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문득 이 질문이 궁금해질 때 읽는 요정 이야기
요즘 세상 살기가 참 팍팍하다. 신문지상에는 늘 좋지 않은 뉴스가 올라와서 우리의 마음을 더 서늘하게 만든다. 아직 인생이 창창한 청년들이 자살 사이트에서 만나 한번도 모자라, 살려놓아도 또다시 시도를 하여 결국 저세상으로 가버렸다는 등의 우울한 소식들로 가득하다.
아마도 점점 개인화되어 가는 이 삭막한 시대에 힘들 때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 헛헛한 마음을 어디 위로받을 수 없기에 이 세상의 삶을 그만 포기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릴 때 우리는 모두 한번쯤 자신을 지켜주는 요정이 있을 거라는 동화를 마음 한쪽 구석에 늘 담고 살았을 것이다.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는 어릴 적 그 요정 이야기의 근원을 찾아서, 이 헛헛한 세상에서 어른들이 다시 힘을 내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 나왔다. 물론 여전히 요정의 존재를 실낱처럼 아직도 믿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요즘 [밀정]이라는 영화에 큰 관심이 모아지듯이, 일제강점기라는 우리의 역사와 유사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아일랜드 사람들이 그 혹독한 시기를 견뎌내게 한 마음의 중심에 요정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시대의 날실에 해당하는 역사적 시간 위에서, 그리고 시대의 씨실에 해당하는 우리의 사회적 지점에서 힘든 시기에 맞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은 항상 유효하다.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우리는 어쩌면 동화 같은 요정 이야기에서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이츠의 문화적 독립 운동,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는 시인으로 더 잘 알려진 예이츠가 편집한 『아일랜드 농민의 요정담과 민담(Fairy and folk tales of the Irish peasantry)』(1888, Walter Scott, London)과,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Irish fairy tales)』(1892, T. F. Unwin London), 두 책에 실린 이야기 중 요정 이야기만 따로 모은 책이다. 옮긴이에 따르면, 이 책은 매스미디어에 의해 한두 가지 이미지로 고정된 ‘요정’이 아닌, 전통과 문화 속에 살아 숨 쉬던 진짜 요정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실제 농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들, 구전되는 이야기들을 민담 수집가들이 듣고 받아 적으면서 수집한 것을 예이츠가 엮은 것이다. 이 요정 이야기 속에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영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느끼게 된 일종의 열등의식에서 벗어나, 민담 속에 살아 있는 민족 본연의 정체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예이츠의 바람을 싣고 있는 듯하다.
또한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일랜드 사람들이 요정과 같은 신비로운 존재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믿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예이츠는 이러한 점이 켈트 민족 본연의 포용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요정 이야기들을 통해 사회 구조상 여러 가지로 분열된 민족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이 책의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예이츠에게 농민들은,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상상력을 잃고 바쁘게만 살아가는 도시 사람들과 달리, 전통을 지켜나가며 삶의 본질을 순수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이상적인 존재였다. 그가 ‘시대정신’이라고 표현한 당시의 지식인들이 허황된 것으로 치부할 ‘요정’에 대한 믿음이 그러한 농민들의 특징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의 일제강점기 때 식량과 자원을 일본으로부터 수탈당했듯이, 아일랜드 사람들도 영국에 의해 재배한 밀을 비롯해 소고기, 버터 등 대량의 식량들이 영국으로 실려 갔다고 한다.
게다가 1845년, 감자마름병이 퍼지면서 아일랜드 사람들의 유일한 식량이었던 감자 대기근이 시작되었다. 수많은 농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 갔지만, 군대까지 동원해 식량 운반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도왔던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 빈민 구제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7년이나 이어진 ‘감자’ 기근 동안 200만 명이 죽거나 아일랜드를 떠났다. 기근이 시작될 무렵 아일랜드 인구가 800만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참혹한 상황이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영국의 처사에 한을 품은 아일랜드 사람들은 간절히 독립을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예이츠는 전혀 뜻밖으로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요정 이야기라는 검을 빼어들었던 셈이다. 아일랜드의 요정 이야기는 이런 배경으로 예이츠에 의해 농민들 사이에서 구전으로만 떠돌던 이야기들이 기록으로 세상에 남게 되었다.
옛날이야기에 불과할 것 같은 요정 이야기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시발점이 되다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요정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우리의 전래동화 같기도 한, 이 책의 요정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은 「옮긴이의 말」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아일랜드의 옛 신(神)’이라고도 하고, ‘추방당한 천사’라고도 하는 이 요정들은 타이그 오케인처럼 방탕한 이들에게는 벌을 내려 깨달음을 준다. 한편으로는 마음씨 좋게 손님을 대접한 처녀가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지게 돕기도 한다. 이들은 멀게만 느껴지는 신과 달리, 숲과 들, 강과 바다에 살면서 사람들의 생활과 가까이 얽혀 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가난을 모른 채 즐거이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는 존재이다.”
이처럼 단지 옛날이야기에 불과할 것 같은 요정 이야기가 아일랜드 최초로 예이츠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은 노벨문학상을 아직 한번도 받지 못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의 국내판 출판 기획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는 요정 이야기가 동심을 위한 선물뿐만 아니라, 문화적 콘텐츠로써 스토리텔링의 창조적인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도 더욱 놀랄 것이다”라고 말한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 때 온갖 과자들이 모여 있던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것처럼, 요정 이야기들만 잔뜩 모아 놓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의 옛날이야기 중 도깨비 이야기나 혹부리 영감 이야기가 오버랩된다. 또 심청이가 용궁으로 가는 장면이나, 토끼가 거북이를 따라 용궁으로 가는 이야기도 언뜻언뜻 스쳐지나간다.
이 책을 통해 이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민족들이 이처럼 서로 공통되는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 인류는 모두가 하나라는 생각도 들면서, 개인 간, 민족 간, 국가 간에 서로 전혀 반목할 필요도 없다는 걸 깨닫는다.
이 책의 옮긴이는 「옮긴이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이 책의 번역 소감을 마무리하고 있다.
“1923년 노벨 위원회는 예이츠에게 아일랜드의 첫 노벨상을 수여하며, 그의 작품을 두고 ‘매우 예술적인 형태로 아일랜드 전체의 혼을 표현한 탁월한 시’라고 평가했다. 그리 낯설게 들리지 않는 아일랜드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평이 아닐 수 없다. 민중의 삶이 투영되었으며, 그들이 고달픈 삶 속에서 해학과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게 했던 요정 이야기.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아일랜드의 요정 이야기를 읽고 보니, 우리 땅에 살던 요정들(혹은 도깨비들)은 어디로 갔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 작가 소개
저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아일랜드의 시인 W.B. Yeats는 더블린의 샌디마운트가에서 탄생했다. 화가의 아들로 태어나 더블린 및 런던에서 화가가 되려고 수업하였으나 전향하여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다. 최초의 주목할 만한 시집 《오이진의 방랑기 The Wandering of Oisin and other Poems》(1889)는 켈트 문학 특유의 유현(幽玄)하고 표묘(渺)한 정서를 풍겨, 당시의 세기말 시인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그들과의 교우로 ‘시인 클럽’의 결성을 보게 되었다. 이 시기의 그는 라파엘 전파(前派)의 영향 아래, 낭만적인 주제와 몽환적(夢幻的)인 심상(心象)을 즐겨 묘사하였다.
1891년 동지들과 더불어 아일랜드 문예협회를 창립, 당시 팽배하던 아일랜드 문예부흥운동에 참가하였으며, 이어 그레고리 부인 등과 협력하여 1899년에 아일랜드 국민극장(후의 애비극장)을 더블린에 창립하였다. 이 동안 그는 환상적이며 시적인 《캐서린 백작부인》(1899년 초연)을 비롯하여 몇 편의 뛰어난 극작품을 발표, J.M.싱 등과 협력하여 아일랜드 극(劇) 발전을 위하여 힘쓰는 한편, 미모의 민족주의자 M.곤 등을 통해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참가하여 아일랜드 자유국 성립 후에는 원로원 의원이 되었다.
1923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극장 경영, 배우 훈련, 정치 참여 등 그의 시인으로서의 생의 중기는 대체로 실천에 중점을 두었다. 낭만적이고 신화적인 그의 시상은 이 실천으로 하여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편 여전히 심령론(心靈論) 연구를 계속하였고, 1917년에는 무녀(巫女)와 결혼까지 하였다. 예이츠의 복잡한 후기의 시적 정신이 가장 분명하게 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시집 《마이켈 로버츠와 무희(舞姬)》(1921) 《탑(塔)》(1928) 등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그의 초기 작품에서 보여주던 여성적이고 우미하던 스타일은 딱딱하고 건조한 남성적인 것으로 변화하고, 환상적이던 심상(心象)은 금속적(金屬的)이라 할 만큼 구체성을 지닌 심상으로 전화(轉化)하였다. 그와 동시에 주의의 초점은 그 근저에 깔린 세계관(그것은 그의 경우, 동시에 예술관이기도 하지만)의 심화이다.
그는 시초부터 라파엘 전파, 이어서 상징주의의 영향에서 자연과 대립하여, 자연보다 우월한 것으로서의 예술의 세계를 믿어 왔다. 그의 후기의 고투는 이 자연(자아)의 세계와 자연 부정(예술)의 세계의 상극을 극복하는 고뇌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 고뇌를 그는 W.블레이크의 《예언의 서(書)》를 생각하게 하는, 독자적 신화로써 극복하려고 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난해한 산문집 《환상 (A Vision)》(1925) 을 지었다.
역자 : 김혜연
거실 한쪽 벽을 책으로 가득 채운 집에서 자란 덕에 자연히 책을 사랑하게 됐다. 그 결과,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거주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번역의 길을 택한 만큼 분야는 가리지 말되, 많은 책을 번역하기보다는 스스로 좋아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번역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스캔들의 여인』, 『해븐스 섀도우』, 『북유럽 신화, 재밌고도 멋진 이야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기획자의 말 : 잃어버린 소중한 친구를 찾아서
서문 1 :소크라테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 『아일랜드 농민의 요정담과 민담』의 서문
서문 2 : 아일랜드의 한 이야기꾼에 관하여
-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의 서문
Part 1. 무리 짓는 요정들
Chapter 1. 요정
1. 요정들
2. 프랭크 마틴과 요정들
3. 신부님의 저녁 식사
4. 라그나네이의 요정 샘
5. 타이그 오케인(타이그 오 카한)과 시체
6. 패디 코코란의 아내
7. 쿠신 루
8. 흰 송어
9. 요정 가시
10. 녹그래프턴 전설
11. 도니골의 요정
Chapter 2. 체인질링
1. 달걀 껍데기 끓이기
2. 요정 유모
3. 제이미 프릴과 젊은 아가씨
4. 도둑맞은 아이
Chapter 3. 메로우
1. 영혼 우리
2. 플로리 캔틸런의 장례식
Part 2 홀로 지내는 요정들
Chapter 1. 레프라한, 클루라한, 파르 댜르그
1. 레프라한(요정 구두장이)
2. 주인과 하인
3. 도니골의 파르 댜르그
Chapter 2. 푸카
1. 백파이프 부는 사내와 푸카
2. 대니얼 오러크
3. 킬데어 푸카
Chapter 3. 반쉬
1. 토머스 코널리가 반쉬를 만난 사연
2. 비가(悲歌): 모리스 피츠제럴드 경을 애도하며
3. 맥카시가(家)의 반쉬
Part 3. 땅과 물의 요정들
1. 요정들이 춤추는 곳
2. 실잣기 시합
3. 어린 백파이프 연주가
4. 요정의 마법
5. 리 강의 타이그
6. 요정, 그레이하운드
7. 골레러스 부인
부록 : 아일랜드 요정의 분류
주석
옮긴이의 말 : 요정, 그 신비한 존재 속에 투영된 삶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문득 이 질문이 궁금해질 때 읽는 요정 이야기
요즘 세상 살기가 참 팍팍하다. 신문지상에는 늘 좋지 않은 뉴스가 올라와서 우리의 마음을 더 서늘하게 만든다. 아직 인생이 창창한 청년들이 자살 사이트에서 만나 한번도 모자라, 살려놓아도 또다시 시도를 하여 결국 저세상으로 가버렸다는 등의 우울한 소식들로 가득하다.
아마도 점점 개인화되어 가는 이 삭막한 시대에 힘들 때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 헛헛한 마음을 어디 위로받을 수 없기에 이 세상의 삶을 그만 포기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릴 때 우리는 모두 한번쯤 자신을 지켜주는 요정이 있을 거라는 동화를 마음 한쪽 구석에 늘 담고 살았을 것이다.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는 어릴 적 그 요정 이야기의 근원을 찾아서, 이 헛헛한 세상에서 어른들이 다시 힘을 내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 나왔다. 물론 여전히 요정의 존재를 실낱처럼 아직도 믿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요즘 [밀정]이라는 영화에 큰 관심이 모아지듯이, 일제강점기라는 우리의 역사와 유사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아일랜드 사람들이 그 혹독한 시기를 견뎌내게 한 마음의 중심에 요정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시대의 날실에 해당하는 역사적 시간 위에서, 그리고 시대의 씨실에 해당하는 우리의 사회적 지점에서 힘든 시기에 맞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은 항상 유효하다.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우리는 어쩌면 동화 같은 요정 이야기에서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이츠의 문화적 독립 운동,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는 시인으로 더 잘 알려진 예이츠가 편집한 『아일랜드 농민의 요정담과 민담(Fairy and folk tales of the Irish peasantry)』(1888, Walter Scott, London)과,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Irish fairy tales)』(1892, T. F. Unwin London), 두 책에 실린 이야기 중 요정 이야기만 따로 모은 책이다. 옮긴이에 따르면, 이 책은 매스미디어에 의해 한두 가지 이미지로 고정된 ‘요정’이 아닌, 전통과 문화 속에 살아 숨 쉬던 진짜 요정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실제 농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들, 구전되는 이야기들을 민담 수집가들이 듣고 받아 적으면서 수집한 것을 예이츠가 엮은 것이다. 이 요정 이야기 속에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영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느끼게 된 일종의 열등의식에서 벗어나, 민담 속에 살아 있는 민족 본연의 정체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예이츠의 바람을 싣고 있는 듯하다.
또한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일랜드 사람들이 요정과 같은 신비로운 존재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믿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예이츠는 이러한 점이 켈트 민족 본연의 포용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요정 이야기들을 통해 사회 구조상 여러 가지로 분열된 민족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이 책의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예이츠에게 농민들은,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상상력을 잃고 바쁘게만 살아가는 도시 사람들과 달리, 전통을 지켜나가며 삶의 본질을 순수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이상적인 존재였다. 그가 ‘시대정신’이라고 표현한 당시의 지식인들이 허황된 것으로 치부할 ‘요정’에 대한 믿음이 그러한 농민들의 특징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의 일제강점기 때 식량과 자원을 일본으로부터 수탈당했듯이, 아일랜드 사람들도 영국에 의해 재배한 밀을 비롯해 소고기, 버터 등 대량의 식량들이 영국으로 실려 갔다고 한다.
게다가 1845년, 감자마름병이 퍼지면서 아일랜드 사람들의 유일한 식량이었던 감자 대기근이 시작되었다. 수많은 농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 갔지만, 군대까지 동원해 식량 운반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도왔던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 빈민 구제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7년이나 이어진 ‘감자’ 기근 동안 200만 명이 죽거나 아일랜드를 떠났다. 기근이 시작될 무렵 아일랜드 인구가 800만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참혹한 상황이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영국의 처사에 한을 품은 아일랜드 사람들은 간절히 독립을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예이츠는 전혀 뜻밖으로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요정 이야기라는 검을 빼어들었던 셈이다. 아일랜드의 요정 이야기는 이런 배경으로 예이츠에 의해 농민들 사이에서 구전으로만 떠돌던 이야기들이 기록으로 세상에 남게 되었다.
옛날이야기에 불과할 것 같은 요정 이야기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시발점이 되다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요정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우리의 전래동화 같기도 한, 이 책의 요정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은 「옮긴이의 말」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아일랜드의 옛 신(神)’이라고도 하고, ‘추방당한 천사’라고도 하는 이 요정들은 타이그 오케인처럼 방탕한 이들에게는 벌을 내려 깨달음을 준다. 한편으로는 마음씨 좋게 손님을 대접한 처녀가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지게 돕기도 한다. 이들은 멀게만 느껴지는 신과 달리, 숲과 들, 강과 바다에 살면서 사람들의 생활과 가까이 얽혀 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가난을 모른 채 즐거이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는 존재이다.”
이처럼 단지 옛날이야기에 불과할 것 같은 요정 이야기가 아일랜드 최초로 예이츠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은 노벨문학상을 아직 한번도 받지 못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의 국내판 출판 기획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는 요정 이야기가 동심을 위한 선물뿐만 아니라, 문화적 콘텐츠로써 스토리텔링의 창조적인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도 더욱 놀랄 것이다”라고 말한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 때 온갖 과자들이 모여 있던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것처럼, 요정 이야기들만 잔뜩 모아 놓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의 옛날이야기 중 도깨비 이야기나 혹부리 영감 이야기가 오버랩된다. 또 심청이가 용궁으로 가는 장면이나, 토끼가 거북이를 따라 용궁으로 가는 이야기도 언뜻언뜻 스쳐지나간다.
이 책을 통해 이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민족들이 이처럼 서로 공통되는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 인류는 모두가 하나라는 생각도 들면서, 개인 간, 민족 간, 국가 간에 서로 전혀 반목할 필요도 없다는 걸 깨닫는다.
이 책의 옮긴이는 「옮긴이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이 책의 번역 소감을 마무리하고 있다.
“1923년 노벨 위원회는 예이츠에게 아일랜드의 첫 노벨상을 수여하며, 그의 작품을 두고 ‘매우 예술적인 형태로 아일랜드 전체의 혼을 표현한 탁월한 시’라고 평가했다. 그리 낯설게 들리지 않는 아일랜드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평이 아닐 수 없다. 민중의 삶이 투영되었으며, 그들이 고달픈 삶 속에서 해학과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게 했던 요정 이야기.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아일랜드의 요정 이야기를 읽고 보니, 우리 땅에 살던 요정들(혹은 도깨비들)은 어디로 갔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 작가 소개
저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아일랜드의 시인 W.B. Yeats는 더블린의 샌디마운트가에서 탄생했다. 화가의 아들로 태어나 더블린 및 런던에서 화가가 되려고 수업하였으나 전향하여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다. 최초의 주목할 만한 시집 《오이진의 방랑기 The Wandering of Oisin and other Poems》(1889)는 켈트 문학 특유의 유현(幽玄)하고 표묘(渺)한 정서를 풍겨, 당시의 세기말 시인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그들과의 교우로 ‘시인 클럽’의 결성을 보게 되었다. 이 시기의 그는 라파엘 전파(前派)의 영향 아래, 낭만적인 주제와 몽환적(夢幻的)인 심상(心象)을 즐겨 묘사하였다.
1891년 동지들과 더불어 아일랜드 문예협회를 창립, 당시 팽배하던 아일랜드 문예부흥운동에 참가하였으며, 이어 그레고리 부인 등과 협력하여 1899년에 아일랜드 국민극장(후의 애비극장)을 더블린에 창립하였다. 이 동안 그는 환상적이며 시적인 《캐서린 백작부인》(1899년 초연)을 비롯하여 몇 편의 뛰어난 극작품을 발표, J.M.싱 등과 협력하여 아일랜드 극(劇) 발전을 위하여 힘쓰는 한편, 미모의 민족주의자 M.곤 등을 통해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참가하여 아일랜드 자유국 성립 후에는 원로원 의원이 되었다.
1923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극장 경영, 배우 훈련, 정치 참여 등 그의 시인으로서의 생의 중기는 대체로 실천에 중점을 두었다. 낭만적이고 신화적인 그의 시상은 이 실천으로 하여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편 여전히 심령론(心靈論) 연구를 계속하였고, 1917년에는 무녀(巫女)와 결혼까지 하였다. 예이츠의 복잡한 후기의 시적 정신이 가장 분명하게 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시집 《마이켈 로버츠와 무희(舞姬)》(1921) 《탑(塔)》(1928) 등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그의 초기 작품에서 보여주던 여성적이고 우미하던 스타일은 딱딱하고 건조한 남성적인 것으로 변화하고, 환상적이던 심상(心象)은 금속적(金屬的)이라 할 만큼 구체성을 지닌 심상으로 전화(轉化)하였다. 그와 동시에 주의의 초점은 그 근저에 깔린 세계관(그것은 그의 경우, 동시에 예술관이기도 하지만)의 심화이다.
그는 시초부터 라파엘 전파, 이어서 상징주의의 영향에서 자연과 대립하여, 자연보다 우월한 것으로서의 예술의 세계를 믿어 왔다. 그의 후기의 고투는 이 자연(자아)의 세계와 자연 부정(예술)의 세계의 상극을 극복하는 고뇌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 고뇌를 그는 W.블레이크의 《예언의 서(書)》를 생각하게 하는, 독자적 신화로써 극복하려고 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난해한 산문집 《환상 (A Vision)》(1925) 을 지었다.
역자 : 김혜연
거실 한쪽 벽을 책으로 가득 채운 집에서 자란 덕에 자연히 책을 사랑하게 됐다. 그 결과,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거주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번역의 길을 택한 만큼 분야는 가리지 말되, 많은 책을 번역하기보다는 스스로 좋아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번역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스캔들의 여인』, 『해븐스 섀도우』, 『북유럽 신화, 재밌고도 멋진 이야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기획자의 말 : 잃어버린 소중한 친구를 찾아서
서문 1 :소크라테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 『아일랜드 농민의 요정담과 민담』의 서문
서문 2 : 아일랜드의 한 이야기꾼에 관하여
-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의 서문
Part 1. 무리 짓는 요정들
Chapter 1. 요정
1. 요정들
2. 프랭크 마틴과 요정들
3. 신부님의 저녁 식사
4. 라그나네이의 요정 샘
5. 타이그 오케인(타이그 오 카한)과 시체
6. 패디 코코란의 아내
7. 쿠신 루
8. 흰 송어
9. 요정 가시
10. 녹그래프턴 전설
11. 도니골의 요정
Chapter 2. 체인질링
1. 달걀 껍데기 끓이기
2. 요정 유모
3. 제이미 프릴과 젊은 아가씨
4. 도둑맞은 아이
Chapter 3. 메로우
1. 영혼 우리
2. 플로리 캔틸런의 장례식
Part 2 홀로 지내는 요정들
Chapter 1. 레프라한, 클루라한, 파르 댜르그
1. 레프라한(요정 구두장이)
2. 주인과 하인
3. 도니골의 파르 댜르그
Chapter 2. 푸카
1. 백파이프 부는 사내와 푸카
2. 대니얼 오러크
3. 킬데어 푸카
Chapter 3. 반쉬
1. 토머스 코널리가 반쉬를 만난 사연
2. 비가(悲歌): 모리스 피츠제럴드 경을 애도하며
3. 맥카시가(家)의 반쉬
Part 3. 땅과 물의 요정들
1. 요정들이 춤추는 곳
2. 실잣기 시합
3. 어린 백파이프 연주가
4. 요정의 마법
5. 리 강의 타이그
6. 요정, 그레이하운드
7. 골레러스 부인
부록 : 아일랜드 요정의 분류
주석
옮긴이의 말 : 요정, 그 신비한 존재 속에 투영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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