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시대를 꿰뚫어보는 기 드보르의 혜안이 돋보이는
기 드보르의 『논평』의 진가는 조르조 아감벤의 다음과 같은 언급(이것은 1990년에 출간된 『논평』의 이탈리아어 번역본 서문에 있는 것입니다)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드보르의 저술들과 관계해서 가장 소름끼치는 부분은 역사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의 분석을 추인하는 데 전념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스펙타클의 사회』가 출간되고 20년이 지나 발표된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의 진단과 예측이 모든 분야에서 정확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이 출간된 지가 겨우 2년이 됐을 뿐인데 이 기간 동안에 사태가 아주 일률적으로 동일한 방향을 향해 속도를 내어 전진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정치는 이 책에 담긴 시나리오를 패러디하여 무대에 올려 상연하는 것처럼 보인다.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의 핵심적인 테제들 중 하나를 구성하는 통합된 스펙타클 속에서의 집약된 스펙타클(동유럽의 인민 민주주의)과 분산된 스펙타클(서구 민주주의)의 실체적 통일은 이제는 진부한 사실이 되었다. 세계를 두 진영으로 분할했던 쇠사슬과 견고한 벽이 단 며칠 만에 분쇄되고 말았다. 통합된 스펙타클이 모든 국가에서 완전하게 현실화되도록, 동구의 국가들은 레닌주의적 정당을 포기했고, 서구의 국가들은 다수당이 되기 위한 선거 전략과 대중매체에 의한 여론 통제를 우선시하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사유와 소통을 위한 실질적인 자유와 권력의 균형을 단념했다.”
통합된 스펙타클의 지배
아감벤도 언급했듯이, 기 드보르는 『논평』에서 집약된 스펙타클과 분산된 스펙타클을 넘어서 통합된 스펙타클로 나아가는 현대사회의 흐름을 꿰뚫어봅니다. 집약된 스펙타클 시대에는 주변부 사회가 그것으로부터 탈주할 수 있었고, 분산된 스펙타클 시대에는 사회의 몇몇 영역이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 어떤 것도 스펙타클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통합된 스펙타클이 집약된 스펙타클과 분산된 스펙타클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이래로 두 형태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로부터 스펙타클이 현실을 말하면 그에 따라 현실 속에 그것이 통합되고, 그리고 스펙타클이 현실을 말한 대로 그 현실이 재구축됩니다. 그만큼 스펙타클은 막강한 것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지배의 기술로서의 테러리즘
이렇게 막강한 권력을 지닌 스펙타클의 정권은 생산뿐만 아니라 지각의 총체를 왜곡시킬 수단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정권은 기억의 무소불위한 지배자이며, 동시에 아주 먼 미래를 만드는 기획을 결정짓는 통제 불능한 지배자입니다. 그리고 이 정권은 혼자서 모든 것을 통치하면서 자신이 판결을 하고 또 그걸 집행하지요. 『논평』에서 눈에 띄는 한 가지 점은, 이러한 능력을 지닌 스펙타클의 지배자들이 자신들의 지배를 지속시킬 기술의 하나로서 식민지화와 전쟁을 대체하는 테러리즘을 만들어 냈다고 한 것이지요. 이 책에는 테러리즘이 지배를 위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특히 이탈리아의 예를 들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테러와의 전쟁”이 만연된 오늘날에 큰 의미를 지닌 분석이란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논평』,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읽는 방법
『논평』은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과 1979년에 네 번째로 새롭게 번역 출간된 『스펙타클의 사회』 이탈리아어 판본에 수록된 기 드보르의 “서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논평』은 조금은 난해하고 추상적이었던 『스펙타클의 사회』와 달리,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제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모순적인지, 그래서 우스꽝스러운지 알려 주지요. 그런데 스펙타클의 사회가 그런 것들을 현실화시키고, 또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만든다는 것이 무서운 것이고, 그것이 자본 권력의 지배를 영구화하는 방식이지요. 지금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둘러보아도, 기 드보르가 『논평』에서 말한 것들이 참으로 적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건 이 책에서 언급한 사례들이 지금 우리의 현실에도 그대로 연결되기 때문일 겁니다. 이렇듯, 『논평』은 스펙타클의 지배 아래 있는 현대사회의 과학, 예술, 정치, 역사, 문화 등 제반 현실을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 작가 소개
저자 : 기 드보르
프랑스의 시인, 영화 제작자, 아방가르드 예술가, 아나키스트, 마르크스주의 혁명가, 상황주의자이다. 그는 이시도르의 문자주의 운동의 영향을 받아 예술과 삶의 융합을 통한 진정한 현실을 희망하면서 실천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는 1952년 질 올만, 장 루이 브로, 세르주 베르나와 함께 ‘문자주의자 인터내셔널’을 창립하며 잡지 [포틀래치(Potlatch)]를 통해 활발한 이론 활동을 펼친다. 드보르는 아스거 욘, 라울 바네겜, 아틸라 코타니 등과 함께 1958년부터 1969년까지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을 이끌면서, 수동적 관객으로 전락한 인간들의 자각과 저항을 위한 각종 이론과 전술을 제공한다.
그의 대표적인 저술로는 『스펙터클의 사회』(1967), 『인터내셔널의 진정한 분열』(1972), 『영화 작업 전집: 1952~1958』(1978), 『스펙터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1988), 『송사(送辭)』(1989), 『서간집』(1999) 등이 있다. 기 드보르는 1994년 11월 30일에 자살했다.
역자 : 유재홍
프로방스 대학에서 프랑스 현대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전남대학교에서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역서에는 기 드보르의 『스펙타클의 사회』와 랑시에르의 『문학의 정치』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
『스펙타클의 사회』의 서문(네 번째 이탈리아어 판본, 1979)
옮긴이의 글
시대를 꿰뚫어보는 기 드보르의 혜안이 돋보이는
기 드보르의 『논평』의 진가는 조르조 아감벤의 다음과 같은 언급(이것은 1990년에 출간된 『논평』의 이탈리아어 번역본 서문에 있는 것입니다)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드보르의 저술들과 관계해서 가장 소름끼치는 부분은 역사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의 분석을 추인하는 데 전념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스펙타클의 사회』가 출간되고 20년이 지나 발표된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의 진단과 예측이 모든 분야에서 정확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이 출간된 지가 겨우 2년이 됐을 뿐인데 이 기간 동안에 사태가 아주 일률적으로 동일한 방향을 향해 속도를 내어 전진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정치는 이 책에 담긴 시나리오를 패러디하여 무대에 올려 상연하는 것처럼 보인다.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의 핵심적인 테제들 중 하나를 구성하는 통합된 스펙타클 속에서의 집약된 스펙타클(동유럽의 인민 민주주의)과 분산된 스펙타클(서구 민주주의)의 실체적 통일은 이제는 진부한 사실이 되었다. 세계를 두 진영으로 분할했던 쇠사슬과 견고한 벽이 단 며칠 만에 분쇄되고 말았다. 통합된 스펙타클이 모든 국가에서 완전하게 현실화되도록, 동구의 국가들은 레닌주의적 정당을 포기했고, 서구의 국가들은 다수당이 되기 위한 선거 전략과 대중매체에 의한 여론 통제를 우선시하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사유와 소통을 위한 실질적인 자유와 권력의 균형을 단념했다.”
통합된 스펙타클의 지배
아감벤도 언급했듯이, 기 드보르는 『논평』에서 집약된 스펙타클과 분산된 스펙타클을 넘어서 통합된 스펙타클로 나아가는 현대사회의 흐름을 꿰뚫어봅니다. 집약된 스펙타클 시대에는 주변부 사회가 그것으로부터 탈주할 수 있었고, 분산된 스펙타클 시대에는 사회의 몇몇 영역이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 어떤 것도 스펙타클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통합된 스펙타클이 집약된 스펙타클과 분산된 스펙타클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이래로 두 형태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로부터 스펙타클이 현실을 말하면 그에 따라 현실 속에 그것이 통합되고, 그리고 스펙타클이 현실을 말한 대로 그 현실이 재구축됩니다. 그만큼 스펙타클은 막강한 것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지배의 기술로서의 테러리즘
이렇게 막강한 권력을 지닌 스펙타클의 정권은 생산뿐만 아니라 지각의 총체를 왜곡시킬 수단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정권은 기억의 무소불위한 지배자이며, 동시에 아주 먼 미래를 만드는 기획을 결정짓는 통제 불능한 지배자입니다. 그리고 이 정권은 혼자서 모든 것을 통치하면서 자신이 판결을 하고 또 그걸 집행하지요. 『논평』에서 눈에 띄는 한 가지 점은, 이러한 능력을 지닌 스펙타클의 지배자들이 자신들의 지배를 지속시킬 기술의 하나로서 식민지화와 전쟁을 대체하는 테러리즘을 만들어 냈다고 한 것이지요. 이 책에는 테러리즘이 지배를 위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특히 이탈리아의 예를 들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테러와의 전쟁”이 만연된 오늘날에 큰 의미를 지닌 분석이란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논평』,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읽는 방법
『논평』은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과 1979년에 네 번째로 새롭게 번역 출간된 『스펙타클의 사회』 이탈리아어 판본에 수록된 기 드보르의 “서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논평』은 조금은 난해하고 추상적이었던 『스펙타클의 사회』와 달리,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제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모순적인지, 그래서 우스꽝스러운지 알려 주지요. 그런데 스펙타클의 사회가 그런 것들을 현실화시키고, 또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만든다는 것이 무서운 것이고, 그것이 자본 권력의 지배를 영구화하는 방식이지요. 지금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둘러보아도, 기 드보르가 『논평』에서 말한 것들이 참으로 적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건 이 책에서 언급한 사례들이 지금 우리의 현실에도 그대로 연결되기 때문일 겁니다. 이렇듯, 『논평』은 스펙타클의 지배 아래 있는 현대사회의 과학, 예술, 정치, 역사, 문화 등 제반 현실을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 작가 소개
저자 : 기 드보르
프랑스의 시인, 영화 제작자, 아방가르드 예술가, 아나키스트, 마르크스주의 혁명가, 상황주의자이다. 그는 이시도르의 문자주의 운동의 영향을 받아 예술과 삶의 융합을 통한 진정한 현실을 희망하면서 실천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는 1952년 질 올만, 장 루이 브로, 세르주 베르나와 함께 ‘문자주의자 인터내셔널’을 창립하며 잡지 [포틀래치(Potlatch)]를 통해 활발한 이론 활동을 펼친다. 드보르는 아스거 욘, 라울 바네겜, 아틸라 코타니 등과 함께 1958년부터 1969년까지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을 이끌면서, 수동적 관객으로 전락한 인간들의 자각과 저항을 위한 각종 이론과 전술을 제공한다.
그의 대표적인 저술로는 『스펙터클의 사회』(1967), 『인터내셔널의 진정한 분열』(1972), 『영화 작업 전집: 1952~1958』(1978), 『스펙터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1988), 『송사(送辭)』(1989), 『서간집』(1999) 등이 있다. 기 드보르는 1994년 11월 30일에 자살했다.
역자 : 유재홍
프로방스 대학에서 프랑스 현대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전남대학교에서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역서에는 기 드보르의 『스펙타클의 사회』와 랑시에르의 『문학의 정치』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
『스펙타클의 사회』의 서문(네 번째 이탈리아어 판본, 1979)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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