필로그
지구온난화에 관한 짧은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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