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대중문화와 철학적 사유의 연결.
대안적 가치를 모색하는 대중 지성인을 위한 철학 득템!
철학사상연구회, 벙커 1 공동 기획 [명강의] 책으로 출간
B급 문화와 철학의 만남!
카페에서 지젝을 읽고, 방에서는 진격의 거인을 보는 당신.
애인과 씨네큐브에 가고, 집에서는 드라마 보는 당신.
이력서 취미에 클레이 사격을 써 넣고, LOL만 하는 당신.
우리는 B급 문화에서 무엇을 어떻게 철학할 수 있는가?
『슬램덩크』로 우정을 고민하고, 『기생수』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해 숙고하던 당신이기에 바쁜 와중에 서점을 어슬렁대고, 그것도 모자라 인문 분야의 철학 신간 코너 주변을 배회하다가 이 책을 펼쳐 보았을 것이다.
대중문화, 그것도 B급 문화가 주류 문화로 약진하고 있는 이 시대에 철학자들은 무엇을 읽고 있을까? 이 책은 “철학하기에 더 없이 매력적인 B급 문화” 장르들에 대한 철학적 정체를 탐색해 보고 있다. 그리하여 B급 문화가 던지는, 조금 더 ‘마이너하고 병맛 같은’, 그리하여 주류 사회적 가치에 대항하는 성찰을 시도하고자 한다.
이 책 『B급 철학』은 B급 영화, 그래픽 노블, 텔레비전 드라마, 애니메이션, 예능 프로그램 등을 대상으로 삼아 철학적 이론을 연결해 보고, B급 문화들이 지닌 철학적 의미를 되짚어보는 책이다. B급 문화는 종종 주류적?상업적 가치에 편승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와 일정한 긴장관계를 형성하면서 주류와는 다른 전복적인 에너지를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B급 문화에 대한 철학적 해석과 성찰은 현대 대중문화가 함축하고 있는 사회적 힘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대중문화 속에서 가치관과 세계관을 길러왔다. 따라서 오늘날 대중에게 친숙한 매체를 통해, 대중문화가 지닌 전복적인 잠재력 혹은 한계와 철학 고전들의 시대를 초월하는 통찰력을 접목시켜 낯설고 새로운 사유를 펼쳐 보는 것은 의미있는 작업이다.
이 책에서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인기 드라마 [상속자들]을 논하고, 영화 [살아 있는 시체들의 새벽]의 좀비들에게서 장 보드리야르가 통찰한 ‘소비 사회’의 징후를 읽는다. 엘사 공주가 목청껏 부른 [렛잇고]에서 소진된 자아의 분열을 살피고, [어벤저스]의 영웅들에게서 소외된 자들의 연대 가능성을 살핀다.
그람시는 『옥중수고』에서 모두가 철학자이며 지성인이라고 말하였다. 그에게는 철학자와 대중, 전문적 엘리트와 보통 사람 간의 구분이 무의미했다. 그는 이 둘의 만남을 도모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자 하였다. 대중문화와 철학적 사유를 연결시키면서 현대인의 삶을 성찰하는 시도는 바로 이런 정신과 맞닿아 있다.
B급 문화, 대중문화의 주류로 나서다
대중문화 중에서도 ‘B급 문화’라고 불리는 장르가 있다. ‘B급’이라는 말은 수준이 낮고 저급한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 하지만 그런 의미보다는 주류문화보다는 다소 주변적이며, 상품으로서의 문화라는 차원에서 보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하위 장르를 지칭하는 의미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코믹스 혹은 만화는 판타지나 SF 장르와 더불어 전형적인 B급 문화에 속하는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그런데 그러한 B급 문화가 약진하고 있다. 한동안 B급 문화는 일부 마니아의 문화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대중의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제 B급 문화가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급 문화의 부각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B급 문화와 같은 요소를 가진 문화유산은 아주 오래전부터 생겨났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B급 문화에 속하는 장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합리성의 기준으로 평가할 때 황당하리만큼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구사한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인간의 문화적 상상력이 제한 없이 발휘되는 것이다. B급 문화는 인간 의식의 저변에 깔린 욕망과 상상력의 해방구다.
철학자, B급 문화와 만나다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급문화보다는 대중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대중문화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고라도, 현상적으로 대중문화가 현재 주류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고학력, 고소득에 사회적 지위까지 갖춘 사람들도 캐릭터 피규어를 모으는 등의 별난 취미를 숨기지 않는다. 매체에서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소식만을 묶어 내보내기도 한다. 장난감 취급을 받던 피규어는 경우에 따라 고급 자동차보다 비싼 값을 자랑하며 경매 시장에서 팔리기도 한다.
이런 대중문화, 그중에서도 B급 문화 속에서 인문학적 사유를 한다는 것은, 단지 대중문화를 오락용으로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통한 지적 탐색을 시도하는 것이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재미삼아’ 볼 때 제일 재밌다. 골치 아프게 의미와 교훈을 따질 필요 없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몰입하는 경험도 가끔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다시 음미되지 못할 문화 콘텐츠라면 구겨져서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햄버거 포장지보다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소위 B급 문화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을 탐닉하다 보면, 쉽게 휘발되는 그 ‘재미’를 잃은 뒤 특정한 캐릭터와 설정을 선호하면서 다시 다른 대상을 찾아나서는 자신의 욕망을 마주할 수 있다. 때로는 책을 덮거나 화면을 끄고 나서 여러 생각이 많아져서, B급 문화 속에서 시대가 성감대처럼 숨기고 있는 상징이나 이면의 균열을 포착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 욕망과 상징과 이면의 균열을 발견해 내고, 철학적 해석을 통해 B급 문화의 의미를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B급 문화를 해석하는 B급 철학의 반란!
철학 이론을 대중문화 콘텐츠와 연결하여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작업은 최근에 일어난 흐름이 아니다. 대중과 철학의 만남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된 일이었다. 이미 고대 아테네의 아고라는 지중해 세계 이곳저곳에서 모여든 철학적 지식인들의 이야기와 연설로 떠들썩했으며, 시민 대중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플라톤은 대중의 ‘우매함’을 일깨우기 위해 플라톤은 드라마적 형식을 차용하여 저작을 남겼다. 인간다움의 탁월성을 위한 학문, 즉 인문학적 탐구의 전통을 포기하지 않는 철학자라면 플라톤과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지구화 덕에 대중문화의 파급력은 역사상 가장 강해졌다. 영화나 만화 한 편이 지닌 파급력이 지구 전체에 퍼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화, 영화, 드라마를 단지 B급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할 수 있을까? 그것들은 다른 무엇보다 현실에 밀착되어 있고,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고 있다. B급 문화에 대한 철학적 고찰은 따라서 대중문화에 대한 철학적 분석일 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 대한 철학적 해석이다.
이 책에서는 철학과 B급 문화의 만남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첫째, B급 문화의 약진 혹은 급부상을 주변화하지 않고, 그 속에서 전복적 의미를 찾는다. 캐나다의 공동체주의 철학자 찰스 테일러가 『불안한 현대 사회』에서 이야기한 현대 사회의 불안과 약자의 연대 가능성을 슈퍼히어로 영화들에서 찾는다.(유현상, 2장 현대의 불안, 약자의 연대?) 근대 이후 가시적인 계급 사회는 무너졌지만 현대 사회에도 알게 모르게 사람들 간의 계급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전복과 혁명의 가치가 아직 유효한지를 진단한다. 특히 카를 마르크스의 사회 혁명의 가능성과 그 실현태를 「설국열차」에서 발견한다.(박종성, 5장 다시 혁명에 대하여)
둘째, B급 문화의 코드에서 현대 사회의 진실을 발견한다. 많은 사람이 ‘우습게 보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 기법을 발견한다.(김성우, 7장 B급 웃음과 낯설게 하기 철학) 이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현실이 과연 진실을 얼마나 발견할 수 있는지 추적한다. 게임에서 펼쳐지는 가상현실의 세계에서 진짜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현실을 발견한다.(강경표, 3장 게임과 놀이의 인간)
셋째,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소비중독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을 쇼핑몰을 배회하는 좀비를 통해 비꼬고(한길석, 1장 소비하는 좀비들의 세계), 통속 드라마 속에서 유교 문화권의 허위의식을 밝혀낸다(오상현, 4장 상속받지 못한 자들의 힐링 타임).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넷째, B급 문화를 통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욕망을 끄집어낸다. 현대 사회는 자기 경영이라는 미명 아래, 노동자 스스로 자신을 성과 사회에 예속시킨다. 이런 현대인들의 지친 일상과 그들을 옭아매는 속박을 B급 문화는 놓치지 않는다.(강지은, 6장 일상에 지친 현대인) 또한 넘어설 수 없는 장벽에 갇힌 인류를 통해 탈출과 지배의 욕망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의 실체를 고발한다.(조배준, 8장 벽 안에 갇힌 사람들의 분열과 열망)
▣ 작가 소개
한길석
사회철학을 전공하였고, 「공영역과 다원사회의 도전」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한신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다시 쓰는 서양 근대철학사』, 『유신을 말하다』 등을 함께 썼고, 『친애하는 빅브라더』 등을 번역하였다.
유현상
사회철학을 전공하였고, 「찰스 테일러의 자기 결정의 자유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숭실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처음 읽는 한국근현대 철학』, 『철학의 이해』 등을 함께 썼고, 『50인의 철학자』를 함께 번역하였다.
강경표
생물철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이며, 생물철학을 시민사회에 적용시켜 보고자 자치분권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철학자의 서재』(전3권) 등을 함께 썼다.
오상현
청춘들의 고민을 철학으로 풀어보는 고품격 인문학 팟캐스트 방송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진행하고 있으며, [청소년인문학멘토그룹 청포도(www.blue4do.com)]를 만들어 1318 세대들을 위한 인문학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한다....
박종성
한국철학사상연구회 맑스분과에서 활동하면서, 건국대학교, 호원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논문 「현대사회의 지배원리로서 동일성 비판」 등이 있으며, 『철학자의 서재 1, 2』, 『청춘의 고전』, 『코리언의 분단, 통일의식』 등을 함께 썼다.
강지은
칸트의 판단력 비판으로 건국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건국대학교, 방송대학교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을 번역했고, 『철학자의 서재』, 『다시쓰는 서양 근대 철학사』, 『철학을 만나면 즐겁다』 등을 함께 썼다.
김성우
兀人고전학당 연구소장 및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시대와 철학』 편집위원장이다. 『스무 살의 철학 멘토』, 『로크의 정부론』 등을 썼으며, 『열여덟을 위한 논리개그 캠프』, 『청춘의 고전』 등을 함께 썼다.
조배준
한국의 역사와 현실에서 발현된 문제의식을 통해 서양 근대의 사회·정치철학을 공부하려고 한다. 『처음 읽는 한국현대철학』, 『통일인문학』, 『통일담론의 지성사』 등을 함께 썼다.
▣ 주요 목차
서문 B급 철학과 B급 문화의 아름다운 동거
제1장 소비하는 좀비들의 세계
영화 「살아 있는 시체들의 새벽」과?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 _ 한길석
제2장 현대의 불안, 약자의 연대?
영화 「어벤져스」와 찰스 테일러의 『불안한 현대 사회』 _ 유현상
제3장 게임과 놀이의 인간
게임 「디아블로」와 요한 하위징아의 『호모 루덴스』 _ 강경표
제4장 상속받지 못한 자들의 힐링 타임
드라마 「상속자들」과 공자의 『논어』 _ 오상현
제5장 다시 혁명에 대하여
영화 「설국열차」와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 _ 박종성
제6장 일상에 지친 현대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한병철의 『피로사회』 _ 강지은
제7장 B급 웃음과 낯설게 하기 철학
TV 「개그 콘서트」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 _ 김성우
제8장 벽 안에 갇힌 사람들의 분열과 욕망
만화 『진격의 거인』과 슬라보예 지젝의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_ 조배준
대중문화와 철학적 사유의 연결.
대안적 가치를 모색하는 대중 지성인을 위한 철학 득템!
철학사상연구회, 벙커 1 공동 기획 [명강의] 책으로 출간
B급 문화와 철학의 만남!
카페에서 지젝을 읽고, 방에서는 진격의 거인을 보는 당신.
애인과 씨네큐브에 가고, 집에서는 드라마 보는 당신.
이력서 취미에 클레이 사격을 써 넣고, LOL만 하는 당신.
우리는 B급 문화에서 무엇을 어떻게 철학할 수 있는가?
『슬램덩크』로 우정을 고민하고, 『기생수』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해 숙고하던 당신이기에 바쁜 와중에 서점을 어슬렁대고, 그것도 모자라 인문 분야의 철학 신간 코너 주변을 배회하다가 이 책을 펼쳐 보았을 것이다.
대중문화, 그것도 B급 문화가 주류 문화로 약진하고 있는 이 시대에 철학자들은 무엇을 읽고 있을까? 이 책은 “철학하기에 더 없이 매력적인 B급 문화” 장르들에 대한 철학적 정체를 탐색해 보고 있다. 그리하여 B급 문화가 던지는, 조금 더 ‘마이너하고 병맛 같은’, 그리하여 주류 사회적 가치에 대항하는 성찰을 시도하고자 한다.
이 책 『B급 철학』은 B급 영화, 그래픽 노블, 텔레비전 드라마, 애니메이션, 예능 프로그램 등을 대상으로 삼아 철학적 이론을 연결해 보고, B급 문화들이 지닌 철학적 의미를 되짚어보는 책이다. B급 문화는 종종 주류적?상업적 가치에 편승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와 일정한 긴장관계를 형성하면서 주류와는 다른 전복적인 에너지를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B급 문화에 대한 철학적 해석과 성찰은 현대 대중문화가 함축하고 있는 사회적 힘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대중문화 속에서 가치관과 세계관을 길러왔다. 따라서 오늘날 대중에게 친숙한 매체를 통해, 대중문화가 지닌 전복적인 잠재력 혹은 한계와 철학 고전들의 시대를 초월하는 통찰력을 접목시켜 낯설고 새로운 사유를 펼쳐 보는 것은 의미있는 작업이다.
이 책에서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인기 드라마 [상속자들]을 논하고, 영화 [살아 있는 시체들의 새벽]의 좀비들에게서 장 보드리야르가 통찰한 ‘소비 사회’의 징후를 읽는다. 엘사 공주가 목청껏 부른 [렛잇고]에서 소진된 자아의 분열을 살피고, [어벤저스]의 영웅들에게서 소외된 자들의 연대 가능성을 살핀다.
그람시는 『옥중수고』에서 모두가 철학자이며 지성인이라고 말하였다. 그에게는 철학자와 대중, 전문적 엘리트와 보통 사람 간의 구분이 무의미했다. 그는 이 둘의 만남을 도모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자 하였다. 대중문화와 철학적 사유를 연결시키면서 현대인의 삶을 성찰하는 시도는 바로 이런 정신과 맞닿아 있다.
B급 문화, 대중문화의 주류로 나서다
대중문화 중에서도 ‘B급 문화’라고 불리는 장르가 있다. ‘B급’이라는 말은 수준이 낮고 저급한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 하지만 그런 의미보다는 주류문화보다는 다소 주변적이며, 상품으로서의 문화라는 차원에서 보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하위 장르를 지칭하는 의미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코믹스 혹은 만화는 판타지나 SF 장르와 더불어 전형적인 B급 문화에 속하는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그런데 그러한 B급 문화가 약진하고 있다. 한동안 B급 문화는 일부 마니아의 문화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대중의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제 B급 문화가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급 문화의 부각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B급 문화와 같은 요소를 가진 문화유산은 아주 오래전부터 생겨났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B급 문화에 속하는 장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합리성의 기준으로 평가할 때 황당하리만큼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구사한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인간의 문화적 상상력이 제한 없이 발휘되는 것이다. B급 문화는 인간 의식의 저변에 깔린 욕망과 상상력의 해방구다.
철학자, B급 문화와 만나다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급문화보다는 대중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대중문화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고라도, 현상적으로 대중문화가 현재 주류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고학력, 고소득에 사회적 지위까지 갖춘 사람들도 캐릭터 피규어를 모으는 등의 별난 취미를 숨기지 않는다. 매체에서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소식만을 묶어 내보내기도 한다. 장난감 취급을 받던 피규어는 경우에 따라 고급 자동차보다 비싼 값을 자랑하며 경매 시장에서 팔리기도 한다.
이런 대중문화, 그중에서도 B급 문화 속에서 인문학적 사유를 한다는 것은, 단지 대중문화를 오락용으로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통한 지적 탐색을 시도하는 것이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재미삼아’ 볼 때 제일 재밌다. 골치 아프게 의미와 교훈을 따질 필요 없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몰입하는 경험도 가끔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다시 음미되지 못할 문화 콘텐츠라면 구겨져서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햄버거 포장지보다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소위 B급 문화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을 탐닉하다 보면, 쉽게 휘발되는 그 ‘재미’를 잃은 뒤 특정한 캐릭터와 설정을 선호하면서 다시 다른 대상을 찾아나서는 자신의 욕망을 마주할 수 있다. 때로는 책을 덮거나 화면을 끄고 나서 여러 생각이 많아져서, B급 문화 속에서 시대가 성감대처럼 숨기고 있는 상징이나 이면의 균열을 포착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 욕망과 상징과 이면의 균열을 발견해 내고, 철학적 해석을 통해 B급 문화의 의미를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B급 문화를 해석하는 B급 철학의 반란!
철학 이론을 대중문화 콘텐츠와 연결하여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작업은 최근에 일어난 흐름이 아니다. 대중과 철학의 만남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된 일이었다. 이미 고대 아테네의 아고라는 지중해 세계 이곳저곳에서 모여든 철학적 지식인들의 이야기와 연설로 떠들썩했으며, 시민 대중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플라톤은 대중의 ‘우매함’을 일깨우기 위해 플라톤은 드라마적 형식을 차용하여 저작을 남겼다. 인간다움의 탁월성을 위한 학문, 즉 인문학적 탐구의 전통을 포기하지 않는 철학자라면 플라톤과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지구화 덕에 대중문화의 파급력은 역사상 가장 강해졌다. 영화나 만화 한 편이 지닌 파급력이 지구 전체에 퍼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화, 영화, 드라마를 단지 B급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할 수 있을까? 그것들은 다른 무엇보다 현실에 밀착되어 있고,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고 있다. B급 문화에 대한 철학적 고찰은 따라서 대중문화에 대한 철학적 분석일 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 대한 철학적 해석이다.
이 책에서는 철학과 B급 문화의 만남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첫째, B급 문화의 약진 혹은 급부상을 주변화하지 않고, 그 속에서 전복적 의미를 찾는다. 캐나다의 공동체주의 철학자 찰스 테일러가 『불안한 현대 사회』에서 이야기한 현대 사회의 불안과 약자의 연대 가능성을 슈퍼히어로 영화들에서 찾는다.(유현상, 2장 현대의 불안, 약자의 연대?) 근대 이후 가시적인 계급 사회는 무너졌지만 현대 사회에도 알게 모르게 사람들 간의 계급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전복과 혁명의 가치가 아직 유효한지를 진단한다. 특히 카를 마르크스의 사회 혁명의 가능성과 그 실현태를 「설국열차」에서 발견한다.(박종성, 5장 다시 혁명에 대하여)
둘째, B급 문화의 코드에서 현대 사회의 진실을 발견한다. 많은 사람이 ‘우습게 보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 기법을 발견한다.(김성우, 7장 B급 웃음과 낯설게 하기 철학) 이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현실이 과연 진실을 얼마나 발견할 수 있는지 추적한다. 게임에서 펼쳐지는 가상현실의 세계에서 진짜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현실을 발견한다.(강경표, 3장 게임과 놀이의 인간)
셋째,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소비중독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을 쇼핑몰을 배회하는 좀비를 통해 비꼬고(한길석, 1장 소비하는 좀비들의 세계), 통속 드라마 속에서 유교 문화권의 허위의식을 밝혀낸다(오상현, 4장 상속받지 못한 자들의 힐링 타임).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넷째, B급 문화를 통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욕망을 끄집어낸다. 현대 사회는 자기 경영이라는 미명 아래, 노동자 스스로 자신을 성과 사회에 예속시킨다. 이런 현대인들의 지친 일상과 그들을 옭아매는 속박을 B급 문화는 놓치지 않는다.(강지은, 6장 일상에 지친 현대인) 또한 넘어설 수 없는 장벽에 갇힌 인류를 통해 탈출과 지배의 욕망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의 실체를 고발한다.(조배준, 8장 벽 안에 갇힌 사람들의 분열과 열망)
▣ 작가 소개
한길석
사회철학을 전공하였고, 「공영역과 다원사회의 도전」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한신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다시 쓰는 서양 근대철학사』, 『유신을 말하다』 등을 함께 썼고, 『친애하는 빅브라더』 등을 번역하였다.
유현상
사회철학을 전공하였고, 「찰스 테일러의 자기 결정의 자유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숭실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처음 읽는 한국근현대 철학』, 『철학의 이해』 등을 함께 썼고, 『50인의 철학자』를 함께 번역하였다.
강경표
생물철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이며, 생물철학을 시민사회에 적용시켜 보고자 자치분권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철학자의 서재』(전3권) 등을 함께 썼다.
오상현
청춘들의 고민을 철학으로 풀어보는 고품격 인문학 팟캐스트 방송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진행하고 있으며, [청소년인문학멘토그룹 청포도(www.blue4do.com)]를 만들어 1318 세대들을 위한 인문학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한다....
박종성
한국철학사상연구회 맑스분과에서 활동하면서, 건국대학교, 호원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논문 「현대사회의 지배원리로서 동일성 비판」 등이 있으며, 『철학자의 서재 1, 2』, 『청춘의 고전』, 『코리언의 분단, 통일의식』 등을 함께 썼다.
강지은
칸트의 판단력 비판으로 건국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건국대학교, 방송대학교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을 번역했고, 『철학자의 서재』, 『다시쓰는 서양 근대 철학사』, 『철학을 만나면 즐겁다』 등을 함께 썼다.
김성우
兀人고전학당 연구소장 및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시대와 철학』 편집위원장이다. 『스무 살의 철학 멘토』, 『로크의 정부론』 등을 썼으며, 『열여덟을 위한 논리개그 캠프』, 『청춘의 고전』 등을 함께 썼다.
조배준
한국의 역사와 현실에서 발현된 문제의식을 통해 서양 근대의 사회·정치철학을 공부하려고 한다. 『처음 읽는 한국현대철학』, 『통일인문학』, 『통일담론의 지성사』 등을 함께 썼다.
▣ 주요 목차
서문 B급 철학과 B급 문화의 아름다운 동거
제1장 소비하는 좀비들의 세계
영화 「살아 있는 시체들의 새벽」과?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 _ 한길석
제2장 현대의 불안, 약자의 연대?
영화 「어벤져스」와 찰스 테일러의 『불안한 현대 사회』 _ 유현상
제3장 게임과 놀이의 인간
게임 「디아블로」와 요한 하위징아의 『호모 루덴스』 _ 강경표
제4장 상속받지 못한 자들의 힐링 타임
드라마 「상속자들」과 공자의 『논어』 _ 오상현
제5장 다시 혁명에 대하여
영화 「설국열차」와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 _ 박종성
제6장 일상에 지친 현대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한병철의 『피로사회』 _ 강지은
제7장 B급 웃음과 낯설게 하기 철학
TV 「개그 콘서트」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 _ 김성우
제8장 벽 안에 갇힌 사람들의 분열과 욕망
만화 『진격의 거인』과 슬라보예 지젝의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_ 조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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