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미국 문학사 최고의 천재 혹은 최고의 이노베이터 리처드 브라우티건
조금 서툰 남녀의 순수하고 엉뚱한 연애 이야기
이야기는 조금 특별한 도서관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출판 여부와 상관없이 어떤 저술이든 보관해주는 공간으로, 누구든 직접 방문해서 저술에 대한 간단한 변을 밝힌 다음, 원하는 서고에 꽂을 수 있다. 남녀 두 주인공은 이 ‘낭만적인’ 도서관에서 처음 만나 이내 사랑에 빠진다. 남자 주인공 ‘나’는 이곳 도서관 관리를 맡고 있는 사서이다. 도서관에서 먹고 자면서 벌써 몇 해째 바깥출입도 없이 지내는 다소 폐쇄적인 인물이지만,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스물네 시간 두 팔 벌려 환대하는 성실한 사서이기도 하다.
여자 주인공 ‘바이다’는 어느 밤에 원고 뭉치를 안고 찾아온 도서관 손님으로, 세 남자가 지나가면 그중 한 명은 사랑에 빠지다 못해 평생을 함께하자고 프러포즈를 해오는 통에, ‘37-17-36’이라는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거추장스러워하며 삶을 저주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만난 지 오래지 않아 서로가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음을 알아차리고 뜨거운 연인이 되어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이다는 임신을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들 서툰 연인은 상의 끝에, ‘지금은 부모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합법적인 임신중절을 위해 멕시코로 향한다.
절제된 언어, 감각적인 문장, 잔뜩 날선 풍자!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소개하는 걸작 장편 『임신중절 _어떤 역사적 로맨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임신중절 _어떤 역사 로맨스』의 서사는 일견 엉뚱한 듯 보이지만,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작품이 늘 그렇듯 작가 특유의 목가적 주제에 대한 탐색과 다채로운 은유, 미국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담겨 있다. 주인공 ‘나’는 도서관의 ‘서른다섯 번째나 서른여섯 번째 담당자’인데, 이는 미국의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브라우티건이 작품을 쓴 당시 미국은 존슨 대통령 시절이었고, 22대와 24대 대통령을 두 번 역임한 클리블랜드로 인해 존슨은 서른다섯 번째 인물이자 제36대 대통령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도서관은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를 빗댄 장소로도 읽힌다. 그밖에도 작품 곳곳에 숨어 있는 상징들의 이면적 의미를 찾으며 읽으면 독서의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옮긴이 서울대학교 김성곤 교수는 다음과 같이 귀띔한다.
“『임신중절 _어떤 역사 로맨스』를 읽는 한 가지 방법은, 브라우티건이 끊임없이 추구하고 탐색했던 ‘잃어버린 목가적 꿈과, 기계문명 속 메마른 현실에서 좌절하는 현대인의 이야기’로 읽는 것이다. 과연 모든 좌절한 작가들과 아마추어 작가들의 글을 받아주는 도서관은 현실세계와는 다른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곳이며, 그곳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역시 현실에 오염되지 않은 순진하고 순수한 사람이다. 어느 날 원고를 들고 도서관을 찾아온 아름다운 바이다 역시 낭만적인 여인이다. (…중략…) 사랑의 결실로부터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지 못하고, 중도에 제거되고 죽게 되는 ‘임신중절’은 곧 각박한 현실과 비정한 기계에 의해 밀려나는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꿈의 상실을 의미한다.”
또한 ‘임신중절’이라는 도발적인 소재와 그에 꼭 맞는 직설적 제목에 주목하며 읽어도 흥미로울 것이다. 비트제너레이션의 소위 생태주의 작가로 분류되는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임신중절’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거대한 아이러니일 것이고, ‘바이다(Vida: 스페인어로 ‘생명’ ‘삶’을 의미)’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중절을 시술하는 것 역시 브라우티건 특유의 블랙유머를 담은 결과일 것이다. 무엇보다, 폴란드의 검은 월요일, 검은 시위대의 물결이 재현되고 있는 오늘의 한국 사회에는 더더욱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작품을 집필하던 1960년대 당시 캘리포니아는 임신중절이 불법이었다. 하지만 1970년 출간을 즈음하여 캘리포니아 주 역시 임신중절이 합법화됨에 따라 중절을 위해 멕시코로 떠나는 이야기는 자연스레 역사 속 에피소드로 남게 되었다. ‘An Historical Romance’라는 부제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의 송어낚시’라는 제목으로 낚시책인 듯 분야를 혼동시킨 전적이 있는 작가가 이번에는 ‘임신중절’로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문득, 이번 책은 서점에서 의학 분야로 분류되지 않을까 하고 잠깐이라도 상상했다면, 그리고 부제에서, 철자를 일부러 틀리게 쓰는 브라우티건의 작은 위트를 발견하고 미소를 머금었다면, 이미 당신은 브라우티건의 팬일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리처드 브라우티건
20세기 미국 문학계의 대표적 작가. 『미국의 송어낚시』는 구사된 단어 하나 하나는 순진무구하고 쉽되, 줄거리를 말할 수도, 그럴 이유도 없는 소설이다. 여섯 개쯤 되는 단어로 온갖 난해함을 표현하는 어린아이의 말처럼, 많지 않은 분량에 들어 있는 에피소드는 시작될 만하면 끝나버리고, 끝나버린 후 다시 시작된다. 그러나 물에 들어가면 금방 굳어버리는 녹말가루를 능숙하고 끈기 있게 풀어내 탕수육에 올릴 멋진 소스를 만들어내는 요리사처럼, 리처드 브라우티건은 흩어져 유영하고 있는 언어들에 질기게 집착하여 치밀한 상징으로 조합해낸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동상이 서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워싱턴 광장에서, 동상 아래서 무료 급식을 기다리고 있는 노인들을 바라보다가 ''나''는 싱거운 농담 같은 낚시 도구를 챙겨들고 대서부 서사시를 쓰러 송어낚시 여행을 떠난다. 카네기의 도시 피츠버그에서 강철로 된 송어를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주인공은 가는 곳마다 시체와 배설물, 상실의 무덤을 본다. 하천은 계단이나 콘크리트 바닥이 되었으며, 숲은 코요테를 죽이기 위한 독극물인 사이나이가 뿌려져 있다. 버려지고 상실된 모든 것이 그 아래에 묻혀져 있다. 미국에서 『모비 딕』의 고래는 송어로 왜소해졌지만, 이제는 ''송어낚시''도 무릎 아래가 절단 나 금속제 휠체어 위에서 하루에 몇 병인가 하는 위스키를 마시며 지내는 형편이다.
브라우티건이 이 모든 것을 묘사하는 방식은 신랄하지만, 공정성을 잃지는 않는 듯하다. 그는 ''본질''에 집착하다가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에 빠지는 것 같은 얼간이 짓은 하지 않는다. 사라진 것은 사라진 것이고, 상실한 것은 상실한 것이고, 죽은 것은 죽은 것이다. 본질에 대한 집착은 현실을 바라보는 초점을 흐리게 하여 엄한 길로, 편견으로 사람들을 이끌지도 모를 일이다. 브라우티건은 자신이 죽어도 세상이 끝나지 않음을 아는 사람들은 흐르는 과정에서부터 출발하며, 지혜롭고 용기 있는 희망을 지닐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워싱턴 광장에서 주인공의 어린 딸은 다리 잘린 송어낚시 쇼티가 앉은 흉물스러운 휠체어로 달려갔다가 역시 흉물이 된 술주정뱅이 중늙은이 쇼티를 발견하고 겁에 질리지만, 곧 광장 안에 있는 모래 상자를 발견하고 달려간다.
6학년 아이들은 교장 선생과 어른들에게 제지당해 하루만에 끝날 혁명이지만, 1학년 아이들의 등에 모조리 ''미국의 송어낚시''라고 쓰는 테러를 한다. 스노비즘적인 캠핑 열기를 비난하지만, 여행은 그의 삶을 멈추지 않게 하는 조건이다. 동상 아래서 다섯 번째 위스키 병을 비우고 있는 뉴올리안즈 화가들은 생계 수단으로 벼룩의 등에 색종이로 옷을 해 입혀 서커스를 시키는 사업을 구상한다. 테이크 아웃 오뎅 전문점 정도를 사업적 상상력이라고 에둘러오다니, 그런 이들은 반성할지어다. 무엇보다도 브라우티건은 완벽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든 완벽한 낚시밥을, 송어낚시의 금빛 펜촉을, 작가가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언어를 믿는다. 제 작품에 해제를 다는 것을 자제하는 브라우티건이 『모비 딕』을 빌어 한 말이 책 말미에 있는 인터뷰에 나와 있다.
"…『모비 딕』과 『송어낚시』는 모두 환상(또는 픽션)과 리얼리티 사이의 역동적 관계를 깊이 의식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비 딕』과 『송어낚시』는 둘 다 언어와 사물의 단절을 깊이 의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작품 다 상상력에 의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진귀하고 풍요한 것을 찾기 위해 탐색작업을 계속합니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언어의 유희가 생성되고, ''환상''을 소중히 여기게 되지요. 악몽 같은 현실 속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예술가의 펜뿐입니다. 작가의 펜에서는 잃어버린 온갖 것들이 되살아나기 때문이지요. 푸른 초원도 아름다운 꽃도, 무성한 숲도 말입니다. 비록 얻고자 추구하는 대상은 잃어버렸지만 꿈만은 잃어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 『모비 딕』 같은 작품에 나타난 ''미국의 신화''라면,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작가의 펜이기 때문입니다."
역자 : 김성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이자 문화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장.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브리검영 대학교 등에서 영문학, 비교문학, 한국문학을 강의했고, 하버드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 『미국의 송어낚시』『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경계를 넘어서는 문학』『하이브리드시대의 문학』『글로벌 시대의 문학』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제1권 버펄로 소녀들아, 오늘 밤에 나오지 않을래?
제2권 바이다
제3권 지하 저장소에 전화 걸기
제4권 티후아나
제5권 세 번의 임신중절수술
제6권 영웅
해설 브라우티건 도서관의 뜻을 기리며
미국 문학사 최고의 천재 혹은 최고의 이노베이터 리처드 브라우티건
조금 서툰 남녀의 순수하고 엉뚱한 연애 이야기
이야기는 조금 특별한 도서관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출판 여부와 상관없이 어떤 저술이든 보관해주는 공간으로, 누구든 직접 방문해서 저술에 대한 간단한 변을 밝힌 다음, 원하는 서고에 꽂을 수 있다. 남녀 두 주인공은 이 ‘낭만적인’ 도서관에서 처음 만나 이내 사랑에 빠진다. 남자 주인공 ‘나’는 이곳 도서관 관리를 맡고 있는 사서이다. 도서관에서 먹고 자면서 벌써 몇 해째 바깥출입도 없이 지내는 다소 폐쇄적인 인물이지만,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스물네 시간 두 팔 벌려 환대하는 성실한 사서이기도 하다.
여자 주인공 ‘바이다’는 어느 밤에 원고 뭉치를 안고 찾아온 도서관 손님으로, 세 남자가 지나가면 그중 한 명은 사랑에 빠지다 못해 평생을 함께하자고 프러포즈를 해오는 통에, ‘37-17-36’이라는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거추장스러워하며 삶을 저주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만난 지 오래지 않아 서로가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음을 알아차리고 뜨거운 연인이 되어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이다는 임신을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들 서툰 연인은 상의 끝에, ‘지금은 부모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합법적인 임신중절을 위해 멕시코로 향한다.
절제된 언어, 감각적인 문장, 잔뜩 날선 풍자!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소개하는 걸작 장편 『임신중절 _어떤 역사적 로맨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임신중절 _어떤 역사 로맨스』의 서사는 일견 엉뚱한 듯 보이지만,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작품이 늘 그렇듯 작가 특유의 목가적 주제에 대한 탐색과 다채로운 은유, 미국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담겨 있다. 주인공 ‘나’는 도서관의 ‘서른다섯 번째나 서른여섯 번째 담당자’인데, 이는 미국의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브라우티건이 작품을 쓴 당시 미국은 존슨 대통령 시절이었고, 22대와 24대 대통령을 두 번 역임한 클리블랜드로 인해 존슨은 서른다섯 번째 인물이자 제36대 대통령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도서관은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를 빗댄 장소로도 읽힌다. 그밖에도 작품 곳곳에 숨어 있는 상징들의 이면적 의미를 찾으며 읽으면 독서의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옮긴이 서울대학교 김성곤 교수는 다음과 같이 귀띔한다.
“『임신중절 _어떤 역사 로맨스』를 읽는 한 가지 방법은, 브라우티건이 끊임없이 추구하고 탐색했던 ‘잃어버린 목가적 꿈과, 기계문명 속 메마른 현실에서 좌절하는 현대인의 이야기’로 읽는 것이다. 과연 모든 좌절한 작가들과 아마추어 작가들의 글을 받아주는 도서관은 현실세계와는 다른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곳이며, 그곳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역시 현실에 오염되지 않은 순진하고 순수한 사람이다. 어느 날 원고를 들고 도서관을 찾아온 아름다운 바이다 역시 낭만적인 여인이다. (…중략…) 사랑의 결실로부터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지 못하고, 중도에 제거되고 죽게 되는 ‘임신중절’은 곧 각박한 현실과 비정한 기계에 의해 밀려나는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꿈의 상실을 의미한다.”
또한 ‘임신중절’이라는 도발적인 소재와 그에 꼭 맞는 직설적 제목에 주목하며 읽어도 흥미로울 것이다. 비트제너레이션의 소위 생태주의 작가로 분류되는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임신중절’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거대한 아이러니일 것이고, ‘바이다(Vida: 스페인어로 ‘생명’ ‘삶’을 의미)’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중절을 시술하는 것 역시 브라우티건 특유의 블랙유머를 담은 결과일 것이다. 무엇보다, 폴란드의 검은 월요일, 검은 시위대의 물결이 재현되고 있는 오늘의 한국 사회에는 더더욱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작품을 집필하던 1960년대 당시 캘리포니아는 임신중절이 불법이었다. 하지만 1970년 출간을 즈음하여 캘리포니아 주 역시 임신중절이 합법화됨에 따라 중절을 위해 멕시코로 떠나는 이야기는 자연스레 역사 속 에피소드로 남게 되었다. ‘An Historical Romance’라는 부제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의 송어낚시’라는 제목으로 낚시책인 듯 분야를 혼동시킨 전적이 있는 작가가 이번에는 ‘임신중절’로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문득, 이번 책은 서점에서 의학 분야로 분류되지 않을까 하고 잠깐이라도 상상했다면, 그리고 부제에서, 철자를 일부러 틀리게 쓰는 브라우티건의 작은 위트를 발견하고 미소를 머금었다면, 이미 당신은 브라우티건의 팬일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리처드 브라우티건
20세기 미국 문학계의 대표적 작가. 『미국의 송어낚시』는 구사된 단어 하나 하나는 순진무구하고 쉽되, 줄거리를 말할 수도, 그럴 이유도 없는 소설이다. 여섯 개쯤 되는 단어로 온갖 난해함을 표현하는 어린아이의 말처럼, 많지 않은 분량에 들어 있는 에피소드는 시작될 만하면 끝나버리고, 끝나버린 후 다시 시작된다. 그러나 물에 들어가면 금방 굳어버리는 녹말가루를 능숙하고 끈기 있게 풀어내 탕수육에 올릴 멋진 소스를 만들어내는 요리사처럼, 리처드 브라우티건은 흩어져 유영하고 있는 언어들에 질기게 집착하여 치밀한 상징으로 조합해낸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동상이 서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워싱턴 광장에서, 동상 아래서 무료 급식을 기다리고 있는 노인들을 바라보다가 ''나''는 싱거운 농담 같은 낚시 도구를 챙겨들고 대서부 서사시를 쓰러 송어낚시 여행을 떠난다. 카네기의 도시 피츠버그에서 강철로 된 송어를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주인공은 가는 곳마다 시체와 배설물, 상실의 무덤을 본다. 하천은 계단이나 콘크리트 바닥이 되었으며, 숲은 코요테를 죽이기 위한 독극물인 사이나이가 뿌려져 있다. 버려지고 상실된 모든 것이 그 아래에 묻혀져 있다. 미국에서 『모비 딕』의 고래는 송어로 왜소해졌지만, 이제는 ''송어낚시''도 무릎 아래가 절단 나 금속제 휠체어 위에서 하루에 몇 병인가 하는 위스키를 마시며 지내는 형편이다.
브라우티건이 이 모든 것을 묘사하는 방식은 신랄하지만, 공정성을 잃지는 않는 듯하다. 그는 ''본질''에 집착하다가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에 빠지는 것 같은 얼간이 짓은 하지 않는다. 사라진 것은 사라진 것이고, 상실한 것은 상실한 것이고, 죽은 것은 죽은 것이다. 본질에 대한 집착은 현실을 바라보는 초점을 흐리게 하여 엄한 길로, 편견으로 사람들을 이끌지도 모를 일이다. 브라우티건은 자신이 죽어도 세상이 끝나지 않음을 아는 사람들은 흐르는 과정에서부터 출발하며, 지혜롭고 용기 있는 희망을 지닐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워싱턴 광장에서 주인공의 어린 딸은 다리 잘린 송어낚시 쇼티가 앉은 흉물스러운 휠체어로 달려갔다가 역시 흉물이 된 술주정뱅이 중늙은이 쇼티를 발견하고 겁에 질리지만, 곧 광장 안에 있는 모래 상자를 발견하고 달려간다.
6학년 아이들은 교장 선생과 어른들에게 제지당해 하루만에 끝날 혁명이지만, 1학년 아이들의 등에 모조리 ''미국의 송어낚시''라고 쓰는 테러를 한다. 스노비즘적인 캠핑 열기를 비난하지만, 여행은 그의 삶을 멈추지 않게 하는 조건이다. 동상 아래서 다섯 번째 위스키 병을 비우고 있는 뉴올리안즈 화가들은 생계 수단으로 벼룩의 등에 색종이로 옷을 해 입혀 서커스를 시키는 사업을 구상한다. 테이크 아웃 오뎅 전문점 정도를 사업적 상상력이라고 에둘러오다니, 그런 이들은 반성할지어다. 무엇보다도 브라우티건은 완벽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든 완벽한 낚시밥을, 송어낚시의 금빛 펜촉을, 작가가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언어를 믿는다. 제 작품에 해제를 다는 것을 자제하는 브라우티건이 『모비 딕』을 빌어 한 말이 책 말미에 있는 인터뷰에 나와 있다.
"…『모비 딕』과 『송어낚시』는 모두 환상(또는 픽션)과 리얼리티 사이의 역동적 관계를 깊이 의식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비 딕』과 『송어낚시』는 둘 다 언어와 사물의 단절을 깊이 의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작품 다 상상력에 의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진귀하고 풍요한 것을 찾기 위해 탐색작업을 계속합니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언어의 유희가 생성되고, ''환상''을 소중히 여기게 되지요. 악몽 같은 현실 속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예술가의 펜뿐입니다. 작가의 펜에서는 잃어버린 온갖 것들이 되살아나기 때문이지요. 푸른 초원도 아름다운 꽃도, 무성한 숲도 말입니다. 비록 얻고자 추구하는 대상은 잃어버렸지만 꿈만은 잃어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 『모비 딕』 같은 작품에 나타난 ''미국의 신화''라면,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작가의 펜이기 때문입니다."
역자 : 김성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이자 문화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장.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브리검영 대학교 등에서 영문학, 비교문학, 한국문학을 강의했고, 하버드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 『미국의 송어낚시』『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경계를 넘어서는 문학』『하이브리드시대의 문학』『글로벌 시대의 문학』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제1권 버펄로 소녀들아, 오늘 밤에 나오지 않을래?
제2권 바이다
제3권 지하 저장소에 전화 걸기
제4권 티후아나
제5권 세 번의 임신중절수술
제6권 영웅
해설 브라우티건 도서관의 뜻을 기리며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