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아시아 미 탐험대의 첫 번째 기획
‘아시아 미’를 규명하는 총론적 성격의 연구 활동을 위해 ‘Asian beauty 탐색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다. ‘아시아 미 탐험대’는 이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구성된 연구팀으로 여러 분과학문에 속하는 7명의 연구자로 구성되었다. 그 첫 번째 기획으로 동아시아의 전통적 우주관이 녹아있는 오행론의 다섯 가지 원소 가운데 하나인 물을 통해 아시아적 미에 접근하고자 했다.
이제 우리의 시대가 더는 서구의 세기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세기somebody else''s century’, 특히 아시아의 시대로 진입하려면 새로운 가치관의 전환, 더 나아가 ‘감성의 전환’까지 생활 속에서 실감으로 느껴져야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미의 기준도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동아시아 담론은 아시아적 미의 탐색 작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아시아적 미의 탐색 작업은 여러 차원에서 흩어진 가능성을 나르면서 물길 따라 쉼 없이 흐르는 물처럼 이어갈 것이다.
(…)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전적인 긍정은 어떤 의미에서 ‘생성론적인 미학’이라 부를 만하다. 무궁한 변화를 긍정하고 그것을 향유하는 데서 열리는 동아시아 미학의 길을 물에 묻는다.
― 「서장」 중에서
흐르는 물, 최고의 자연미와 예술미를 형성하다_조규희
수묵산수화를 왜 중국 그림의 정수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동아시아 산수화에 대한 독특한 미 인식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일까? 산수화는 11세기 후반 중국의 특정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공유한 지식인들에 의해 새롭게 형성된 문예 담론의 산물로서 ‘여백의 미’로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그림으로 깊이 각인되었다. 이후 중국 회화사의 대종을 이룬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실재와 개념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것이다. 평담한 산수미가 ‘물’에 대한 전통적인 담론과 밀접한 연관을 맺으며 새롭게 논의된 문맥과 의도, 그리고 그 영향력을 살펴보았다.
현대 디자인에 나타난 동아시아적 물의 미학_최경원
서양문화가 우월한 입장에서 동아시아의 모든 가치를 급속도로 바꾸어놓았지만 오랜 시간 축적된 동아시아의 공간 미학 특히, 물을 활용한 미학적 태도는 소멸되지 않았다. 그 결과 일본의 안도 다다오와 중국의 왕슈 같은 동아시아의 건축가들은 철골과 시멘트의 차갑고 좁은 틈새에 자연을 실현하고자 했던 동아시아의 아름다움을 살려내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물은 자연의 정수이자 사람의 인격과 성품이 지향해야 할 도덕적 본보기로, 자연을 실현하고자 했던 동아시아 예술에서도 매우 중요한 가치이자 존재였다. 물을 삶의 공간과 적극적으로 연결해 격조 높은 즐거움을 추구했던 우리의 미감은 이제 세계의 문화적 흐름에 영감을 주고 있다.
물의 표상 : 아시아 영화 속의 물_강태웅
동아시아의 영상 속에 인간과 물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에 주목했다. 아시아인은 수평, 즉 물의 평평함을 세상의 가지런함의 기준으로 생각해왔다. 물이 주는 평온함, 안정성, 그리고 경계성이 아시아 영화의 영상미로 나타난다. 물은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인간과 비슷한 성질을 지녔지만 무생물이라 인간과 달리 영원할 수 있다. 아시아 영화에서 물은 이러한 유사성과 대비성을 통해 어우러지며 미적으로 표출된다. 물은 아시아 영화에서 이야기의 물리적 전개 기능 없이, 단지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심정적 내러티브와 연결된다. 서구 연구자들에게는 ‘엠티’한 장면으로 보일지 몰라도 아시아인에게 그것은 유와 무를 포괄하는 공空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물의 신경증, 파괴력, 저주는 어떻게 생명의 상징이 되었나_최기숙
아시아에서 물은 오행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근본 물질’이다. 이는 없어서는 안 되는 생존의 필수 요소일뿐더러, 애초에 세계가 창조될 때부터 존재했던 질료다. 그 중 물이 세계를 이루는 기본 요소이자 생명의 원천이라는 데는 동서양에 이의가 없다. 한편 물은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위험과 재난의 문화 기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간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마력적 힘으로 재현되는 물, 고이고 멈추는 바로 그 지점에서 부패와 죽음의 상징계로 변화되는 물에 주목한다. 이는 인간의 몸을 집어삼킨 검은 바다가 다시 재생과 부활의 생명수로 변전한는 지점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Subak과 생태미 : 발리 농경과 물에 관한 사례보고_김영훈
쌀농사에 기반을 둔 생활양식은 유럽지역과 대비되는 아시아적 가치, 아시아의 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를 배경으로 인도네시아 발리에 남아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계단식 논을 운영하는 수박 시스템에서 실용의 미, 생태미, 총체성의 미의 가능성을 찾았다. 물 사원을 중심으로 생산과 종교의 유기적 결합이 이뤄진 수박 시스템에는 ‘Tri Hita Karana’, 즉 사람들 간의 조화, 자연 또는 환경과의 조화, 그리고 신과의 조화가 이뤄진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한국의 물 문화와 오감미_김현미
문화에서 물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이며, 더 나아가 어떻게 ‘아름다움’의 한 영역을 구성해왔는지 ‘물 문화’와 인간의 ‘오감미’ 관점에서 사유한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와 한국 사회에서 물을 경험하고, 인지하고, 사유하는 방식의 변화를 거시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물의 오감미에 대한 성찰적 접근을 시도한다. 더해서 한국 물 문화의 현재성을 이해하고, 왜 인간이 물과 멀어지게 되었는지 미시적 관점에서 사유해봄으로써 물과 인간의 미학적이고 생태적인 관계를 상상해본다.
물길 따라 흐르는 아시아적 미_백영서
우리의 아시아적 미의 탐색 작업은 위에서 보았듯이 여러 차원에서 흩어진 가능성을 나르면서 물길 따라 쉼 없이 흐르는 물처럼 이어갈 것이다. 그 성과는 이번처럼 단순히 책의 형태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형태에 담길 것이다. 날로 새로워지는 물의 흐름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중국의 옛 지식인은 이렇게 깨우쳐 준 바 있다.
성인은 변화의 과정 속에서 노닐며 날로 새로워지는 흐름에 자신을 놓아둔다. 만물은 다양하게 변화하고 (성인 또한) 그 변화하는 만물과 더불어 다양하게 변화한다. 변화하는 것은 끝이 없으며 성인 또한 그것과 더불어 끝이 없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전적인 긍정은 어떤 의미에서 ‘생성론적인 미학’이라 부를 만하다. 무궁한 변화를 긍정하고 그것을 향유하는 데서 열리는 동아시아 미학 의 길을 물에 묻는다.
― 「서장」 중에서
▣ 작가 소개
강태웅 :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국제대학원 일본지역연구 과정을 수료하였다. 히토츠바시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도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광운대학교 문화산업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일본문화와 일본영화며, 주요 저서로는 『이만큼 가까운 일본』, 『일본대중문화론』(공저), 『싸우는 미술』(공저), 『교차하는 텍스트, 동아시아』(공저), 『전후 일본의 보수와 표상』(공저), 『일본과 동아시아』(공저) 등이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일본영화의 래디컬한 의지』, 『복안의 영상』 등이 있다.
김영훈 :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아나 대학교에서 인류학과 석사학위를, 미국 남가주 대학(USC)에서 인류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From Dolmen Tombs to Heavenly Gate』, 『한국인의 작법』, 『문화와 영상』, 『Understanding Contemporary Korean Culture』(공저),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공저) 등이 있다.
김현미 : 미국 워싱턴 대학에서 사회문화인류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 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글로벌시대의 문화번역』,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친밀한 적: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일상이 되었나』(공저), 『우리 모두 조금 낯선 사람들: 공존을 위한 다문화』(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여성들』(공역), 『여성·문화·사회』(공역)가 있다.
백영서 :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이자 문과대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중국현대사 전공으로 동시대 중국 사상과 동아시아 담론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思想東亞:朝鮮半島視角的歷史與實踐』, 『핵심현장에서 동아시아를 다시 묻다』, 『사회인문학의 길』, 『橫觀東亞:從核心現場重思東亞歷史』, 『共生への道と核心現場:實踐課題と しての東アジア』, 『민족문학론에서 동아시아론까지』(공저), 『중국, 새로운 패러다임』(공저) 등이 있다
조규희 :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옌칭 연구소 객원연구원과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한국회화사 전공으로 그림이 단순한 미적 감상물이 아니라 한 시대의 문화적 패러다임을 변혁하고 새로운 사회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매체였음을 밝히는 데 주된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그림에게 물은 사대부의 생활과 풍류』(공저), 『한국의 예술 지원사』(공저), 『韓國儒學思想大系 ?-예술사상편』(공저), 『새로 쓰는 예술사』(공저) 등이 있다.
최경원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문학+디자인 아카데미 ‘현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국민대학교, 건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등에서 한국 문화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네이버캐스트, 패션인사이트, 월간 디자인 등에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주요 저서로는 『Great Designer 10』, 『알레산드로 멘디니』,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문화 버리기』, 『디자인 인문학』 등이 있다.
최기숙 :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학, 한국고전문학, 근대 초기 인쇄 매체, 젠더 스터디에 주된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어린이 이야기 그 거세된 꿈』, 『처녀귀신』, 『조선시대 어린이 인문학』, 『감정의 인문학』(공저), 『제국신문과 근대』(공저), 『감성사회』(공저)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서문_[아시아 미 탐험대]의 첫걸음
0. 서장_물길 따라 흐르는 아시아적 미
왜 물을 동원하면 아름다움에 이를 수 있는가_ 물에서 읽는 우주론_ 물의 다양한 표정과 오감의 미_ 오감의 미와 아름다운 인간_ 누가 오감의 미를 수행할까
Ⅰ물의 미학
1. 흐르는 물, 최고의 자연미와 예술미를 형성하다
산수화 - 산에서 물로 _ 거비파 산수화에서 평원산수화로_ 흐르는 물, 자연스러움의 미학_ 자연미와 산수화에 대한 새로운 담론
2. 현대 디자인에 나타난 동아시아적 물의 미학
물을 끌어들인 건축_ 동아시아 문화의 시작점, 자연과 물_ 자연의 수공간을 건축공간에 연속시키다_ 현대건축에 적용된 수공간의 연속성_ 건물 내부로 끌어들인 물의 미학_ 현대건축에서 활짝 핀 물의 경관_ 물로 이루어진 자연, 정원
Ⅱ 물의 상징
3. 물의 표상 : 아시아 영화 속의 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흥행과 물의 표현_ 엠티 샷과 아시아적 영상미_ 생사의 갈림길과 천인상관天人相關_ 물의 여인과 수색水色_ 순환적 세계관과 물
4. 물의 신경증, 파괴력, 저주는 어떻게 생명의 상징이 되었나
原 풍랑, 물의 어둠과 공포-표해록_ 因 저주, 물속의 검은 힘-소용돌이_ 果 하나: 장자못, 오만과 어리석음의 상흔-장자못 전설_ 果 둘: 용소, 희망을 잠식한 눈물-아기장수 설화_ 流 만경창파, 귀신들린 망망대해-인당수_ 不忘 일렁이는 바다가 마음속으로-아직, 있다
Ⅲ 물과 문화
5. Subak과 생태미 : 발리 농경과 물에 관한 사례보고
물에 대한 사유_ 물과 삶_ 물과 전통사상_ 물과 종교_ 물과 의례
6. 한국의 물 문화와 오감미
물과 오감미_ 물과 삶_ 삶과 멀어지는 물_ 한국의 물 문화와 가치관_ 새로운 물 문화를 상상하며
아시아 미 탐험대의 첫 번째 기획
‘아시아 미’를 규명하는 총론적 성격의 연구 활동을 위해 ‘Asian beauty 탐색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다. ‘아시아 미 탐험대’는 이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구성된 연구팀으로 여러 분과학문에 속하는 7명의 연구자로 구성되었다. 그 첫 번째 기획으로 동아시아의 전통적 우주관이 녹아있는 오행론의 다섯 가지 원소 가운데 하나인 물을 통해 아시아적 미에 접근하고자 했다.
이제 우리의 시대가 더는 서구의 세기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세기somebody else''s century’, 특히 아시아의 시대로 진입하려면 새로운 가치관의 전환, 더 나아가 ‘감성의 전환’까지 생활 속에서 실감으로 느껴져야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미의 기준도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동아시아 담론은 아시아적 미의 탐색 작업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아시아적 미의 탐색 작업은 여러 차원에서 흩어진 가능성을 나르면서 물길 따라 쉼 없이 흐르는 물처럼 이어갈 것이다.
(…)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전적인 긍정은 어떤 의미에서 ‘생성론적인 미학’이라 부를 만하다. 무궁한 변화를 긍정하고 그것을 향유하는 데서 열리는 동아시아 미학의 길을 물에 묻는다.
― 「서장」 중에서
흐르는 물, 최고의 자연미와 예술미를 형성하다_조규희
수묵산수화를 왜 중국 그림의 정수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동아시아 산수화에 대한 독특한 미 인식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일까? 산수화는 11세기 후반 중국의 특정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공유한 지식인들에 의해 새롭게 형성된 문예 담론의 산물로서 ‘여백의 미’로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그림으로 깊이 각인되었다. 이후 중국 회화사의 대종을 이룬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실재와 개념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것이다. 평담한 산수미가 ‘물’에 대한 전통적인 담론과 밀접한 연관을 맺으며 새롭게 논의된 문맥과 의도, 그리고 그 영향력을 살펴보았다.
현대 디자인에 나타난 동아시아적 물의 미학_최경원
서양문화가 우월한 입장에서 동아시아의 모든 가치를 급속도로 바꾸어놓았지만 오랜 시간 축적된 동아시아의 공간 미학 특히, 물을 활용한 미학적 태도는 소멸되지 않았다. 그 결과 일본의 안도 다다오와 중국의 왕슈 같은 동아시아의 건축가들은 철골과 시멘트의 차갑고 좁은 틈새에 자연을 실현하고자 했던 동아시아의 아름다움을 살려내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물은 자연의 정수이자 사람의 인격과 성품이 지향해야 할 도덕적 본보기로, 자연을 실현하고자 했던 동아시아 예술에서도 매우 중요한 가치이자 존재였다. 물을 삶의 공간과 적극적으로 연결해 격조 높은 즐거움을 추구했던 우리의 미감은 이제 세계의 문화적 흐름에 영감을 주고 있다.
물의 표상 : 아시아 영화 속의 물_강태웅
동아시아의 영상 속에 인간과 물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에 주목했다. 아시아인은 수평, 즉 물의 평평함을 세상의 가지런함의 기준으로 생각해왔다. 물이 주는 평온함, 안정성, 그리고 경계성이 아시아 영화의 영상미로 나타난다. 물은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인간과 비슷한 성질을 지녔지만 무생물이라 인간과 달리 영원할 수 있다. 아시아 영화에서 물은 이러한 유사성과 대비성을 통해 어우러지며 미적으로 표출된다. 물은 아시아 영화에서 이야기의 물리적 전개 기능 없이, 단지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심정적 내러티브와 연결된다. 서구 연구자들에게는 ‘엠티’한 장면으로 보일지 몰라도 아시아인에게 그것은 유와 무를 포괄하는 공空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물의 신경증, 파괴력, 저주는 어떻게 생명의 상징이 되었나_최기숙
아시아에서 물은 오행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근본 물질’이다. 이는 없어서는 안 되는 생존의 필수 요소일뿐더러, 애초에 세계가 창조될 때부터 존재했던 질료다. 그 중 물이 세계를 이루는 기본 요소이자 생명의 원천이라는 데는 동서양에 이의가 없다. 한편 물은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위험과 재난의 문화 기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간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마력적 힘으로 재현되는 물, 고이고 멈추는 바로 그 지점에서 부패와 죽음의 상징계로 변화되는 물에 주목한다. 이는 인간의 몸을 집어삼킨 검은 바다가 다시 재생과 부활의 생명수로 변전한는 지점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Subak과 생태미 : 발리 농경과 물에 관한 사례보고_김영훈
쌀농사에 기반을 둔 생활양식은 유럽지역과 대비되는 아시아적 가치, 아시아의 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를 배경으로 인도네시아 발리에 남아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계단식 논을 운영하는 수박 시스템에서 실용의 미, 생태미, 총체성의 미의 가능성을 찾았다. 물 사원을 중심으로 생산과 종교의 유기적 결합이 이뤄진 수박 시스템에는 ‘Tri Hita Karana’, 즉 사람들 간의 조화, 자연 또는 환경과의 조화, 그리고 신과의 조화가 이뤄진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한국의 물 문화와 오감미_김현미
문화에서 물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이며, 더 나아가 어떻게 ‘아름다움’의 한 영역을 구성해왔는지 ‘물 문화’와 인간의 ‘오감미’ 관점에서 사유한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와 한국 사회에서 물을 경험하고, 인지하고, 사유하는 방식의 변화를 거시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물의 오감미에 대한 성찰적 접근을 시도한다. 더해서 한국 물 문화의 현재성을 이해하고, 왜 인간이 물과 멀어지게 되었는지 미시적 관점에서 사유해봄으로써 물과 인간의 미학적이고 생태적인 관계를 상상해본다.
물길 따라 흐르는 아시아적 미_백영서
우리의 아시아적 미의 탐색 작업은 위에서 보았듯이 여러 차원에서 흩어진 가능성을 나르면서 물길 따라 쉼 없이 흐르는 물처럼 이어갈 것이다. 그 성과는 이번처럼 단순히 책의 형태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형태에 담길 것이다. 날로 새로워지는 물의 흐름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중국의 옛 지식인은 이렇게 깨우쳐 준 바 있다.
성인은 변화의 과정 속에서 노닐며 날로 새로워지는 흐름에 자신을 놓아둔다. 만물은 다양하게 변화하고 (성인 또한) 그 변화하는 만물과 더불어 다양하게 변화한다. 변화하는 것은 끝이 없으며 성인 또한 그것과 더불어 끝이 없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전적인 긍정은 어떤 의미에서 ‘생성론적인 미학’이라 부를 만하다. 무궁한 변화를 긍정하고 그것을 향유하는 데서 열리는 동아시아 미학 의 길을 물에 묻는다.
― 「서장」 중에서
▣ 작가 소개
강태웅 :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국제대학원 일본지역연구 과정을 수료하였다. 히토츠바시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도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광운대학교 문화산업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일본문화와 일본영화며, 주요 저서로는 『이만큼 가까운 일본』, 『일본대중문화론』(공저), 『싸우는 미술』(공저), 『교차하는 텍스트, 동아시아』(공저), 『전후 일본의 보수와 표상』(공저), 『일본과 동아시아』(공저) 등이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일본영화의 래디컬한 의지』, 『복안의 영상』 등이 있다.
김영훈 :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아나 대학교에서 인류학과 석사학위를, 미국 남가주 대학(USC)에서 인류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From Dolmen Tombs to Heavenly Gate』, 『한국인의 작법』, 『문화와 영상』, 『Understanding Contemporary Korean Culture』(공저),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공저) 등이 있다.
김현미 : 미국 워싱턴 대학에서 사회문화인류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 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글로벌시대의 문화번역』,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친밀한 적: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일상이 되었나』(공저), 『우리 모두 조금 낯선 사람들: 공존을 위한 다문화』(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여성들』(공역), 『여성·문화·사회』(공역)가 있다.
백영서 :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이자 문과대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중국현대사 전공으로 동시대 중국 사상과 동아시아 담론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思想東亞:朝鮮半島視角的歷史與實踐』, 『핵심현장에서 동아시아를 다시 묻다』, 『사회인문학의 길』, 『橫觀東亞:從核心現場重思東亞歷史』, 『共生への道と核心現場:實踐課題と しての東アジア』, 『민족문학론에서 동아시아론까지』(공저), 『중국, 새로운 패러다임』(공저) 등이 있다
조규희 :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옌칭 연구소 객원연구원과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한국회화사 전공으로 그림이 단순한 미적 감상물이 아니라 한 시대의 문화적 패러다임을 변혁하고 새로운 사회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매체였음을 밝히는 데 주된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그림에게 물은 사대부의 생활과 풍류』(공저), 『한국의 예술 지원사』(공저), 『韓國儒學思想大系 ?-예술사상편』(공저), 『새로 쓰는 예술사』(공저) 등이 있다.
최경원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문학+디자인 아카데미 ‘현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국민대학교, 건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등에서 한국 문화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네이버캐스트, 패션인사이트, 월간 디자인 등에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주요 저서로는 『Great Designer 10』, 『알레산드로 멘디니』,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문화 버리기』, 『디자인 인문학』 등이 있다.
최기숙 :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학, 한국고전문학, 근대 초기 인쇄 매체, 젠더 스터디에 주된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어린이 이야기 그 거세된 꿈』, 『처녀귀신』, 『조선시대 어린이 인문학』, 『감정의 인문학』(공저), 『제국신문과 근대』(공저), 『감성사회』(공저)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서문_[아시아 미 탐험대]의 첫걸음
0. 서장_물길 따라 흐르는 아시아적 미
왜 물을 동원하면 아름다움에 이를 수 있는가_ 물에서 읽는 우주론_ 물의 다양한 표정과 오감의 미_ 오감의 미와 아름다운 인간_ 누가 오감의 미를 수행할까
Ⅰ물의 미학
1. 흐르는 물, 최고의 자연미와 예술미를 형성하다
산수화 - 산에서 물로 _ 거비파 산수화에서 평원산수화로_ 흐르는 물, 자연스러움의 미학_ 자연미와 산수화에 대한 새로운 담론
2. 현대 디자인에 나타난 동아시아적 물의 미학
물을 끌어들인 건축_ 동아시아 문화의 시작점, 자연과 물_ 자연의 수공간을 건축공간에 연속시키다_ 현대건축에 적용된 수공간의 연속성_ 건물 내부로 끌어들인 물의 미학_ 현대건축에서 활짝 핀 물의 경관_ 물로 이루어진 자연, 정원
Ⅱ 물의 상징
3. 물의 표상 : 아시아 영화 속의 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흥행과 물의 표현_ 엠티 샷과 아시아적 영상미_ 생사의 갈림길과 천인상관天人相關_ 물의 여인과 수색水色_ 순환적 세계관과 물
4. 물의 신경증, 파괴력, 저주는 어떻게 생명의 상징이 되었나
原 풍랑, 물의 어둠과 공포-표해록_ 因 저주, 물속의 검은 힘-소용돌이_ 果 하나: 장자못, 오만과 어리석음의 상흔-장자못 전설_ 果 둘: 용소, 희망을 잠식한 눈물-아기장수 설화_ 流 만경창파, 귀신들린 망망대해-인당수_ 不忘 일렁이는 바다가 마음속으로-아직, 있다
Ⅲ 물과 문화
5. Subak과 생태미 : 발리 농경과 물에 관한 사례보고
물에 대한 사유_ 물과 삶_ 물과 전통사상_ 물과 종교_ 물과 의례
6. 한국의 물 문화와 오감미
물과 오감미_ 물과 삶_ 삶과 멀어지는 물_ 한국의 물 문화와 가치관_ 새로운 물 문화를 상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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